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비행기를 타고 창해시로 돌아가 예씨 가문에 복수한다고 했는데? 왜 다시 돌아온 거지? “왜? 난 오면 안 돼?” 예우림은 환히 웃으며 말했다. “아니면, 날 환영하지 않는 건가?” 엄진우는 다급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누구를 환영하지 않아도 당신을 환영하지 않을 수가 없지. 당신은 내 밥그릇을 들고 있잖아.” “앉아, 예 대표. 난 서 있으면 돼.” 엄진우는 다급히 자기 자리를 내주었다. 그러자 예우림도 사양하지 않고 그 자리에 앉아 턱을 높이 쳐들었다. 완벽한 그녀의 옆모습에 금복생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참 뒤, 그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엄 대표, 정말 대단하군. 난 평생 바람둥이로 살았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여자는 보지 못했어.”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요. 내 상사가 어디 가겠어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여자죠.” 세상에서 가장 강한 북강의 명왕을 완전히 사로잡을 수 있는 여자는 오직 그녀뿐이다. “그렇다면 예 대표님이 비담 컴퍼니의 배후 보스라는 얘긴가요?” 금복생은 놀랍다는 표정으로 예우림에게 물었고 예우림은 안색이 약간 붉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금 회장님. 간단히 제 소개부터 드릴게요. 전 창해시 지성그룹의 대표 예우림이에요. 그리고 비담 컴퍼니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죠. 오는 길에 소 대표한테서 들으니 회장님이 비담 컴퍼니와 협력하고 싶다고 하셨더군요. 비담 컴퍼니 모회사의 책임자로서 저는 양측의 더 깊은 협력을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금복생은 예의 바르게 웃으며 말했다. “일단 들어보죠.” “비담 컴퍼니는 현재 지성그룹의 자회사일 뿐이라 제공할 수 있는 자원과 지원이 한정되어 있어 금 회장님의 사업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예우림은 확신에 차서 말했다.“하여 저는...” 이렇게 예우림은 엄진우를 대신해 금복생과 오랜 시간 협상을 이어갔다. 역시나 그녀는 프로 사업가라 엄진우보다 더 폭넓게 문제를 고려했다. 엄진우는 그제야 소지안의 관리 능력이
세 사람은 이렇게 한 공간에서 서로 대치하고 있었다. 엄진우는 상황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여자 정말 화가 난 걸까? 왜 아직도 아무 말 없는 거지? 망했어. 빙산녀를 화나게 했으니 집에 가면 국물도 없는 거 아니야? 참다못한 소지안이 먼저 입을 열어 어색함을 깨버렸다. “두 사람 이상하다는 생각 안 들어? 아까 금 회장님의 표정, 분명 큰일이 난 것 같았어.” 그러자 예우림도 마침내 돌아서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도 그런 예감이 들어.” 금복생의 성격상 수천억 원의 손해를 본다 해도 저런 당황한 얼굴을 하지 않을 것이다. 엄진우가 말했다. “금 회장님 사적인 일일 수도 있으니 일단 묻지 말고 기다리는 게 좋겠어.” 소지안과 예우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엄진우의 말에 찬성했고 세 사람은 잠시 기다리기로 했다. 아무튼 손님을 두고 금복생이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거의 반 시간을 기다렸건만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확실히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 예우림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 역시 한 기업의 대표로 금복생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이때 금복생의 비서가 급히 와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회장님께서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 세 분을 더는 접대할 수 없게 되었으니 사과의 말씀 전하라 하셨습니다. 협력은 계속되겠지만 계약은 다음에 다시 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소지안과 예우림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분명 열정적으로 계약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중단하다니! 다음에 다시 체결하겠다는 말은 듣기 좋은 표현일 뿐, 사실상 취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걸 의미한다. 예우림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금 회장님한테 바쁜 일이 있으시다니 다음에 다시 찾아뵐게요.” 소지안도 한마디 했다. “그래요. 금 회장님께 대신 인사 전해주세요. 고마워요.” 비서는 예의 바르게 응답하더니 인사를 나누기도 전에 돌아서서 다시 떠나려고 했
