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아주머니. 제가 꺼낸 말이니까 제가 해명할게요. 동훈 아저씨 힘들게 하지 마세요.”임유환이 차갑게 말하자 소민지는 그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능력은 없는 게 말만 번지르르하네!”“네가 해명할 자격이나 있어?”“저를 가르치려 드시는 아주머니 자격에 대해서 저는 아직 묻지 않은 것 같은데요.”“허!”임유환이 옅은 미소를 띠며 소민지를 향해 말하자 소민지는 화가 치밀어올라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유환 씨, 이제 그만 해요...”윤동훈은 상황이 안 좋게 흘러가자 임유환을 말리며 조덕화 일가를 향해 말했다.“형님, 형수님.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소민지는 아직도 코웃음을 쳤지만 조덕화는 저의 너그러움을 보여주기 위해 화를 삭이며 말했다.“됐어, 아직 어려서 뭘 모른다고 생각하지. 다 오랜 친군데, 얼른 주문부터 해.”“감사합니다, 형님, 형수님!”윤동훈이 연신 감사 인사를 하자 소민지는 임유환을 노려보며 한마디 더 했다.“봤어? 이런 너그러움을 보고 배우라고!”임유환도 소민지를 바라만 보며 윤동훈이 난처해지는 게 싫어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네, 네!”윤동훈이 자리에 앉아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김선의 표정은 이미 굳을 대로 굳어져 있었다.망신당하러 제 발로 찾아온 꼴이었다.급격히 안 좋아진 분위기에 안절부절못하던 윤서린도 임유환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미안해요 유환 씨, 이런 일에 휘말리게 해서...”“괜찮아. 일단 밥부터 먹어. 이 일은 나중에 얘기하자.”“네.”임유환이 다정하게 말하자 윤서린도 그제야 안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여기, 주문!”조덕화가 직원을 불러 주문을 마치자 빠르게 음식들이 테이블에 올랐다.그런데 사람은 여덟인데 음식은 일곱 가지가 전부였다.수프 하나에 소고기, 그리고 해철 무침, 송화단을 제외하고는 전부 나물들뿐이었다.S 호텔에 랍스타, 킹타이거 새우 그리고 다른 메인 요리들이 많았는데 그런 것들은 하나도 주문하지 않은 것이다.올라온 거라고는 집에서도 흔히 먹
“하하, 난 그냥 친구 집안 상황이 어떤지 확인 차 물어본 것뿐인데.”“그러세요?”조덕화가 손을 저으며 말하자 임유환은 그런 조덕화를 보며 웃음을 지었다.분명 웃고 있는 표정이었지만 조덕화는 마치 임유환에게 제 속내를 들키기라도 한 듯 마음이 불편해졌다.그리고 아까부터 간신히 참고 있던 김선도 친구의 곤란한 상황을 재미 삼아 자신의 지위를 돋보이게 하려고 수작질을 하는 조덕화에 이를 갈았다.하지만 윤동훈은 속도 없는지 여전히 조덕화의 체면을 챙겨준다고 또 실없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문제는 이미 다 해결했어요, 형님.”“그래? 다행이네.”조덕화는 겉으로는 태연한 척해도 그 큰 위기를 이미 저절로 해결했다는 윤동훈에 깜짝 놀랐다.그때 김선이 윤동훈의 허벅지를 힘껏 꼬집으며 노려봤다.임유환이 계속 말하게 두지 왜 혼자 좋은 사람인 척 나서냐는 뜻이었다.“여보, 다들 친군데. 체면 구기면 안 좋잖아...”윤동훈이 김선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지만 김선의 마음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체면? 저 사람들은 당신 체면 생각도 안 하는데 왜 혼자 바보같이 그래?”“이번 한 번인데...”윤동훈이 애원을 하며 말했다.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정치인들에게 밉보이는 건 큰 손해였기에 윤동훈도 지금 온 힘을 다해 참고 있었다.더욱이 조덕화는 제 친구인데 서로 불쾌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한편 김선과 윤동훈이 낮게 속삭이는 걸 본 조덕화가 웃으며 물었다.“동훈아, 제수씨, 무슨 얘길 그렇게 해요?”“아무것도 아니...”윤동훈의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김선이 입을 열며 대답했다.“그냥 회사 얘기 좀 했어요. 요즘 작은 회사 두 개 정도 인수할까 생각 중이거든요.”“인수요?”“제수씨 말은 요즘 회사 상황이 좀 좋아졌다는 뜻인가요?”깜짝 놀란 듯 보이는 조덕화에 김선이 웃으며 말했다.“네. 다 우리 사위 덕분이죠. 사위가 아니면 우리 집이 어떻게 채권 문제도 해결하고 2만 억이 넘는 계약 건까지 따내겠어요?”“2만 억이 넘는 계약이요?”
