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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작가: 남선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임유환은 바로 추가 버튼을 눌렀다.

“안녕하세요, 임 선생님!”

대화창에 윤서린의 메시지가 떴다. 메시지에는 귀여운 이모티콘도 있었다.

“안녕하세요.”

임유환은 바로 회신했다.

“오늘 오전에는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윤서린은 다시 한 번 임유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오늘 임유환이 아니었으면, 왕 사장님은 절대로 윤씨 가문과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다.

임유환은 윤씨 가문의 구세주이다!

“아기씨, 별것 아닙니다. 만약 그렇게 고맙다면, 커피를 자주 사주시면 됩니다. 하하!”

“좋아요! 하지만, 최근에는 일이 많아서 안 됩니다. 제 절친이 결혼합니다. 오늘 커피숍에서 말씀 드렸던 그 절친입니다. 같이 웨딩숍에 가야 하고, 결혼식때는 들러리도 서야 하고요. 저희끼리 같이 준비할 것이 많아서, 일이 끝나면 그때 커피를 사드리죠. 죄송합니다.”

“아, 들러리를 서요, 좋은 일이네요.”

“그래요, 전에 유나나 결혼할 때, 제가 외국에 유학을 가서, 참석 못했어요. 그때의 아쉬움을 이번에 만회하려고요. 유나도 참 불쌍해요. 그때 그런 놈에게 시집가서!”

이 얘기를 하니, 윤서린은 또 화가 났다.

나쁜 자식, 오늘 또 허유나를 괴롭히러 갔고, 또 그녀의 동생한테까지 손찌검을 하다니. 너무 고약해!

이 일에 대하여, 허유나는 전화로 그녀에게 얘기했었다.

“하하, 그래요.”

그는, 지금 윤서린이 자기 신분을 알게 하면, 아마 바로 그를 블랙 리스트에 넣을 것이다.

“그래요, 그 생각만 하면, 화가 나네요!”

윤서린은 분노했다.

“우리, 그 얘기는 이제 그만할까요?”

임유환은 어색해하면서 다른 일로 화제를 돌렸다.

“임 선생님, 3일 후에 베네치아 유람선이 S시에 온대요, 그때 가실 건가요?”

윤서린은 다른 화제를 찾았다.

“네, 갈 겁니다.”

“그러면, 유나의 결혼식에 참석하시나요?”

“흠……아니요, 그저 유람선에 가서 둘러볼 생각입니다.”

윤서린은 조금 기대했었다.

“하하, 그래요.”

임유환은 문자를 하면서 마음속으로는 제발 만나지 않기를 간절히 빌었다.

그땐, 허유나도 같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서린은 현저히, ‘임유환’에 대해 심한 오해를 하고 있었다.

“맞다, 임 선생님, 뭐하나 물어봐도 될까요?”

이때, 윤서린은 갑자기 다른 화제로 넘어갔다.

“무슨 문제요?”

“그게……우리 혹시 예전에 만난 적이 있어요?”

“왜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죠?”

임유환은 가슴이 철렁했다. 혹 윤서린이 그를 알아본 것인가?

“아침에, Y그룹에서 만났을 때, 갑자기 도와주셔서요.”

윤서린은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얘기를 했다.

임유환은 미소를 띠었다. “아마도, 인연이겠죠. 인연을 믿으시나요?”

인연?

윤서린의 여린 마음이 살짝 떨렸다.

임유환의 말 한마디에, 심장은 설렜다.

이건……혹시 고백인가?

“저기……임 선생님, 무슨 뜻인지 모르겠네요.”

이 문자를 보낼 때, 윤서린의 손은 떨고 있었다.

“하하, 괜찮습니다. 전 그저 농담했을 뿐입니다.”

임유환은 윤서린이 지금 어떤 기분인지 몰라서 그저 농담으로 얼버무렸다.

윤서린의 가슴은 더 빨리 뛰었다.

그렇다면, 그녀의 생각이 맞았다는 건가?

그녀는……어떻게 회신해야 하지?

그녀도 인연을 믿는다고 얘기해야 하는가?

하지만, 너무 천박해 보이지 않을까?

그리고, 만일 상대방이 진짜로 농담한 거라면? 그러면 어색해지지 않을까?

윤서린이 머뭇거리는 사이, 임유환은 그의 얘기가 둘 사이를 어색하게 한 줄로 오해하고, 핑계를 찾아 둘러댔다. “미안해요, 서린 씨. 제가 갑자기 급한 일이 있어서요, 다음에 다시 얘기해요.”

