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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작가: 종이워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그럼요, 당연하죠. 소 도련님께서 어떤 분이신데요... 저쪽이 도련님의 신분을 모르고 덤빌까 봐 그러죠. ”

오미희가 말했다.

그녀의 말에 소문하는 눈썹을 찡그렸다. 어찌 됐든 감히 그를 속인다면 반드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후회하게 해줄 것이다. 곧이어 그는 불쾌한 얼굴로 다가갔다.

오미희는 소문하의 화난 모습을 보고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이영, 네 주제에 감히 나한테 개겨? 저 거지새끼도 김 사장더러 날 처리하라고 했지? 내가 김 사장과 어떤 관계인지도 모르고.’

그렇다. 김 사장은 돈 없어 보이는 청년의 말을 무시하고 성의 없는 말만 했다.

황유훈은 머리를 흔들더니 소문하의 뒤를 따라가며 말했다.

“형, 잠깐만, 잘 알아보고 가자.”

지난번 예천우와의 일을 겪고 나서 황유훈은 확실히 많이 성숙해졌다. 이 일로 황호건도 매우 흡족해하며 속으로 예천우에게 고마워하고 있었다.

지난번 일로 그는 가장으로서의 위엄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더이상 아내와 처갓집의 제약을 받지 않게 되었고, 아들놈마저도 순순히 말을 듣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들이 어른스러워졌다는 것이다. 예전처럼 경솔하고 막 나가지 않는다.

황유훈은 이제 막 한 걸음 내디뎠는데 멀리 소파에 앉아있는 예천우를 발견하고 멈칫 했다.

왜 하필 예천우를 여기서 만나지?

아버지께서는 앞으로 예천우를 보면 공손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황유훈 자신도 예천우를 보면 트라우마 때문에 무서웠다.

이영과 예천우의 대화에 정신이 팔려 있던 김 사장은 이쪽으로 걸어오는 두사람을 발견하고 냉큼 일어서서 맞이했다.

“소 도련님, 황 도련님,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

“됐고, 사겠다는 사람이 누구예요?”

오미희의 영향을 받은 소문하는 매수인의 성의에 의심이 들어 시큰둥해서 물었다.

김 사장은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이 거래가 성사되지 못하면 자신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황유훈은 소문하와 진짜 친한 사이였기에 급히 불러세웠다.

“형, 잠깐만 멈춰봐. ”

