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말을 하고 도윤은 은미를 따라 어딘가로 갔다. 은미가 도움을 청하고 싶은 일이 그저 앵무새 한 마리를 옮기는 일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살짝 당황했다. 이 앵무새는 사람의 말을 분명 흉내 낼 수 있었지만, 무슨 이유에선가 이곳에 오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당시 악의 황소가 도윤을 두려워했던 것을 떠올리며, 은미는 이 새도 분명 도윤이 있으면 틀림없이 겁을 먹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윤에게 같이 옮겨 달라고 부탁한 이유였다!은미가 더는 귀찮게 하지 않길 바라며 도윤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가 해달라는 대로 했다. “그런데, 네가 곽 씨 가문이랑 친분이 있었다니! 이도윤, 이번에 너 나한테 정말 고마워해야 해! 널 부른 이유는 이 앵무새 옮기는 것 때문만은 아니야…” 지하 공간을 내려가며 은미가 살짝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어? 그러면 왜?” 도윤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넌 몰랐겠지만 곽 씨 가문과 왕 씨 가문이 꽤 오랜 시간 동안 지금까지 서로 원한 관계에 있어… 내 말은, 곧 왕 씨 가문이 너가 곽 씨 가문 편에 섰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다시 말해서, 넌 지금 죽음을 자초하고 있는 거라고!” 은미가 약간 씁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뭐라고? 그래서 할 말이 그거였어? 하하하! 경고해줘서 정말 고마워!” 도윤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은미야, 이 찌질이 걱정을 왜 해? 너 쟤 좋아하기라도 해?” 일행으로 있던 여자애 한 명이 손으로 입을 막으며 놀려 댔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내가 이런 애를 왜 좋아하냐!” 은미가 이해가 안 된다는 어조로 대답했다. 그렇게 말했지만, 은미는 솔직히 도윤을 좋게 보고 있었다. 어쨌든 착하고 다정한 남자였다. 어쨌거나 왕 씨 가문의 인맥으로 은미를 포함해 나머지 여자애들 모두 사랑 저택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지하 좌석 구역에 다다르자, 그들은 완벽한 좌석 수색에 나섰다. 은미와 함께 있었기에 얼떨결에 도윤도 주요 무대와 가까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솔
국현의 마음은 초초해졌지만, 시율은 그런 윤광을 바라보며 이제 그를 존경하게 되었다. 모든 경기를 지켜본 후, 시율은 마침내 윤광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었다. 점쟁이가 말했듯, 윤광은 엄청난 무술 실력의 소유자였고 평범한 사람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한편 은미는 도윤을 살짝 한심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신윤광이 거만한 건 맞지만, 잘생긴 건 부정할 수 없어! 왜 시율이가 빠졌는지 알 법도 해! 너가 이 말을 들으면 질투가 날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네가 시율이 좋아하는 거 다 알아!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계적인 힘과 영광을 얻은 사람은 신윤광이네! 넌 기회조차 없었어!”도윤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피식 웃었다. 시작 전부터 자리에 앉아서 모든 경기를 자세히 보고 있었지만 정말 신윤광보다 더 강한 사람이 없는 건지 궁금했다. 어쨌거나 이곳은 굉장한 행사였다. 그런데 그저 1급, 2급, 3급 도사들만 참여할 리가 없는데..?‘분명 더 강한 사람이 왔을 텐데!’ 도윤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생각 때문에 도윤은 아직 나서지 않고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뿐이었다. 국현이 체념한 듯 미소를 짓고 있을 때, 종석은 주변을 힐끔힐끔 바라보며 뒤통수를 긁으며 중얼거렸다. “아 정말 답답하네! 도사님 어디 가신 거야? 곧 축제가 끝날 텐데!”눈을 감고 팔짱을 낀 채 윤광이 링 위에 서 있는 모습을 보자, 종석은 더 화만 날 뿐이었고 그를 화나게 하는 건 윤광뿐만이 아니었다. ‘저 개자식, 멋있는 척은 다 하고 있네..!’‘거들먹거리는 꼴하고는..!’많은 사람이 같은 생각 하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감히 큰소리를 내지 못했다. 애초에 그 정도 능력도 없었다. 잔뜩 긴장한 종석의 모습을 보자, 곽 씨 가문 가까이에 앉아 있었던 국현이 고개를 돌려 가문 사람들을 보며 비웃었다. “오? 곽 씨 가문은 내보낼 사람이 아무도 없나 봅니다? 아니면 능력 있는 사람이 없는 건가요? 아, 지금 보니 그냥 경기를 보러 오신 거였군요!”“아…