“그래요, 임 선생님.”

윤서린이 대답했다.

마음속으로, 그녀는 너무 후회되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조금 전에 바로 회신 했을걸!

임 선생님, 설마 진짜로 그녀를 좋아하는 것일까?

하지만, 그녀는 바로 이 생각을 부정했다.

윤서린아 윤서린,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그 사람은 그저 분위기를 편하게 하려고 농담한 건데!

윤서린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휴대폰을 놓고 자려고 할 때, 머릿속에 임유환의 얘기가 계속 맴돌았다.

계속 뒤척였다.

한편, 임유환은.

임유환 역시 똑같이 잠들지 못했다.

그는, 미래에 어떻게 허유나와의 일을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

시간은 물과 같았다.

3일의 시간은 바로 지나갔다.

오늘, S시는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세계에서 제일 호화로운 베네치아 유람선이 S시에 왔기 때문이다!

입구에, 4명의 훈련 받은 병사가, 곧은 자세로 서서 유람선을 타는 사람의 신분을 확인했다.

유람선은 총 21층으로 된 큰 유람선이었다.

매 층은, 모두 극도로 럭셔리 했다!

유람선 6층 연회장에는, 하객들이 많이 왔다.

장문호와 허유나의 결혼식이 바로 여기서 진행되었다.

무수한 업계 사장님들 모두 와서 축하해 주었다.

장문호가 S시에서의 인맥뿐 아니라, 오늘 결혼식에, 흑제가 친히 와서 축복을 해주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은 흑제를, 세계적인 재벌을 한번 보고 싶었다!

운이 좋으면, 그 신비로운 거물도 만나볼 수 있으니!

이때, 캐주얼 한 옷차림을 한 임유환이 유람선 입구에 왔다.

눈앞의 익숙한 베네치아 유람선을 보니,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 유람선은, 전에 그와 함께 7년의 세월을 함께했다. 그와 함께, 각 지역을 다녔고, 그에게 속하는 상업 제국을 창조했다.

그가 들어가려고 할 때,

뒤에서, 갑자기 중년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임유환, 네가 여기에 왜 와?”

갑자기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임유환은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돌아서서 보니, 역시 허유나 엄마였다.

옆에는 허태웅이 깁스하고 그를 쏘아보았다.

“여긴 내가 오지 못한다고 누가 규정했어?”

임유환은 살짝 눈썹을 찌푸리고 허미숙을 보았다. “당신들도 여기에 있잖아.”

“아!”

허무숙은 냉소했고, 오만하게 임유환을 바라보았다.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은, 내 딸이 여기서 결혼식을 하기 때문이다, 그럼 넌?”

“난 그저 구경하려고.”

임유환은 차분하게 얘기했다.

“구경? 넌 여기가 시장인줄 알아? 네가 이렇게 오랫동안 입구에서 서성이는 것을 보니, 가만히 들어가서, 내 딸 결혼식에 소란 피우려고 그러는 거지!”

“죄송한데, 난 걔한테 관심이 없습니다.”

“뻥 치시네!”

허미숙은 단정했다.

“엄마, 이 자식과 이렇게 길게 얘기해서 뭐 해. 누나 결혼식에 소란을 피우려고 해도, 자격이 있어야지?”

이때, 옆에 있던 허태웅이 입을 열었다. 말투에는 경멸이 가득했다. “베네치아 유람선을 들어가려면, 이 유람선 주인이 초대했거나, 누나의 청첩장이 있어야 해요, 이놈이 일반 유람선인 줄 알고 있나 보지? 티켓만 끊으면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줄 알고?”

“아들, 네 말이 맞아!”

허미숙은 바로 그 의견을 수락했다. “그래서, 저놈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는 거네!”

“그러니까, 엄마.”

허태웅은 임유환을 괴롭히는 것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놈이, 저번에 그의 팔을 부러뜨렸기에, 오늘에 그는 이놈을 단단히 모욕해야 한다!

“얘기 다 했어? 다 했으면, 내가 유람선에 타는 것을 막지 마.”

하지만, 임유환은 그저 무뚝뚝하게 얘기했다.

허태웅의 안색은 변했다.