“그게...”윤동훈의 굳은 표정에도 조덕화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동훈아, 체면이 뭐 그렇게 중요하냐, 윤 씨 집안이 S 시에서 어느 정도인지 내가 네 친구로서, 또 세무부장으로서 모르겠어?”“형님, 오해에요. 우리 집안이 어떻게 Y그룹과 계약을 하겠어요? 이건 다 우리 사위가 도와줘서 따낸 계약이에요.”“사위?”조덕화는 아까보다 더 경멸 어린 눈길을 보내며 눈을 크게 떴다.“잠깐, 근데 너 아까 뭐라고 했지? Y그룹과 계약을 했다고?”“네, 형님.”“정말 허풍이 장난 아니게 늘었네.”윤동훈이 그렇다며 끄덕이자 조덕화는 속으로 웃음을 내뱉으며 고개를 저었다.Y그룹은 S 시에서 제일 큰 회사인데 그 사장은 흑제였다.세계 제일 갑부 흑제, 시장도 함부로 만날 수 없는 사람인데 임유환같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그런 능력이 있을 리가. 허풍이 분명했다.“형님, 정 못 믿으시겠으면 나중에 우리 집에 한 번 오세요. 계약서 보여드릴게요.”윤동훈이 정말이라며 말했지만 조덕화는 여전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조덕화는 윤동훈이 제가 집에 가지 않을 걸 알고 일부러 이렇게 얘기하는 것 같았다.낡은 동네에 백 평 남짓한 집에 손님으로 가는 건 제 체면만 구기는 일이었다.“형님, 저는...”여전히 믿지 않는 조덕화에 윤동훈이 또 해명하려고 하자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던 임유환이 나섰다.“아저씨, 됐어요. 어차피 안 믿는데 뭐하러 일일이 해명해요. 우린 돈만 잘 벌면 되잖아요.”“그래도 유환 씨, 아... 됐어 그럼.”임유환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윤동훈도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동훈아, 너희 집안은 다 이렇게 허세를 부리니 어쩜.”조덕화는 가소롭다는 듯 윤동훈 일가를 훑어보며 혀를 찼다.이게 바로 계급 차이라는 건가...“여보, 이제 이런 집안이랑은 거리를 좀 둬요. 다른 사람들이 우리도 사기꾼이라고 수군댈까 봐 무서워요. 그럼 우리 명예만 더러워지잖아요.”얼굴에 멸시와 혐오를 잔뜩 드러낸 소민지도 조덕화를 거들
소민지는 약간 굳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그러더니 이윽고 화가 나서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중학교 교장인 그녀가,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사회 초년생에게 교육을 당하다니.화가 나서 속이 터질 것 같았다.소민지는 자기 이미지도 신경 쓰지 못하고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너 이 자식 누구한테 그런 말버릇이야!”“당신한테요.”임유환은 담담하게 소민지를 보면서 얘기했다.“악!”소민지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이 새끼가, 우리 엄마한테 말대꾸를 해?”조명훈이 갑자기 화를 내면서 일어나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쳤다.“내가 한 말 중에 틀린 거라도 있어?”임유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아저씨와 아주머니는 항상 너희를 잘 대해주셨는데 너희들은 들어오자마자 두 분을 해치울 생각만 하고 있잖아. 세무부 부장이라더니, 평소에 다른 사람을 짓밟으면서 희열을 느끼나 봐? 게다가 부장의 부인은 책을 많이 읽었지만 여전히 사람이 되지 못한 것 같은데.”“너... 너...!”그 몇 마디에 소민지는 말문이 턱 막혀버렸다. 화가 나서 얼굴은 토마토처럼 붉어졌다.“됐어!”조덕화가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어두운 눈빛으로 임유환을 보면서 얘기했다.“너 이 새끼, 네가 정말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본데, 네가 우리한테 이렇게 말할 자격이 있는 것 같아? 내 동창의 얼굴을 봐서라도 봐줄 테니 얼른 사과해!”“사과요?”임유환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사과는 먼저 무례한 행동을 한 사람이 동호 아저씨와 선이 아주머니에게 사과해야죠.”“너!”조덕화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하지만 이윽고 또 화를 쏟아냈다.“말이 안 통하는 자식!”“내가 말이 안 통한다고요?”임유환의 눈에 냉기가 서렸다. “당신들이 먼저 아저씨와 아주머니를 모함했잖아요. 왜 갑자기 내가 말이 안 통한다고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내 아내는 많은 책을 읽은 사람이야. 너희가 하는 말이 거짓말인지 진실인지는 단번에 알아챌 수 있어. 몇천억짜리 프로젝트를, 몇천
