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 씨? 유환 씨가 왔어?”거실에 들리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방에 있던 김선도 허둥지둥 달려 나왔다.“아주머니!”“유환 씨!”임유환과 김선은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임유환이 이렇게 살아 돌아오자 김선도 한시름 덜 수 있었다.그제야 김선도 꼭 껴안고 있는 임유환과 윤서린을 보고 낯부끄러운지 기침을 두어 번 했다.“무사하면 됐어요. 내가 방해를 했네...”“아, 그런 거 아니에요 아주머니.”임유환은 멋쩍게 머리를 긁적였고 윤서린도 깜짝 놀라 몸이 굳어져 버렸다.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 윤서린은 빠르게 임유환에게서 떨어졌고 옆에 있는 조무관과 김선을 보며 얼굴을 붉혔다.너무 기뻐서 옆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렸다...“저기... 임 선생님, 더 시키실 일 없으시면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여기서 들러리로 서 있고 싶진 않았던 조무관도 어색하게 기침을 하며 말했다.“아, 수고했어 오늘.”“아닙니다!”수고했다는 임유환 말에 조무관은 공손하게 허리를 숙이며 윤서린과 김선에게도 인사를 건넸다.“아가씨, 아주머니,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조심히 가요!”“네.”그렇게 조무관이 부하들을 이끌고 나가자 거실에는 순식간에 세 명만 남게 되었다.“유환 씨, 안 다쳤어요?”“안 다쳤어.”그제야 윤서린이 걱정스럽게 상태를 살피며 물어오자 임유환은 고개를 저으며 윤서린을 안심시켰다.“진짜요?”“응, 진짜.”“그럼... 강씨 집안은, 당신 어떻게 안 한대요?”“그 사람들은 이미 죽었어.”강씨 집안을 언급하자 따뜻했던 임유환 눈이 조금은 차가워졌다.“죽었다고요?”윤서린은 그 말에 숨을 들이마시며 놀란 눈으로 임유환을 바라봤다.“당신이 한 거예요?”“응.”“어떻게... 했어요?”고개를 끄덕이는 임유환에게 윤서린의 놀라움 가득한 눈동자가 닿았다.강씨 집안을 도와주는 게 무려 작전지역 원수인데 어떻게 이겼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흑제가 도와줬어.”“흑제 어르신이요?”흑제의 재력과 권력이라면 강씨 집안 정도는 손쉽게
“어...아마 2시간 전이었던 것 같아요.”윤서린은 기억을 되새기며 말했다.“2시간 전?”임유환은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2시간 전이면 마침 내가 강씨 집안과 정면충돌이 일어났을 때 아니야?'‘역시 김우현은 서인아가 보낸 사람이었구나...'“유환 씨... 제가 지금 다시 전화를 드려야 하나요?”윤서린이 물었다.그때까지만 해도 윤서린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임유환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려고 하던 때에, 강씨 집안 사람들이 사람을 데리고 쳐들어왔다...“그건 좀 있다가 얘기하고 내가 먼저 약 발라 줄게. 흉터라도 남으면 안 되지.”임유환은 숨을 가볍게 들이쉬며 말했다.지금, 제일 중요한 건 우선 윤서린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었다.서인아의 일은 잠시 놔둬도 되었다.임유환도 서인아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었다.같은 시각 S그룹 마당 안의 분위기는 사람의 숨을 턱턱 막히게 했다.서인아의 얼굴에는 차가움이 가득했고 그녀의 몸에서 풍기는 차가운 기운은 사람의 영혼을 얼어 부숴버릴 것만 같았다.몸에 중상을 입은 김우현은 지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머리를 깊이 숙인 채 아가씨의 눈을 감히 쳐다보지 못하고 있었다.김우현의 옆에는 아까 그를 구해낸 팔 장로가 똑같이 창백한 얼굴을 하고 말을 꺼내기 무서워하고 있었다.적막하고 숨 막히는 분위기가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모른다.어느 시각, 서인아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도 더 차가웠다.“김우현, 대답해 봐. 이번에 내가 널 S시로 보낸 목적이 뭐였지?”“그게...아가씨의 명을 받아 임 선생님을 지원하러...”김우현은 몸을 벌벌 떨었다.“근데 넌 어떻게 했지?”서인아는 계속해서 물었다.“저는...저는...”김우현은 한참 떨며 반나절 동안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아가씨의 뜻을 거역한 결과가 어떤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빨리 대답해!”서인아의 말투는 확 매서워졌고 차가움이 물씬 풍겨 나왔다. 옆에서 김우현운 서인아의 말에 영혼마저 바르르 떨었다.
