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환은 떨리는 윤서린의 몸을 보며 제 생각이 맞았음을 알아차렸다.“바보, 걱정 마. 서인아 안 찾아갈 거니까.”서인아와 임유환은 이미 완전히 끝난 사이였다.서인아 그날 밤 그 말을 한 날부터 둘 사이는 이미 끝이 나버렸다.저를 다독이며 말하는 임유환에 윤서린은 난감한 듯 주저하며 말했다.“그런 뜻이 아니라...”“유환 씨, 나 너무 쪼잔하죠...”“무슨 소리야 그게.”“네가 날 얼마나 많이 봐주고 있는데, 네가 지금보다도 더 날 이해해주면 내 남자 친구 자리가 위험해질 것 같아.”그 말에 윤서린은 눈동자가 잠시 흔들리다 이내 입술을 말아 물며 낮게 말했다.“고마워요.”“뭐가?”“나 이해해줘서요.”벙찐 임유환에 윤서린이 예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바보.”그 웃음에 또 가슴이 따뜻해지는 임유환이었다.“내가 고마워해야지. 날 더 많이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건 넌데. 내가 서인아 이름 듣고 기분 나빠 할까 봐 말 못 한 거지?”“네.”“걱정 마, 나 아무렇지도 않아.”늘 말하지 않아도 제 마음을 알아주는 임유환을 보며 윤서린이 또 미소를 짓자 임유환도 윤서린의 눈을 다정하게 바라보았다.“됐어. 늦었는데 일찍 자. 너 다크서클 장난 아니야.”“알겠어요.”아이 다루듯 달래는 그 말투에 윤서린도 고분고분하게 침대에 누웠다.불 꺼진 어두운 방에서 윤서린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근데 사실 유환 씨가 서인아 씨를 만나는 것보다 정우빈 씨를 만나게 될까 봐, 나는 그게 더 무서워요...”“조심할게.”“아무 일 없을 거야.”“그래요.”제 머리맡에서 속삭이는 임유환의 말을 들으니 안심이 좀 된 윤서린이 마침내 잠을 청하려 했다.“잘 자요-”“너도 잘자.”...이튿날 아침.아침을 먹은 임유환은 윤서린 부모님과 윤서린에게 작별인사를 하고는 집을 나섰다.그리고 도착한 S 시 제일병원 206호 병실 앞에는 진작 마중 나온 최서우가 임유환을 반겨주었다.“유환 씨, 여기요!”“서우 씨.”임유환은 가벼운 미소를 띠
“조 중령님,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요? 말도 제대로 안 해주고.”임유환은 조명주가 망설이는 모습이 처음이라 갑자기 불안해 났다.“별일은 아닌데, 그냥 내 말 들어요. 일단은 가지 마요.”“알겠어요...”성격상 한번 결심한 일을 뒤엎는 법은 없는 조명주이기에 임유환도 더는 묻지 않았다.“어르신, 침 좀 놔드릴게요. 이번에 침 맞고 경과 괜찮으면 바로 퇴원하셔도 될 것 같아요.”임유환은 잠시 호기심을 내려놓고 최대호를 진찰하는 데 집중했다.“하하, 잘됐네. 내가 퇴원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오랫동안 병실에 있어 마침 답답했는데 드디어 나갈 수 있다는 말에 최대호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일단 누우세요.”“그래.”최대호가 임유환 말대로 가만히 눕자 임유환은 호침 8개를 꺼내 침을 놓기 시작했다.처음에는 별 효과가 없는 듯했지만 최대호의 혈색이 점점 좋아지면서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그 모습을 넋을 놓고 보고 있던 조명주와 최서우도 깜짝 놀라며 아까와는 다른 눈길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조명주는 임유환이 평소에 자신이 알던 그 임유환이 아닌 것만 같았다.무력에서는 허풍이 조금 심하지만 의술은 정말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인 것 같았다.작전지역의 경험 많은 중의보다도 훨씬 뛰어난 실력이었다.도대체 스승이 누구지?“다 됐어요 어르신. 일어나서 몸 좀 움직여 보세요.”조명주가 임유환의 스승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 진료를 끝낸 임유환이 최대호에게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그래, 어디 보자.”“할아버지, 조심해요!”최서우가 달려가 부축하려고 하는데 최대호의 발이 이미 땅에 닿아버렸다. 그것도 아주 평온하게.“할아버지 걱정 안 해도 돼요 이제.”자신이 혼자 섰다는 생각에 너무 기뻐 난 최대호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감탄했다.“역시 우리 신의님이라니까!”“할아버지, 혼자 걸을 수 있겠어요?”“그래!”최서우 역시 잔뜩 커진 눈으로 연신 감탄을 내뱉는 최대호를 바라보았다.그에 조명주의 눈동자도 세차게 흔들리며 임유환을 향해
