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벙쪄있었다. 이렇게 설쳐도 되나?그러나 예천우의 무례함을 질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환호성을 질렀다. “잘한다!”비록 다들 피아노 실력은 그가 상대방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데에는 방해가 되지 않았다.주로 너무 어려서 아무리 봐도 상대방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당, 당신 참 건방지군. 용국이 예의지국이라고 들었는데 예의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군.” 분노에 찬 맨틀이 한쪽으로 밀쳐졌다.“예절은 벗에게 갖추는 것이지, 당신 같이 능력이 좀 있다고 해서 용국을 무시하는 쓰레기한테 갖추는 게 아니거든요.”예천우의 얼굴은 분노의 기색이 없이 몹시 평온해 보였지만 말은 심히 날카로웠다.이 말이 나오자 모두들 더욱 열렬히 호응하면서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다만 곧바로 속으로 걱정이 되었다. 말은 멋지게 잘했으나 피아노 연주는 어찌할까.맨틀은 화가 잔뜩 나서 예천우를 매섭게 째려보면서 그가 망신을 당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말을 아무리 번지르르하게 해도 소용없다. 결국에는 실력으로 승부를 본다.임완유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몹시 흥분되었으나 이제 곧 피아노 연주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풀이 죽었다.유걸이 옆에서 속삭였다. “예천우 씨 용기는 가상하나, 경솔하게 올라가서 말은 멋지게 해놓고 그다음은 어떻게 할 생각인지 참.”“지면 우리 용국 망신을 시키는 게 아니냐. 만약 처절하게 완패하면 그건 전 용인의 얼굴에 먹칠해서 용국의 죄인이 되는거야.”“설마, 아닐 거야.” 임완유는 눈살을 찌푸렸다.“아니긴 왜 아니야, 인터넷에 업로드되지 않아 다행이지, 아니면 반드시 전 국민에게 손가락질 받을 거야.” 유걸이 말했다. “역시 너무 어려. 충동적이야.”“어쨌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 임완유의 말에는 불쾌함이 섞여있다.그러나 유걸은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나불거렸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꼭 나쁜 일은 아니야. 인내심도 우리 용국의 훌륭한 품성이지. 곰
이때 장내는 고요함만이 흐를 뿐이다. 모두 감미로운 피아노 소리에 취해 아직 깨어나지 못했다.마침내, 누군가 먼저 정신이 들어 두 손을 들어 미친 듯이 박수를 쳤다.그의 행동은 나비효과 마냥 모두를 이끌었다.결국, 우레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그 소리는 연주홀 전체를 흔들었다!“와, 닭살 돋아!”“시발 너무 좋아!”“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어!”“시발, 내 아랫도리를 걸고 맹세하는데, 이건 절대 내 인생에서 들어 본 제일 완벽한 피아노곡이야. 반박 불가!”“대박, 완전 대박!”“이 뻔뻔한 서양 피아니스트들아, 잘 봐둬, 누가 우리 용국에 탑 피아니스트가 없다고 했냐!”이 시각, 현장 분위기가 완전히 달아올랐다.원래 조용하던 연주홀이 순식간에 시장통처럼 시끌벅적해졌다.유걸은 완전히 넋을 잃었다.예천우가 어리석기 짝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광대는 자신이었다.시발.그는 줄곧 예천우가 피아노를 전혀 모른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는 매우 능숙할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를 제치고 모든 사람들의 인정까지 받았다.어떻게 이럴 수가.그 시골뜨기가 어떻게 이런 고급스러운 예술을 안다는 말인가.이건 상위층만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닌가?놀라기는 임완유도 마찬가지였다. 눈앞에서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놀아움 뒤에는 흐뭇함이 있었다. 특히 맨틀의 기세를 팍 꺾은 흐뭇함.이 순간, 방금 전 예천우가 한 말이 뇌리에 스쳤다.그는 거짓말하지 않았어. 다 진짜야.자신의 순결을 뺏어간 이 양아치 새끼가 이번에는 끝내 거짓말을 하지 않았구나.임완유가 흥분하고 설레는 모습을 보니 유걸은 질투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 시발, 빌어먹을 예천우, 죽여버리고야 말겠어.지난번에 장혁이 예천우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말을 했었다. 심지어 그의 패거리를 반쯤 죽여놔 지금 다들 병원에 누워있다고 했다.그가 잘 달랬기 망정이지, 하마터면 장혁에게 주식으로 사기 친 일을 들킬 뻔했다.하지만 누군가 귀띔해 준 이상 얼마 못 갈 것이다. 다만 그가