그의 기세가 꺾이는 기분이 들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임유환을 째려보았다. “누나 돈으로 먹고 산 놈이, 무슨 배짱으로! 내가 오늘 한 번 보지, 오늘 청첩장이 없이, 무슨 수로 유람선을 타는지!”

“그럼, 눈 크게 뜨고 잘 봐.”

말을 마치고, 임유환은 바로 베네치아 유람선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이런 사람에게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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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됐어, 흑제. 여기까지 배웅하면 돼.”유람선 VIP실 문 앞, 임유환이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주인님, 살펴 가세요. 무슨일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시고요.”흑제는 공손하게 인사했다.“알겠다. 그럼, 나 먼저 가 보마.”말을 마치고, 임유환은 떠났다.그가 유람선 입구에 왔을 때, 윤서린이 기다리는 것을 보았다.“윤서린 씨,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임유환은 웃으면서 다가갔다.그는 윤서린을 찾으러 온 것이었다. “임 선생님!”윤서린은 걸어오는 임유환을 바라보며 인사했다. 그녀에게 너무 많은 의문이 있었고, 임 선생님께 여쭤보고 싶었다.“저기 임 선생님……”하지만 윤서린은 말을 하다가 멈췄다. 묻고 싶었지만, 예의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묻고 싶은 것이 있으시면, 바로 물어봐주셔도 됩니다.”윤서린이 망설이는 것을 보고, 임유환은 미소를 지었다.윤서린에게 많은 의문점이 있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저기……저기 당신과 허유나,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죠?”윤서린은 작은 손을 꼭 쥐고 끝내 물었다.“당신의 얘기는, 내가 허유나와 5년 동안 결혼생활 한 것을 말인가요?”임유환이 물었다.그는 알고 있었다. 윤서린이 이 일에 관하여 물어볼 것을 알고 있었다.“네.”윤서린은 머리를 끄덕였다.비록 임유환과 알고 지낸 시간은 길지 않지만, 그녀는 그가 인품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특히, 그녀는 그가 떳떳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런 사람이, 어떻게 외도하고, 이혼 후 어떻게 전 부인에게 행패를 부릴 수 있겠는가?여기에 필시 큰 오해가 있을 것이다.“만약 내가, 허유나가 결혼 중에 외도 했고, 사후에 자기 잘못을 덮고 자기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 외부에 나를 모함하는 얘기를 했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임유환은 윤서린을 보면서 또박또박 얘기했다.“네?”윤서린은 당황했다.이것은 허유나가 얘기한 것과 완전히 반대되는 얘기이기 때문이다!“이게……전부 사실입니까?”윤서린의 눈빛은 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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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음을 멈춘 임유환은 고개를 돌려 윤서린을 바라보았다.여자는 진지한 눈빛을 하고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그래.”임유환은 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윤서린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임유환이 일반인이 아니라는 건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의 입으로 직접 확인을 받으니 엄청 당황스러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 대단하신 분이 바로 임 선생님이란 거죠?”윤서린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만약 그렇다고 하면 어떡할래?”임유환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윤서린은 화들짝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녀린 그녀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살면서 상류층 인물과 이렇게 가까이서 만나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하지만 충격이 가신 뒤에는 씁쓸함이 몰려왔다.그와 임유환 사이에는 거대한 신분 차이가 존재했다.‘나랑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야.’그녀는 순진했던 자신이 갑자기 우스워졌다.어쩌면 그날 밤 임유환이 했던 말도 그냥 지나가는 우스개였을 수도 있었다. 농담을 진심이라고 받아들이고 임유환이 자신에게 고백했다고 오해하다니….윤서린은 씁쓸함에 고개를 떨구었다.임유환도 그녀의 그런 기분을 알아채고 웃으며 말했다.“농담이야, 농담. 내가 그렇게 대단한 인물일 리 없잖아.”윤서린은 저도 모르게 안도의 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고 임유환을 바라보았다.“그럼 선생님은 뭐 하는 사람이에요? 일반인이라고는 말하지 마세요. 저 그렇게 바보 아니에요.”“나 일반인 맞아. 평범한 남자들보다 조금 뛰어난 능력을 가졌을 뿐이야. 흑제 어르신께서 날 도와주신 건 내가 그분의 목숨을 구해드린 적 있고 임영그룹과 예전에 친분이 있었던 분으로써 내가 가문의 후계자였기 때문이야.”임유환이 말했다.그는 여자의 믿음을 배신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동시에 여자가 자신의 신분 때문에 부담감을 느끼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임영그룹이요?”윤서린의 두 눈이 세차게 흔들렸다.“연경의 8대 기업 중 하나인 그 임영그룹이요?”“맞아. 하지만 이제는 아니야.”“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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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8화