“…저 사람 누구야…?” 많은 사람이 비명을 지르며 당황한 채로 소리쳤다. 윤광도 커다래진 눈으로 노인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소리쳤다. “.당…당신은..! 당신 살아 있었어? 장가호?”그 말을 듣자, 국현은 두 발로 일어서며 부푼 뺨을 잡고서 중얼거렸다. “…가…가호…? 죽음의 신…?!”신 씨 가문의 대표, 신현백도 그 노인을 알아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완전히 당황한 현백은 불안한 눈빛으로 아들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윤…윤광아! 위..위험해! 어서 물러서!”시율은 윤광이 위험할까 초조해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아버지, 제 걱정 마세요! 스스로 모습을 드러냈으니, 오늘 제가 이 악마 자식을 무너뜨리겠어요!”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윤광이 대답했다. 이렇게 강한 적수를 드디어 만나게 되자 그는 약간 흥분되기도 했다. “놀랍군! 정말 놀라워! 하하하! 사실 네가 멍청할 거라고 예상했었지만 이 정도로 생각이 없을 줄이야! 내가 살아온 300년의 세월을 통틀어 가장 멍청한 인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어!” 윤광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웃음을 멈추지 않고서 가호가 말했다. 며칠 전에 가호는 도윤에게 심한 상처를 입었다. 자존감과 힘의 부분 둘 다… 그랬기에 그는 오늘 이 성대한 행사에서 그의 권위를 회복하고자 했다. 그런데도 그는 도윤이 어느 거대 가문 중 하나에 속할 거라고 생각하고서 계속 그를 찾아 다니느라 바빴다. 물론 도윤의 머리카락 한 올조차 찾지 못했고 오히려 가호는 더 안심이 되었다. “나 신윤광 오늘 여기서 당신 살가죽을 다 벗겨버리겠어!” 두 주먹을 꽉 쥔 채, 입꼬리를 떨며 윤광이 쏘아붙였다. 그러자 강풍이 불어오기 시작하며 윤광 주위를 맴돌았고 공격할 준비를 하는 윤광의 긴 머리는 우아하게 춤을 추는 듯 보였다. 윤광의 적극적인 공격 태세에도 시율은 여전히 걱정이 되었기에 소리쳤다. “조심해요, 윤광 씨!”솔직히 말해서 시율은 윤광의 성질머리가 조금 마음에 안 들었기 때문에 자신이 이 남자를 좋아할
머리를 가로 저으며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웃으며 가호가 말했다. “완전 등신! 애초에 나와 상대가 될 줄 알았어? 그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그리고 노인은 손이 손을 들어 올리고서 손을 대지도 않고 윤광을 허공으로 띄웠다. 온몸이 굳은 상태에서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는 윤광을 바라보며 링 아래에 있었던 시율이 서둘러 소리쳤다. “아, 아빠! 빨리 저 악마 자식 좀 어떻게 해봐!”딸의 애원을 들었지만, 국현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가호는 고개를 돌려 누가 윤광을 위해 목소리는 내는지 보았다. 시율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그는 잠시 말없이 있다가 입을 뗐다. “아가씨, 당신도 꽤 타고난 것 같네. 좋아, 이렇게 귀족이니 내가 둘 다 빨아 먹어야겠어!”말이 끝나기 무섭게 웃는 가호에 시율이 반응하기도 전에 가호는 다시 손을 사용해 그녀를 허공으로 들어 올려 링 위로 끌어왔다!그 모습을 보자, 국현은 미칠 듯한 초조함을 느끼며 바로 소리쳤다. “제… 제가 이렇게 빌겠습니다, 웃음 도사님..! 제발 저희 딸만은 살려주세요…!”노인에게서 발버둥 치려고 애쓰는 시율을 바라보며 내내 옆에 서 있었던 은미가 소리쳤다. “시.. 시율아!”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로 국현이 이어 말했다. “가문들과 적이 되고 싶은 건 아니시잖아요, 웃음 도사님? 그리고 제 딸은 훈련 영역과는 전혀 상관없는 아이입니다! 이 아이를 해칠 이유가 없어요...!”그 말을 듣자, 가호는 잠시 인상 썼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크게 웃으며 대답했다. “이 애를 그냥 놓아주면 내 손이 다소 민망해지지 않겠어? 이건 어때? 죽을 사람을 선택하게 해 줄게! 신윤광이야, 왕시율이야? 너희 둘이서 한번 정해볼래? 그래도 왕 씨 가문 봐서 이 정도 해주는 거야! 하하하!”시율은 여전히 무서웠지만 기대에 찬 눈으로 윤광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윤광이 바로 비는 모습을 보자 시율은 얼굴이 창백해지고 말았다. “선, 선생님! 제… 제발 절 놓아주세요...! 시율이는 그냥