병실 밖.임유환은 난처해 보이는 최서우의 얼굴에 그녀를 흘기며 말했다.“말해요. 무슨 일인데요.”“그게... 유환 씨. 나랑 동창회 한 번만 같이 가주면 안 돼요?”“동창회요?”“최서우 씨 동창회에 제가 왜 가요?”“한번만요.”애교를 부리며 말하는 최서우에 임유환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그 속내를 간파하고는 물었다.“설마 또 남자 친구인 척하라고요?”“헤헤, 어떻게 한 번에 알아요? 한 번만 더 내 남자 친구인 척 해주면 안 돼요?”“안 가요.”최서우가 조심스럽게 하는 부탁에도 임유환은 괜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딱 잘라 거절했다.“제발 한번만요...”“안돼요.”최서우는 임유환의 팔을 잡아 흔들며 애교를 부렸지만 그런 거에 넘어갈 임유환이 아니었다.“유환 씨도 알잖아요. 내가 또 연약한 여자라서 거기 가면 다들 나 괴롭힐 거라고요.”최서우는 눈을 최대한 불쌍하게 뜨며 임유환을 올려다보았다. 여느 남자들이었으면 이미 동의하고도 남았을 모습이었지만 최서우를 잘 아는 임유환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믿기지도 않는 거짓말 그만 해요.”“한 번만 가줘요... 그냥 가서 앉아있어 주기만 하면 돼요. 밥만 먹고요.”“그럼 내가 안가도 괜찮겠네요.”“그거랑은 다르죠. 아무튼 그냥 가주기만 하면 돼요. 절대 귀찮게 안 할게요. 그냥 내 옆에 앉아 있어 주면 되요.”임유환이 너무 단호하게 나오자 최서우는 일단 또 속여서 데려가기로 했다.“이젠 최서우 씨 안 믿어요. 다른 사람 알아봐요.”“유환 씨... 한 번만 가줘요. 같이 가주면 내가 비밀 하나 알려줄게요.”꿈쩍도 안 하는 임유환에 최서우는 비장의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무슨 비밀이요?”“명주에 관한 거요.”“다른 사람 프라이버시 캐묻는 건 제 취향이 아니라서요.”“유환 씨랑도 관련된 거면요?”“나랑 관련 있는 거라고요? 조 중령님이 제 가족과 관계가 있나요?”임유환이 흥미가 생긴 듯 물었지만 최서우는 금시초문이라는 듯 당황해했다.“가족이요?”“아니면 됐어요.”금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전광판만 바라보던 임유환은 그제야 왜 조명주가 저에게 국제파크에 가지 말라고 했는지 알아차렸다.이 사진을 보고 속상할까 봐 그런 거였네.“서인아, 나더러 결혼식에 오지 말라고 이런 짓까지 하는 거야?”조용히 중얼거리는 임유환의 가슴 한켠이 저릿해 왔다.“이건... 서인아 씨 결혼사진이에요?”한편 뒤이어 차에서 내리던 최서우도 전광판에 걸린 사진을 보고 물었다.“서인아 씨 옆에는 정우빈 씨죠?”“정씨 집안 도련님과 서씨 집안 아가씨라니, 잘 어울리는 한 쌍이네요.”서인아와 임유환 사이도 모르고 임유환과 정우빈 사이의 다툼은 더더욱 모르는 최서우가 해맑게 말했다.그에 임유환은 눈빛이 흔들렸지만 뭐라고 더 말을 잇지는 않았다.“유환 씨, 왜 그래요?”“아니에요.”숨까지 들이마시는 임유환에 이상함을 감지한 최서우가 눈썹을 꿈틀거리며 가만히 생각하다 무언가 떠오른 듯 눈을 크게 떴다.“혹시 서인아 씨 짝사랑했어요? 아니면 둘이 무슨 사이라도 돼요? 그래서 서인아 씨가 유환 씨를 S 시 대리인으로 지정한 거예요?”“설마... 전에 사귀었던 사이는 아니죠?”최서우는 전국에 그 많은 기업가들 사이에서 왜 하필 임유환을 대리인으로 꼽았는지 늘 궁금했었다.“그냥 평범한 소시민이 어떻게 서인아 아가씨 눈에 들겠어요?”임유환은 지난날의 본인을 비웃고 있었지만 최서우는 그걸 알아차리지 못하고 대답했다.“그렇긴 하죠.”“그리고 서인아 씨가 ‘빙산'이라고 불리기도 하잖아요. 이성한테 끌리는 게 아니라 아예 혐오한다던데.”“이번에 정우빈 씨랑 하는 결혼도 그냥 정략결혼인 것 같아요.”“그만 추측하고 얼른 은행이나 가요. 좀 있다 동창회 안 갈 거예요?”임유환은 최서우의 말을 끊으며 대하 은행 본부 쪽으로 걸어갔다.“뭘 그렇게 급하게 가요! 같이 가요!”최서우는 빠르게 걷는 임유환을 쫓아가며 투덜대기 시작했다.“설마 진짜 서인아 씨 짝사랑 한 거예요?”“뭐 그렇게 대단한 분인데 안 좋아하는 것도 이상하네요.”“남자들은 다
