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 담배 펴, 도윤아..?”모두들 뺨을 얻어맞은 듯 얼얼했다. 준열은 특히 더 그랬다.그가 특별히 친구한테 부탁해서 미국에서 사 와 달라고 한 담배였는데! 도윤이 가지고 있는 담배는 정말 귀하고 값비싼 거였다.그는 솔직히 담배를 도윤이에게 건네면서 다른 사촌들이 자신을 칭찬하고 존경할 것이라고 생각했다.어쨌거나, 젊은 남자가 외출을 하게 된다면, 사람들이 그를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복장일 것이다. 그리고, 어떤 시계를 찼는지를 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만약에 흡연자라면 피고 있는 담배의 브랜드가 뭔지 알고 싶어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남자들을 ‘평가’ 하는 방식이었다.절망스럽게도, 도윤이 담배를 꺼내자 준열은 정신적으로 뺨을 한 대 맞은 것 같았다.“평소엔 담배 안 펴. 오늘 나올 때 보니까 있길래 가지고 나온 거야!” 도윤이 말했다.그는 이 담배 한 갑이 이런 상황을 만들 줄 정말 몰랐기에 약간 얼떨떨했다.“하! 거짓말일 가능성이 커! 만약에 이 담배가 너가 말한 것처럼 그렇게 대단한 거면, 어떻게 이도윤이 이걸 손에 넣을 수 있었겠어?” 여전히 믿지 못하고 있는 미정이 대답했다.“가능성? 완전 그냥 거짓말이지! 아마 이도윤은 자기가 사기 당한 건 줄도 모를 걸! 만약에 담배 한 갑을 가지고 나오고 싶었다면 그냥 말보로 담배 정도 샀었을 걸! 기껏해야 몇 천원 하는 담배로! 가짜 X-One 담배를 들고 다니면서… 사기 치지 마!” 담배를 한 쪽으로 내던지며 앞에 있던 남자 애가 비웃었다.지나 앞에서 내보일 수 있는 기회를 엿보다가 준열이 말했다. “도윤아, 도윤아, 도윤아… 내가 너한테 나쁜 소리는 하고 싶지 않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가 너 집안 사정을 속속히 알고 있어… 우리 앞에서 그렇게 허세 부릴 필요 없어… 그나저나, 벌써 졸업했잖아. 맞지? 취업은 했니?”그의 말투는 마치 자신이 똑똑한 사람인 양 내비쳐졌고 그는 말을 다 하고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지나를 바라보았다.“아니!” 도윤은 고
“…잠깐만, X-One 담배? 여기에서 이 담배 브랜드 피는 사람 본 적 없었는데!” 제니가 한 쪽에 놓여 있던 담뱃갑에 눈을 떼지 못한 채로 말했다. 그녀는 그 담배에 관심이 쏠린 상태였다. “아이고, 창피해라! 자 촌놈한테 저리 치우라고 말을 못했네! 제니 씨 남편이 미국에서 한 자리하는 사람인데! 이게 가짜 담배인 거 알면 우리를 어떻게 볼까” 앉아 있던 남자 애들이 지들끼리 속닥거렸다.얼굴에 불편한 표정을 지은 건 남자들뿐만이 아니었다. 여자들도 그랬다.“실례지만, 저한테 담배 하나 주실 수 있으세요? 서부지역 오고 나서 6개월 넘게 이 브랜드 담배를 못 폈어요!” 제니가 미소를 지으며 부탁했다.“네? 6개월이요? 그럼 처음에 생산됐을 때 가장 먼저 펴보신 거예요?”“이제 다 끝났어. 다 끝났다고! 제니 씨가 알게 되면 진짜 쪽팔릴 거야…”“잠, 잠시만요, 제니 씨!” 자기들끼리 귓속말을 하고 있던 여자애 중 한 명이 소리쳤다. 제니가 스스로 이 일을 알기보다, 먼저 사실대로 말하는 편이 낫겠다고 느꼈다.“네?” 제니가 평소답게 미소를 지으며 뒤를 돌았다.“이, 이 담배… 피지 마세요! 저희도 방금 전에 가짜라는 거 알았어요!”그녀의 말을 듣자, 모두가 도윤을 역겹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진짜 한심하기는!“가짜요? 하하하! 손님, 저는 그냥 담배 한 번 펴보고 싶었을 뿐이에요. 거짓말하면서까지 저한테 안 주셔도 돼요! 그리고 이 브랜드 담배도 살 능력도 되시면서, 한 개비 가지고 이렇게 기분이 언짢으신 거예요?” 제니가 조심스럽게 담뱃갑에서 담배를 꺼내 보며 대답했다.그리고, 그녀는 냄새를 한 번 맡고서 쓴 미소를 지었다.“제, 제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요? 정말로 가짜예요!” 방금 전 여자 애가 말했다.“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 전남편이 이 담배 브랜드 공장 연구개발팀 팀장이었어요. 저도 시중에 이미테이션 제품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진짜랑 가짜 정도는 구분할 줄 알아요! 그리고 제가 말씀드릴 수 있
