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더러 전하라고? 너 진짜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아직도 당당하게 나오는 임유환에 헛웃음을 지은 조효동은 다시 최서우를 보며 말했다.“서우야, 이제 이 자식 실체를 좀 알겠지? 여자한테 빌붙는 게 끝이 아니라 전에 이혼도 한 놈이야. 이건 너도 몰랐지?”“그런 말이 하고 싶은 거라면 그만해, 난 신경 안 써.”차가운 눈으로 확고하게 말하는 최서우에 조효동의 입꼬리가 떨려왔다.똑같이 이혼 경력이 있는 사람인데 임유환만 감싸고 도는 그 모습은 제대로 조효동의 질투심을 자극했다.조효동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말했다.“서우야, 이게 다 널 위한 거야. 저놈한테 더는 속지 마. 네가 점점 더 빠져들까 봐 걱정돼서 그래.”“그리고 저놈 지금 너 말고도 여자친구가 더 있어!”“다른 여자친구?”임유환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조효동이 또 무슨 말을 지어낼지 궁금했던 최서우는 일부러 모른 척을 하며 물었다.조효동은 최서우가 정말 궁금해서 물은 줄 알고 임유환을 한 번 보고는 서둘러 말했다.“그래, 둘이 만난 지는 좀 됐대 이미.”“여자 이름은 윤서린이래.”윤서린이라는 이름을 들은 최서우는 조효동이 하룻밤 사이에 임유환을 탈탈 털었다는 생각이 들어 그가 더 싫어졌다.정확히 말하면 소름이 돋았던 것 같다.하지만 조효동은 최서우의 증오 가득한 눈이 임유환을 향한 건 줄로 알았다.여자한테 빌붙고 양다리까지 걸쳤다는 제 말이 최서우를 자극한 줄로 알고 임유환에게 정이 떨어져 둘이 곧 헤어질 거라는 상상까지 했다.이제 임유환은 정말 끝났다는 생각에 조효동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조효동의 예상과 달리 최서우는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듯 태연하게 말했다.“네가 말한 거 난 이미 다 알고 있었어. 유환 씨가 다 알려줬거든.”“뭐?”최서우의 말에 조효동은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그러니까 저 자식에게 여자친구가 알면서도 계속 만난다는 말이야?”“그래.”담담하게 말하는 최서우에 조효동이 무언가 알아차
“나더러 저런 더러운 년한테 사과를 하라고? 너 미쳤어?”조효동은 임유환의 차가운 눈빛에 겁먹고 있었지만 법치 사회이니 임유환이 감히 제게 손을 대진 못할 거라 여기고 일부러 더 큰소리를 냈다.“그럼 어쩔 수 없지.”자신의 말에 따르지 않는 조효동을 보며 임유환은 고개를 젓고 차갑게 말했다.“허세만 부리는 놈이 감히 누구한테 명령이야! 넌 아무것도 아니야, 착각 좀 하지 마.”임유환이 여전히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한 조효동은 냉소를 흘렸다.“근데 너랑 최서우가 잘 어울리긴 하네. 하나는 허세를 부리고 하나는 제 몸이나 파니까.”“조효동 너!”조효동의 말에 최서우가 얼굴이 하얗게 질리도록 소리 질렀다.“뭐? 내가 틀린 말...”짜악!그런데 조효동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임유환의 억센 손아귀가 조효동의 뺨을 내리쳤다. 그 힘이 어찌나 강했던지 조효동은 제자리에서 몇 바퀴 돌고 바닥으로 고꾸라졌다.바닥에 주저앉은 조효동은 피를 토해냈는데 그 속에는 이빨 몇 개도 섞여져 있었다.그 모습을 본 최서우도 깜짝 놀랐다.임유환이 정말로 손을 댔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힘을 실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임유환은 서서히 주저앉아 있는 조효동에게로 향했다.그때 일어나려고 기어 다니던 조효동은 저에게로 다가오는 발을 보더니 저도 모르게 동공이 작아지며 다급히 고개를 들었다.그리고 임유환의 무표정인 얼굴을 마주했다.아무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굳어진 얼굴에 깊고 시린 눈이 더해져 온몸에서 한기가 뿜어나오는 그 모습에 조효동은 물론 두려워 났지만 그래도 자존심을 꺾지 못하고 소리쳤다.“네가 감히 나를 때려! 너 딱 기다려, 내가 지금 당장 경찰 부를 거야. 너 이거 폭행으로 신고할 거라고!”말을 마친 조효동이 핸드폰을 꺼내 신고하려 하자 임유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효동의 손등을 밟아버렸다.“아!”조효동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이마에 땀이 맺힌 채 몸을 배배 꼬기 시작했다.“사... 사과할게!”조효동이 신음 섞인 고함을 지르고서야 임