    임유환과 윤여진은 최서우의 병이 악화될까 염려하여 일부러 그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조용히 임씨 집안으로 향했다.임씨 집안으로 가는 차 안에서 윤여진은 사건의 자초지종에 대해 간략하게 전해 듣게 되었다.영상 속의 그 여자는 임유환의 시중을 들던 나비라는 이름의 메이드이고 그 메이드를 남자들에게 건네준 이가 임준호라는 사실까지 다 듣고 난 윤여진도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윤여진이 알고 있는 임준호는 자상하고 따뜻한 분이었는데 그런 분이 한 일이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조차도 없는 잔인한 행동에 15년 전 자신의 친아들을 직접 내쫓던 그때의 임준호가 떠올라 윤여진은 온몸이 오싹해났다.아마도 15년 전 그날부로 임준호가 완전히 변한 게 아닌가 싶었다.30분 뒤 그들은 임씨 집안에 도착했지만 워낙 깊은 밤이라 저택의 대문은 당연히 잠겨있었고 흑기군을 데리고 대문 앞에서 한참 동안 대기하고 있던 흑제가 임유환을 보고 인사를 건네왔다.“임 선생님.”“오셨어요?”임유환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세계 제일 갑부의 느닷없는 등장이 윤여진은 놀랍기만 했다.임유환을 대하는 흑제의 태도가 지나치게 깍듯해 그 둘의 사이가 궁금하긴 했지만 지금은 그런 걸 물을 때가 아니라 눈앞에 닥친 일부터 해결할 때라서 윤여진은 눈치껏 입을 다물었다.그리고 영상에서 봤던 모습을 떠올리며 윤여진이 다시 표정을 굳히자 아까부터 냉랭한 표정을 하고 있었던 임유환이 앞으로 나서더니 대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임준호, 당장 나와!”그 목소리에 깜짝 놀란 저택 사람들 몇 명이 눈을 떴고 하인 두 명이 달려 나왔다.밖에 나와 상황을 살피던 하인 두 명은 익숙한 임유환의 얼굴에 깜짝 놀랐지만 그런 놀라움도 얼마 오래가진 못했다.하인들은 이내 비아냥거리며 임유환을 향해 말했다.“어머, 이게 누구야, 우리 임유환 도련님 아니세요?”입으로는 도련님이라 하고 있었지만 그 말투 속에 진하게 녹아나 있는 조롱은 눈치를 못 챌 수가 없을 정도였다.“무슨 도련님이야, 버려진 도련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7화

    임유환의 몸은 주체할 수 없는 분노로 이미 덜덜 떨리고 있었다.“주인님, 그건 저도 아직... 알아내지 못했습니다.”“이 영상도 그 경찰에 대해 조사할 때 경찰 시스템을 뒤지다 발견한 겁니다.”“경찰 시스템?”“그럼 이것도 정씨 집안에서 한 짓이란 말이야?”“그것까진 아직 모르겠는데... 제가 알아본 바로는 저 여자분은 주인님... 아버님께서 직접 저 남자들 손에 넘긴 거였습니다.”이 일이 임유환의 아버지와 관련되어있기도 했고 영상 속의 여자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하면 더 위험한 일에 휘말릴 것 같아 흑제는 대답을 망설였다.“아버지?”“네, 주인님.”흑제의 말에 당황하던 임유환은 재차 확인을 거친 후에 또다시 기운을 뿜어내며 당장이라도 임준호를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임유환은 어떻게 자신이 직접 데려온 아이를 또 내다 버릴 수가 있는지 임준호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당연히 제 한 목숨 부지하고자 행한 나약한 인간의 어쩔 수 없는 행동이었겠지만 저 사람들 손에 끌려가면 어떤 일을 당하게 될지 뻔히 알면서도 내어준 게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짓인지 의문이 갔다.영상 속 사람들이 말하는 비밀 열쇠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임유환은 나비가 지금 아주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만은 확실히 알 것 같았다.“임준호!”갑자기 소리 지르는 임유환 때문에 방 안에 있던 윤여진은 화들짝 놀랐다.“흑제.”“예, 주인님.”“지금 당장 흑기군 준비해서 나랑 임씨 집안으로 간다.”“예, 주인님.”지금 임유환은 약해빠진 임준호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해있었다.그래서 직접 집으로 쳐들어가서 대체 나비를 누구에게 넘겨준 것인지, 나비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따져 물을 생각이었다.살아있다면 직접 얼굴을 봐야 했고 죽었다면 그 시체라도 봐야 진정될 것 같았다.임유환은 나비가 그 짐승 같은 놈들 손에 놀아나도록 두고 볼 수가 없었다.살아있다면 당장 데려다가 직접 치료를 해줄 것이고 죽었어도 데리고 와서 묻어줄 생각으로 눈이 빨갛게 충혈된 임유환은 차오르는 분노와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6화