“우...우빈 도련님이...그게....”김우현은 땀을 뻘뻘 흘리며 입술을 부들부들 떨면서 반나절 동안 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뭐라고 말했냐니까!”서인아는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우...우빈 도련님이...저...저 보고 임 선생님께...너는 두...두꺼비라고...아가씨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못 된다고...”“더 있어? 빨리 말해!”서인아의 분노는 한층 더 깊어 졌다.그녀의 아름다운 손은 지금 바들바들 떨고 있었고 손등에는 가늘고 퍼런 핏줄들이 올라와 있었다.“우빈 도련님이 또 말하기를...만약 임 선생님께서 내키지 않는다면...10일 뒤에 진행되는 우빈 도련님과 아가씨의 결혼식에 참석하라고...”김우현의 등에는 식은땀이 가득 흘러내렸다.그는 아가씨가 이렇게까지 큰 화를 낸 걸 본 적이 없었다!“그래서 유환 씨는 뭐라고 대답했어!”서인아는 너무 화난 채 몸을 바들바들 떨었고 그녀의 눈빛에 나타난 차가움은 마치 사람을 서리로 얼어버릴 것만 같았다!“그...임 선생님께서는 저 보고 우빈 도련님께 결혼식에 참석할 거라고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그리고 그때...그때가 되면 우빈 도련님과 아가씨의 결혼식은 아마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할 거라고...”“뭐라고!”서인아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서인아는 임유환의 성격이라면 그가 꼭 충동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이것이 바로 그녀가 지금까지 계속 임유환에게 진실을 숨겨왔던 이유였다!만약 임유환이 7년 전의 진실을 알게 된다면, 서인아가 처음부터 끝까지 임유환을 잊은 적이 없다는 걸 알게 된다면, 그는 반드시 그녀를 위해 모든 대가를 아끼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었다!‘이 바보 멍청이! 왜 번마다 멍청한 짓을 해!'‘분명 나는 더 이상 유환 씨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건만! 그는 왜 그렇게 바보 같을까.'서인아의 눈가에는 순식간에 자욱한 물안개가 한층 씌워졌다.그러나 그녀는 재빨리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눈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김우현을 쳐다보며 몹시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명심해.
“네, 아가씨!”수미는 마음속으로 깜짝 놀랐다.서인아가 S시에 가서 누굴 만나려고 하는지 수미는 바로 알아차렸다.수미는 얼른 가서 짐을 정리하고 서인아와 함께 전세기를 타고 S시로 떠났다!...“서린아, 여기 아직도 아파?”침실에서 임유환은 윤서린에게 조심스럽게 약을 발라주고 있었다.윤서린의 팔과 등에 생긴 멍들을 보자 임유환은 마음이 아팠다.“안 아파요.”윤서린은 임유환을 등진 채 머리를 살며시 흔들었다.비록 상처가 아직도 따가웠지만, 임유환이 옆에 있으니, 윤서린은 그저 이 순간들이 마냥 행복했다.“바보 같은 계집애.”임유환은 윤서린이 아픔을 참고 있다는 걸 알아 손을 내밀어 상처 주변의 피부를 살며시 어루만졌다.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임유환의 마음속은 이미 얼기설기 엉켜 있었다.“쳇. 유환 씨야말로 바보예요.”윤서린은 코를 살짝 찡그렸다. 그녀의 눈은 반짝반짝 빛났고 어찌 보면 귀여움 속에 어리둥절함이 조금 섞여 있었다.임유환은 깊게 한숨 들이쉬더니 재빨리 기분을 다스리고 특제 연고를 윤서린의 등에 있는 멍에 살며시 발라주었다.연고가 상처에 닿자마자 따가움이 느껴졌다.윤서린은 기다란 눈초리를 한껏 깜박였지만, 소리 한번 내지 않았다.임유환은 소녀의 살짝 굳어버린 몸을 보고 윤서린이 아픔을 참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눈빛의 미안한 기색은 한층 더 짙어졌다.“미안해, 서린아. 다 내 탓이야...”“바보, 이건 유환 씨의 잘못이 아니에요. 유환 씨도 피해자잖아요.”윤서린은 부드럽게 말했다.“휴...”하지만 임유환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만약 내가 더 일찍 강씨 집안의 비열한 심보를 알아차렸더라면, 서린이도 나를 따라 이렇게 큰 고생을 겪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유환 씨, 난 유환 씨가 더 이상 슬퍼하지 않았으면 해요!”임유환가 자책하고 있는 것을 느낀 윤서린은 갑자기 몸을 돌려 정색한 얼굴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서린아, 나...”임유환은 살짝 울먹였다.“자. 인제 그만 자책하세요. 저 진짜 괜찮아