“그게...”임유환의 말에 윤동호 부부는 어찌해야 할지를 몰랐다.그들은 임유환이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두 사람의 체면을 위한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아!”조덕화는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을 흘렸다.“역시 무식하면 당당하다더니.”“그 말에 해당하는 건 당신들 같은데요.”임유환이 담담하게 대답했다.“너...!”조덕화는 화가 치밀었다. 하지만 차갑게 코웃음 친 후 얘기했다.“난 너랑 달라. 이 호텔의 진정한 주인이 누군지 알아?”바로 흑제 어르신이다!“내가 나라고 얘기했잖아요.”임유환은 여전히 굽히지 않고 대답했다.“하, 자신만 가득해서.”조덕화는 피식 웃었다. 그의 눈빛에는 여전히 분노가 가득했다.몇십 년 살아오면서 이렇게 뻔뻔한 사람은 처음이었다.“아버지, 저런 자식이랑 무슨 쓸데없는 말을 그렇게 많이 해요. 자기가 호텔 주인이라니, 지배인을 불러서 확인해 보면 되잖아요.”조명훈이 피식 웃었다.그는 팔짱을 끼고 원숭이 보듯 임유환을 쳐다보았다.이제 진실이 곧 까발려지고 임유환이 망신을 당할 차례다.무식함의 대가가 어떤 것인지 똑똑히 보여줄 생각이었다.그리고 윤서린에게도 누가 더 훌륭한 남자인지, 누가 능력 있고 권력 있는 남자인지 똑똑히 보여줄 심산이었다.“명훈아, S호텔의 지배인은 부르고 싶다고 부를 수 있는 게 아니다.”조덕화는 속으로 약간 놀랐다.S호텔의 지배인은 흑제 어르신을 직접 모시는 사람이다.세무부 부장이 아니라 시장이 온다고 해도 만나기 어렵다.“그렇군요.”조명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임유환을 보더니 알겠다는 듯 다시 입을 열었다.“지배인의 신분이 높다는 것을 알고, 지배인이 나타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아서 그렇게 얘기한 거였구나!”“그래, 맞는 것 같아!”조덕화는 눈이 번쩍 뜨였다.임유환은 눈앞의 이 두 사람을 보면서 차갑게 웃고 고개를 저었다.“그렇게 지배인을 만나보고 싶으면 내가 당장 부를게.”말을 마친 그는 바로 흑제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었다.“나
“이 자식, 정말 무식함을 무기로 자신만만해하네?”조덕화는 차갑게 웃더니 임유환을 쳐다보았다.“얼른 두 사람의 말을 듣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개망신을 당하게 될 테니까. 그때 가서 어떻게 수습할지 고민해 봐야 할 거야.”“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임유환이 담담하게 웃었다.“하.”조덕화는 결국 참지 못하고 순식간에 험악해진 말투로 얘기했다.“솔직히 얘기하면 너처럼 아무것도 아니면서 허세만 부리는 사람, 세무부 부장으로서 너무 많이 봐왔어. 하지만 다들 똑같은 결말을 맞이하더군.”“하하, 그래요?”임유환은 입꼬리를 올리면서 비웃듯이 조덕화를 보았다.“솔직히 당신처럼 별로 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면서 계속 권력 얘기를 하는 사람도 많이 봤어요. 다들 큰일을 하지는 못하더라고요.”“뭐라고?”그 말은 바로 조덕화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조덕화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서 표정이 확 굳었다.“제 말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임유환은 조덕화를 담담하게 바라보더니 얘기했다.“정말 대단한 사람은 자기 입으로 권력 얘기를 꺼내지 않아요. 밥을 사준다면서 볼품없는 채소랑 감자만 시키는데, 안 그래요?”너...!”조덕화는 울분이 치밀어 말문이 턱 막혔다. 격한 분노 때문에 몸이 덜덜 떨려왔다.“그래, 이 자식아. 내가 널 너무 얕봤구나.”조덕화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쳐다보면서 얘기했다.“네가 이 호텔의 주인이라면서? 지배인을 불렀다고 했잖아. 그래, 우리가 여기서 같이 기다려주지.”“그래요.”임유환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했다.조덕화는 흠칫했다. 하지만 이윽고 차가운 웃음만 흘렸다.그가 봤을 때 임유환은 그냥 억지로 허세를 부리는 것이었다.“그래!”조덕화는 표정을 굳히고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지배인은 언제 오는 거냐.”“곧 올 거예요. 근데 배가 고프네요. 동호 아저씨도 배가 고프시죠? S호텔에 왔으니 이곳의 메인 요리를 먹어봐야 하지 않겠어요?”“웨이터, 주문.”임유환이 룸 입구를 향해 소리쳤다.직