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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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우도 황유훈을 보고 멈칫했다. 이곳에서 그를 만날 거라 생각지도 못했다.그들이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고 이영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맞이했다. 황유훈과 소문하는 보통 신분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다.예천우는 이영을 막지 않았다. 비록 그는 상대방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지만 자신이 이영을 대표할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황 도련님!”이영이 깍듯이 인사했다.황유훈은 예천우 옆자리에 있던 사람이 일어서니 급히 머리를 끄덕이며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이영은 소문하와도 인사했다.소문하는 이번에는 정중하게 응대하고 김사장과 함께 예천우한테로 다가갔다.“예 신의님, 여기엔 어쩐 일로 오셨어요? ”황유훈은 굽실거리며 인사했다. 최근 일들도 있었고, 특히 어젯밤에도 아버지께서 예천우를 보면 정중하게 대하라고 재차 경고했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사 씨 가문이 예천우에 의해 망했다고 하셨다. 그뿐이 아니라 대종사 사천수도 예신의 손에 죽었다고 하셨다.황유훈은 당시 너무 놀라 혼이 빠져나간 느낌이었다.예전 자신의 무모한 행동들을 생각해 보면 목숨이 붙어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었다. 이 광경을 보고 김 사장을 포함한 직원들 전부 놀랐다. 직원들은 종래로 황유훈이 누군가에게 이렇듯 깍듯이 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기에 눈이 휘둥그래졌다.특히 오미희는 얼굴색마저도 변했다. 더 놀라운 것은 예천우가 거들떠보지도 않고 무뚝뚝하게 말하는 것이었다.“네가 올 수 있는데, 난들 오면 안 된다는 법이 있나? ”“아닙니다. 그냥 하는 소리예요. ”황유훈은 당황한 기색으로 물었다. “예 신의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 ”“없어. ”예천우는 머리를 끄덕이며 칭찬했다. “전보다 많이 성장했구나. 계속 힘내! ”이 말을 듣고 다들 어이가 없었다.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감히 황 도련님을 훈계하다니.게다가 이런 태도라면 황 도련님 뚜껑이 열리겠는데?그러나 하필이면 황유훈은 기뻐하며 대답했다.“신의님의 가르침 덕분입니다. ”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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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은 더 말할 나위도 없었고, 예천우의 실력을 알고 있는 황유훈도 적지 않게 놀랐다.그는 소문하가 요즘 급히 돈이 필요해서 별장을 내놓은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예 신의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냥 갖다 바친다.다시 생각해 보면 소문하의 결정이 어렴풋이 이해될 것 같기도 했다. 그래도 속으로는 소문하가 자신보다 훨씬 대담하고 결단력이 있다고 감탄했다. 어쨌든 200억이 작은 돈이 아니니 말이다. 예천우의 눈에도 놀라움이 스쳤다. 그는 소문하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 한 일도 없이 대가를 받는 건 아니죠. 난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예요.”김 사장과 오미희 등은 다시 한번 놀랐다. 이제서야 예천우를 깔보던 자신들이 얼마나 우스운지 알았다.“어... 그럼 이렇게 합시다. 200억은 제가 차마 받지 못하겠고, 흥정 없이 160억, 어떻습니까? 저에게 신의님과 알고 지낼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소문하는 화내지 않았을뿐더러, 오히려 한발 물러섰다. 이번에는 예천우도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아요. 그렇게 합시다!”이 말을 듣자 소문하가 기뻐서 난리였다. 흥분하는 모습이 마치 자신이 득을 본 것만 같았다. 사실상, 그는 확실히 득을 봤다. 예천우의 호감을 얻었기 때문에 콩고물이라도 받아 먹을 기회가 생긴 것이다. “서로 얘기가 다 되었으면 가서 거래 신고를 하실까요? ”김 사장이 싱글벙글하며 말했다. 소 도련님이 거래가 성사되면 상당한 수수료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었기 때문이다.“됐어. 예 신의님 성가시게 할 것 있나? ”소문하가 말했다. “사람 보내라고 할게요. ”그러더니 정말 시청에 전화를 걸어 필요한 물품들을 챙겨서 직원을 보내라고 했다. 예천우는 머리를 끄덕이며 소문하가 확실히 일 처리가 주도면밀하다고 생각했다.“소 도련님, 이 거래에서 다른 건 관여하지 않겠으나, 이영 씨의 4억 수수료는 꼭 챙겨줘야 해요.”그러자 소문하가 이영을 훑어보더니 알겠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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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미희는 한창 후회하고 있었다. 소문하의 말을 들으니, 분명히 앞으로 이영의 업무를 지원해 줄 것이다. 예 신의가 어떤 내력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렇게나 끔찍했다. 더 두려운 것은 김 사장이 원망과 분노의 눈빛으로 이쪽을 쏘아보고 있다. 모양새를 보니 김 사장이 수수료를 챙기지 못한 분풀이를 여기에다 하려나 보다.과연 이때 김 사장이 소리쳤다. “오미희, 너희들 당장 이리 와! ”오미희네는 표정을 흐린 채 고분고분 걸어왔다. 그러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감히 말도 하지 못했다. “예 신의님, 아까는 얘들이 신의님을 몰라뵙고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어떻게 처리하실건지 말씀만 하십시오. ”김 사장이 입을 열었다. 예천우는 김 사장을 쳐다보았다. 김 사장이 아까는 자신을 그다지 믿지 않았지만 어쨌든 태도는 정중하니 뭐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여직원들은 정말로 역겨웠다.“이영 씨, 말해봐요. 어떻게 처리할까요?”예천우가 물었다.한창 흥분에 젖어있던 이영이 이 말을 듣고 잠깐 고민하더니 그녀들을 보았다.오미희는 이영이 눈길을 주자 바로 애원하는 표정으로 이영을 바라보았다. 눈빛은 제발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것만 같았다. 이영은 그녀들을 보니 마음이 약해져 주저하며 말했다. “신의님, 그래도 같이 일하는 동료들인데... 됐어요. ”“이영 씨가 결정해요. ”예천우가 말했다.“그럼... 이번 일은 따지지 않겠어요. 하지만 반드시 예 신의님께 제대로 사과하세요. 저한테 무례한 건 괜찮은데 신의님한테까지 무례하진 말았어야 했어요.”이영이 진지하게 말했다. 오미희네는 듣더니 격동하며 급히 대답했다. “그래, 그래, 고맙다. 이영아...”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며 사과했다. “예, 예 신의님, 저희들이 잘못했습니다.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됐어. 이영 씨가 따지지 않겠다고 하니 이 일은 여기까지인 걸로 하지. ”예천우도 어린 여자애들과 따지고 싶지 않았다. 김 사장은 일이 원만하게 해결되자 또 말했다. “잘 봐봐, 니들이 이