임유환은 깊게 한숨 들이쉬었다.그는 윤서린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속에서 일렁이는 파장을 최대한 억제하고 나서야 그녀의 치마에 있는 지퍼를 천천히 내렸다. 이런 일을 처음으로 하다 보니 임유환의 손은 떨리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그의 서투른 손놀림 때문에 지퍼를 내리는 과정에서 그의 손가락은 부주의로 윤서린의 등에 닿았다.그때마다 윤서린의 몸은 거문고의 현처럼 팽팽해졌다.두 사람은 모두 숨죽이고 있었다.드디어 임유환은 지퍼를 맨 밑까지 내렸다.지퍼가 다 열리자, 윤서린이 입고 있던 치마는 저절로 허리춤까지 흘러내렸다.순간, 등에 있던 몇 줄기의 멍은 임유환의 눈앞에 선명하게 드러났다.임유환은 눈시울을 붉히며 안쓰러움을 금치 못했다.“그 유환 씨...빨리...”이때 윤서린은 작은 목소리로 재촉했다.그녀의 목소리는 어찌 수줍던지 마치 물을 짜낼 수 있는 스펀지 같았다.임유환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윤서린의 반쯤 드러난 몸을 바라보게 되었는데, 아마도 처음으로 이성 앞에서 몸을 보여서인지 그녀의 몸에는 옅은 홍조가 한층 띠어져 있었다.그리고 그녀의 귓뿌리는 이미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알겠어!”임유환은 얼른 대답하고 나서 침대 끝에 있던 담요를 잡아 윤서린의 몸에 덮어줬다.그제야 윤서린의 심박수는 방금 전보다 조금 낮아졌고 마음속에는 일말의 담담한 안전감이 솟아올랐다.“이제부터 약을 바를 거야.”임유환은 가볍게 한마디 귀띔했다.“네.”윤서린은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임유환은 연고를 들어 손끝에 조금 바른 후 윤서연의 상처에 조심스럽게 발랐다.손가락이 피부를 스쳤다.또 등이 좀 민감한 곳이다 보니 윤서린은 순간 감전된 듯 몸이 바짝 굳어졌다.윤서린의 반응을 눈치챈 임유환은 동작을 더 빨리할 수밖에 없었다.이마에는 송골송골 땀들이 맺혀있었다.약을 바른 시간은 단지 1분밖에 안 되었다.그러나 이 1분은 두 사람에게 있어서 마치 한참이나 지난 것만 같았다.“휴...다 됐어!”약을 다 바르자 임유환은 순간
“유환 씨, 왜 그래요?”갑자기 넋 놓고 있는 임유환을 보고 윤서린은 손을 들어 임유환의 눈앞에서 가볍게 흔들어 댔다.임유환은 정신을 차리고 눈앞의 윤서린을 보고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아니... 그냥 갑자기 이런저런 일들이 생각났어.”“무슨 일이 생각났는데요?”윤서린은 호기심이 가득 찬 눈길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방금 넋 놓고 있던 유환 씨는 설마 서인아 아가씨의 일을 떠올린 건 아니겠지?’“어... 별거 아니고 그냥 이것저것 생각이 난 거야.”임유환은 마음에 찔려 말했다.“이것저것이요?”윤서린은 갑자기 심문하는 눈빛으로 임유환을 자세히 쳐다봤다.“설마 내 생각이 맞는 건 아니죠?”“무슨 생각?”임유환은 가슴이 떨렸다.“유환 씨 설마 서인아 아가씨의 일을 생각하고 있던 건 아니죠?”윤서린이 입을 열었다.‘안 그래도 방금 내가 유환 씨와 이 일에 관해 얘기를 꺼냈었으니까.’“서인아 일을 생각했냐고?”임유환은 선명하게 멈칫했다.그러고 나서 애틋하게 윤서린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서린아, 너 설마 질투하는 거야?”“아니... 아니거든요.”윤서린은 중얼거리며 볼을 빵빵하게 불어넣고는 삐진 얼굴로 임유환을 쳐다봤다.임유환은 그저 이런 윤서린이 무척 사랑스럽게 느껴져 웃으면서 말했다.“나 서인아를 생각한 게 아니야.”“그럼 뭘 생각했는데요?”윤서린은 더욱 궁금해졌다.“하하하. 아주 비밀스러운 일이야!”임유환은 하하하 웃어 댔다. “비밀스러운 일이 뭐예요?”그러나 이럴수록 윤서린은 더욱 호기심을 참을 수 없었다.“누설해서는 안 되는 천하 기밀이지.”임유환은 신비롭게 말했다.‘내가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이건 진짜 말해서는 안 돼...’“유환 씨, 뜸 들이지 말고 빨리 말해줘요~”윤서린은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그녀는 너무나도 알고 싶었다.“하하하. 다음에 알려줄게!”임유환은 대충 넘어가려 했다.“싫어요!”그러나 윤서린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나한테 말해주세요, 유환 씨~”“알았어. 알았