그 말을 들은 세 사람은 깜짝 놀랐다. 이때 예우림이 중얼거렸다. “금 회장님이 우리 때문에 곤란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네.” 더 놀라운 것은 금복생 같은 최상위 강남 부호가 9대 수진 가문의 대리인에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정말 놀라운 상황이다. “자, 이젠 아셨으니 빨리 회사에서 나가주세요. 지금도 충분히 혼란스러우니 더는 문제를 일으키지 말아 주세요.” 비서는 삐뚤어진 넥타이를 정리하며 분노를 표했다. “하하, 아까는 미안했어요.” 엄진우는 비서를 놓아주더니 빙그레 웃으며 사과했다. “세 분도 회장님을 위해서 그러시는 거라면 더는 뭐라 하지 않을게요. 그러니 빨리 나가주세요. 전 다시 회의실로 들어가야 합니다.” 비서는 더는 엄진우와 얽히기 싫다는 듯 다급히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엄진우는 다시 그를 가로막았다. “저기, 잠깐만요.” 그러자 비서는 화가 나서 말했다. “또 왜요? 빨리 떠나시라고요.” “가는 건 당연히 갈 거예요. 하지만 가기 전에...” 엄진우는 눈알을 굴리며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같은 길이니 우리도 회의실에 데려다주는 건 어때요?” 그 말은 정말 놀라웠다. 비서는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계신 거죠?” 같은 시각, 다이아 그룹 회의실. 금복생은 홀로 수십 명의 정장 차림의 재단 거물들을 마주하고 있다. 그들은 전체 강남성에서 가장 높은 재벌 중 하나로 제경의 권력자들까지 주식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들은 금복생 배후의 가장 큰 투자자들로 투자 금액은 엄청난 숫자에 이르렀다. “늙은 여우들, 적당히 하시죠?” 금복생은 시가를 꺼내 입에 물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당신들의 돈으로 다이아 그룹을 성공시킨 건 맞지만 당신들한테 손해를 끼친 적은 없어요! 몇 년간 당신들이 이 금복생한테서 가져간 이익은 최소 몇 배는 될 거예요.” 강남에서 사업을 하려면 재벌의 투자를 피할 수 없다. 금복생도 처음에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는 금 회장도 잘 알 거야.” 그들은 담배를 털며 오만하게 말했는데 한결같이 승리자의 태도였다. 이 몇 년 동안, 명문가들의 재단은 다이아 그룹의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를 통해 크게 부풀어 올랐다. 특히 다이아 그룹의 주식은 2차 시장에서 천문학적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 만약 그들이 집단으로 철수한다면 다이아 그룹은 즉시 큰 타격을 입고 심지어는 파산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 말에 거만했던 금복생도 이내 기세가 사라졌다. 그의 다이아 그룹은 전국에 퍼져 있고 규모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평소에도 필요한 유동 자금이 상당히 많았다. 만약 갑자기 자금이 철수되면 자금 체인은 분명히 붕괴할 것이고 그때는 산하의 수많은 자회사와 지점들이 연달아 무너질 것이다. “정말 너무 하시네요. 당신들의 돈이 없어도, 내 집과 땅을 팔아서라도 그 구멍은 메울 겁니다!” 금복생은 화가 나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금 회장의 모든 개인 자산을 합쳐봤자 단기간에 2천억을 모이기도 힘들 거야.” 사람들은 배를 끌어안고 웃기 시작했다. “구멍을 메운다고? 하하하! 당신이 그렇게 대단한 줄 알았어?” 금복생은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의 명의로 된 자산은 약 2조로 평가되지만 이를 현금화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즉 멀리 있는 물은 가까운 불을 끌 수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들이 자금을 철수하는 데는 단 5초면 충분하다. 그런데 금복생이 어찌 5초 안에 10조를 마련한단 말인가? “대체 어쩔 생각이시죠?” 금복생이 어두운 안색으로 물었다. “비담 컴퍼니와의 협력을 취소하고 당장 엄진우의 회사를 제재하여 성안은 물론 강남 전역에서 한 발짝도 발전하지 못하게 조치해!” 가장 연로한 대기업 회장이 위풍당당하게 말했다. “그리고 금 회장은 9대 수진 가문에 직접 방문해 이번 일에 대해 사과해야 할 거야.” 또 다른 백발의 노인도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마지막으로, 금 회장의 이번 과도한 행동을 감안하여 다이아 그룹 일부 고위