광선이 링 위를 내리치자 링 표면이 갈라지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인 소리를 냈다!자리에 있던 모두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깔끔하게 반으로 갈라지는 소리를 또렷이 들었다.그리고 닌자 옷을 입은 중년 남성이 뿌연 연기 속을 뚫고 나왔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중년 남성을 보고서 가호는 바로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당신이었어? 백철산!”그 말만 들어도 가호가 이 남자와 아는 사이인 것은 분명했다…그런데도 윤광이 이 남자를 보자 그는 마치 한 줄기의 희망이라도 본 듯 소리쳤다. “백도사님! 제발 살려주세요...!”방금 전 닌자의 공격으로 윤광과 시율은 가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윤광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철산에게 달려가 그의 뒤에 서고는 이를 악물며 가호를 노려보았다. 눈꺼풀이 약간 떨며 가호는 두 손을 허리에 대고서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아주 재밌어지는군! 아주 재밌어! 금빛 호랑이 엘리트 닌자로 악명 높은 백철산이 이런 신 씨 가문처럼 작은 가문을 피난처로 두고 있었다니 말이야!”“네 말이 맞아. 이제 내가 물어볼 차례야. 당신도 득도를 위해 훈련 중인 명성이 자자한 사람이잖아, 안 그래? 왜 이런 꼬맹이들 가지고 일을 이렇게 크게 만들고 있어? 제대로 된 적수를 찾고자 하는 거였다면, 나를 찾았어야지! 됐고, 이제 내가 여기 있는 한, 신 대표에게 손가락 하나 까딱 못할 줄 알아!”뭐가 됐든, 이 둘은 최고 중의 최고라는 건 분명했고 이 둘의 대화만으로 지하 공간 전체를 숨죽이게 만들기 충분했다. 금방이라도 이 둘 사이에서 엄청난 전투가 벌어질 것 같았기에 그 누구도 말은 고사하고 숨조차 크게 못 쉬었다...하지만 정말 놀랍게도 그저 웃으며 가호가 다시 입을 뗐다. “여기 나, 두려움 따위는 느끼지 않는 장가호가 금빛 호랑이 닌자를 상대하기 참 난감하네. 너 따위가 날 겁줄 수 없다는 거 잘 알고 있을 텐데 말이야. 그런데 나는 일단 적어도 금빛 호랑이에 어떠한 문젯거리도 만들고 싶지 않아. 그러니,
은미가 흔들자, 도윤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서 은미를 바라보았다. 사실 조금 전 몸에 있는 다섯 개의 디스크가 다시 나타나는 바람에 도윤은 이 상태에 빠져들어 있었다. 그랬기에 도윤은 차분한 마음으로 온 신경을 집중하며 싸움의 모든 상황을 지켜볼 수 없었다. 조금 전 일어나는 일에 대해 자각하고 있었지만, 디스크에 온 신경이 쏠리는 바람에 그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이었다.“왜 나를 봐? 저기 밑을 봐야지! 지금 너 친구 죽게 생겼어!” 은미가 할 말을 잃은 상태로 말했다. “내 친구 아닌데… 그냥 내 제자야.” 은미의 지나친 걱정이 살짝 재밌다고 느끼며 도윤이 웃으며 대답했다. “…제자라고? 너 아직 잠 덜 깼어?!” 친구들이 이상한 눈으로 도윤을 바라보자 은미는 체념한 듯 중얼거렸다. “그런 거 아니야. 내가 말 안 했었나? 그나저나 조금 전에 챙겨줘서 고마워, 은미야! 이제, 난 내 제자를 구하러 가 봐야겠다!” 이제 구경꾼 자리에서 떠날 준비를 하며 도윤이 대답했다. 현재 해인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있는지를 보자 도윤은 그녀에게 큰일이 나기 전에 서둘러 일에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도윤이 움직이려고 하기 전에, 은미가 도윤의 소매를 잡고서 말했다. “이도윤, 뭐하는 거야? 이렇게 조심성 없이 돌아다니면 안 돼! 저 사람들이 널 죽일 거야!”껄껄 웃으며 도윤이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괜찮아, 내 걱정은 하지 마!”그리고서 도윤은 천천히 링 위로 걸어가기 시작했다…이제 모든 일을 끝내고 가호가 해인과 시율을 데려가려고 하던 바로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 있었어? 웃음 도사!”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를 알아듣고서 가호는 번개를 맞은 듯 미친듯이 다리를 떨기 시작했다.정말로 그자가 맞는지 확인하려 고개를 돌리자, 악몽이 시작된 것을 깨달으며 가호의 두 눈이 커다래졌다… 도윤이 천천히 링 위로 걸어오고 있었다!“…음? 잠깐만… 또 너야?” 도윤이 천천히 그를 지나쳐 걸어가
