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책에 쓰인 주소를 따라가자, 도윤은 한 구멍가게를 발견했다.하지만, 당황스럽게도 장사를 닫은 지 몇 년은 더 되어 보였다. 가게 문도 굳게 닫혀 있었다!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던 도윤은 가게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번을 노크했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누군가 안에 살고 있을 거라는 희망이 사라졌다.도윤이 낙담하여 막 떠나려 할 때, 갑자기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고개를 돌려보니, 도윤은 아무도 문 앞에 서 있지 않았다.순간적으로 얼어붙었지만, 도윤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구멍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안은 칠흑같이 어두웠고 강한 곰팡이 냄새가 가게 내 전체에서 풍겨 나왔다… 청소가 절실히 필요해 보였다…반겨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닫자, 도윤은 먼저 말을 하기로 했다. “추용백 선생님? 계시나요? 저는 이씨 가문 후손입니다!”“들어와라!” 가게 안쪽 깊은 곳에서 거친 목소리가 대답했다. 대답을 듣자, 도윤은 뛸 듯이 기뻤다. 맞게 찾아온 듯 보였다!그렇게 도윤은 목소리가 나는 방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방 입구에 들어서자, 정말로 샤워가 필요해 보이는 한 노인이 앉아 있었고 그의 주변에는 맥주 여러 병이 흩어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방 전체에서 술 냄새가 진동했고, 도윤은 지저분한 노인의 머리를 바라보며 몸을 떨지 않을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도윤은 눈앞에 있는 사람이 실제로 추용백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어쨌거나, 공책에 따르면, 용백은 지배자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사실, 그는 도윤의 ‘할아버지’보다 훨씬 더 강했을지도 모른다.그 대단한 사람이 어떻게 이런 꼴이 된 거지….?뭐가 됐든, 도윤은 목을 가다듬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저…추용백 선생님이 맞나요…?”그 말을 듣자, 용백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리며 도윤은 보았다… 그의 얼굴의 대부분은 산발이 된 머리로 덮여 있었기에 도윤은 그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이씨 가문의 후손이라고…. 그래서, 이도필 그 노친네가 너한테 누구인 거야?” 용백이 담담한 어조로 물었다. “그 노친네요…?” 도윤은 순간 당황하며 말을 더듬었지만, 용백이 아마 그의 ‘할아버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할아버지’를 아마 그렇게 불렀던 것 같다.“제 할아버지입니다!” 도윤은 내키지 않았지만, 대답했다. 그 개자식을 할아버지라고 다시는 부르고 싶지 않았지만, 용백에게 오만 왕국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다른 방법은 없었다. “하하! 지금 할아버지라고 했어? 이도필이 얼마나 많은 자식과 손주들이 있는데! 그 오랜 시간 동안 나를 찾아온 사람이 왜 너뿐이야? 다 필요 없고, 여기 온 이유나 말해!” 용백이 경멸하는 어조로 비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용백은 도필을 정말로 증오하는 듯 보였다…
“…그게, 일단, 제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습니다. 이씨 가문도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요… 그러니, 제 가문을 대표해서가 아니라, 저를 위해서 온 겁니다. 그리고 이곳에 온 이유는…. 여쭤볼 게 있어서요… 정말로 오만 왕국에 어떻게 갈 수 있는지 아시나요…?” 도윤이 물었다.그 말을 듣자, 용백은 말이 없어졌다. 한참 동안 도윤을 바라보다,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알고 있다면?”“만약 알고 계신다면, 그 장소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애초에 제가 오만 왕국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냐면, 오래된 가문 공책에서 그 왕국에 대해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공책에 선생님께서 그 왕국에 가본 적이 있다고 쓰여 있었어요!” 도윤이 대답했다. “…어이, 미안하지만, 그곳에 대해서 아무것도 말해줄 수 없어! 다른 할 말 없으면, 어서 나가!” 어떠한 도움도 주길 꺼리며 용백이 소리쳤다. 그 말을 듣자, 도윤은 무력감을 느꼈다. 