대하 은행 S 시 본부.임유환이 은행으로 들어가 번호표를 뽑는 동안에도 최서우는 끊임없이 물어왔다.“유환 씨, 왜 그렇게 빨리 가요! 설마 진짜 서인아 씨 짝사랑 한 거예요?”“최서우 씨, 동창회에 내가 같이 가줘야 하는 거 맞죠?”그에 임유환이 동창회를 빌미로 협박하자 최서우는 그제야 입을 다물며 웃어 보였다.“알겠어요, 말 안 할게요.”이런 가십거리를 누구보다 좋아하는 최서우에 임유환은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그런데 유환 씨, 우리 병원 옆에도 대하 은행 지점 있는데 현금 필요한 거면 거기서 뽑아도 되는 거 아니에요? 왜 여기까지 왔어요?”“좀 많이 필요해서요.”“얼마나요?”“2천억이요.”“아, 2천억... 네? 얼마라고요? 2천억이요?”아무 생각 없이 대답하다 정신이 번쩍 든 최서우가 입을 틀어막고는 너무 놀라 소리도 지르지 못한 채 임유환을 바라보고 있었다.2천억이나 현금으로 뽑겠다니!“유환 씨, 장난이죠? 2천억이나 뽑는데 미리 예약 안 해도 돼요?”최서우는 이내 이상함을 감지하고 물었지만 임유환은 웃었다.임유환은 블랙 골드카드 소유자로서 어느 은행에서 돈을 찾든 예약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지점에는 그만한 현금이 없었기에 본부까지 온 것뿐이었다.“진짜요? 유환 씨 설마 뭐 재벌 2세 그런 거예요?”2천억이나 되는 큰돈을 아무렇지 않게 뽑는 임유환이 신기해 난 최서우가 큰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아니에요.”“그럼 재벌 1세? 도대체 뭔데요?”임유환이 고개를 젓자 더 궁금해진 최서우가 되물었지만 임유환은 아무 말도 해주지 않은 채 뒤를 돌았다.“진짜 쪼잔하게 그럴 거예요? 좀 알려줘요!”하지만 한번 호기심이 동한 일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 최서우는 애교까지 부리며 계속 물었다.“어머, 이게 누구야? 최서우 아니야? 우리 퀸카시네. 뭐 남자라도 하나 들였어? 요즘은 기생오라비 좋아해?”그때 로비에서 갑자기 최서우를 향한 한 여자의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몸에 완전히 달라붙는 원피스를 입고 진한 화장을
조롱 가득한 말에 최서우는 표정이 어두워졌다.서지혜와 똑같은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자신을 자극해오는 서지혜에 최서우가 언짢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너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야?”“난 사실을 말한 것뿐인데?”차가워진 최서우의 표정에 서지혜는 어깨를 으쓱이며 옆에 서 있던 제 남자친구를 최서우에게 소개해주었다.“여긴 내 남자친구 서윤후야. 기억 안 나지?”“서윤후? 그때 젤 뒤에 앉던 그 서윤후?”“그래.”최서우는 의외의 이름에 깜짝 놀라 눈동자가 흔들렸다.하지만 최서우가 놀란 건 그의 높아진 신분이 아니라 몇 년 사이에 예전의 검은 피부에 포동포동하며 수업시간에 잠만 자던 서윤후가 이렇게 아예 다른 사람이 되어 서지혜와 사귄다는 사실이었다.“오랜만이야, 서우야.”제 첫사랑을 본 서윤후는 웃으며 인사를 했다.고등학교 때는 제가 준 고백편지를 많이 거절했지만 지금 이렇게 성공하고 얼굴과 몸매도 많이 바뀐 저를 보면 조금은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어쩌면 오늘 동창회 이후로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안녕.”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서윤후와 달리 최서우는 서윤후라는 사람에 대해 아무 감정도 없었기에 옅은 미소를 띠며 인사를 받아주었다.서윤후는 그런 최서우의 마음도 모르고 저를 자랑하기에 바빴다.“서우야, 남자친구랑 같이 돈 찾으러 온 거야?”“응. 같이 왔어.”“잘됐다. 동창회까진 아직 시간 남아서 지혜한테 카드 만들어 주러 왔거든. 매달 돈 보내주면 주말에 친구들이랑 시간 보낼 때 쓰라고.”“그래? 지혜는 좋겠네.”“자기야, 그런 말은 왜 해. 서우가 우리 부러워하잖아.”그때 서지혜가 서윤후의 말을 끊으며 조롱하듯 말했다.“혹시 서우가 자기 돈 보고 또 유혹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그럼 자기랑 나 사이 이간질해서 자기 내 옆에서 데려가려고 그럴까 봐 나 무서워.”“은행도 우리랑 우연인 척 마주치려고 일부러 온 걸지 누가 알아?”“하하하, 그래?”서윤후는 서지혜가 한 말들이