“프랑스 장인? 지금 이게 무슨 말이야?!”모두가 깜짝 놀랐다.인천의 사교계 명사가 도윤이에게 이렇게 깍듯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자 세희는 기뻤다.“그나저나, 오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도윤님! 오늘 주문하시는 비용은 제가 다 부담하겠습니다!” 제니가 정중하게 도윤을 향해 손을 내밀며 말했다. 그녀의 눈에는 도윤과 같은 강력한 인사와 인맥을 쌓는 것이 저녁 식사 비용보다 훨씬 더 가치 있었다.대답으로 도윤도 손을 내밀며 제니와 악수를 하며 말했다. “반갑습니다, 제니 씨!”제니가 떠나자, 방 안은 숨막힐 듯한 정적이 흘렀다. 특히 준열은 인생을 살면서 가장 큰 쓴 한 방을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여기 있는 모두의 앞에서 개망신을 당했다.“나…나도 담배 한번 펴 볼 수 있을까, 도윤아?” 사촌들 중 한 명이 도윤을 쳐다보며 물었다. 도윤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담배를 가져와 불을 붙였다.이 모습을 보자, 준열은 차가운 눈빛으로 도윤을 노려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 후, 그는 전화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방에서 나왔다.어린 시절에 준열에게 반항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이 촌놈이 감히 맞서려 하다니! 이도윤은 심지어 그렇게 예쁜 여신 앞에서 자신의 체면을 구겼다.인천은 김 씨 가문의 영역이었고 도윤한테 지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나았다. 밖에 나오자 마자, 그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전화를 걸었다.“네, 백 사장님, 바쁘세요?” 준열이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물었다..“아, 괜찮아. 그냥 놀러 나왔어. 근데, 갑자기 무슨 일로 전화야, 준열아? 나한테 볼일이라도 있니?” 무언가 직감한 백사장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별 일은 아니고요. 누가 감히 저한테 까불어서 기분이 안 좋아요!”“하하하! 인천에서 누가 감히 까불어? 겁도 없네! 그게 누군데, 준열아? 내가 당장 없애주지!”“그렇게 심각한 일은 아니에요! 그런데, 완전히 걔 좀 망신을 좀 주셨으면 해요!” 준열이 말을 하며 백 사장과 위치를 공유했다. “
“큰, 큰일 났어! 어떤 술 취한 사람들이 세희를 방으로 끌고 들어가서 계속 같이 술 마시자고 하고 있어!” 소이가 소리쳤다.이 말을 듣자, 도윤은 바로 방에서 달려 나갔다.밖에서 그는 여자애들 몇 명이랑 같이 방금 전에 나간 여자 사촌들을 마주쳤다. 그들은 모두 겁에 질려 있었다.“세희는 어디 있어?” 도윤이 물었다.“지, 지금 룸103에 있어!” 여자애 중 한 명이 몸을 떨며 대답했다.그 말을 듣자, 도윤은 최대한 빨리 달려갔다.방에 있던 나머지 남자애들은, 그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다 김 씨 가문 사람들이기에 그렇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술 취한 사람과 맞서면 얻어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을 하며, 대다수는 그저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지나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도윤을 따라 갔다.“이, 이제 우리 어떡하지..?” 여자애들이 조용히 속삭였다.그들은 방금 화장실 가는 길에 술 취한 남자들을 마주쳤었다. 여자애들이 자신들의 말을 따르지 않자, 남자들은 그들 중 한 명인 소이를 끌고 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세희가 나서서 그들을 밀어냈다!하지만, 화장실을 나오자마자 싸움은 시작되었다. 술 취한 남자들은 여자들이 나오자마자 그들을 코너로 몰아세웠다. 그들 중 한 명이 세희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그들의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세희를 구하러 간 사람은 이도윤뿐이야! 거기에 남자 8명이 있었어! 준열 오빠는 어디 있어?” 소이가 소리쳤다.세희가 자신을 구해줬었기 때문에 소이는 걱정이 너무 되었다. 어쨌든, 자신을 구하려다가 이러한 위험한 일을 처하게 된 것이었다.“우리가 벌써 사람들 불렀어! 감히 김씨 가문 사람들을 건드릴 생각을 하다니!” 남자들 중에 한 명이 대답했다.“잠깐만, 전화한 사람들한테 실수했다고 다시 말해. 걱정 마, 세희는 괜찮을 거야!” 갑자기 방에 들어오며 준열이 말했다. 그리고는 휴대폰을 귀에 대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말대로 하라고 손짓했