“주문했어요?”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윤동호 부부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유환 씨, 방금 말한 돈을 안 내도 된다는 건 무슨 뜻이에요?”“아저씨, 아주머니...”임유환이 설명하려 할 때 조명훈이 나서며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돈을 안 낸다고? 설마 우리한테 빌붙으려는 거예요?”“빌붙는다니요.”임유환이 언짢은 듯 눈썹을 꿈틀거리자 조명훈 비웃으며 말했다.“그게 아니면 뭔데요? 당신이 돈이 이렇게 많을 리가 없잖아요.”“호텔이 내건 데 내가 왜 여기서 돈 내고 밥을 먹겠어요.”“호텔이 당신 거라고요? 허세도 작작 부려야지.”담담히 말하는 임유환에 조명훈은 조소로 받아쳤다.“당신이 정말 여기 사장이면 직원들이 왜 당신을 몰라보겠어요?”“제가 직접 호텔에 오는 일은 아주 드무니까요. 못 알아보는 건 당연하죠.”“너!”조명훈은 임유환의 말에 말문이 막혀버렸다.“아들, 신경 쓰지마, 그냥 있는 척이라도 하게 내버려 둬.”조덕화가 그런 조명훈을 말리며 낮게 말했다.어차피 임유환이 멋대로 주문한 음식이니 임유환더러 계산하라고 하면 될 일이었다.“네, 아빠.”조명훈은 조덕화의 말에 아직 분이 풀리지 않았지만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자기야, 뭐하러 저런 사람들이랑 말을 섞어.”“솔직히 다 아저씨 덕분에 저 사람들도 여기 앉아있는 거잖아. 아저씨 돈이랑 권력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지.”“그런데도 감사하기는커녕 아저씨만 원망하고, 돈 없는 사람들이 허세는 더 많다니까. 급 떨어져.”“우리 자기 왜 이렇게 똑똑해? 하는 말마다 다 맞네.”이신비의 말을 들은 조명훈은 금세 또 기분이 좋아져서 웃어댔다.“역시 우리 맘 알아주는 건 신비밖에 없다니까.”조덕화 부부도 예비 며느리의 말을 듣고는 아주 흡족해하며 미소를 지었다.“저는 사실만 얘기한 것뿐이데요 뭘.”이신비는 입술을 말아 물며 조신한 척을 해댔다.미래의 시부모님이기도 하고 또 그 집안의 권력과 재력이 제 인생을 바꿔줄 수도 있었기에 이신비는 어떻게 해서든 그들에게 잘 보
“염 지배인님?”진짜로 이곳에 등장한 염지훈에 다들 깜짝 놀라며 말을 더듬었다.“염... 염 지배인님이 여긴 어쩐 일이세요?”조덕화가 놀라운 가슴을 진정시키며 물었다.“당신이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조덕화에게는 쌀쌀맞게 대하던 염지훈이 임유환을 보자 공손하게 90도 인사를 했다.“사장님!”“사... 사장?”임유환을 사장이라 칭하는 염지훈에 깜짝 놀란 조덕화 일가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뻔한 걸 겨우 참아냈다.임유환이 정말로 S 호텔 사장이었다니!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다들 어리둥절해 하고 있을 때 임유환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염 지배인.”“오셨습니까, 사장님!”염지훈은 어찌나 공손한지 땅까지 파고 들어갈 기세로 굽신거렸다.“미안해요, 여기까지 오라고 해서 귀찮았죠.”“사장님, 아까 들어보니까 누가 사장님에 대해 안 좋게 말하던데, 이 사람들인가요?”미간을 찌푸리며 조덕화 일가에게로 눈길을 돌린 염지훈에 그들은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며 다급히 일어나 해명하기 시작했다.“염 지배인님, 그럴 리가요! 그런 일... 없습니다!”“그럼요, 다 오해입니다.”그 고고하던 소민지도 나서서 아부를 해대는 모습에 염지훈은 코웃음을 쳤다.그리고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자 조급해 난 조덕화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염 지배인님, S 호텔 사장님은 흑제 어르신 아니었나요? 왜... 임유환 씨가...”“S 호텔 사장이 한 분이라고 한 적은 없는데요.”염지훈의 대답을 들은 조덕화와 소민지는 낯빛이 하얗게 질리며 그동안 임유환에게 했던 말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다.누가 누굴 욕해... 그들이 바로 그 바보 멍청이였다.조덕화 일가는 임유환이 그런 모욕적인 말을 듣고도 가만있은 건 두려워서가 아니라 상대할 가치도 없어서였다는 걸 이제야 알아차렸다.염지훈은 조덕화 일가가 임유환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을 알고는 임유환에게 넌지시 물었다.“사장님, 식사하시는 데 불편하시면 저 사람들 내보낼까요?”“아니요, 됐어요. 다 아저씨 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