“예술가에게는 국경이 있지만 예술 자체에는 국경이 없다는 말이 있어요. 서양과 동양을 막론하고 그 본질은 완전히 통해요.” “그래서 맨틀 씨가 이런 아마추어 같은 말을 한 것은 정말 뜻밖입니다. 세계 최고의 피아노 거장이라는 당신의 명성을 실추시킨 것과 같아요.” 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흥, 말도 안 되는 소리.” 맨틀은 얼굴이 빨개지며 자신도 모르게 무례한 태도로 말했다. “됐어요. 당신이 반드시 죽어야 하겠다면 원하시는 대로 해세요.” 모든 사람들의 놀란 시선 속에 예천우는 피아노 앞으로 돌아 앉은 뒤 싱긋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맨틀 씨에게 '절망'을 선물합니다.” 그의 말에 장내는 다시 한번 정적에 휩싸였다. 절망은 맨틀의 히트곡이자 그 스스로가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다고 믿었던 곡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적어도 백 년 동안 이 곡을 이길 만한 곡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도 하는 곡이었다. 맨틀은 잠시 당황했지만 곧이어 차갑게 미소 지었다. 이 자식이 화가 나서 정신이 나갔는지, 찾아도 연주하기 제일 어려운 그리고 맨틀이 가장 좋아하는 곡을 찾았다. 잠시 후 예천우가 어떻게 죽는지 두고 보자. 임완유는 한때 맨틀을 피아노 분야의 우상으로 여겼던 만큼 이 곡에 익숙했다. 하지만 임완유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이 곡을 훌륭하게 연주할 수 없었다. 그녀는 예천우가 이걸 골랐다는 말을 듣자 진땀을 흘렸다. 그런데 그때 깊은 피아노 소리가 들려와 그녀는 잠시 넋을 잃었다. 예천우의 손가락이 피아노 건반 위에서 춤을 추고 있었고, 그는 완전히 곡에 몰입했다. 마치 그의 영혼이 피아노 속에 녹아든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이번에 예천우는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연주를 했다. 모든 사람들이 금세 연주에 빠져들었다.사람들은 예전도 절망과 활력이 가득 찬 이 곡을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만큼 이 곡에 깊게 빠진 적은 없었다. 절망 속에 용기, 절망 속에 놀라운 생기가 그들을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옆에 서 있
“승복해요. 정말 승복해요!” “승복해요!” 맨틀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그는 세상에 누가 곡을 이렇게 기적적으로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것도 용국 사람이 말이다. 보아하니 옛 친구가 자신을 속이지 않은 것 같다. 용국은 정말 유구한 역사를 지닌 마법의 고대 국가였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너무나 많은 신비하고 전설적인 인물과 사물들이 탄생했다. 임완유는 이미 극도로 흥분한 상태였다. 그녀는 지금까지 이렇게 예천우에게 큰 호감을 느낀 적이 없었다. 게다가 예천우는 자신에게 피아노를 칠 줄 안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그녀는 피아노를 예로 들며 두 사람이 같은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했었다. 어쩌면 예천우는 그 말을 듣고 은근히 자신을 비웃었을지도 모른다. 그에 비해 유걸은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 특히 임완유가 격앙된 듯 예천우를 바라보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안 돼, 이대로는 절대 안 돼. 이때 예천우가 돌아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완유, 나 가야 해. 너는 어떻게 할 거야?” 그는 사람들이 감동해 흥분한 것을 보았고, 만약 그가 계속 이곳에 머무른다면 많은 방해를 줄 것이라 생각했다. “급한 일 있어? 무슨 일이라도 있어?” 임완유가 물었다. “아무 일 없어. 난 간다.” 예천우는 사람들의 시선을 눈치채고 재빨리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선생님, 잠시만요.” “잠깐만요......”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주위로 모여들었다. 이 젊은이에 대해 사람들은 아무것도 심지어 이름도 알지 못했다. 임완유도 예천우가 왜 그곳을 떠나려는지 알아채고 일어나서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유걸도 자연스럽게 따라 나왔다. 밖으로 나온 임완유는 예천우를 따라잡으며 말했다. “우리 차에 타.” “나도 차 갖고 왔어!” 예천우는 멀리 있는 자신의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 임완유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그럼 잘됐다. 내가 네 차를 타고 가면 유걸에게 부탁하지 않아도 돼!” 사
