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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의사의 지시에 따라 간호사는 다시 배아를 꺼냈다.

배아는 두 달이 되었고 이미 대략적인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그 작은 생명은 조용히 웅크리고 있었다.

내 아이였다.

7년을 기다려 얻은 내 아이 말이다.

그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며 멈추지 않았다.

의사는 나를 위로하며 앞으로 또 아이를 가질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나는 배아를 남기고 싶다고 했지만 의사는 그것이 의료 폐기물이라서 가져갈 수 없다고 했다.

수술실에서 나와 아빠를 보았을 때 나는 이 이야기를 아빠에게 전했다.

그러자 아빠는 의사에게 그것이 증거물이라고 하며 받아낼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결국 의사는 우리에게 배아를 넘겨주었다.

나는 아빠에게 물었다.

“엄마는요? 괜찮으세요?”

“너희 엄마는 괜찮아. 모두 외상일 뿐이고 고혈압 때문에 기절하신 거야.”

아빠는 한순간에 몇 년은 늙어버린 듯 보였다.

“몸 회복하는 데만 집중해. 나으면 엄마 보러 가자.”

그는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고 나는 다시 물었다.

“우진 씨는요?”

아빠는 대답했다.

“이미 구속됐다. 너 회복하고 나면 그때 가서 처리하자. 너와 네 엄마가 겪은 일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거야. 걱정 마라. 그놈은 감옥에 꼭 가게 될 거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일어난 일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

며칠 후 병원에서 퇴원한 나는 아빠와 각종 서류를 챙겨 경찰서로 갔다.

구속된 강우진은 며칠간의 구류 생활로 인해 지쳐 보였다.

구치소 생활이 그리 쉽지 않았던 듯 그는 온몸에 상처가 가득했다.

나를 보자 그의 두 눈은 빛났다.

“신혜림, 제발 나 좀 풀어줘. 여기서 나가게 해줘.”

그러자 곁에 있던 경찰이 비웃으며 말했다.

“사람을 때리고도 나가고 싶어? 넌 고의 상해죄로 감옥에 가게 될 거야.”

“고의 상해?”

강우진이 피식 콧방귀를 뀌었다.

“단순한 가정폭력일 뿐이라니까요. 가정폭력으로 감옥에 가야 한다면 신혜림의 바람은 어떻게 처리할 건데요?”

이 말을 듣고 아빠가 나서서 물었다.

“누가 바람을 피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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