”허유나, 대체 나한테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결혼생활 5년 동안, 내가 그렇게 부족했어? 왜 나 몰래 다른 남자랑 호텔까지 가는 건데!”별장 안.임유환의 두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는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하고 있는 미인에게 핏대를 세워가며 따져 묻고 있었다.그들 앞에 있는 테이블 위에는 허유나가 낯선 남자에게 안겨 호텔 안으로 들어가는 사진이 몇 장 놓여있었다.“유환 씨, 설마 나 미행한 거야?”허유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상 위에 놓여 있는 사진을 쳐다보았다. 예쁜 그녀의 얼굴에는 조금의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차갑게 말하고 있었다. “이미 이렇게 된 거, 우리 그냥 이혼 하자.”“이혼?”그녀의 말에 임유환은 그만 머리가 띵해졌다. 충격을 받은 건지 몸까지 비틀거리고 있었다.그는 단지 허유나의 해명을 듣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가 우려했던 일은 없었다고, 설사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이혼하자는 말뿐이었다.“그래, 이혼.”“자. 이혼서류야, 어서 사인해.”허유나는 5천만 원이 넘는 에르메스 핸드백에서 이혼서류를 꺼내더니 그것을 임유환의 앞에 내려놓았다.그녀의 행동에 임유환은 믿기지 않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는 유나가 미리 준비해 온 이혼 합의서를 멍하니 쳐다보며 그녀에게 물었다. “너, 벌써부터 나랑 이혼할 생각 하고 있었던 거야?”“네가 자초한 일이야.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바로 다른 사람이 날 미행하는 거야.”허유나의 말투는 무척이나 냉정했다.“그래서, 결국 다 내 잘못이라는 얘기네?”“유환 씨,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마. 최근 몇 년 동안 당신, 내 돈으로 생활했잖아. 내가 누구랑 같이 있든 당신이 간섭할 자격은 없는 것 같은데.”“간섭할 자격이 없다니? 허유나, 넌 내 와이프야! 나 임유환은 법적으로 와이프의……”임유환은 그녀에게 소리치려 했었다. 하지만 눈앞에 놓인 이혼서류를 보는 순간 소리칠 용기를 그만 잃어버렸다.그는 주먹을 꼭 쥐
눈앞의 엄청난 장면에 대하여,임유환은 태연한 태도를 유지했고, 매우 놀라 하지도 않았다.“임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줄지어 서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공손하게 인사했다.“그래요.”임유환은 머리를 끄덕여 인사하고, 차에 탑승했다.그러자 동시에 전화가 연결되었다. “주인님!” 이때, 공손하게 인사 올리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흑제.”임유환이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주인님,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주인님 안 계시는 동안, 주인님께 소속되어있는 전국의 150개 회사, 그리고 해외 자회사의 100조원의 자산은 제가 분부대로 잘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주인님께서 돌아오셨기에, 이 자산은 제가 오늘 내로 순차적으로 주인님께 전달해 드리겠습니다.”“그렇게 급하게 줄 필요 없어. 자네도 알고 있듯이, 난 5년 동안 나태해졌어.”“그 여자 때문에 주인님께서 많이 힘드셨겠네요.”흑제의 말투에 순간 냉기가 가득했다. “주인님, 그 여자의 회사가 부도나게 조치할까요?”최근 몇 년 동안, 임유환이 허유나의 사업에 도움을 주라고 얘기하지 않았으면, 그 여자의 회사는 오늘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또 무슨 능력으로 S시의 걸출한 기업가가 되겠는가?은혜도 모르는 여편네!“됐어, 그대로 둬.”임유환은 차분하게 얘기했다.그래도 부부로 함께한 세월이 있는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허유나의 진정한 모습을 안 후, 그는 이젠 아무런 감정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리고,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네, 주인님!”흑제는 명을 받들고, 이어서 또 물었다. “주인님, 최근에 S시에서 지내실 겁니까?”“그래, 잠시 여기서 먼저 지낼 생각이야.”“주인님, 그럼, 제가 S시에 있는 5개의 회사를 먼저 주인님께 넘겨드리겠습니다.”“자네 정말……”임유환은 웃으면서 머리를 저었다. “그래, 그럼, 그것만 먼저 줘.”“네, 주인님. 호텔까지 포함하여, S시에 총 5개의 회사를 소유하고 계십니다. Y 그룹은 현재 시가 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