“나보고... 남으라고?”임유환은 멈칫하며 물었다.“네.”윤서린은 머리를 살짝 끄덕이며 긴 속눈썹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그녀는 임유환을 보내기 아쉬워서 그와 좀 더 같이 있고 싶었다.“그래.”임유환은 동의했다.사실 임유환도 윤서린의 옆에 좀 더 있으면서 그녀를 보살피고 싶었다.아까는 그저 너무 어색해서 핑계를 대고 떠나려고 했다.“너무 잘 됐어요!”윤서린의 아름다운 눈동자에는 순간 밝은 빛이 돌았다.“바보 같은 계집애.”윤서린의 방긋방긋한 표정을 보고 임유환은 부드럽게 웃었다.“유환 씨야말로 바보예요. 목이 말라도 물 마실 줄 몰랐잖아요.”윤서린은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는데 그 모습마저 매우 예뻤다.“아까는 너무 집중하느라 그랬던 거지.”임유환은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자, 여기 내 물 마셔요.”윤서린은 물컵을 임유환에게 건넸다.“하하. 그래.”임유환은 하하 웃으며 윤서린의 손에서 물컵을 건너 받고는 아무 생각 없이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윤서린은 임유환의 꿀렁이는 목젖을 쳐다보다가 임유환의 입술이 닿은 컵 입구로 시선을 돌렸다.그곳은 윤서린이 아까 물 마실 때 입술이 닿았던 곳이었다.‘이러면 유환 씨와... 간접적으로 키스한 건가?’윤서린은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얼굴을 살짝 붉혔다.똑똑똑.이때 문밖에서 갑자기 김선이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서린아, 유환 씨, 저녁 준비가 다 됐어. 너의 아버지도 곧 돌아올 거야!”윤서린은 깜짝 놀라 힘껏 숨을 고른 뒤 말했다. “네, 엄마. 알겠어요.”그렇게 답한 후, 윤서린은 임유환을 바라보며 그녀의 볼에는 아직 홍조가 남아있었다.“가요, 유환 씨. 우리 나가요.”“그래.”임유환은 물컵을 내려놓으며 윤서린의 얼굴에 나타난 수줍음을 눈치채지 못했다.그는 그냥 방안이 조금 더워서 윤서린의 얼굴이 좀 빨개진 줄 알았다.저녁을 먹은 후 김선은 또 열정적으로 임유환더러 자고 가라고 했다.이번에 임유환은 아주 단호하게 대답했다.‘서린이가 다쳤는데 내가 남아서 서린이
“유환 씨, 저기 봐요. 저기 큰 곰돌이 인형이 있어요!”사람이 제일 많은 공원 중심에 도착하자마자 풍선 터뜨리기 노점이 순간 윤서린의 시선을 끌어 잡았다.“갖고 싶어?”임유환은 이 시각 신난 윤서린을 바라보며 물었다.“네!”윤서린은 힘 있게 머리를 끄덕였다.“선남선녀들, 한번 해보시겠어요?”사장님은 손님들이 온 걸 보고 바로 인사를 건넸다.“사장님, 어떻게 노는 거예요?”임유환이 물었다.“잘생긴 친구, 이천 원에 총알 10발이고 9발 명중하면 저 일등상 상품을 가져갈 수 있어요.”사장님은 소개했다.“그럼, 다 명중하면요?”“그럼, 인형 한 개 더 드리죠!”사장님은 간사하게 웃더니 10발 모두 명중할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을 거로 생각했다.왜냐면 이 소총에 특별히 손써뒀기에 퇴역한 특전사라고 해도 10발 중의 7발 명중하는 것도 이미 한계였다.그러나 젊은이들은 다 잘난 척하기 좋아하고 여자 친구 앞에서 뽐내고 싶어 하기 마련이었다.아니나 다를까 옆에 있는 3커플의 남자들은 이미 이백만 원도 넘게 썼는데 아직 저 1등 상품을 따가지 못했다.번마다 많아서 4발 아니면 5발 명중이었다.“네, 사장님. 그럼, 이천 원어치 주세요.”임유환은 웃으면서 이천 원을 꺼내 사장님께 드렸다.“네.”사장님은 돈을 받고 바로 임유환에게 플라스틱 총알이 가득 든 소총을 가져다줬다.임유환은 소총을 들고 조금 적응한 후 풍선을 겨냥해 첫 발을 쐈다.탁.총알은 정확하게 명중해 풍선을 터뜨렸다.“젊은 친구, 잘하네!”사장님은 조금 놀라며 감탄했다.그러나 사장님은 그저 임유환의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했다.‘필경 첫 발에 명중하는 사람은 소수가 아니었으니까.’임유환은 풍선을 겨냥한 후 신속히 두 번째 총알을 쐈다.이어서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총알까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쐈다.탁탁탁.5발 모두 정확하게 명중했다.사장님은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유환 씨, 너무 대단해요!”윤서린은 흥분되어 덩실덩실 춤까지 췄다.주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