  • 용왕 귀환   제190화

    방금 말한 이 몇 명은 다 신분이 높은 사람이다. 사 시장까지도 포함되어 있다. 김 사장도 속으로 크게 놀랐다. 예천우의 말투는 마치 황 시장에게 업무를 배당하는 것만 같았다. 천해시 갑부라고 해도 이런 식으로 황 시장에게 분부하지 못할 것이다.이 예 신의란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황유훈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예천우의 말이니 감히 소홀히 하지 못한다. 이따 돌아가서 하나도 빠짐없이 전달할 것이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시청 직원이 사무용품들을 들고 도착했다. 사인 단계에 와서 예천우는 진가인더러 사인하게 했다.진가인은 놀라서 황급히 거절했다. “아니에요, 천우 오빠, 매수인은 오빠지 내가 아니잖아요.”예천우는 어쩔 수 없이 털어놓았다. “이 집은 원래부터 너에게 주려고 사는 거야. ”“난 받을 수 없어요. 나도 돈 있어요. 나한테 14억이 있어요. 내 집 내가 마련할 수 있다고요. 그리고 이렇게 호화스러운 집은 습관이 안돼요. ”진가인이 말했다.예천우도 생각은 했었다. 만약 자신의 명의로 매수하면 진민과 진가인은 이 집에 들어가 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녀들이 편하게 살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이때, 예천우는 스승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어쩌면 정말 앞뒤 가리지 말았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원장 어머니와 진가인도 꼭 예호영을 찾길 바랄 것이다. 소문하는 호기심에 차서 이 장면을 계속 쳐다봤다. 이 형님 참 대단해. 옆에 이런 눈부신 여신이 있는데도 방금 전 또 다른 미인을 도와줬어. 그건 분명 자기 여자로 만들겠다는 건데?“가인아, 너 오빠 믿지? ”예천우가 물었다. “당연히 믿죠! ”“그럼 네가 사인해. 나 대신 관리해 줘. 이후에 내가 필요할 때 다시 돌려줘. ”예천우가 계속해서 말했다. “난 지금 부동산을 사들이기 불편한 상황이야. ”황유훈과 소문하, 그리고 옆에 있던 사람들도 살짝 놀란 눈치였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다니, 이 아가씨가 정말 믿는건 아니겠지?하지만 진가인은 예상외로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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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우는 핸드폰을 내려놓더니 말했다. “내가 가봐야 할 일이 있어. 이쪽은 이제 끝났으니 우린 먼저 가볼게. ”“네, 형님. 살펴 가십시오. 다음엔 기회를 주시면 식사를 대접하고 싶습니다. ”소문하가 말했다. 비록 이번 기회에 더 깊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조급해서는 안 된다. 황유훈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소문하가 또 먼저 말해버려서 답답했다. “가인아, 가자. ”예천우는 더 이상 응대하지 않고 진가인을 데리고 밖으로 나나갔다. 차에 올라탄 후 그가 말했다. “가인아, 돌아가면 이모님이랑 짐 정리해서 별장에 들어가서 살아. ”“앗, 안돼요. 그 별장은 오빠 거잖아요. 우린......”“비워두는 것보단 누구라도 들어가서 사는 게 낫지. ”예천우가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이때서야 진가인이 알아차리고 물었다. “오빠, 아까 거짓말이죠? 처음부터 나한테 별장을 사주고 싶었던 거죠? ”예천우는 쓴웃음을 지은 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오빠,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는 거예요? ”진가인은 예천우를 빤히 쳐다보며 속으로 예천우가 자신을 좋아하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를 보면 재벌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카드를 꺼리낌 없이 긁고 하지 않는가.예천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넌 내 여동생과 많이 닮았어. 그래서 너한테는 잘해주고 싶어. ”“그뿐이에요? ”진가인은 약간 실망하는 표정이었다. “응, 하지만 네 말이 맞아. 별장은 너에게 주려고 산 거야. 네가 받기 싫다면 아까 그 이영 씨에게 줘. ”예천우가 말했다. “뭐? 안돼요! ”“이건 400억 짜리 별장이란 말이에요! ”“어떻게 아무에게나 덜컥 줘요! ”진가인이 다급하게 말했다. “그럼 내가 먼저 들어가서 살다가, 오빠가 언제 필요하면 내가 나갈게요. ”“그래. 그렇게 해. ”예천우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천우오빠, 또 날 갖고 장난 친 거죠? ”진가인은 그제서야 알아차렸다. “아니야, 이런 별장 따위 나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야.

