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이후.그와 서인아의 관계는 분명한 변화가 생겼다. 서인아는 더 이상 그에게 이전처럼 무관심하지 않고 그의 가슴에 난 상처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이틀 뒤.그들은 드디어 원시림을 지나 밖으로 나왔고, 휴대폰 신호가 잡히자 서인아는 즉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소식을 접한 그녀의 아버지는 격노한 나머지 직접 군대를 보내 작은 왕국을 휩쓸고 배후를 찾아내 잔혹하게 처형했다. 그들은 S 그룹의 지원을 받아 연경으로 돌아왔고, 스승님이 맡긴 임무를 완수한 임유환은 서인아에게 작별 인사를 하려 했다. 하지만 서인아는 그를 붙잡았고, 이전 일을 겪으면서 주변에 특별히 신뢰할 사람이 없었던 그녀는 임유환에게 한동안 자신의 경호원이 되어달라고 요청했다.그렇게 그는 남게 되었고, 그 뒤로 서인아는 어떤 자리에 참석하든 그를 데리고 갔다. 그들은 거의 그림자처럼 붙어 다녔고, 이들의 관계는 더없이 가까워졌다. 하지만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서인아는 그를 데리고 중요한 협력 회의에 참석했고, 회의를 하러 가는 길에 그들은 또 한 번 습격을 받았다. 상대방은 그 작은 왕국의 남은 무리였고, 그들은 왕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그와 서인아가 타고 있던 승합차를 향해 총알 세례가 쏟아졌고, 운전기사와 차 안에 있던 경호원들이 잇달아 목숨을 잃고 말았다.다급한 순간에, 상대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임유환은 엑셀을 밟고 옆 호수에 있던 가드레일을 부수며 물속으로 돌진했다.차는 빠르게 물 깊은 곳으로 가라앉기 시작했고, 수영을 할 줄 몰랐던 서인아는 계속해서 엄청난 양의 물을 끊임없이 마시고 말았다.그녀는 곧 질식을 할 위기에 놓이게 되었고, 매우 위급한 상황에서 임유환은 그녀를 꽉 껴안은 채로 그녀에게 입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그의 첫 키스였다. 마찬가지로 서인아의 첫 키스이기도 했다.두 사람은 10분 넘게 이 자세를 유지했고, 마침내
"무슨 소식?"윤서린의 다급한 목소리에 임유환은 어리둥절했다. "서인아 아가씨에 관한 소식이요!” 윤서린이 대답했다. "서인아라고?” 임유환은 이 말을 듣자 다급히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그 사람에게 또 무슨 위험한 일이 생긴 거야?” "아뇨, 5일 뒤에 서인아 아가씨가 S 시에서 축제를 열 거라고 했는데, 해수욕장 전체와 글로리에스 호텔 두 채를 전부 대절했대요!” 윤서린은 신이 나서 말했다. "지금 이 소식이 S 시 전체에 퍼졌고 적지 않은 부자들이 서인아 아가씨로부터 초대장을 받았는데, 저도 운이 좋게도 초대를 받았어요!” “그래, 정말 좋네.” 임유환은 약간 찔려 하며 말했고, 윤서린은 눈치채지 못했다. 지금 그녀는 완전히 흥분에 휩싸여 있었고, 그에게 계속해서 물었다.“유환 씨, 이번에 서인아 아가씨가 S 시에서 이런 커다란 축제를 여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요?”"어... 잘 모르겠는데..."임유환은 머뭇거리며 말했다. "유환 씨, 말투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 괜찮은 거예요?” 윤서린은 임유환의 어조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아니... 그냥 오늘 일 하러 나갔다가 너무 피곤해서 그런 가봐.”임유환이 말했다."앗, 미안해요. 내가 쉬는데 방해했네요. 그럼 푹 쉬고 내일 다시 얘기해요.” 윤서린은 사과하며 말했다."그게…… 서린아, 전화를 끊지 말아 봐.” "네?”“아… 아니, 그냥 네가 전화를 했는데 몇 마디 대화도 제대로 나누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해서 그래.” “괜찮아요, 피곤하면 쉬어야죠. 일찍 쉬고 내일 다시 전화할게요~” "그래, 잘 자.” “휴.” 임유환은 전화를 끊고 깊은숨을 내쉬었다. 그는 원래 윤서린에게 직접 진실을 말하려 했고, 자신이 서인아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번 축제 또한 서인아가 자신을 위해 개최한 것이다.하지만 만약 자신이 윤서린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화를 낼까 봐 두려웠다……그래,