    “나비?”아까는 얼굴이 제대로 안 보여서 몰랐는데 영상 속의 여자는 바로 임유환만 보면 도련님이라 부르며 해맑게 웃던 나비였다.그렇게 밝고 예쁘게 웃던 아이가 피범벅이 된 채 모진 고문을 견뎌내는 걸 보고 임유환은 낯빛이 창백해졌고 머리가 울려왔으면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임유환이 임씨 집안에서 쫓겨난 지도 15년이니 나비도 많이 커서 얼굴만 보면 못 알아봤겠지만 나비 문양의 반점 덕분에 한눈에 그녀의 알아볼 수 있었다.나비라는 아이는 5살의 어린 나이에 임씨 집안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때는 이름도 없어서 나비도 임유환이 직접 지어준 이름이었다.나비는 어릴 때 강도들의 손에 부모님을 잃고 그들에게 이끌려 여기저기 팔려 다니던 이이였는데 그런 그녀를 불쌍하게 여긴 임준호가 큰돈을 들여 데리고 오는 바람에 임씨 집안에서 메이드로 일을 하게 된 것이다.나비는 임유환을 보자마자 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을 때릴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자신을 올려다보는 그 눈빛이 너무나도 슬퍼 보여서, 웅크린 몸을 떨고 있는 아이가 너무 애처로워 보여서 임유환은 아직까지도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임유환이 임씨 집안에 들어온 이상 더는 그 어떤 괴롭힘도 없을 거라고 다독여봐도 나비는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했었다.다른 메이드들을 시켜 깔끔히 씻기고 머리도 빗겨주고 깨끗한 옷까지 갈아입혀 주니 왼쪽 얼굴에 있는 나비 모양의 반점도 드러났다.임유환이 그 반점을 바라보고 있으니 나비는 신분이 낮은 제가 얼굴에 난 반점으로 임유환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어 동굴 속에서 강도들에게 폭행당하던 것처럼 맞기라도 할까 봐 서둘러 반점을 가리며 몸을 떨었다.그에 임유환은 바로 나비의 손을 잡아주며 자신은 그들과는 다르다고 천천히 타일러주었다.그리고는 나비의 긴장과 두려움을 해소해주기 위해 정원 산책까지 데리고 갔다.드넓은 정원에는 많은 꽃들이 피어있었고 그것들이 함께 조화로운 향도 만들어내고 있었다.이런 아름다운 곳은 처음 보는 나비는 처음에는 몸이 굳어버리며 어색해했지만 이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5화