“아니, 내가 산 거야.” “네가 샀다고? 이 차 꽤 비싸 보이던데.” “비싸긴 하지. 원래는 오천 만 원짜리 사려고 했는데 어린 아가씨가 괴롭힘을 당하는 게 보기 싫어서 나도 모르게 7억짜리를 사버렸어.” “아가씨가 너무 예뻐서 그런 거 아니야?” “응. 한 쌍의 눈이 말하는 것 같았어.” “그렇게 좋은데 왜 집으로 데려가지 않고?” “집에는 아내가 있잖아.” “너도 아내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아냐?” “예천우, 여자를 찾고 싶어도 한 달 후에 이혼할 때까지 기다려야 해.” 임완유는 분노해서 말했다. 그녀는 자기가 어떤 심리인지 몰랐다. 예천우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함께 있으면 왠지 편했다. 게다가 그가 다른 여자와 있는 걸 싫었다. “고작 한 달, 눈 깜빡할 새에 지나갈 거야. 미리 준비를 해야 그때가 되어서 연결할 수 있지.” “연결은 개뿔, 그전에 내가 널 고자로 만들 거야.” 임완유는 화가 나서 말했다. “알았어. 연결하지 않을게.” 예천우는 고개를 흔들었다. ‘얼음같이 차가운 여자가 이렇게 난폭한 면이 있다니.’ 임완유는 자신의 이상을 알아채고 평정심을 되찾아 냉담하게 말했다. “내가 너의 일을 상관하고 싶은 게 아니라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봐 그런 거야.” “알았어.” “잠깐, 7억? 너 그 큰돈 어디서 났어?” “카드로 결제했지.” 예천우는 용등 블랙카드를 꺼내 웃으며 말했다. “바로 이거야!” 임완유는 멍해서 보더니 카드를 받아서 던졌다. “예천우, 넌 내가 바보로 보이냐?” “아니.” “됐어, 집에 도착하면 나 불러!” 예천우가 말을 하지 않자 임완유는 더 이상 대꾸를 하지 않고 눈을 감고 휴식했다. 그리고 요즘 너무 힘들었는지 자리에 앉은 채 잠이 들어버렸다. 예천우는 그녀가 잠든 모습을 보자 옷을 걸쳐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별장 앞에 도착해서 손을 뻗어 그녀를 깨우려고 할 때 눈을 뜨더니 경계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뭐 하려는 거야?” “널 깨우려고.”
예천우는 어이가 없었고, 이런 나이 많은 여자와 상대하고 싶지 않아 어깨를 으쓱거리고 바로 몸을 돌려 가버렸다.유은수는 그 모습을 보고 바로 화가 솟구쳐 그를 붙잡고 욕설을 퍼부으려 했다.임완유는 다급히 말했다."엄마, 부르지 마요. 정말 예천우가 자기 돈으로 산 거지 내가 준 게 아니에요.""말도 안 돼. 저 산에서 내려온 촌놈이 어디서 몇천만 원을 꺼내?""나도 몰라요. 하지만 확실히 예천우가 직접 산 거예요."임완유가 말했다."됐어. 엄마가 어린애야? 그렇게 속이기 쉽게? 너 도대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먼저는 바로 이혼하고 싶지 않다고 하더니, 지금은 또 이렇게 많은 돈을 주고. 너 설마 쟤한테 약점이라도 잡혔어?""아니에요. 진짜 엄마가 너무 깊게 생각하신 거예요.""그럼 다행이고. 저 예천우는 정말 뻔뻔해. 남자가 돼서 어떻게 저렇게 뻔뻔할 수 있어? 완유야, 엄마가 말이 많다고 생각하지 마. 저 녀석 얼마나 교활한지 몰라. 유걸이처럼 매너 있고 믿음직스럽지 않아. 꼭 조심해야 해."유은수가 일깨워 주었다."네, 주의할게요.""그럼 됐어. 평소에 유걸이랑 많이 만나고 얘기도 나누고 그래. 유걸이 처럼 성실하고 우수한 착한 아이야말로 네가 자주 만나야 할 사람이야. 그리고 예천우같은 쓰레기는 정말 화근이다."유은수는 이 말을 내뱉고 씩씩거리며 떠났다.그녀는 정말 그 수천만 원이 너무 아까웠다. 만약 유걸에게 투자를 했다면 적어도 몇 조 원, 심지어 수십 조가 될 수 있다. 지금 그저 이렇게 낡은 차 한 대만 가지고 돌아왔으니 무슨 쓸데가 있을까?하지만 딸이 예천우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다른 것 같으니 그 녀석을 계속 임 씨 집안에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그렇지 않으면 조만간 문제가 생길 것이다.임완유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도 예천우의 돈이 어디서 왔는지 모르고 있어 설명할 수가 없었다.아마도 전에 만난 그 예쁜 여자의 돈일 가능성이 크다.안으로 들어가 예천우를 본 임완유는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때 그저 상대의 명함을 한 번 보았을 뿐이지만 이미 번호를 기억했다."여보세요! 천, 천우 오빠. 제발 저 좀 도와주실래요?"수화기 너머에서 울먹이며 애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그리고 그 외에도 다른 소리들이 은은하게 들려왔다."너한테 준비할 시간을 그렇게 많이 줬는데, 2000만 원도 못 모아? 그러고 나한테 어머니를 구해 달라고 부탁할 염치가 있어? 내가 한마디만 할게. 만약 반 시간 내로 수술을 시작하지 않으면 네 어머니는 반드시 죽을 거야. 정말 돈을 내지 못하면 빨리 어머니 퇴원시키고, 죽으려면 밖에서 죽어. 괜히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의술이 좋지 않다 생각하지 않게."예천우는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급히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야?""저희 엄마가 병으로 위중하셔서 바로 수술을 해야 하는데 돈이 부족해요. 제발 도와주세요. 앞으로 무엇을 해서라도 꼭 갚을게요."진가인은 정말 방법이 없었다. 빌릴 수 있는 데서 이미 모두 빌렸고, 게다가 알고 지내는 돈 많은 사람도 없었다. 특히 자신을 도울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사람이 없었고, 그저 오늘 갓 만난 부자 예천우뿐이다."