"장 서방, 얼른 와서 앉아.” 허미숙이 따뜻하게 그를 불렀다.“물 한 잔 갖다 줄까?” 그녀는 반드시 사위에게 잘 보여야 했다. 그녀가 자신의 딸에게 임유환과 이혼하도록 한 것은 정말 현명한 일이었다! 그 쓸모없는 자식을 계속 사위로 삼았다면, 그녀의 일가는 골치만 아팠을 것이다. 하지만 장문호와 함께라면, 그녀의 집안은 곧 S 시의 정상에 서게 될 것이다! 그는 이미 그녀의 친척과 친구, 옛 동창들이 그녀에게 아부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다. “장모님, 괜찮습니다.” 장문호는 웃으며 말했다.그가 어떻게 이 늙은 여인의 속셈을 모를 수 있을까? 하지만 서인아 아가씨가 자신과 허유나 중 누구를 대표자로 선택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았고, 확정되기 전까지는 태도를 드러내서는 안 됐다. 허유나와 P 시의 좋은 협력업체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완전히 인수될 것이고, 모든 일이 진정되고 나면 허유나와 이혼을 한 후 거들떠도 보지 않을 것이다! 허유나는 장문호의 야망을 알지 못했고, 그가 정성껏 설계한 사랑의 허상에 깊이 빠진 그녀는 애정 어린 표정으로 장문호를 바라보았다.“문호 씨, 내일 엄마랑 태웅이를 데리고 해수욕장에 가 봐요!” "그래, 좋아.” 장문호는 즉시 동의했다.마침 그도 해수욕장에 가서 서인아 아가씨가 그들을 위해 준비한 축제가 어떤 모습으로 꾸며져 있을지 보고 싶었다. 곧, S 시 전체가 장문호의 발아래에 있게 될 것이다! 축제가 끝이 나면 S 시의 진정한 호족은 하나밖에 남지 않게 될 것이고, 그 호족은 장안 그룹이 될 것이다! 장문호의 심장이 주체할 수없이 빠르게 뛰었다. ...한편, 임유환은 침대에 누워 몸을 뒤척였다. 그의 머릿속엔 온통 서인아의 모습과 서인아가 항상 지니고 다니는 사진으로 가득 차 있었다.서인아의 마음속에 정말 그가 남아 있는 걸까? 하지만 그녀가 여전히 그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애초에 그녀는 왜 그에게 이별 문자를 보냈던 걸까? 그리고 그가 서 씨 저택으로 찾아가 직접 이유를 물으려고
서인아의 말에 임유환의 심장은 덜컥 내려앉았다. 그는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그렇다, 그녀는 부잣집 아가씨였고, 그녀의 눈에 그는 단지 미천한 경호원일 뿐이다.아마도 공주가 곤경에 처했을 때, 자신을 구해준 기사에게 마음이 잠시 끌렸던 건지도 모른다.하지만 그 마음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식게 되었고, 공주가 정신을 차리자 기사는 결국 기사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왕자의 곁이 되겠지. 그렇게 임유환은 S 그룹의 조롱과 굴욕 속에서 저택을 떠났고, 서인아가 직접 쓴 이별 편지도 그의 손에 쥐어지며 휴지 조각이 되었다. 그는 큰 충격에 휩싸여 며칠을 시름시름 앓다가 연경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그리고 그 사건 이후, 남자에게 필요한 것은 권력과 지위라는 사실을 완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몇 년 동안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인맥과 자원을 활용해 회사를 창업하기 시작했고, 자신의 절대적인 재능으로 강자들을 제압했다.마침내, 그는 부와 명성의 정점에 서게 되었다!그리고 바로 그때 그는 핑크색 나비 머리핀을 통해 자신이 절망에 빠졌을 때 자신을 도와주었던 소녀를 찾았다. 허유나에게는 그의 손에 있던 똑같은 머리핀이 있었고, 이는 그때 그 소녀가 당시에 떨어뜨린 물건이었다.그는 모든 것을 흑제에게 맡기고 결연히 갑옷을 벗고 은둔하기로 결정했다.하지만 이는 자신의 실수였고, 그때 그를 구한 소녀는 허유나가 아닌 윤서린이었다. 머리핀은 한 쌍이었으며, 그 당시 허유나와 윤서린이 나눠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에게 떨어뜨리고 간 머리핀은 바로 윤서린의 것이었다.그 당시, 추운 겨울날 그녀의 손에 있던 하나밖에 안 남은 빵 조각을 그에게 건네주며 인생은 결국 달콤할 테니 포기하지 말고 강하게 살라고 말했었다. 그녀의 말은 십여 년이 넘도록 그에게 힘이 되어 주었고, 그녀가 아니었다면 12년 전 지병으로 가족에게서 쫓겨난 남자는 길거리에서 얼어 죽고 말았을 것이다.따라서 그는 이제 그 소녀에게 보답하