“설마 당신 엄진우?” 그러자 엄진우는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바로 나야.” 순간 장내가 술렁거렸다. 재단 거물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이내 차분함을 되찾고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네놈을 찾지 않았는데 네놈이 먼저 찾아왔군. 무모하다!” “금복생, 당신에게 기회를 주지. 여긴 당신의 구역이야. 저 새끼 잡아! 그러면 이전의 일은 일체 없던 거로 하고 우리 재단도 계속 당신을 지원할 거야.” 그러자 금복생은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기가 내 영역이란 걸 알고 있었군요. 그런데 감히 나에게 가르치려고 드는 건가요?” “이거 아주 제대로 미쳤군!” 모두가 분노로 얼굴을 붉혔다. 금복생이 이미 양측의 관계를 끝내려고 작정했다면 그들도 더는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다. 이때, 예우림과 소지안이 들어왔다. “여러분, 전 창해시 지성그룹 대표 예우림입니다. 그리고 홍의회 참사는 전부 저로 인해 일어난 일이죠.” 예우림은 결연한 표정으로 진지하게 말했다. “여러분에게 복수할 상대가 필요하다면 그건 바로 저여야 합니다. 원한과 빚에는 주인이 있는 법이죠. 그러니 이 일은 금 회장님과 엄 대표님과는 무관합니다.” 사람들은 잠시 멍해 있더니 이내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무관하다니? 저놈은 홍의회를 몰살하여 피바다로 만들었어. 홍의회 멤버들은 하나같이 성안 명문가의 엘리트들이었지. 그렇게 이렇게 큰 죄를 당신 혼자 지겠다고? 책임질 수 있겠어?” 그 말에 예우림은 순간 말문이 막혀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이때 소지안이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 “전 성안 소씨 가문 후계자 소지안입니다. 이번 일에 대해서 저 소지안이 대신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 드리겠습니다.” “소씨 가문? 제경의 소씨 가문이라면 체면을 주겠지만 성안의 소씨 가문은 이젠 하층 가문일 뿐이야. 그런데 우리 같은 상층 가문에 사죄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사람들은 하나같이 소지안을 조롱했다. “후계자가 아
“그래. 강남에 있는 재단들 너희가 투자한 거야?” 엄진우가 물었다. 그는 오랜만에 이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명왕 금고 위원회’라는 이 조직은 북강의 가장 큰 금융 거대기업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항상 그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었는데 그중에는 유럽과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온 최고의 자문단도 포함되어 있었다. 비록 그는 그 안에 있는 돈을 전혀 사용하지 않지만 위원회는 매년 천문학적인 숫자의 재무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매번 그 숫자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바로 휴지통에 던져버렸는데 그 이유는 바로 숫자가 너무 길고 많았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바로 조회해 보겠습니다...” 호슨 골드라는 이 외국인은 능숙하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맞습니다! 강남성에서 가장 큰 13개의 재단에 투자했습니다. 총금액은 약 60조 원인데 최근 몇 년 동안 많이 올랐습니다. 대략 90% 정도 됩니다...” “좋아.” 엄진우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 “지금 당장 전부 철수해.” “지금? 전부요?” 호슨 골드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이건 정말 미친 생각이군요. 이론상으로는 불가능하다만 명왕님의 명령이라면 저는 이론을 깨는 것을 개의치 않습니다. 결국 이론이라는 것도 우리 같은 천재들이 만들어낸 것이니까요.” “좋아. 그럼 이만.” 엄진우는 상대의 쓸데없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명왕님, 벌써 끊으시려고요? 사실 우리 자문단에 최근 금발의 미녀들이 많이 왔습니다. 가장 몸매 좋고 예쁜 몇 명을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뚜--엄진우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외국인들은 정말 번거롭다. 어쩜 매번 여자를 보내려고 하는 걸까? 이것이 바로 그가 부하들에게 거의 전화를 걸지 않는 이유 중 하나였다. “엄진우? 혼자 뭐라고 중얼거리는 거야?” 사람들은 웃음을 멈추지 않고 여전히 경멸에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도망갈 티켓 예약하는 거 아니야?” “아쉽지만 이 세상에는 후회 약이 없어. 네 죽음