조급해하지 마. 어느 병원이야? 먼저 수술을 하라고 해. 내가 바로 가서 돈을 낼 테니까."예천우가 바로 답했다."네, 네, 천우 오빠, 고마워요. 우리 여기는..."진가인은 빠르게 병원 이름을 알려주었고 예천우는 그녀의 말을 듣고 바로 전화를 끊고 외출했다.마침 거실에 있던 유은수가 그 모습을 보고 바로 화를 냈다."예천우, 지금 시간이 몇 신데 나가서 뭐 하려고?"예천우는 그녀를 신경 쓸 겨를이 없어 아예 상대하지도 않고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유은수는 화가 치솟았다.‘예천우, 아예 나를 안중에도 두지 않네?’마침 오늘 어르신도 이 별장에서 지냈다.어르신은 보통 두 곳에서 지내시는데, 하나는 그가 일찍이 구입했고 조금 외졌지만 경치가 좋은 원림 저택이고, 다른 하나는 임 씨네 별장이다.그는 이 장면을 보고 저도 몰래 눈살을 찌푸렸다.
"봐봐, 봐봐. 믿음직스럽지 못하다고 했지?"김 의사는 자신의 예상이 들어맞은 표정을 지었다."아니에요. 그럴 리가 없어요."진가인은 얼굴이 창백해졌고 이내 고개를 돌려 김 의사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김 선생님, 제발요. 제발 먼저 우리 엄마를 수술해 주세요. 걱정하지 마세요. 천우 오빠가 오지 않더라도 제가 앞으로 어떻게든 병원비를 갚을 게요."이어 자리에 있던 다른 간호사들을 돌아보며 말했다."제발, 제발요..."이 모습을 보고 한 어린 여 간호사가 마음이 흔들려 참지 못하고 말했다."아니면 저희가 돈을 조금 모아요. 그리고 김 선생님이 먼저 수술을 도와주세요.""이영, 너만 좋은 사람이야? 그래, 그럼 네가 먼저 천만 원만 내면 내가 수술부터 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받을게."김 의사가 화를 내며 말했다.이영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인턴으로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간호사 직급일 뿐이고 집에도 돈이 별로 없어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모아낼 수 있을까?백만 원은 이미 그녀의 한계이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진가인의 안쓰러운 모습을 참을 수 없었다."하지만 우리 병원은 환자를 치료하고 구하는 것이 본업인데,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구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그래, 그럼 이 수술은 네가 해."김 의사는 화가 치솟았다. 지금 이영은 자신과 맞서려는 것이다.다른 사람들은 상황을 보고 신경은 쓰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영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녀는 간호사일 뿐인데 어떻게 수술 집도를 할 수 있는가? 이렇게 복잡한 수술은 말한 것도 없다. 김 의사와 같은 경험이 풍부한 부교수여야 가능하다."왜, 할 수 없어? 엄청 잘난 척했잖아? 이영, 너 아직까지도 네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거야?""이영아, 그만해!"이영은 다시 반박을 하려 했지만 옆에 있던 간호사가 얼른 잡아당겼다.절망에 빠진 진가인은 예천우의 전화를 몇 번이나 걸었지만 매번 전원이 꺼졌다는 연결음뿐이었다. 그녀는 정말 절망에 휩싸여 눈물
임완유를 방에 안정시키고 난 뒤 남궁은서는 예천우를 방으로 불러들였다. 그녀는 고풍스러운 책 한 권을 꺼내 그의 손에 건넸다.“이게 뭔가요?”예천우가 책을 받아 살펴보니 표지에 고풍스러운 글씨로 「성마결」이라는 세 글자가 쓰여 있었다.“이건 성종의 최상급 심법인 성마결이야. 지난번 네가 싸우는 걸 보니까 수라심경을 수련한 것 같더구나. 사실 수라심경은 성마결의 일부일 뿐이고 성마결만큼 완벽하고 고급스럽지 않아. 그래서 내가 특별히 이걸 가져왔어.”남궁은서가 설명했다.예천우는 책을 열어 내용을 확인했다. 안에 담긴 내용은 정말 대단했다. 자신이 수련했던 수라심경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완벽했으며 특히 영혼에 관한 수련법이 두드러졌다.그러다 문득 그의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혹시 내가 돌파하지 못하는 이유가 영혼적인 측면이 부족해서 그런 걸까?’생각하면 할수록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그 순간 남궁은서는 다시 또 다른 상자를 꺼냈다. 상자는 은은한 고풍스러운 빛을 뿜었고 그 자체만으로도 비범한 보물임을 알 수 있었다.“이번에는 뭔가요?”예천우가 물었다.“성사리라는 물건이야.”“뭐라고요? 성종 역대 종주들의 정신과 수련의 힘이 모인 성사리요? 하지만 그건 이미 사라졌다고 하지 않았나요?”예천우는 믿기 힘들다는 듯 되물었다.성사리에 대한 전설은 그도 알고 있었다. 비록 모든 힘을 담지는 못했지만 역대 종주가 자기 힘의 십 분의 일을 남겨놓은 것만으로도 무시무시한 것이었다.그런데 이제 보니 성종 종주가 자신의 외할아버지였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그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사람들은 성사리가 흡수되면 사라진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 성사리는 완전히 소진되지 않는 한 계속 존재할 수 있어. 