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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조명훈은 이렇게 말하면 임유환이 분명 자존심 상해할 거라고 생각하며 내심 기뻐했다.

하지만 임유환은 그의 예상과는 달리 담담히 웃으며 대꾸했다.

“그쪽한테 그런 말을 할 자격은 없어 보이는데요?”

“내가 왜 자격이 없어요?”

모두가 제 발아래에 있다고 생각하는 조명훈은 여전히 우쭐대며 물었다.

“그럼 말해봐요. 잘난 게 뭐가 있는지.”

웃으며 도발하는 임유환에 마침 제 자랑을 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던 조명훈은 고개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나 예령대 금융학 석사예요. 앞으로 아버지 뒤를 이어서 세무부 부장이 될 거라고요.”

“그러니까 부모님 빼면 잘난 게 없네요.”

“당신!”

임유환의 조소에 조명훈은 발끈하다가 이내 진정을 하고는 비웃음을 흘렸다.

“부모님 잘 만난 것도 능력이죠. 설마 질투해요 지금?”

“제가 당신을 질투할 필요까지 있을까요?”

“그런 것 같아요 내눈엔.”

임유환은 고개를 저었지만 조명훈은 멋대로 단정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부모님 아니어도 난 이미 예령대 석사학위를 받은 고학력자라고요!”

“아, 그 돈만 주면 아무나 들여보낸다는 대학?”

세계 각지에 제 세력들이 흩어져있는 임유환이 예령대를 모를 리가 없었다.

아무 금융학 석사학위라 해도 돈으로 만들어낸 걸 모르는 이가 더 드물었기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제 치부가 임유환에 의해 들춰지자 조명훈은 발끈하며 소리쳤다.

“너!”

“됐어, 됐어. 그만하고 앉아.”

제 아들이 밀리자 조덕화가 나서서 말리는 척하며 조명훈을 위해 한마디 더 보탰다.

“자네가 우리 아들한테 안 좋은 소리 들어서 기분 나쁜 건 알겠어.”

“근데 존엄이라는 게 그냥 주어지는 건 아니잖아. 돈과 권력을 다 가져야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지.”

“우리 아빠 말 들었죠!”

조명훈이 우쭐거리며 임유환을 보자 임유환은 그런 조명훈을 무시하고는 조덕화를 향해 말했다.

“그건 제가 아저씨보다 잘 알 것 같은데요.”

한낱 세무부장 따위와는 말도 잘 섞지 않는 임유환이지만 조덕화 일가가 윤동훈과 그 가족들을 은근히 무시하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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