“일로 안 와?!”그때 백사장의 드세고 꿀렁거리는 부하 직원 중 한 명이 도윤이 얘기하고 있는 틈을 타 지나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하지만, 그가 지나한테로 손을 뻗자마자 누군가 그의 손목을 낚아챘다.이어 그의 팔 뼈가 부서지는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났다.그 남장의 팔은 덜렁 거리는 각도로 힘에 의해 구부러져 있었다.아!그 남자는 도살 당하기 직전 돼지 마냥 꽤액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그러자, 도윤은 온 힘을 다해 남자의 머리채를 잡고 그들 앞에 있는 대리석 와인 테이블 쪽으로 던졌다.쾅!엄청나게 큰 충돌 소리와 함께, 대리석 와인 테이블은 그 덜떨어진 남자의 머리와 부딪히며 조각이 났다.남자는 바닥에서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고 그의 머리에선 피가 쏟아졌다.“뭐야!?”갑자기 백사장은 술이 깼다.이 어린 남자 애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에 비해 훨씬 더 강했기에 깜짝 놀랬다. 어쨌든, 때려 눕혀진 남자는 자신의 강한 부하들 중 한 명이었다.하지만, 그는 도윤에게 상대도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이 조그만 놈이 겁대가리 없이!“아! 도윤아!”충격먹은 사람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남자의 얼굴에서 피가 쏟아지자 지나가 비명을 질렀다. 그의 코 역시 조금 전의 충격으로 부러진 듯 구부러져 있었다. 지나는 무서워 죽을 것 같았다!도윤이 언제 이렇게 잔인해 진 거야?지나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당신이 백기현, 맞지? 장주호 부하?” 도윤이 차갑게 물었다.“너.. 너 누구야?”그 말을 듣자 기현의 심장은 뛰기 시작했다.어쨌든, 주호는 막강한 배경이 있는 사람이었다. 인천의 트윈 그룹 사장, 우재의 운전기사였었다.이 때문에, 주호를 알게 된 후, 기현은 모든 분야에서 성공하며 잘 나갈 수 있었다.주호는 또한 지금까지 기현의 뒤를 봐주고 있었고 이로 인해 기현은 별 탈 없이 잘 살 수 있었다.누구도 감히 자신 앞에서 주호의 이름을 말할 수 없었다.하지만, 이 애송이가 주호에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기현은 주호에게 전화하는 것이 눈치가 보였지만 안전하게 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그가 전화를 받자, 기현은 주호에게 도윤과 있었던 사소한 일을 설명했다.그러자, 기현의 부하들은 자신들의 보스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그 분이 어떤 분인지 너가 알 필요 없고! 그런데, 살고 싶으면, 내가 경고하겠는데, 방금 세희 아가씨한테 손 댄 사람 손목을 잘라 버려! 그러면 너는 살려줄 지도 모르니까!”주호는 안쓰럽다는 말투로 마지막 말을 전한 후 바로 전화를 끊었다.“백사장님, 무슨 일이래요? 장사장님이 뭐라고 하세요?”기현의 부하는 기현의 얼굴이 겁에 질린 것을 보자 참지 못하고 다급하게 물었다. “젠장! 이 빌어먹을 김준열 새끼가 나를 궁지로 몰았어!”그리고는 기현은 화가 나서 핸드폰을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한편, 이러는 사이 도윤은 세희의 손을 잡고 빨리 데리고 나왔다. 세희는 사촌들에게 일이 잘 해결되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원래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그녀는 방금 일어난 일에 겁을 먹었고 모임을 즐길 기분이 전혀 아니었다. 그래서 그때 도윤과 함께 자리를 먼저 뜨기로 결심했다.애초부터 모임에 흥미가 없었던 지나도 같은 마음이었다.게다가, 도윤은 이미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나로서는 더 이상 이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도윤과 같이 나가기로 했다.이때 준열은 질투심에 불타올랐지만 그보다 충격을 먹었다.“일이 어떻게 된 거야?”그들이 말을 맞춘 대로라면 도윤은 이때쯤 굴욕과 망신을 당했어야 했다. 도윤이 망신당하는 것을 보려면 사람들을 모두 데리고 나오는 게 아니었나?백사장은 뭐 한 거야? 일 처리를 어떻게 한 거야?준열은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난 상태로 기현의 방으로 갔다.“뭐 하는 거예요?”준열이 기현에게 차갑게 물었다.준열은 기현의 부하 중 한 명이 검붉은 끈적끈적한 피로 얼굴이 뒤덮인 채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고 충