다만 성마결을 극한까지 수련하고 종사 절정의 경지에 도달해야만 사용할 수 있어.”남궁은서가 설명했다.“그럼 엄마는 내가 성마결을 수련하고 성사리를 흡수하길 바라는 거군요?”예천우가 물었다.“맞아.”남궁은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천우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어머니가 이렇게 나올 것을 이미 예감했기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천상 그룹이요? 세계 100대 기업 중 하나인 그 천상 그룹 말인가요?”임완유는 처음에는 당연히 거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천상 그룹이라는 이름이 그녀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비록 천상 그룹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적은 없지만 천상 그룹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특히 천상 그룹 산하의 천상 투자 회사가 얼마나 막강한지는 소문으로도 알 정도였다.국내외 주요 대기업의 배경에도 이들의 투자가 있을 만큼 천상 그룹은 거물급 존재였다.더구나 사람들은 천상 그룹의 최대 주주가 신비로운 여성이라고만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설마 그분이 바로 나의 미래 시어머니였어...?’임완유는 이런 생각에 멍하니 굳어버렸다.“맞아. 너도 그 이름을 들어봤구나?”남궁은서가 물었다.“네. 하지만 정말 대단한 회사라고 소문으로만 들었어요.”임완유는 감탄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어머니, 혹시 그 천상 그룹의 최대 주주가 어머니셨던 건가요?”무영음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맞아. 하지만 이 모든 건 천우를 위해 준비한 거야. 그 애는 성격상 직접 나서서 관리하려고 하지 않거든. 네가 곁에서 도와준다면 더할 나위 없지.”“아니요. 안 돼요!”임완유는 당황하며 거절했다. 천상 그룹 최대 주주의 자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위상이었다.그녀가 이런 자산을 책임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천상 그룹의 규모는 그녀의 상상 범위를 넘어섰다.예천우는 그녀가 놀라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네 능력이라면 조금만 적응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어.”“그리고 우리 엄마가 너한테 맡긴다는 건 네가 손해를 보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야. 설령 다 날려버린다 해도 괜찮아. 내가 가진 자산도 어차피 네가 관리해 줘야 하거든.”“...” 임완유는 할 말을 잃었다.‘이
‘도련님이라고 부르다니... 설마 하녀야?’임완유와 유이안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완벽한 미인이 하녀라니. 선우서림도 임완유를 보며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임완유가 이곳에 온 거 보니 아마 같이 살려는 거겠지?’ 그녀는 한동안 예천우와 더 가까워질 기회를 기다려 왔다. 예천우가 임국종의 후일을 다 마무리했으니 앞으로 자주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임완유가 이곳에 들어오면 그 기대는 물거품이 될 것이다.예천우는 둘 사이의 어색한 분위기를 느끼고 바로 소개를 시작했다.“완유야, 이분은 선우서림 씨, 우리 엄마의 제자야.”임완유는 깜짝 놀라며 정중히 말했다.“서림 씨, 안녕하세요.”“굳이 그렇게 격식 차릴 필요 없어. 그냥 서림이라고 불러. 서림아, 이쪽은 완유야. 앞으로 새언니라고 부르면 돼.”예천우의 한 마디에 임완유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이는 곧 그녀의 신분을 확실히 한 셈이었다.선우서림은 마음속으로 아주 억울했지만 남궁은서가 이미 임완유를 인정했기에 마지못해 말했다.“네. 형수님, 안녕하세요.”“그리고 여기는 완유의 사촌 동생 유이안이야.”예천우는 유이안도 가볍게 소개했다.예천우는 임완유와 유이안을 이끌고 집 안으로 들어가 그녀에게 방을 하나 배정했다. 방으로 들어가기 전 임완유는 계속 선우서림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녀가 자신에게 약간의 적대감을 가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그리고 임완유는 직감적으로 알았다.‘어쩌면 선우서림도 예천우를 좋아하고 있을 거야. 그렇기 때문에 나한테 적대감을 느끼는 것이겠지.’그래서 그녀는 예천우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천우야, 서림 씨는 여기서 계속 살고 있는 거야?”“아니. 서림이도 최근에 함께 왔어.”“함께?”“응, 아직 너한테 말 안 했는데 우리 어머니도 여기 계셔.”“뭐라고? 네 어머니? 그런데 그동안...” “내가 엄마를 찾았어.”예천우는 간단히 대답했다. 그는 이전에 임완유에게 자기 가족에 대한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지만 어머니인 남궁은서를 찾