    “아!”남자의 행동과 함께 흘러나온 여자의 처절한 비명이 밀실을 가득 채웠다.화면을 뚫고도 전해지는 여자의 절망과 고통에 핸드폰을 들고 있던 임유환의 몸도 떨려왔고 마찬가지로 비명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 윤여진도 임유환 쪽으로 다가오며 화면을 바라보았다.“어머!”사람한테 이렇게 잔인한 짓을 하는 영상 속 인간들 때문에 윤여진은 저도 모르게 입을 틀어막고 소리쳤다.너무 집중해서 본 나머지 옆에 윤여진이 있다는 것도 잊어버렸던 임유환이 다급하게 화면을 가리며 말했다.“여진아, 넌 보지 마.”“오빠, 이 사람들 누구예요?”“아직 모르겠어.”얼굴과 입술이 창백해진 윤여진이 걱정스레 물었지만 임유환은 한숨부터 쉬며 대답했다.“여진아, 네 방 화장실 좀 쓸게.”말을 마친 임유환은 화장실로 들어가서 다시 영상의 재생 버튼을 눌렀다.화면 속의 여자는 여전히 은침에 찔린 손을 들고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다.온몸을 비틀려고 발버둥 치는 여자는 마치 불판 위에 올라간 미꾸라지 같기도 했다.하지만 검은 옷차림의 남자는 그런 여자가 불쌍하지도 않은지 여전히 차가운 눈을 하고 두 번째 은침을 꺼내 들어 여자의 다른 손가락에 찔러넣었다.“아!”가슴을 관통하는 듯한 고통에 여자는 순간 고개를 확 젖혀버렸고 이미 흑과 말라 굳어버린 핏자국으로 엉망이 되어버린 머리카락이 여자의 얼굴을 가렸다.“비밀 열쇠 어딨는지 말해.”“몰라요,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요...”“그냥 날 죽여줘요 제발...”“죽여주세요...”남자가 아까보다 더 낮은 목소리로 물었지만 여자는 울며불멸 죽기를 애원하고 있었다.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으면 죽는 걸 원하고 있을까 싶어 임유환은 비통하다 못해 화까지 나고 있었다.“말했잖아, 얘기하면 죽여준다고.”말을 마친 남자는 섬뜩하게 웃더니 나머지 손가락에도 하나하나 은침을 꽂아 넣었고 여자는 온몸에 경련이 일듯 몸을 떨어대다가 한계에 다다른 건지 다시 한번 기절했다.은침이 가지런히 꽂혀있는 열 손가락에서 흘러나온 피들은 빠르게 작은 웅덩이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4화

    “마음의 준비요?”의미심장한 흑제의 말에 임유환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영상인데 그래요?”“혼자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미 암호 걸어서 이메일 보내놨어요.”임유환이 영상을 보면 어떤 반응일지 알기에 흑제는 말을 내뱉기가 어려웠다.“알겠어요.”임유환은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나서 빠르게 흑제가 보내온 이메일을 확인했다.이메일의 정체는 5분쯤 되는 영상이었는데 영상의 장소는 어두운 밀실같이 보였다.밀실 안에는 똑같은 옷차림을 한 남자가 다섯이나 있었는데 그들은 전부 눈 하나만 내놓고 있었다.임유환은 그들의 얼굴도 제대로 볼 수 없었고 핸드폰 화면으로만 들여다보고 있음에도 무시무시한 그들의 기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남자들의 발밑에는 거의 죽어가는 젊은 여자 하나가 누워있었다.남루한 옷차림의 여자는 머리는 산발이 되어 있었고 몸에는 채찍에 맞느라 생긴 생채기들이 한가득이었다.생채기 주위의 살들은 진작에 터져나갔고 팔은 안에 있는 뼈가 다 보일 정도로 앙상했다.그리고 몸에 난 상처는 그뿐만이 아니라 담배로 인해 생긴 작은 화상 자국들도 빼곡했다.옛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새로 난 상처들은 이미 옷과 붙어버려 여자의 처참한 상태를 더욱 잘 보여주고 있었다.영상을 보고 있던 임유환도 서서히 여자가 불쌍해졌다.다섯 남자들은 대체 누구길래 여자한테 이토록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를 수 있는지, 그리고 여자는 또 누구인지 임유환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영상 하단에 떠 있는 시간을 보니 아직 5분 1밖에 진행되지 않은 영상에 임유환은 계속해서 화면을 들여다봤다.화면은 빠르게 전환됐고 여전히 같은 복장을 한 남자 다섯 명과 아까와 다를 게 없는 밀실이 나타났지만 아까 그 일로부터 며칠은 지난 듯 보였다.영상 속의 남자는 찬물을 들어 쓰러져있는 여자의 몸 위로 뿌렸고 여자는 갑자기 느껴지는 한기에 고통 속에서 소스라치며 눈을 떴다.“비밀 열쇠 어딨는지 말해.”검은 복면을 쓴 남자 하나가 입을 열자 나머지 네 명도 여자를 차갑게 바라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3화