“무슨 일이지? 휴대폰이 왜 다 같이 울리는 거야?”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사람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창백해졌다. “북강은행...” “북강신용조합...” “북강증권투자그룹...” “북강석유회사...” 이 거대 기업들은 모두 용국에서 상위권에 드는 기업들로 거의 용국의 절반 이상의 경제 산업을 독점하고 있었다. 금융, 석유, 전기, 담배 등을 포함하여...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거대 기업들이 바로 이 재단들 뒤에 있는 가장 큰 투자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강남성의 사업은 그들에겐 단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 그들의 일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를 걸어오다니. 회의실 내 분위기는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유 회장님, 접니다. 네? 우리 재단에 대한 모든 투자를 철수하신다고요? 왜요? 지난 몇 년간 우리 투자 수익률은 무려 60%에 달했는데요.” “네? 우리 재단의 주식을 매각한다고요?” “갑자기 16조를 철수하신다고요? 이 투자는 우리 천호 자본의 90%를 차지하고 있어요.” “북강은행의 대출금을 조기 상환하라고요? 지금 어디서 그 큰돈을 마련한단 말입니까?” 한순간에 그들은 전부 투자 철수 통보를 받았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에 모두가 놀라서 안색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북강에서의 투자가 그들의 재단 총액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렇게 되면 하룻밤 사이에 그들은 손쉽게 파산하고 말 것이다. 재단이 파산하면 수많은 투자자들이 본전을 날리게 된다. 관례에 따르면 그들은 투신자살이라도 해야 한다. 자살하면 가족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지만 자살하지 않으면 아마도 온 가족이 채권자에게 몰살당할 것이다. “난 죽고 싶지 않아.” “끝났어. 재단은 이젠 망했어.” “게다가 그렇게 많은 채권자... 특히 우리에게 돈을 맡긴 해외 마피아는 반드시 우리 가족을 죽이려 들 거야.” 순식간에 회의실은 절망에 빠졌다. 그들은 하나같이 풀이 죽어 바닥에 주저
엄진우의 말에 절망에 빠졌던 사람들은 한순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때 누군가 큰 소리로 물었다. “설마 당신 짓이야?” “생각났어. 아까 우릴 파산시키겠다고 한 것 같은데.” “설마, 그 말이 진짜였어?” 사람들은 깜짝 놀라 한 마디씩 주고받았다. “하지만 저놈은 단지 작은 도시에서 온 평범한 인물일 뿐이야. 싸움 좀 잘하고 작은 회사를 운영할 뿐인데 어떻게 북강의 거대 기업들을 시켜 우리 자금을 철수하게 만들어?” “저놈이 무슨 자격으로? 우리 같은 큰 도시 실력자들도 북강 거대 기업들 앞에서는 머리를 조아리고 꼬리를 내리는데 말이야!” 사람들은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하지만 엄진우는 여전히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 담담하게 말했다. “난 인내심이 별로 없는 사람이야. 만약 지금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지 못한다면 당신들은 그냥 스스로 살아남아야 할 거야.” 엄진우는 확고한 태도로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잠깐! 난 찬성하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 “나도야!” 엄진우가 떠나려고 하자 사람들은 다급히 그를 불러세웠다.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지푸라기라도 잡고 봐야지. 나도 찬성이야. 다이아 그룹에서 자금 철수하지 않을게.” “우리 천호 자본도 공식적으로 약속해. 절대 다이아 그룹에서 한 푼도 철수하지 않겠어. 동시에 금 회장에 대한 모든 요구도 철수할 거야.” 점점 더 많은 재단 거물들이 자발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이건 명백한 항복이다. 금복생은 놀라서 말문이 막혔다. 그는 이 사람들의 성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그가 아무리 화를 내도 그들 앞에서는 항상 존중받지 못하고 체면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엄진우의 한마디에 그들은 마치 유기견처럼 비굴해졌다. 그 태도는 마치 그들에게 똥을 먹으라고 해도 맛있게 먹을 것 같은 표정이었다. 엄진우는 그제야 무덤덤하게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어, 생각이 변했어. 철수하기로 한 거 취소해.”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명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