“노스베이 해안은 너무 큰 지역이야. 벌써 시간이 꽤 흘렀네. 미나는, 아마…”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도윤의 설명을 모두 듣자, 지나는 눈에 띄게 충격을 받았고 걱정을 했다.도윤의 어두운 표정을 보자 그녀는 말을 삼갔다.지금 지나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비록 전에 미나가 라이벌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지나는 미나가 정말 좋은 여자였고 도윤이를 많이 사랑했다는 점은 인정했다.놀랍게도, 지나는 미나에게 그런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자 기분이 안 좋았다.‘슬픔 감정 뒤에 지나는 약간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이런 상황에 다른 생각을 하는 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충동을 뿌리칠 수 없었다.도윤은 지나와 오랫동안 있어주지 않았다.미나에 대해 이야기를 한 후 도윤은 보다 낙담한 듯 보였다.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도윤은 방으로 돌아왔다.도윤은 내일 오후에 할머니를 뵙기 위해 김씨 가문 저택에 돌아갈 예정이었다.다음 날, 인천에 있는 김씨 가문 저택 회의실 안.김 씨 가문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 있다.김 씨 가문은 가족 사업을 운영했기에 회사의 임원들은 모두 김씨 가문 사람들이었다.이런 비즈니스 모임은 늘상 있는 일이었다.“최근 들어 김 씨 가문의 위상이 점점 더 떨어지고 있어. 우리 가문은 4대 가문 중 1순위였다. 하지만 지금은? 김 씨 가문 연간 수익은 보긴 했니? 그래,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3대 가문 중에서 1순위라고 말하긴 하지만, 진짜로 우리 가문이 그 정도가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80대 여성 노인이 우렁차고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그녀는 후손들과 손주들을 차갑게 바라보았다.그녀는 지팡이를 바닥에 크게 쾅하고 두드렸다.“나는 점점 나이가 들고 있고 언제 죽을지도 몰라. 내가 어떻게 우리 가문 재산들을 다 너네들 손에 맡기고 갈 수 있겠니, 어? 대답해 보거라! 어떻게!” 여성 노인이 말했다.그녀는 김 씨 가문의 가장이
세희의 고모가 그녀를 보고 웃고 조롱하기 시작했다.한편, 세희의 엄마는 방 한쪽에 서 있기만 할 뿐 딸을 위해 감히 나서지 못했다. 그녀는 그저 얼굴에 인상을 잔뜩 쓰고 있었다.그녀는 세희에게 도윤이를 데려오지 말라고 여러 번 말했었다. 하지만, 세희는 그녀의 말을 듣지도 않고 기어코 도윤을 여기에 세워놨다.“셋째 고모, 여섯째 고모, 남자친구 아니에요. 제 사촌 도윤이에요!” 세희가 대답했다.“뭐? 도,,,도윤이?!”“걔 맞네!”세희가 말을 하자 거실은 침묵이 엄습했다.모두가 도윤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그들은 유리가 쌍둥이 도희와 도윤을 낳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떠난 후, 20년 만에 둘 중 한 명을 보는 것도 처음이었다.“그 여자가 이렇게 잘생긴 아들을 낳다니 참 축복할 일인네!”여자들 중 한 명이 비웃으며 말했다.“도윤아, 내가 소개시켜 줄게. 여기는…”세희가 친척들에게 도윤을 소개하기 시작했다.도윤은 한 명씩 예의를 갖추며 인사를 했다.하지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네 번째 삼촌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가 그를 무시하고 있었다.“왜 다들 서 있어? 앉지 않고!”한 할머니가 보조인의 부축을 받으며 거실로 들어오며 소리쳤다.“엄마, 여기 와서 좀 보세요! 사랑하는 손녀, 세희가 글쎄 생신이라고 선물을 가져왔지 뭐예요? 그 여자 아들이 엄마 보러 왔어요!”유경이 김여사를 보며 조롱하는 미소를 지으며 달려갔다.“뭐?”김여사는 곧바로 몸을 돌려 도윤을 보았다.어렸을 때 이후로 도윤은 할머니를 처음 보았다.당연스럽게, 그는 사랑하는 할머니를 보는 것에 살짝 들떠 있었다.“할머니!” 도윤이 소리 쳤다.그가 할머니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자 김여사의 손이 살짝 떨렸다. 그녀는 아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이름이 도윤이라고, 맞니? 누나는 어딨고?”김여사는 숨을 깊게 내쉬고는 자리에 앉았다.“누나는 지금 해외에 있어요. 아직 안 돌아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