그렇지만, 용백이 그곳에서 어떤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게 틀림없다고 느낄 수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 오만 왕국에 대해 이렇게 적대적일 수 있을까?그런데 도윤은 이 노인에게 말하는 것을 강요해봤자, 좋을 게 없다는 것을 알았다.밀어붙이면, 얻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도윤은 부드럽게 나가기로 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도윤은 구멍가게에서 나왔다… 그리고 잠시 후, 음식과 맥주 몇 병을 손에 들고서 돌아왔다.이것이 용백에게 자신의 진심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랐다…조금이라도 용백이 마음의 문을 열기를 기도하며, 도윤은 용백 앞에 음식과 맥주를 놓았다. 맥주 한 캔을 따서 용백에게 건네며 도윤이 말했다. “선생님,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잘 알기에 제가 많이 존경하고 있습니다. 맥주와 음식을 좀 드시면서 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실 수 있을까요?”주변에 널브러져 있는 수많은 맥주병을 보고 도윤은 어렵지 않게 용백이 술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아마 술은 그의 무언의 고통을 덜어주었을지도 모른
한참을 도윤을 바라보다가, 용백은 긴 한숨을 내쉬며 도윤이 건네는 맥주 한 캔을 들이켰다. 몇 모금 마신 후, 용백이 입을 열었다. “…넌 이도필과 다르구나. 전혀 그 자식의 손자 같지가 않아! 그렇게 평생을 계산적으로 살아 놓고 이도필도 죽음을 피해 갈 수 없었던 거지!”‘할아버지’를 향한 용백의 편향된 감정에, 도윤은 화제를 바꾸어 물었다. “선생님, 오만 왕국에 대해 아시는 게 있으면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거긴 어떤 곳이죠…?”그 질문이 나올 것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용백은 그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꼬맹아, 왜 오만 왕국에 이렇게 관심이 많은 거야? 솔직히 말해봐라… 진지하게 거기에 가려는 건 아니지?”“맞습니다, 선생님! 저는 이씨 가문 유전의 힘을 얻고 싶습니다!” 도윤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러니까 정말로 그 힘을 좇고 있다는 거군… 이런 면에선 이도필과 아주 비슷해. 어쨌거나, 그 자식도 유전의 힘을 얻고 싶어 했으니까. 그런데, 내가 말해주지. 오만 왕국은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단순한 곳이 아니야! 우리 같은 인간들은 절대 갈 수 없는 곳이다!” 용백은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감정을 실어 넣는 것처럼 보였다.눈썹을 약간 치켜 뜨며, 도윤이 물었다. “…왜 그런 거죠…?”“내가 대단한 사람인 걸 알고 있다고 말했지? 그런데, 그런 내가 거기서 죽을 뻔했어! 더군다나, 오만 왕국에 있었을 때, 내 얼굴 대부분이 무너졌다고!”
그러자, 용백이 한숨을 쉬며 머리를 옆으로 넘겼고 완전히 화상을 입은 그의 얼굴이 드러났다.좁은 미간과 기형적인 코와 입을 제외하고 모든 얼굴이 완전히 검게 그을려 있었다. 물론, 이 모습에, 도윤은 충격 받았다. 어쨌거나, 용백처럼 강한 사람이 오만 왕국에서 이런 끔찍한 부상을 입었다니… 그곳은 정말로 위험한 곳인 듯 보였다. 그런데도 용백은 진지한 목소리로 이어서 말했다. “다시 말하지만, 오만 왕국에 대해 더 알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유전의 힘 같은 건 다 잊고 그냥 네 삶을 잘 살아라… 아니면, 내 꼴이 날지도 몰라!”도윤은 용백의 마음을 이해했지만, 그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도윤은 용백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정중하게 요청했다. “다 저를 걱정해서 하시는 말씀인 거 잘 압니다… 하지만, 저는 꼭 가야 해요. 그러 러면, 오만 왕국으로 갈 수 있도록 비석을 열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그 말을 듣자, 용백은 자포자기하며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이도필과 닮지는 않았지만, 고집은 똑 닮았군… 그렇게 죽고 싶은 거면, 그래라! 네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어!” 용백이 말하자, 도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사실, 오만 왕국 문을 여는 데에만 용백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곳에 도착하면,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해야 했다. 자신을 따라다니며 용백이 목숨을 무릎 쓰지 않도록 하고 싶었던 건 사실이지만, 솔직히 도윤은 그와 함께 떠나면, 그의 술 문제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걱정이 많았다.