  • 용왕 귀환   제19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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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겁먹은 얼굴로 그렇게 초조해하는 것 좀 봐. 그래서 감히 가연이랑 결혼하겠다고 나설 생각을 한 거야?”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네 아버지는 언제쯤 오는데?”“그게... 아마 30분 정도 걸릴 거야.”손동욱의 아버지가 있는 곳은 너무 멀진 않지만 당장 가까운 거리도 아니어서 시간이 좀 필요했다.손동욱의 아버지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즉시 오겠다고 했고 그는 다른 고수들을 부르지 않고 직접 와서 예천우를 처리하기로 마음먹은 듯했다.“아직도 그렇게 오래 걸려? 너무 느린 거 아냐.”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주변 사람들은 예천우의 태도에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다. 지금까지 이렇게 대담하게 나서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곧 손씨 가문의 가주인 손승우가 오면 예천우는 분명히 참담하게 당할 게 뻔해 보였다.하지만 예천우는 그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테이블 위의 과일을 보고는 말했다.“시간이 좀 남는 것 같은데... 여기 과일이 꽤 잘 익었네.”“자, 다 같이 앉아서 천천히 먹으면서 기다려요!”예천우는 자리에 앉아 차를 따르고 견과류를 하나씩 천천히 집어 먹기 시작했다. 그는 여유롭게 임선호와 임완유에게도 자리를 권하며 함께 먹자고 했다. 임선호는 허가연을 데리고 자리에 앉았고 그들은 진짜 여유롭게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이를 지켜보던 허성태는 깜짝 놀랐다. 왠지 임선호의 매부 예천우라는 사람이 보통 사람은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다.연기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 손씨 가문에 감히 대적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어쩌면 예천우가 정말로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허가연은 진정으로 좋아하는 임선호와 결혼할 수 있을 것이다.임완유는 부러운 눈빛으로 허가연을 바라보았다.허가연은 자기 부모와는 달리 진정으로 딸을 위해 생각해 주시는 부모님이 계셨다. 하지만 임완유의 부모는 오히려 그녀를 끝없는 위험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번에도 예천우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아마 비참한 결말을

