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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하늘은 이미 캄캄했다.

임유환은 샤워를 마친 뒤 침대에 누웠고, 조용히 누워서 좀 쉬고 싶었지만 그의 머릿속은 온통 오늘 오후 해수욕장에서 서인아와 있었던 일뿐이었다.

그는 오른손을 들고 손바닥을 바라보았고, 거기에는 아직도 은은한 촉감이 남아 있는 것만 같았다.

“임유환, 너 왜 그러는 거야?”

임유환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분명 그는 서인아를 잊겠다고 했었고, 평생 그녀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었다.

그는 자신이 이미 마음을 다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왜 그의 마음은 여전히 서인아의 영향을 받고 있는 걸까?

특히나 발목을 삐어 애원하는 표정을 짓는 서인아를 봤을 때 그는 마음이 매우 약해졌다.

혹시 그녀는 그 당시 어떤 고충이 있었던 걸까?

"서인아, 나한테 숨기는 일이라도 있는 거야?”

임유환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는 진정하고 싶었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기분은 점점 더 요동쳤다.

특히 그는 방금 전 서인아가 그에게 보였던 친밀한 행동들이 생각났고, 7년 전 그녀와 함께 보냈던 시절이 그의 머릿속에 끊임없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했다.

그 당시 그는 아직 세계 최고의 부자도 아니었고, 세계 군부와 정계의 당수도 아니었다.

그는 스승인 모윤태의 명을 받아 서인아를 보호해야 했고,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곳은 연경공항이었다.

당시 서인아는 흰색 반팔 셔츠에 하늘색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머리는 풀어헤친 심플하고 세련된 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는 서인아에게 한눈에 반했다. 정확히 말하면 그녀의 눈빛에 끌렸던 것이다.

그전에는 사람의 눈이 이토록 차갑고 맑을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마치 꽁꽁 얼어버린 푸른 호수를 보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서인아와 가까워진 후, 그는 이 여자의 차가움을 진정으로 느꼈으며 그녀가 걷는 곳마다 공기의 온도가 떨어지는 것 같았다.

당시 서인아의 나이는 고작 열여덟 살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고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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