최서우는 점점 얼굴도 빨개졌고 심장도 더 빨리 뛰었다.그때 마침 고개를 돌려 최서우를 바라본 임유환은 저를 넋이 나간 채 보고 있는 최서우에 의아해진 채 물었다.“서우 씨, 내 얼굴에 뭐 있어요?”“네? 아, 아니요!”그 질문에 간신히 정신을 차린 최서우가 급하게 핑계를 생각해냈다.“나는... 어, 그러니까... 아, 아까 일 고맙다고요!”“괜찮아요, 그런 개쓰레기는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어도 가만히 두고 보진 못했을 거예요.”“네.”임유환이 웃으며 말하자 최서우는 고개를 들키지 않았음에 안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임유환이 제 마음을 눈치챌 수도 있었던 방금 전 상황을 떠올리니 심장박동이 더 거세졌다.하지만 임유환은 최서우가 평소와 다름없다 생각하며 작별인사를 했다.“그럼 난 이만 가볼게요.”“잠깐만요!”그런데 그때, 최서우가 갑자기 임유환을 불러세웠다.“왜요?”“5일 뒤에 있는 그 파티에 정말 갈 거예요?”“네.”“서인아 씨 때문이에요?”“아니요.”“그럼 왜 가는 건데요?”“내가 볼일이 있어서요.”“나 먼저 가볼게요.”말을 마친 임유환은 손을 몇 번 젓고는 검은색 맥라렌을 타고 윤서린과의 데이트 장소로 향했다.최서우는 맥라렌이 점점 멀어지는 걸 보고 있다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시선을 거두었다.그리고는 아직도 저한테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은 임유환에 천천히 한숨을 내쉬었다.그런데 제가 여자친구도 아니니 어쩌면 그게 당연한 일이었다.최서우는 임유환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자신에게 상기시키며 고개를 저었다.이제는 정말 정신을 차려야 할 때였다. 임자 있는 남자를 탐내는 건 할 짓이 아니었다.그렇게 진정을 하고 나니 5일 뒤 클라우드 별장에서 있을 파티가 걱정되었다.여자의 직감이 그 파티는 위험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임유환이 혼자 가는 건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최서우는 이 사실을 조명주에게 알리기로 했다.나머지 일들은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은 임유환의 안전부터 고려해야 했다...
“유환 씨, 우리 전에 혹시 어디서 만난 적 있어요?”가만히 생각하다 입을 여는 윤서린에 임유환은 최서우가 그 옛날 어린 저를 기억해낸 줄 알고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그건 왜 갑자기 물어?”“전에 나한테 운명 믿냐고 물었던 거 기억해요?”임유환이 일단 모른 척을 하며 묻자 윤서린은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진 채 말했다.“기억하지.”아직 윤서린의 생각을 모르는 임유환은 일단을 계속 떠보기로 했다.“그게 좀 이상해서요. 그래서 우리가 혹시 만난 적이 있나 해서 물은 거예요.”“아, 그런 거였어?”“그건 당연히 장난이었지. 그냥 널 처음 볼 때부터 끌려서 그렇게 말한 거였어.”“끌렸다고요?”최서우는 고개를 살짝 숙인 채 홍조가 오른 볼을 움직여 중얼거렸다.윤서린이 그날 일을 기억 못 한다는 걸 확신하고서야 임유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임유환은 15년 전 일을 윤서린에게 말하고 싶지도 않았고 윤서린이 알게 놔둘 생각도 없었다.윤서린의 성격을 너무 잘 알기에 부담될까 봐 두렵기도 했고 또 제가 그날 목숨을 빚졌기에 윤서린과 사귄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할까 봐 말을 못 하는 것도 있었다.처음 윤서린에게 다가간 건 도와주기 위해서였지만 그 후에는 착한 윤서린에게 마음이 흔들렸고 지금은 윤서린만을 지켜주고 싶었다.“그래, 끌렸어. 우리가 인연이 있긴 한가 봐.”임유환은 꿀이 떨어지는 눈으로 윤서린을 보며 다정하게 말했다.그에 윤서린은 빨간 입술을 움직여 부끄러움을 참으며 낮게 질문했다.“유환 씨는 나... 언제부터 좋아했어요?”“음... 널 알아가면서 천천히 좋아졌던 것 같아.”“그럼 나의 어떤 모습이 좋았어요?”윤서린은 아까보다 더 붉어진 얼굴로 더 부드럽게 물었다.“다정하고 착하고 통 크고... 그리고 가끔은 바보 같은 모습도 있는 게 좋았어. 그때마다 널 지켜주고 싶었거든.”윤서린의 장점을 하나하나 나열하던 임유환의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갔다.“나 바보 아니거든요!”윤서린은 임유환이 저를 이렇게 좋게 봐준다는 생각에 너