  • 용왕 귀환   제979화

    허성태는 어두운 얼굴로 그들을 쳐다봤다. 결국 여기는 허씨 가문의 집이었으니 말이다.허씨네 저택에서 손동욱과 강지혜가 뺨을 맞았으니 어쩌면 허씨 가문도 역시 연루될 가능성이 컸다.허종우와 허광호도 마찬가지로 큰 충격을 받아서 말문이 막혔다.분노에 찬 강지혜와 손동욱은 벌써 불같이 화가 났다. 특히 손동욱은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으르렁댔다.“너희들은 이제 다 죽었어. 그 누구도 너희를 구하지 못할 거야. 나 손동욱이 분명히 말했어!”말을 마친 손동욱은 서둘러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이 상황을 본 허종우는 참지 못하고 크게 소리쳤다.“너희들은 정말 간탱이가 부었구나. 감히 사모님과 동욱 도련님을 때리다니! 광호야, 뭐 하고 있어? 빨리 저놈들을 잡아!”허종우는 자기가 이 시점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손씨 가문의 고수들이 도착했을 때 불똥이 자신한테 튕길까 봐 두려웠다.허광호도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는 예천우에게 으르렁댔다.“이건 네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일이야. 그러니 날 탓하지 마!”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사납게 예천우에게 달려들었다.허광호는 위무권관의 관주 진은수에게서 오랫동안 배워 온 무술로 인해 비록 재능은 부족했으나 상당히 강한 내공을 가진 고수였고 지금은 명경 절정의 경지였다. 그는 평범한 상대는 단숨에 제압할 수 있는 실력자였기에 예천우 같은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안 돼요!”그때 허가연이 재빨리 나서서 허광호를 막으려 했다.그러자 허광호는 더욱 분노에 휩싸였다.바로 그때 허성태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광호야, 그만해.”“하지만...”“이 일은 손씨 가문과 임선호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야. 우리 허씨 가문 사람은 끼어들지 마.”허성태는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강지혜와 손동욱을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제가 이미 약속을 한 상태라 부득이하게 이번 일에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그러자 강지혜는 매섭게 허성태를 노려보며 비웃었다.“허성태

  • 용왕 귀환   제978화

    손동욱은 음산하게 웃으며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오면서 말했다.“오늘 이런 짓을 했으니 넌 이제 정말 후회하게 될 거야. 그때 가서 내 앞에 무릎 꿇고 빌지 말았으면 좋겠어. 하하...”손동욱이 비웃으며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것을 들은 허가연은 임선호가 아직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나서서 입을 열었다.“아빠, 이게 대체 무슨...”“가연아, 앞으로 일은 아빠도 어쩔 수가 없었어. 네 남자 친구가 방금 자기 힘으로 널 지킬 수 있다고 하지 않았니? 이제 그의 실력을 증명할 차례야.”허성태는 허가연의 말을 잘라 끊었다.“아니, 실력이라니요? 선호 오빠는 그저 평범한 집안 출신인데 무슨 수로 손씨 가문을 상대할 수 있겠어요?”허가연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가연아, 그만해. 손씨 가문이 어떤 존재인지 너도 알잖니. 네 아버지가 이 정도까지 양보한 건 이미 우리 허씨 가문의 운명을 건 일이야.”조은희는 고개를 내저으면서 말을 이어갔다.“이제부턴 임선호한테 달렸어. 만약 정말 그가 살아남는다면 엄마도 너희를 축복해 줄게. 더구나 네가 선호와 사귄 그 순간부터 선호는 손씨 가문을 상대해야 하는 운명이었어. 이 난관을 넘지 못하면 너희들도 절대 행복한 미래가 없을 거야.”부모님의 행동이 이해되었지만 허가연의 안색은 여전히 어두웠다. 허씨 가문은 더 이상 임선호를 도와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그녀는 즉시 임선호를 바라보며 다급하게 물었다.“오빠, 이제 어떡해요...”임선호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서둘러 말했다.“가연아, 걱정하지 마. 나에겐 매부가 있어. 우린 절대 아무렇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허성태는 살짝 놀랐다. 그도 그제야 임선호가 말한 예천우라는 존재가 생각났다. 조금 전 예천우 덕분에 상황이 반전되었으니만큼 어쩌면 예천우가 정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희망이 피어올랐다.“언니, 형부... 제발 부탁드려요. 선호 오빠를 꼭 지켜주세요.”허가연은 눈을 반짝이며 필사적으로 부탁했다.그러자 예천우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 용왕 귀환   제977화