    윤여진의 말에 임유환의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다.“검사할 거예요 오빠?”그때 귀를 간질거리는 윤여진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부끄러워하면서도 도발적인 말을 뱉어내는 윤여진에 임유환은 심장이 쿵쾅거렸다.“여진아, 나는...”오해를 풀어보려고 고개를 돌려 윤여진을 보던 임유환은 몸을 앞으로 숙인 탓에 훤히 드러난 검은색 슬립 아래의 몸매에 다시 말을 삼켜낼 수밖에 없었다.임유환을 포함한 모든 남자들은 시각 동물인지라 완벽한 몸매와 유독 눈에 띄는 풍만한 가슴에 저도 모르게 심장이 반응을 하고 있었다.하지만 그 감정도 이내 임유환의 이성에 묻혀버렸다.“후...”임유환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말했다.“여진아, 진짜 이제 그만해. 진짜 실수한다니까.”“오빠는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거예요 없는 거예요?”나긋나긋하게 말할 때마다 흘러나오는 뜨거운 숨결 때문에 점점 본능이 들끓고 있었던 임유환은 이대로 있었다가는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를 것만 같아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그런데 그 순간 윤여진이 임유환의 손을 덥석 잡아 오자 우유 크림처럼 부드러운 그 느낌에 임유환은 일어서려던 다리마저 굳어버려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유환 오빠, 나 장난하는 거 아니라니까요.”윤여진은 여전히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말하며 잡고 있던 임유환의 손을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갔다.그 모습에 임유환은 순간 머리가 하얘졌고 이 손을 빼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고민까지 하고 있었다.그런데 마침 타이밍 좋게 울린 전화벨 소리에 둘 다 화들짝 놀랐고 임유환도 또 한 번 울리는 벨 소리에 완전히 정신을 차렸다.윤여진도 겁먹은 고양이마냥 손을 빼내며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혔다.“나... 전화 좀 받을게.”임유환이 어색하게 말하자 윤여진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네.”아까의 대담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부끄럼 타는 고양이 같은 모습을 보며 웃음을 흘리던 임유환이 전화를 받았다.흑제에게서 온 전화라 조금 긴장한 채로 받았는데 역시나 전에 지시했던 일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2화

    가슴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지만 임유환은 애써 윤여진의 눈을 피하며 말했다.“장난치지 말라니까.”윤여진이 여전히 장난을 치는 거라고 생각한 임유환은 어색하게 웃으며 서둘러 말을 돌렸다.“아까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궁금하다고 했잖아, 그거 알려줄게.”“그 얘긴 나중에 하고, 오빠 아직 내 말에 대답 안 했잖아요.”“어... 그 얘기 먼저 하자, 불 끄면 졸려서 못 할 것 같아.”임유환은 기대에 찬 윤여진의 얼굴이 보였지만 어떻게든 이 숨 막히는 상황부터 끝내보고자 평소답지 않게 우겨댔다.그리고 사실 윤여진이 한 말이 장난인지 아닌지 제대로 분간도 가지 않아 아까부터 심장이 떨리고 있었다.장난이라면 다행이겠지만 만약 장난이 아니라면 아주 어색해질 것 같았다.“오빠, 왜 아까보다 땀을 더 많이 흘리는 것 같죠?”그때 임유환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들을 보며 윤여진이 부드럽게 물어왔다.“그... 그래?”“긴장한 거예요 설마?”임유환에게 질문을 하며 코앞까지 다가온 윤여진 때문에 둘의 거리는 3㎝도 채 남지 않게 되었다.정말 조금만 움직여도 바로 닿을 것같이 가까운 거리라서 임유환은 윤여진이 내뱉는 호흡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뜨거운 숨결과 함께 풍기는 향기에 임유환은 헛기침을 하며 서둘러 뒤로 물러났다.“여진아, 이제 진짜 그만해.”사람 둘은 족히 앉을 정도로 떨어져서야 임유환은 잔뜩 긴장했던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장난 아니라니까요.”임유환이 저에게서 멀어지자 윤여진은 살짝 실망한 듯 보였지만 이내 연애 수첩 제1항을 떠올린 그녀는 다시 눈을 반짝이며 기뻐했다.그래서 윤여진은 긴장한 듯 굳어있는 임유환을 보며 익살스레 웃어 보였다.“유환 오빠, 누가 그러는데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 앞에만 서면 이상하게 긴장을 한대요.”“오빠 설마 나 좋아하는 거예요?”윤여진이 이 질문을 할 때 임유환은 이게 장난이든 진심이든 간에 서둘러 이 화제가 지속되는 것부터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둘이 얘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이상해지는 방 안의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1화