“응.”실망한 듯한 윤서린의 표정에 임유환은 담담히 말했다. 이런 일에서 윤서린을 속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래요.”윤서린은 짧은 한숨을 내쉬고 말을 이었다.“언제 가요?”“금방 갈 거야, 일주일 뒤쯤에.”“그래요.”“기분 안 좋아?”“아니요, 그냥 헤어지기 싫어서요.”이번에 헤어지면 또 몇 달은 못 볼 것 같았기에 윤서린은 제 속마음을 털어놨다.“일 빨리 끝내고 올게.”“이번에 가서 임영그룹 일만 다 처리하면 한동안은 S 시에만 있을 거야.”“진짜요?”어두웠던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지자 임유환은 확신에 차 고개를 끄덕였다.“응.”“알겠어요. 그럼 난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항상 조심해요, 무리하지 말고요.”“알겠어.”“커피 다 마시면 어디 가보고 싶은데 있어?”윤서린의 기분이 조금 나아진 듯하자 임유환은 서둘러 말을 돌렸다.“아무 데나 다 괜찮아요.”“그래?”“아 맞다, 유환 씨 혹시 성호 어르신 기억해요?”“기억하지. 왜?”임유환은 의아한 듯 물었다.유성호는 조재용의 수하였는데 전에 허유나가 윤서린을 납치하는 일에 가담했어서 임유환이 직접 손 봐준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일로 조재용이 직접 윤서린에게 사과를 하기까지 했는데 윤서린이 왜 갑자기 그를 언급하는지 궁금했다.“아까 유성호 씨한테 전화가 왔는데 그 보스가 유환 씨를 한 파티에 초대하고 싶다 했대요.”“파티?”“5일 뒤 클라우드 별장에서 열리는 파티 얘기하는 거야?”“이미 알고 있었어요?”윤서린은 얘기하기도 전에 알고 있던 임유환에 살짝 놀라며 물었다.“응, 근데 다른 사람이 알려준 거야.”“근데 유성호는 왜 바로 나한테 말 안 하고 너를 통해서 전하는 거야?”“몰라요. 근데 말하는 거 들어보니까 유환 씨를 엄청 무서워하는 것 같던데, 그 일이 있고 난 뒤에 따로 연락한 적 있어요?”호기심에 차 묻는 윤서린에 임유환은 무언가 알아차린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때 윤서린 납치 사건 때문에 유성호의 팔을 두 개 다 부러뜨려놨던 게 트라우
“너도 가겠다고?”“네.”임유환의 떨리는 눈빛에도 윤서린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임유환은 이내 말을 잇지는 못했다.이번 파티에는 서인아도 올 텐데올텐데 윤서린이 괜히 오할까 봐할까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왜요, 안 돼요?”“아니, 안 되는 건 아니고...”윤서린이 아쉬운 듯한 얼굴로 묻자 임유환은 어떻게 말했으면 좋을지 몰라 잠시 망설였다.“왜 그래요?”임유환의 표정에서 이상함을 눈치챈 윤서린이 난처해하며 대답을 재촉했다.“그냥 사실대로 말할게. 그 파티 사실은 조재용이 서인아와 정우빈을 위해서 연 거야.”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더 속이고 싶지 않았던 임유환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윤서린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정우빈 씨와 서인아 씨요?”“그래, 6일 뒤에 두 사람이 결혼식이 있대. 조재용이 그거 축하한다고 여는 파티야.”“유환 씨는 그래서 미리 알고 있었던 거에요?”윤서린은 기분이 묘하게 가라앉아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건 아니고, 나도 며칠 전에 들은 거야.”“그런 거긴... 서인아 씨 만나러 가는 거예요?”윤서린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물었다. 이건 질투가 아니라 이 사실을 제게 미리 말해주지 않은 임유환에 대한 실망이었다.“그건 아니야!”그 심정을 눈치챈 임유환은 윤서린이 오해할까 다급히 해명하기 시작했다.“그럼 뭔데요?”윤서린이 임유환을 올려다보며 물었다.“정우빈 만나러 가는 거야.”“오늘 아침에 사람까지 보내서 나 초대하더라고.”정우빈 얘기를 꺼내니 임유환의 눈이 순식간에 매서워졌다.임유환은 윤서린을 속이는 게 힘들기도 했고 그녀를 오해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자신이 만나러 가는 상대는 서인아 아니라 정우빈임을 사실대로 말했다.그리고 임유환의 얘기를 다 들은 윤서린은 주먹을 꽉 쥐며 화를 냈다.“또 정우빈이에요?! 그 사람은 왜 맨날 유환 씨한테만 그런대요? 진짜 너무해요!”이미 서인아를 얻었음에도 계속 임유환을 못살게 구는 정우빈에 윤서린도 화가 났다.며칠 전에 사람을 보냈음에도 마음이 놓이지