    “네! 목숨을 잃는다 해도 전 상관없어요. 그래도 전 가연이와 함께할 겁니다. 아버님, 걱정하지 마세요. 허씨 가문이 나설 필요도 없어요. 제가 스스로 가연이를 지켜낼 거니까요.”임선호는 예천우가 곁에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넘쳤다. 그의 매부 예천우는 바로 용왕님의 신분이었으니 말이다.“건방진 녀석, 네가 뭘 믿고 우리 손씨 가문을 상대한다는 거야?”손동욱은 차가운 목소리로 비웃었다.그도 역시 허성태의 태도가 뭔가 달라졌음을 느꼈다.임선호가 대답하려는 찰나 허성태가 그를 제지하며 입을 열었다.“좋아. 임선호,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가 네 소원을 이뤄주마.”허성태의 말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허성태가 이렇게 갑작스러운 결정을 내릴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허씨 집안 사람들조차 믿을 수 없었다.‘단지 방금 본 영상 때문에 저런 말을 하는 거야?’허성태의 말을 들은 허가연도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아버지를 쳐다봤다.“형!”허종우가 참지 못하고 나섰다.“형, 대체 무슨 말이야 그게? 이렇게 하면 우리 허씨 가문의 체면은 어디에 두겠어?”허광호도 믿을 수 없어서 다급하게 말했다.“이러시면 안 돼요! 가연이가 세상 물정을 몰라서 막말한 건데 그렇다고 해서 그냥 내버려두면 안 돼요.”“그만해. 이미 결정했어.”허성태는 단호하게 손을 들어 제지했고 시커멓게 굳어버린 얼굴로 손동욱과 강지혜 쪽으로 돌아서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모님, 정말 죄송합니다. 보시다시피 지금 이 상황에서 더 강압적으로 나가다가는 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허허. 허씨 가문에서 이렇게 나오면 오히려 큰일이 터질 것 같은데요?”강지혜가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그 말은 분명 협박이었다. 허씨 가문 사람들은 얼굴이 모두 어두워졌다. 가능하다면 그들은 당장이라도 나서서 허성태에게 항의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럴 일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손씨 가문은 어엿한 동성의 4대 가문이 아닙니까? 이 작은 일을 굳이 크