    “어...”단도직입적인 윤여진의 말에 임유환은 뭐라 변명이라도 해야 했지만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다.임유환의 생각이 불순한 건 맞지만 그게 오로지 임유환의 잘못은 아니었다.이미 성인이 된 그들은 15년 전과는 완전히 달랐다.윤여진은 얼굴이며 몸매며 누가 봐도 예쁜 여자로 성장했는데 그 모습을 보고도 멀쩡할 남자는 아마 없을 것이다.임유환 역시 남자였으니 검은색 레이스 속옷에 슬립까지 입고 제 눈앞을 돌아다니고 있는 윤여진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슬립 아래로 보일 듯 말 듯 한 윤곽이 아까부터 자꾸 눈앞에 아른거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달아오르는 것만 같았다.임유환은 지금 온 정신력을 다 쏟아서 이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었다.자신의 눈이 윤여진의 몸으로 향하는 것조차 용납할 수 없었던 임유환이기에 당연히 같이 자자는 그녀의 요구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모든 남자들의 워너비인 그 몸을 가까이에서 본다면 밤을 조용히 보낼 수는 없을 것 같았다.“오빠, 이상한 생각 한 거 맞죠?”한편 윤여진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임유환을 보며 기쁨이 섞인 목소리로 장난스레 물었다.“어...”임유환은 이젠 정말 자신이 무슨 생각인지도 잘 모를 지경에까지 이르렀다.정말 윤여진을 두고 이상한 생각을 했다고 말하기에는 그는 윤여진이 동생으로밖에 보이지 않았고 그렇다고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고 말하기에는 그녀의 몸만 보면 저절로 뜨거워지는 가슴이 대신해서 부정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여진아, 사실... 나는...”다그치는 윤여진에 임유환은 해명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어떻게 말을 해야 진심이 전달될지 몰라 말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다.임유환에게 윤여진은 여전히 15년 전 꼬맹이였고 임유환 또한 그때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었다.그는 윤여진이 자신의 마음에 대해 오해하는 것도 원치 않았고 또 윤여진도 같은 마음으로 자신을 대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여전히 그때처럼 윤여진이 힘들 때 그녀에게 힘이 돼주는 든든한 오빠가 되고 싶었는데 이 마음을 전하기에 말 한마디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0화

    “아니야, 그냥 네가 아까 한 말 생각하고 있었어.”“그럼 오빠도 나랑 같이 있고 싶은 거예요?”다급히 해명하는 임유환에 시무룩해 있던 윤여진은 다시 밝게 웃으며 물었다.“그럼.”임유환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지만 사실 그와 윤여진이 말한 같이 있는다는 서로 전혀 다른 뜻이었다.“그럼 오빠, 오늘 밤은 나랑 같이 있어 줄 수 있어요?”임유환의 팔을 감싸 안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간드러지게 말하는 윤여진에 임유환은 몸이 먼저 반응할 뻔한 걸 간신히 참고는 물었다.“여기서 너랑 같이 밤을 보내자고?”“네!”윤여진이 이런 부탁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던 임유환이기에 제 팔에 닿아오는 말랑거리는 그 느낌도 까맣게 잊은 채 놀랐다.그런 임유환의 반응을 보던 윤여진은 혹시라도 거절당할까 봐 다급하게 한마디 더 보탰다.“여기서 자는 건 처음이라 좀 무서워요, 워낙 낯설기도 하고...”“어...”윤여진의 부탁도 일리가 있어 보여 임유환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오빠, 그냥 남아서 나랑 같이 자면 안 돼요?”윤여진은 임유환의 팔을 좌우로 흔들며 입술을 살짝 깨문 채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임유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가만히 있어도 예쁜 얼굴인데 애교까지 부리니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모습이 섞여 있어 웬만한 남자라면 다 윤여진한테 넘어갈 것 같았다.인내심과 자제력 하나는 자부하면서 살아왔던 임유환도 윤여진의 애교 공세에 3초도 못 버티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알... 알겠어.”임유환은 저도 모르게 긍정의 대답을 해버렸다.정말 이런 말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바로 거절하고 싶었지만 저를 향해 애원의 눈빛을 보내는 윤여진을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역시, 오빠는 내 말 들어줄 줄 알았어요!”결국 제 말을 들어준 임유환에 윤여진의 촉촉한 눈망울에서는 빛이 나기 시작했다.“너랑 같이 있어 줄 수는 있는데, 난 바닥에서 잘 거야.”같은 방에서 밤을 보내는 건 이미 엎질러진 물이 돼버렸으니 임유환은 나름대로 그 안에서 최선책을 찾으려고 노력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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