다음 날 아침.임유환은 아침 일찍 S 호텔에 가서 서인아를 만나려 했다. 하지만 그는 입구의 경비원으로부터 서인아가 비서와 함께 해수욕장으로 갔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임유환의 마음이 꿈틀거렸고, 서인아가 이 일에 이토록 신경을 쓰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는 그 해에 일어난 일에 분명 다른 속 사정이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는 서인아를 찾아가 확실히 물어봐야 했다.30분 뒤. 임유환은 해수욕장 주차장에 도착했고, 축제가 임박해오자 해수욕장 전체가 봉쇄되었다. 서인아가 특별히 배정한 경호원은 행사장 밖의 질서를 유지하는 일을 했고, 서인아가 직접 언급한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허가 없이는 들어갈 수 없었다.임유환은 당연히 극소수의 사람들에 포함되어 있었고, 그는 해수욕장 입구에 다다랐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장문호와 허유나의 가족도 그곳에 있었다.장문호와 허유나는 서인아가 그들을 위해 축제를 연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설렌 나머지 어젯밤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그들은 이른 아침부터 급하게 해수욕장에 와서 현장의 상황을 직접 보고 싶었지만, 들어갈 자격을 얻지 못했기에 밖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매우 들떠 있었고, 허유나는 계속해서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어 sns에 자랑을 늘어놓았다. 임유환은 해수욕장 입구를 향해 곧장 걸어갔고, 그의 행동은 즉시 장문호와 허유나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자 허유나는 혐오감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임유환, 내가 가는 곳마다 왜 계속 보이는 거야? 스토킹이라도 하는 거니?” 임유환은 그녀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는 가능한 한 빨리 서인아를 만나 자신의 마음속 의문을 확인하고 싶었다. "임유환, 귀 먹었어? 나 지금 당신한테 얘기하고 있잖아!” 허유나는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을 하며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비켜, 길 막지 말고.” 임유환이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길을 막고 있다고? 하! 넌 여기가 어딘지 알기나 해?” 허유
허유나는 팔짱을 낀 채 임유환의 웃음거리가 될 장면을 기다리고 있었다. 장문호와 허미숙 또한 그를 비웃고 있었고, 임유환은 곧 해수욕장 입구에 도착했다. 임유환이 경호원에게 쫓겨날 것이라고 생각하던 그때, 그는 막힘없이 해수욕장 안으로 들어가 그들의 시야 밖으로 사라졌다. "뭐야?” 허유나는 당황했고, 장문호와 허미숙도 넋을 잃었다. 장문호와 다른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임유환이…… 정말 해수욕장 안으로 들어갔다고? 아니, 이건 절대 불가능해! 그들은 눈앞의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가자, 가서 물어보자고!” 허유나는 말을 내뱉은 뒤 즉시 경호원 앞으로 다가갔고, 그녀는 임유환 그 자식이 해수욕장에 들어갈 자격이 있을 거라고 믿지 않았다. “경호원 님, 방금 누가 들어가지 않았나요?” 허유나가 물었다.“당신과 무슨 관련이 있죠?” 경호원은 허유나를 힐끗 보더니 담담하게 대답했다. 이 여자는 눈이 안 보이는 걸까, 이렇게 큰 사람이 그녀 앞을 가로질러서 해수욕장에 들어가는데 그걸 보지 못했다고? "그게요, 저… 저는 그 사람을 알거든요. 근데 어떻게 그 사람이 해수욕장에 들어갈 수 있는 거죠?” 허유나는 계속해서 질문했다."뭐가 그렇게 궁금한 게 많은 거죠?” 경비원은 대답하기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이들은 아까 전부터 눈에 거슬렸고, 해수욕장 입구에서 오랫동안 수상쩍게 굴면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대는 것을 줄곧 지켜보고 있었다. 게다가 방금 전에는 감히 서인아 아가씨께서 특별히 초청한 귀빈과 말다툼까지 벌이지 않았나! “어이, 내 딸한테 그게 무슨 태도지? 내가 서인아 아가씨에게 일러바치는 수가 있다고!” 이때, 옆에 있던 허미숙은 자신의 딸이 하찮은 경호원에게 밀리는 것을 보자 경호원에게 호통을 쳤다. "일러바쳐요? 그렇게 하세요 그럼!” 경비원은 눈살을 찌푸리며 대꾸했다. "너 같은 경호원은 아직 모르겠지. 내 딸과 사위는 서인아 아가씨가 5일 뒤 축제에서 주인공으로 지정해 놓은 사람들이라고!” 허미숙은 자