  • 용왕 귀환   제976화

    사람들은 모두 잠시 멍하니 있었다. 허성태 역시 당황했지만 결국에는 예천우가 건넨 영상을 받아 보았다. 영상을 확인하자 그의 얼굴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더 문제였던 건 영상 속 여성은 한 명이 아니었다. 이 정도면 손동욱은 완전히 변태적인 심리가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예전에는 손동욱이 단지 젊어서 여색을 즐긴다는 말을 들었고 언젠가는 그도 철이 들 거라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지독한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조은희도 이 상황을 지켜보다가 결국 다가와 영상을 보게 되었고 그녀의 안색도 확 굳어졌다. 비록 허성태가 급히 영상을 끄고 지워버렸지만 조은희는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눈빛이었다.아무리 가문을 위해서라도 그렇지 손동욱 같은 인간에게 딸을 시집보내는 건 절대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그렇게 된다면 허가연의 인생은 정말로 망가지고 말 것이다.허성태는 영상을 지운 뒤 예천우에게 돌려주며 차분하게 말했다.“영상을 보여줘서 고맙지만 영상은 이미 내가 삭제했어. 덕분에 내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게 되었군. 하지만 다시 확인하고 싶은데 이 영상들은 어떤 사본도 남아 있어서는 안 돼.”그러고는 한 번 더 손동욱 쪽을 돌아보며 강한 어조로 덧붙였다.“그렇지 않으면 그 누구라도 널 구할 수 없어.”예천우는 순간 조금 놀랐다.‘설마 손동욱 저 자식을 지켜주려고 이러는 걸까?’하지만 허성태의 표정을 보니 손동욱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허가연을 위해 아주 중대한 결정을 내린 것처럼 보였다.‘설마 내가 괴롭힘을 당할까 봐 이러는 걸까? 그렇지 않았다면 동영상을 보여줘서 고맙다는 말도 안 했을 거야.’손동욱이 이 영상들을 보았다면 반드시 예천우를 죽이려고 할 것이다.‘보아하니 허가연 씨의 부모님은 완유의 부모들보다도 엄청 좋으신 분들이네.’조은희 역시 허가연이 손동욱에게 시집가는 일에 대한 고통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반면 허성태는 그동안 허가연의 결혼을 지지하는 듯했지만 지금 보니 그 또한 약간 망설이는 것 같았다.주변 사람들

  • 용왕 귀환   제975화

    예천우의 말에 모두 잠시 얼어붙었다.‘이건 어디서 굴러온 녀석이지? 자기가 뭘 하고 있는 건 알긴 하는 건가?’특히 허가연도 멍해졌다.‘이 사람은 누구지?’허가연은 자연스레 임선호를 바라보자 그는 재빨리 속삭였다.“이 사람이 바로 내 매부야.”허가연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얼굴로 예천우를 바라봤다.‘이 사람이 바로 그 예천우 씨였어?’겉으로 보기엔 특별히 무서운 느낌도 없었고 오히려 편안하고 평범한 사람 같아 보였다.그러자 허광호가 바로 비아냥거렸다.“네가 뭔데 여기서 함부로 떠드는 거야? 여긴 네가 끼어들 자리 아니야."“전 물론 그럴 자격이 있죠.”예천우는 태연하게 대꾸했다.“소개할게요. 전 선호의 매부인 예천우라고 해요. 제가 이번에 여기 온 건 단순히 허가연 씨를 데려가기 위해서가 아니에요.”예천우는 허가연 집안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고 무시하는 시선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담담하게 이어갔다.“사실 허가연 씨와 임선호가 진짜 잘 어울리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어요.”주변 사람들은 예천우의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자기가 뭔데 감히 그런 말을 하는 거야?’하지만 예천우는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웃으면서 계속 말했다.“제가 보기에는 허가연 씨는 인품도 훌륭하고 외모도 뛰어난 정말 좋은 여자예요. 선호랑 참 잘 어울리고 그야말로 선호에게 딱 맞는 인생의 짝이라고 생각해요.”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다시 한번 말문이 막혔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사실 허가연이 임선호보다 훨씬 뛰어난 건 사실이었다. 외모나 집안 배경 모두 임선호를 압도할 정도였고 게다가 임선호 자신도 별다른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임강이 줄곧 임선호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유 중 하나였다.그러나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예천우의 말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었고 누구 하나 그의 말을 끊지 못하고 듣고 있었다.“그런데 말이죠.”예천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어갔다.“허가연 씨의 집안 어르신들이 문제 많더라고