윤서린의 다정하면서도 결심이 선 듯한 눈빛을 본 임유환은 심장이 두근거렸다.타인을 향한 매정함과 저를 괴롭혔던 고민들이 그 다정함에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그리고 저를 걱정하여 파티까지 따라오려 하는 윤서린의 마음도 알고 있었기에 임유환은 더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그래.”“고마워요.”임유환이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하자 윤서린이 입술을 말아 물며 대답했다.“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나지. 나 걱정해줘서 내가 더 많이 고마워.”사랑이 여실히 드러나는 임유환의 눈빛에 윤서린은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꼈다.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받는 이해와 존중이란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커피 마셔 얼른, 다 식었겠다.”“네.”임유환의 말에 윤서린은 웃으며 커피잔을 집어 들었다.그렇게 둘은 커피를 마시며 한 시간 넘게 더 수다를 떨고 쇼핑하고 밥까지 야무지게 먹고 임유환의 차로 윤서린의 빌라로 함께 돌아왔다.“유환 씨, 그럼 나 먼저 들어갈게요, 도착하면 문자 보내요.”“알겠어.”떨어지기 아쉬워서 단지 입구에서 인사만 반복하는 윤서린에 임유환은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오늘 쇼핑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일찍 자, 생각 너무 많이 하지 말고.”“알겠어요, 유환 씨도 일찍 자요.”“응.”부드러운 윤서린의 목소리에 임유환도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윤서린은 한참 만에 아파트 안으로 들어섰지만 한 걸음 뗄 때마다 뒤돌아 임유환을 바라보았다. 임유환은 그걸 다 기다려주며 윤서린이 복도로 들어갈 때까지 눈을 떼지 않았다.그리고 집에 돌아오고 나서는 우선 윤서린에게 잘 도착했다는 문자를 남기고 샤워를 시작했다.그렇게 다 씻고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보니 최서우에게서 연락이 와 있었다.[유환 씨, 아까 명주랑 얘기했는데 5일 뒤 클라우드 별장 파티 우리도 같이 가기로 했어요!][같이 간다고요?]최서우의 문자에 깜짝 놀란 임유환이 서둘러 답장을 했다.[왜요, 싫어요?][우리는 유환 씨가 걱정돼서 일부러 같이 가주는 건데.][나를 걱정해서요
혼자 기도를 하고 있던 임유환은 5일 뒤 파티를 떠올렸다. 그러니 자연스레 생각나는 정우빈에 표정이 다시 금세 어두워졌다.지금 임유환과 정우빈 사이에는 개인의 원한뿐만 아니라 가문과 가문의 원한이 남아있었다.조용히 생각하던 임유환은 흑제에게 전화를 걸었다.역시나 몇 초 지나지 않아 바로 흑제의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지시하실 거라도 있으십니까 주인님?”“정 씨 가문 쪽에 대해서 알아본 건 어떻게 됐어?”“아직 새로운 건 없습니다.”“가장 최근 소식은 5일 뒤 클라우드 별장에서 조재용이 정우빈과 서인아를 위해 파티를 열어준다는 겁니다.”“주인님도 참석하실 건가요?”“응”“어떤 계획이신지 여쭤봐도 될까요?”“정우빈을 만나서 어머니 일에 대해 물어야지.”“제가 같이 가 드릴까요?”“아니, 괜찮아.”임유환은 정우빈 하나 처리하는 데 흑제까지 데리고 갈 필요는 없다 여겼다. 만약 정말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그냥 근처 부대를 하나 움직이면 될 일이었다.“예, 주인님.”“아, 근데 서인아 아가씨 쪽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서인아가 왜?”“주인님 신분에 대해서는 정말 말씀 안 하실 겁니까?”궁금증을 참지 못한 흑제가 결국 조심스럽게 그 질문을 했다.서인아가 임유환의 진짜 신분에 대해서 알게 된다면 정우빈과 결혼하려던 마음을 바꿀 수도 있었기에 흑제는 임유환의 생각이 궁금했다.결혼식까지 6일밖에 안 남은 상황이니 만약 말을 할 생각이라면 서둘러야 할 때였다.“응, 말 안 해.”임유환은 단호하게 대답했다.며칠 전 서인아가 임유환을 직접 찾아와 매정한 말을 할 때 임유환은 서인아와의 관계를 깨끗이 끊어내리라 다짐했다.그날부로 서인아는 서인아이고 임유환은 임유환일 뿐이었다.그래서 임유환은 다시는 서인아와 어떤 식으로든 엮이고 싶지도 않았고 서인아의 인생에 관여할 생각은 더 없었다.“근데 주인님, 주인님과 아가씨 사이에 아직 오해가 남아있는 것 같은데 이렇게 되면 더 이상 풀 방법이 없어요.”“그럼 그냥 서로 오해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