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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5장

뒤를 돌아 누군지 보아하니, 도윤은 나미가 서 있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다시 생각해 보니 며칠 만에 보는 것이었다.

“나미야, 여기서 뭐해?” 도윤이 물었다.

“아, 오늘 나학철 교수님이 강연한다고 하셔서 우리 반에서 모범생인 애들을 데리고 강연에 오는 일정이 있어서! 너는? 너도 강연에 관심이 있었던 거야?” 나미가 도윤을 보며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미에게 있어 도윤을 보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었다. 사실, 나미는 잠이 안 오는 밤마다 항상 도윤에게 전화를 걸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묻고 싶었다. 도윤이 어떻게 지내는지 그때 그때 알 수는 없었지만 나미는 도윤에 대한 더 깊은 감정을 키우고 싶지 않았기에 그를 피하고 있었다.

도윤도 자신에 대한 나미의 감정을 잘 알고 있었다.

잘 알면서도 나미는 도윤이 미나에 대한 마음이 한결 같다는 것을 알았다. 도윤이 미나를 찾는데 있어 그 어떠한 것도 걸림돌이 될 수 없었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절대 대답하지 않을 것을 알았다. 그는 그저 미나가 아닌 그 외에 것에 아무 관심도 없었다.

그럼에도 나미는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서 도윤과 함께 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채로 살았다. 그 때문에, 도윤이 가는 곳이면 그 곳이 어디든 함께 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아니야. 나는 나교수랑 의논할 일이 있어서 온 거야!” 도윤은 나미에게 있는 그대로 사실을 전했다.

그 둘이 오늘 이렇게 마주친 건 너무나도 우연이었기 때문에 강당에 들어서서 자리를 찾아 앉으며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곧 도윤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장교수에게 온 전화인 것을 확인하고 도윤은 전화를 받았다. “네, 장교수님. 무슨 일이시죠?”

“아, 네, 강연을 기획한 두규현 이사장님이 선생님께서 여기 오셨다는 것을 아시고선 나교수와 선생님께 VIP 석을 준비해 두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VIP석으로 오실 수 있을지 여쭈어 보려고 전화 드렸습니다.” 장교수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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