유은수는 점점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우리 임씨 그룹의 현재 가치는 예전과는 많이 달라. 최소 수천억은 되고 현재 추세로 봐서 몇 년 안에 2조를 넘는 것도 문제없어.”“이 정도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가 왜 예천우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하겠어? 예천우가 설령 수조 원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우리에게 수백억을 줄 가능성은 없잖아. 게다가 예천우는 절대 수조 원의 자산도 없을 거야. 그러니까 예천우가 우리를 귀찮게 하는 일 없이 멀리 떨어지게 하는 게 최선이지.”임강은 유은수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당신 말이 맞는 것 같아. 하지만 선호는... 그 녀석은 참...”“괜찮아. 지금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언젠가는 알게 될 거야. 우리가 다 선호를 위해서 하는 거라는 걸 말이야.”유은수가 단호하게 말했다.“그렇지. 이제 선호도 점차 알게 되겠지.”차에 올라타고 난 뒤 임완유는 어머니의 말을 떠올리며 한숨을 쉬었다.“천우야, 우리 엄마가...”“말 안 해도 다 알아. 걱정하지 마. 네 엄마한테 손을 쓰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하지만 그 대신 내 도움도 기대하지 말라고 전해.”예천우가 말을 끊으며 차분히 말했다.임완유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쓴웃음을 지었다.“물론 그렇겠지. 제발 할아버지의 유산이라도 잘 지켜주면 좋겠어.”예천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담담히 말했다.“그건 아마도 어려울 거야.”임완유의 표정이 우울해지자 예천우는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웃으며 말했다.“일단 돌아가서 좀 푹 쉬어. 몸을 좀 추스르고 나면 내 회사 몇 개를 너한테 줄게.”“회사?”임완유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응. 몇 군데 있어. 내가 직접 관여하지 않아서 상태를 잘 모르지만 네가 좀 정리해 주면 좋겠어.”“그 회사들은... 자산이 얼마나 되는 건데? 설마 몇조가 넘는 거 아니야?”임완유는 반신반의하며 물었다.“몇조?”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그거보다 훨씬 더 많아. 대충 계산해 봐도 200조는 넘을 거야.”수라전 자
“겨우 수천억짜리 자산은 내 손에선 용돈만도 못 돼. 돈은 나한테 그냥 숫자일 뿐이야. 내가 사랑하는 건 너... 바로 임완유라는 사람이야. 넌 어떤 걸로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지.”예천우의 말을 들으며 임완유는 다시 한번 감동했다. 만약 지금 장소만 적당했다면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했을지도 몰랐다.“언니, 형부! 두 분은 정말 너무하네요. 솔로인 제 생각은 하지 않나요? 너무 고통스러워요.”뒤에서 지켜보던 유이안이 웃으며 말했다.그녀는 예천우가 자신이 있는 걸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임완유만 바라보는 모습에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형부가 나한테 저런 말을 해준다면... 당장 죽어도 아깝지 않을 텐데.’임완유는 얼굴이 붉어지며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했다.짐을 다 챙긴 그들은 함께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거실을 지나면서 멀리서 유은수가 보였지만 임완유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냥 문 쪽으로 향했다.그 모습을 본 유은수는 잠시 고민하더니 다가와 말했다.“완유야, 어찌 됐든 여기는 언제든 네 집이야. 돌아오고 싶을 때 언제든 돌아와도 돼.”임완유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순간 흔들렸지만 곧 조용히 말했다.“엄마, 만약 엄마가 변하기만 한다면 우린 여전히 한 가족일 수 있어요. 난 엄마를 존경하고 효도하고 싶어요.”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 누구를 원망한다고 해서 의미가 없었다. 그녀는 유은수가 예전처럼 행동하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하지만 유은수는 그 말을 듣자마자 임완유가 다시 주식을 되찾으려는 속셈으로 착각하고 급히 말했다.“완유야, 엄마가 이렇게 한 건 네가 힘들까 봐 대신 회사를 관리해 주려는 거야.”“...”임완유는 쓰라린 마음으로 고개를 저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그러자 유은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완유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 건 아니겠지?’그녀는 걱정스럽게 말했다.“그래. 완유야, 네가 나한테 약속한 건 잊지 말아라.”“걱정하지 마세요. 아무도 엄마를 건드리지 않을 거예요.”임완