  • 용왕 귀환   제974화

    “아버지, 정말 제 미래는 상관없어요? 왜 저를 죽음으로 몰아가시려는 건가요?”허가연은 눈물에 젖은 눈으로 아버지를 노려보며 말했다.그러자 허성태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건 가족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손씨 가문을 건드리는 건 허가연에게도 허씨 가문에게도 너무나 큰 위험이었다. 그래서 허성태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아빠가 널 협박하는 게 아니야. 하지만 손씨 가문 도련님만이 너랑 평생을 함께할 가장 적합한 사람이야.”“맞아. 가연아, 동욱 도련님은 젊으시고 잘생겼고 능력까지 좋으시니 동성의 수많은 명문 가문의 딸들이 도련님와 결혼을 꿈꾸고 있어. 저런 멍청이한테 속아서 인생을 망치면 안 돼.”허종우가 덧붙이며 말했다.“그러게 말이야. 가연아. 네가 임선호 같은 쓰레기랑 함께하면 평생 고통 속에서 살 수도 있어.”허광호도 다급하게 말했다.하지만 허가연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상관없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선호 오빠뿐이에요. 오빠랑 결혼할 거예요!”예천우는 그 말을 듣고 속으로 놀랐다.‘저 정도로 훌륭한 여자가 선호를 이토록 사랑할 줄이야.’예천우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옆에서 이 모습을 보던 임완유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다.그녀는 동생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선호야, 나중에 절대 가연 씨를 실망하게 하지 마. 알겠지?”임선호는 눈물을 머금고 대답했다.“누나, 걱정하지 마세요. 제 목숨을 걸고서라도 가연이를 평생 지켜줄 거예요.”“그러면 됐어. 만약 그 약속을 어기면 나도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허가연의 말을 들은 허성태는 몹시 화가 났다. 특히 강지혜의 어두워진 표정을 보고 나니 더욱 참을 수가 없었다. 오늘 손씨 가문 사람들에게 확실한 태도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그래서 그는 허가연의 뺨을 치려 손을 들어 올렸다.하지만 그 순간 한 사람이 빠르게 앞으로 나와 허가연을 뒤로 밀치고 대신 그 뺨을 맞았다. 바로 임선호였다.팍!귀에 쟁쟁 울리는 소리와 함께

  • 용왕 귀환   제973화

    예천우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강지혜의 말소리를 듣고는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며 목소리를 높였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세 사람이 천천히 방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모든 사람은 순간 당황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 누가 감히 이렇게 방자하게 나설 수 있을지 궁금했다.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보니 세 사람이 서 있었다.허가연은 임선호를 발견하자 얼굴이 활짝 밝아지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선호 오빠!”허광호은 그 모습을 보고 즉시 화가 치밀어 올랐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임선호가 정말로 허가연을 데리러 허씨 가문에 당당히 들어올 줄은 몰랐다.이건 분명히 자신을 무시하는 행동이었기에 그의 얼굴에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스쳤다.허종우는 분노에 가득 차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희가 대체 누구길래 감히 우리 허씨 가문에서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냐?”허광호는 기다렸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예천우 옆에 서 있는 임선호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자식이 바로 뻔뻔하고 멍청한 임선호입니다! 저 주제에 감히 우리 가연이를 탐내고 있어요!”이 말을 들은 손동욱의 얼굴도 어두워졌다. 그는 허가연이 임선호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나 아직 그를 혼내줄 시간이 없었다.원래는 허가연과의 약혼을 정한 후에 임선호를 혼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당당하게 찾아오다니 그를 무시하는 것 같아 불쾌했다.허종우는 더욱 화가 나서 소리쳤다.“이놈아, 감히 이곳까지 와서 날뛰다니 간탱이가 부었나 보네. 널 한 번 봐 줄 테니 지금 당장 꺼져.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줄게!”그러나 임선호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히 말했다.“아저씨, 어떤 말씀을 하셔도 오늘 저는 그냥 물러나지 않겠어요. 죽더라도 가연이를 포기할 수 없어요.”그러자 허종우는 이를 악물고 명령했다.“좋아. 그럼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주마. 광호야, 당장 저놈을 죽여!”허성태는 조카인 허광호가 강력한 무술 실력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허광호는 위무권관의 관장님을 사부님으로 모시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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