잠시 후, 도윤과 용백의 표정이 굳어졌다.두 사람은 밖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엄청난 살기를 감지했다. “…꼬맹이, 널 따라온 것 같군! 너 적으로 둔 사람이 많은 거야?” 용백이 중얼거렸다. 용백은 수십 년 동안 자취를 감추고 살았기에 그를 쫓을 적이 없었다. 그러니, 이 살기를 내뿜는 사람들은 당연히 도윤을 따라온 것이었다. 도윤이 린구시에 왔다는 소식이 이렇게 빠르게 퍼졌다니… 도윤은 누군가가 이렇게 바짝 추격해 왔을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상대편은 계속 이렇게 그를 관찰하고 있었던 건가…?도윤은 그저 고개를 숙이며 겸연쩍게 말할 뿐이었다. “선생님, 곤란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먼저 일을 처리할 수 있게 해주세요!”그리고 도윤은 구멍가게를 나가 문 옆에 섰다. 그 시각, 이미 날은 어두워져 있었고 꽤 어두컴컴했다. 도로에는 개미 한 마리 지나가지 않았기에 상황은 더 으스스했다. 사방에 위험이 깔린 느껴졌다. 도윤이 잠시 생각에 잠겨 있을 그때, 칼 여러 개가 그를 향해 날아왔다!도윤은 칼을 피할 수 있었지만, 칼은 그의 뒤에 있던 문에 꽂히고 말았다. 너무 어두웠기에 범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검은색 도복을 입은 위협적으로 생긴 남자들이 잠시 후 도윤 앞에 그림자의 형태로 모습을 보였다!그들 모두 손에 장검을 들고 있었고 빠른 속도로 도윤을 에워쌌다….
무장한 남자들은 절대 약한 무리가 아니었지만, 도윤의 상대가 되진 않았다. 하지만, 흐릿한 형체가 갑자기 구멍가게에서 달려 나왔고, 도윤도 그렇고 모두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도윤의 앞에 멈춰 서서, 그 형체는 손바닥으로부터 충격파를 발사했고 검은 도복을 입은 모든 사람이 날아갔다!그들이 땅에 쿵 하고 떨어졌을 땐, 모두 숨을 거둔 상태였다. 물론,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용백이었고 그의 실제 힘에 도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도윤은 애초에 용백이 도윤을 도와 남자들을 상대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뭐가 됐든, 용백은 다소 경멸적인 시선으로 도윤을 보며 말했다. “어이, 왜 이런 쓰잘머리 없는 인간들이랑 시간 낭비하고 있어? 오만 왕국에 가려면 내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어? 가자!”그 말을 듣자, 도윤은 바로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어쨌거나, 도윤은 용백처럼 이 사람들을 가볍게 진압하지 못했다.뭐가 됐든, 용백이 이 사람들을 처리해 주었으니, 도윤은 걱정거리 하나를 덜게 되었다.그런데도, 도윤은 용백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의 힘은 여전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용구 시로 떠났다. 비행기에 탑승하자, 도윤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선생님… 공책을 보면, 오만 왕국에 가는 비석이 안라산 정상에 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그렇지. 그게 활성화되면, 오만 왕국으로 가는 문이 열릴 거야!” 용백이 대답하자, 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용구시에 도착하자, 두 사람은 바로 차에 몸을 싣고서 안라산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안라산에 도착했을 때, 용구 시 가장자리에 위치한 어떤 방 중앙에는 무릎 꿇고 앉아 있는 검은 도복을 입은 남자가 보인다. 그 남자는 손에 홀을 든 채로 도복을 입고 있는 다른 남자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잠시 후, 무릎을 꿇고 있던 남자가 바로 보고했다. “제가 알아본 바로, 이도윤은 이미 린구시를 떠나 이제 용구 시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사부님! 이미 안라산으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한 게 분명합니다!” 그 말을 듣자, 도복을 입은 남자가 단호하게 물었다. “…안라산이라고? 도대체 왜 거기를 가는 거지?”“저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무언가 중요한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도윤은 굉장히 강한 남자와 함께 있습니다. 이도윤을 습격하기 위해 보낸 저희 쪽 자객들이 그 사람 공격 한 방에 모두 죽었습니다!” 무릎을 꿇은 남자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그 말을 듣자, 도복을 입은 남자는 분노하며 코웃음 쳤다. “이도윤, 무슨 꿍꿍이야… 됐어. 차 대기 시켜! 내가 안라산으로 가야겠어!”“네!” 검은 도복을 입은 남자는 대답을 하고 두 발로 일어서 복도를 걸어 나갔다.도윤과 용백을 보자. 잠시 후, 두 사람은 산 끝자락에 도착했다. 지체할 이유가 없었기에, 두 사람은 바로 등산을 시작했다. 한 세 시간 후, 그들은 마침내 산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던 도윤은 산 가장 꼭대기에 있는 녹색과 흰색이 섞인 비석을 볼 수 있었다… 저게 용백 선생님 말씀하시고 공책에 나와 있던 건가…?자세히 들여다보니, 비석에는 여러 무늬와 알 수 없는 상형문자들이 새겨져 있었다. 용백은 주변을 수색 중이던 도윤을 보며, 시간 낭비라고 여기며 바로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꼬맹이, 우리 이제 도착했다. 이 비석이 널 오만 왕국으로 데려다 줄 거야… 준비됐어?”“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