지난번 병원에서 예천우에게 뺨을 맞은 유은수는 이번에 그의 살벌한 분위기에 완전히 얼어붙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그녀는 예천우가 자신이 주식을 빼앗은 사실을 이미 알았다고 확신했다.‘빌어먹을 년! 완유가 분명 날 대신 예천우에게 잘 말해 놓겠다고 약속했잖아. 예천우가 문제 삼지 않게 하겠다더니 약속을 어긴 거야? 내가 이런 년을 딸이라고 키웠어!’하지만 지금 그걸 따질 때가 아니었기에 그녀는 급히 변명하며 말했다.“천우야, 이건 오해야! 정말 내가 그런 게 아니고 이건 다 완유가 스스로...” “스스로요? 당신들은 이런 걸 스스로라고 하는 거예요? 완유를 생각해서 모르는 척하는 거였죠. 그렇지 않았으면 임씨 가문은 이미 없어졌다고요.”예천우는 냉랭하게 말을 내뱉고는 안으로 들어갔다.예천우가 사라지자 유은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말투를 보니 자신을 당장 해치지는 않을 것 같았다.‘그 죽일 년이 그래도 나를 조금은 생각해 줬나 보네. 이래서 내가 키운 게 헛수고는 아니지.’임완유는 짐을 다 챙기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예천우를 보고 멍해졌다.“천우야, 무슨 일이야?”“네가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는데. 내가 안 오면 되겠냐?” 예천우는 다가가 그녀를 꽉 안아주며 속삭였다.그의 따뜻한 품에 안기자 임완유의 차가운 마음이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할아버지의 죽음, 부모의 냉담함과 배신... 모든 것이 그녀를 끝없는 고통과 차가움 속에 밀어 넣었었다.그러나 예천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를 아끼고 지켜줬다. 자신이 오해하고 몰라줘도 그는 늘 그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이런 남자가 있다는 사실에 더 이상 슬퍼할 이유가 없다는 걸 느꼈다.“천우야, 고마워.”임완유는 고개를 들어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네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나도 그래.”예천우도 부드럽게 대답했다.“짐 다 챙겼어?”“응.”“그럼 가자. 우리 집으로.”그의 말에 임완유는 잠시 멍해졌다. 그러다 무슨 생각이 났는지
남궁은서는 예천우가 불만스러워한다는 걸 느꼈지만 더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알았어요.”예천우는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사부님이 자신을 세심하게 돌봐주고 용왕의 자리에까지 앉힌 이상 자신에게 해를 끼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옥패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그 물건이 정말 그렇게 신비로운 건가요? 아버지는 비밀을 풀었나요?”“글쎄. 네 아버지도 완전히 해독하지는 못했어. 하지만 옥패를 통해 체질을 정화하고 천부적인 재능을 크게 끌어올리는 도움을 얻었지. 하지만 다른 건 네 아버지도 이해하지 못했어.”남궁은서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옥패가 정말 그렇게 대단한가요?”예천우는 옥패를 꺼내 들었다. 겉모습은 너무나 평범했고 진기를 운행하거나 피를 떨어뜨려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에이, 어쩌면 이 물건은 내 운명이 아니겠지.’그는 생각을 접었다.‘사부님이 정말 내가 이 옥패의 비밀을 풀어 내기를 원했을까? 말도 안 돼.’예천우가 어머니와의 대화를 마치고 나오자마자 유이안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형부, 지금 어디예요?”“왜 그래요?”예천우는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정보를 받아들여서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언니가 사고가 났어요.”“뭐라고요?”예천우의 목소리는 즉시 싸늘해졌고 주변 공기가 몇 도나 떨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유이안은 그 기운에 놀라 전화를 통해서도 차가운 느낌이 전해졌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생명이 위험한 건 아니에요. 다만 누군가에게 모욕을 당했어요.”“지금 어디죠?”예천우는 누가 그녀를 괴롭혔는지는 묻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임완유를 만나는 것이었다. 유이안이 이렇게 전화를 걸 정도라면 그녀가 적잖은 수모를 당했다는 뜻이었다.‘혹시 임씨 가문 사람들인가?’생각해 보니 유은수가 계속해서 임씨 가문의 주식을 되찾으려 했던 것이 떠올랐다.‘그것 때문이라면 임씨 가문을 정말 아예 없애버릴 테야.’“아직 임씨 저택에 있어요. 짐을 챙기고