가호가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게 뭐야? 이 엄청나게 강한 악마 같은 3급 도사가 장가호가 아니었나? 시도조차 안 해보고 이 어린 남자애 앞에서 바로 무릎을 꿇는 거야? 이게 말이 돼?얘…얘가 도대체 누구길래….?관중 속에서 사람들은 속닥거리기 시작했고 시율은 여전히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무릎을 꿇고 있는 노인에게로 걸어오는 도윤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이 순간은 시율을 포함하여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뭐가 됐든, 도윤은 이제 더 이상 강력한 기운을 숨기고 있지 않았고 이 기운을 느낀 사람들은 모두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뛰고 있었다. 물론 시율도 예외는 아니었다. 도윤 앞에서 가호가 무릎을 꿇는 모습에 충격에 빠진 철산의 눈꺼풀은 빠르게 떨리고 있었고 다가오는 청년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노인 앞에 서자, 도윤은 손을 꺼내 마치 장난꾸러기 아이를 벌 주듯 가호의 머리를 잡았다. “자… 그때 내가 죽이려고 할 때 왜 얌전히 있지 않았던 거지?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상이라도 한 거야? 그런데 누가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에 내가 정신이 팔린 사이 너가 도망갔지…” “제…제발요…! 도망친 건 잘못했습니다! 제가 그랬으면 안 됐어요!”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며 가호가 울부짖었다. “정말 어른답지 못했어, 안 그래? 내가 죽이고 싶어 하는데 도망가면 안 돼지, 안 그래?” 도윤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네… 맞습니다!” 가호의 몸은 이미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리고 있었다. 그 말을 듣자, 도윤은 관중을 보며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어쨌든 저는 오늘 통치권을 얻기 위해 곽 씨 가문 대표로 나왔습니다! 이의가 있으신 분은, 제게 도전하시면 됩니다”잠시 뜸을 들이다가 뒤통수를 긁으며 이어 말했다. “아 그리고 이 말을 까먹을 뻔했네요. 한 명씩 덤빌 필요 없습니다. 동시에 달려드세요! 원한다면 말이죠!”도윤의 순수한 미소를 보자 링 밑에 있던 사람들은
도윤의 물음은 무시한 채로 철산은 그저 잠시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의 눈에는 순간적으로 불꽃이 보였고 철산이 소리쳤다. “불타는 칼날!”그러자 카타나는 도윤이 잡고 있는 칼날 끝을 향해 빛이 타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화염이 도윤에게 다가가려던 찰나에 절망스럽게도 갑자기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불이 꺼지고 말았다!“…뭐…뭐야…? 이렇게 먼 곳에서 가능하다고?” 철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커다래진 눈으로 도윤을 바라보며 말을 더듬었다. 도윤은 계속 칼을 쥐고 있는다면 철산으로부터 어떠한 정보도 얻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깨닫고 칼날을 잡은 손의 힘을 풀었다. 그러자 철산은 몇 발짝 뒤로 물러났다. 그 순간, 신 씨 가문 사람들이 앉아 있던 자리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거의 바로 일곱 사람의 그림자가 하늘 높이 뛰어올랐고 “도사님!” 이라고 소리치며 단 일초 만에 모여들었다. 도윤이 보기에 복면을 쓴 일곱 남자 모두 닌자 같은 옷을 입고 있었고 저마다 쇠칼을 들고서 살기를 내뿜었다. 마음을 차분히 하고 철산은 고개를 돌려 도윤을 보며 말했다. “자, 있지… 모르고 있었나 본데, 탄라산은 금빛 호랑이에서 아주 중요한 곳이야… 그러니, 너가 그 지역을 통치하고 싶다고 한다면, 그건 금빛 호랑이 사람들을 모두를 분노케 하는 짓이야… 그런 걸 원하는 건 아니잖아…?”“흠? 그래, 그래…” 도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흠이라고? 그래서 이제야 겁이 나기 시작했어? 머리가 잘 돌아가는군. 어쨌든, 우리 이제 좀 앉아서 서로 얘기를 나누는 거 어때?” 철산이 도윤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겁이 나냐고? 오해한 것 같네. 나한테 그런 말을 하다니” 도윤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대답했다. “…뭐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철산이 당황하며 물었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에는 당신을 건들 계획은 없었거든. 그저 어디서 왔고 어떤 훈련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만 물어볼 생각이었어. 그런데, 그러기도 전에 당신이 나를 위협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