임유환은 해수욕장 안으로 들어간 뒤, 곧장 호텔 빌딩 쪽으로 걸어갔다. 밖에는 모두 건설 노동자들이었고, 서인아는 호텔 안에 있을 것이다. 첫 번째 호텔 빌딩 앞에 도착하자, 건물 1층에서는 많은 직원들이 호텔 로비를 리모델링하고 있었다. 임유환은 아무 관계자를 찾아 서인아의 행방을 물었고, 그를 통해 서인아가 이곳이 아닌 바로 옆 빌딩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임유환은 감사 인사를 한 뒤, 두 번째 호텔 빌딩으로 향했다. 두 번째 빌딩은 첫 번째와 달리 리모델링 공사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로비는 텅 비어 있었다. 임유환은 30층이 넘는 호텔을 모두 뒤져 서인아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을 했고, 단순히 서인아가 로비로 내려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그렇게 임유환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쉬려고 할 때, 그의 발걸음이 갑자기 멈췄다. 그는 로비 근처에서 살기가 어렴풋이 풍겨져 오는 것을 알아차렸고, 그 기운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하지만 그의 느낌은 절대 틀릴 리가 없었고, 상대방은 분명 고수였다! 설마…… 서인아를 암살하려고 온 걸까? 이전의 습격을 생각하면, 상대방은 실패한 후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킬러의 표적은 서인아가 틀림없다! 이 생각을 한 임유환은 즉시 킬러의 행방을 찾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고, 방금 전 살기가 나타난 곳은 호텔 끝 쪽인 듯했다. 그는 곧바로 로비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고, 그곳에는 남녀 직원의 탈의실이 있었다. 방금 전 그 킬러의 살기가 바로 이곳에서 사라졌다!임유환은 진지한 표정으로 곧바로 남자 탈의실에 들어가 탈의실을 하나씩 확인했다. 현재 호텔 건물 전체를 서인아가 빌렸기 때문에 직원들은 모두 휴가를 갔고, 탈의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임유환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고, 남자 탈의실을 나서자마자 바로 옆에 있는 여자 탈의실로 눈을 돌렸다. 킬러는 이 안에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임유환은 킬러에게 인기척을 들키지 않으려고 숨을 죽이고 유령 같은 발걸음으로 조용
날카로운 비명 소리에 임유환의 고막이 부풀어 올랐다.그 후 임유환은 곧장 수미에게 달려가 그녀의 입을 막았다. “읍!” 임유환에 의해 입이 막힌 수미는 흐릿한 소리만 내뱉을 수 있었고, 그녀는 여자 탈의실에 침입한 불청객을 겁에 질린 눈으로 바라봤다.검은 스타킹을 신은 그녀의 아름다운 다리는 하마터면 임유환을 차버릴 뻔했고, 다행히 임유환은 한 발짝 뒤로 물러나 피했다. "소리치지 마세요, 저는 몰래 훔쳐보려고 온 게 아니라 근처에 킬러가 있어서 온 겁니다!” 임유환은 재빨리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고, 수미의 눈이 떨렸다. 그제야 탈의실에 침입한 사람이 임유환이라는 걸 알아차렸고, 그녀가 더 이상 몸부림을 치지 않자 입을 가리고 있던 손을 놓았다. “임유환 씨, 당신 변태에요?!”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된 수미는 즉시 이를 악물고 임유환을 맹렬하게 노려보았다.무슨 근처에 킬러가 있다는 뚱딴지같은 소리지?! 임유환은 분명 자신이 훔쳐보는 행위에 대한 핑계를 대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이곳에 그녀 외에 다른 사람이 어디 있다는 거야? 무슨 킬러가 있다고! "수미 비서님,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수미가 자신을 믿지 않는 눈치이자 임유환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는 곧 무엇인가 생각이 난 듯 미간을 좁히며 수미를 자세히 바라보았다."수미 비서님, 그런데 왜 여기 있는 거죠?” 대낮에 이런 곳에서 스타킹을 갈아 신다니, 행동이 좀 수상했다. "그건 내가 물어봐야 할 입장이지 않나요? 다 큰 성인 남성이 왜 여자 탈의실에 있는 거죠?!” 수미는 싸늘한 표정으로 임유환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눈에 임유환은 자신의 훔쳐보는 행동을 변명하려는 것이었다. 그녀가 스타킹을 신는 모습을 이 남자가 다 봤다는 생각에 수미는 화가 치밀어 올라 뺨이 붉어졌다."그게……” 임유환은 잠시 망설였고, 수미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 "방금 로비에 있을 때 살기가 느껴졌고, 그 살기는 탈의실에서 느껴졌습니다.”임유환이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