만약 예천우가 이 장면을 보았다면 그는 눈앞의 노인이 자신의 실력을 훨씬 뛰어넘는 존재임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노인은 이미 진정한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더 놀라운 점은 옛 용왕 역시 기운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며 그 노인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옛 용왕 역시 육지의 신선 경지에 도달한 것 같았다..그 당시 예정환은 가짜지만 진짜처럼 보이는 옥패를 넘겼다. 하지만 용진성과 옛 용왕 같은 강력한 인물에게는 그 정체가 금세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몇 날 며칠의 연구 끝에 그들은 옥패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하지만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진짜 옥패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끝에 그들은 진짜 옥패를 찾아냈다. 진짜 옥패는 바로 진민의 손에 있었다.그들은 진짜 옥패를 얻은 후에 가짜 옥패를 다시 진민에게 돌려주었는데 심지어 진민조차 그것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그러나 진짜 옥패를 손에 넣고도 그것의 비밀을 풀지 못한 그들은 난관에 봉착했다.옛 용왕과 용진성은 옥패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예정환의 아들, 즉 예천우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옛 용왕은 예천우를 데려가 용문에서 보호하며 키웠고 그들은 오랜 시간 옥패의 비밀을 파헤치려 했다. 하지만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 끝에 진짜 옥패를 다시 원래 자리에 돌려놓고 예천우가 가져가길 기다렸다.그들의 계획대로 예천우는 진민에게서 옥패를 되찾았다. 이 모든 계획은 치밀하고 완벽하게 실행되었다. 그리고 이 모든 시간 동안 예천우의 행동은 그들의 감시 아래 있었다. 예천우가 몇몇 뛰어난 재능을 가진 부하들을 모은 것조차 그들의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았다.예천우는 자신이 처음부터 옛 용왕의 손안에서 옥패의 비밀을 푸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전화를 끊은 예천우는 어머니 남궁은서에게 사부님의 말을 전하려 했다.그러나 남궁은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다 들었어. 하지만 화내지
“없어요!”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보아하니 너의 재능은 정말로 뛰어난 것 같구나. 하지만 절대 자만해서는 안 돼. 더 노력해야 해. 용도에는 청룡보다도 강한 절대적인 강자가 한 명 더 있어.”옛 용왕이 경고하듯 말했다.“뭐라고요?”예천우는 놀라움에 말을 잃었다.청룡은 항상 세계 최강자로 불리지 않았던가.그는 믿기 어렵다는 듯 물었다.“사부님, 청룡이 세계 최강자가 아니었어요?”“청룡은 확실히 매우 뛰어난 강자야. 같은 연령대에서는 세계 최고라 불릴 만하지. 하지만 진정한 실력 면에서 그보다 강한 이가 없진 않아. 그런 사람들은 드물지만 실제로 존재해.”“적어도 용도에 있는 한 사람은 청룡을 이길 수 있을 거야. 다만 너무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모두가 그 고수의 존재를 잊어버렸지.”옛 용왕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게 누구시죠?”예천우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바로 비룡위의 창시자 용진성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용진성은 지금 최소 백오십 살이 넘었을 거야.”옛 용왕은 조용히 말하면서 곁에 앉아 있던 평범해 보이는 노인을 흘낏 쳐다보았다.“게다가 너도 이미 알고 있을 거야. 네 아버지가 죽음으로 몰린 상황을 생각해 보면 너의 적들은 정말 강력한 자들이야. 그런 고수들을 상대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져야 해. 단지 네 곁에 있는 그 사람들만으로는 어림없어. 그리고 용문은 다른 일에선 너를 도울 수 있어도 이 문제에 있어선 손을 댈 수 없어. 너도 알다시피 용문은 용국을 수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야. 우리와 비룡위는 대립할 수 없어. 그런데 비룡위는 그때의 사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가해자 중 하나야. 특히 옥패는 바로 비룡위에 의해 빼앗겼지.”옛 용왕이 말했다.“사부님, 알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용문을 곤란하게 만드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충분한 실력이 없으면 섣불리 행동하지 않겠어요.”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아버지는 목숨을 잃고 옥패를 내어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