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수미 비서님이 납치당했다고요?”조명주의 다급한 말투에 임유환이 벌떡 일어나 앉았다. “범인이 누굽니까?”“열에 아홉은 점심에 서인아 씨를 습격했던 그놈들 같아요.”조명주가 말했다. “비서님을 납치한 사람이 아마 그 두목 아닐까요? 저도 비서님에게 드렸던 GPS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해서요.”오늘 점심, 수미가 사건 현장을 떠나기 전 조명주가 특별히 위치추적기를 줬었다. 혹시 모르니 늘 가방에 넣어두라면서.이게 이렇게 빨리 쓰일 줄은 몰랐다.이 야밤에 수미의 위치가 호텔에서부터 교외로 옮겨갔다. 무조건 납치라고 확신했다!“그놈이 벌써 나타났다고요?”가늘게 뜬 임유환의 눈빛에 한기가 들었다.놈을 어떻게 유인해야 하나 생각 중이었는데 제 발로 기어 나올 줄이야.목숨이 아깝지 않은 놈인가 보지.“어디 있는데요.”임유환이 물었다.“교외의 폐공장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어요.”조명주가 핸드폰의 빨간 점을 보다가 갑자기 말했다. “멈췄어요!”“알겠어요. 위치 보내주세요. 금방 가겠습니다.임유환이 대답했다.“네. 저도 지금 출발해요. 비서님이 지금 그들 손에 있으니까 꼭 신중히 행동하셔야 합니다. 혼자 가는 게 좋을듯해요.”조명주가 한 마디 보탰다.많은 사람이 움직였다가 상대가 알아채고 수미를 죽이기라도 한다면......“알았어요.”임유환이 대답했다. 조 중령이 영 명석하지 못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데서는 아주 프로페셔널하다고 생각했다.둘은 곧바로 교외로 향했다.같은 시각.교외의 버려진 공장에서.낡아빠진 페공장의 2층에 희미한 불빛이 비쳤다.회색 런닝에 검은 색 볼캡을 쓴 남자가 방 중앙에 서있었다.그는 고개를 숙이고 책상 위의 차가운 수술기구들을 정리하고 있었다.니들통, 메스, 가위, 실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그 옆에는 날카로운 톱까지 있었다!수미는 여전히 정신을 잃은 채 남자 뒤의 시멘트 기둥에 묶여있었다.남자가 수술도구들을 놓으면서 금속끼리 부딪히는 소리 때문이었는지, 또는 이미 약효가 지났었는지.수미의
“이 미친놈!”남자의 행동에 수미의 피부에 오소소 소름이 돋아났다.이런 정신 나간 놈, 자기 스타킹 냄새를 맡다니!“이거 당장 풀어!”그녀는 거세게 반항했다.당장 여기를, 이 거지 같은 곳을 뜨고 싶었다.“비서님 몸이 참 향기롭네요.”남자가 굉장히 만족한 듯 히죽 웃었다.“이 변태!”수미는 토할 것 같아 이를 꽉 깨물었다.“제가 변태라고요? 당신 이 두 다리가 너무 완벽해서 그래요. 눈을 못 떼겠는걸요.”남자는 수미의 욕에 신경조차 쓰지 않는 듯 더 탐욕스럽게 냄새를 맡았다.“당장 꺼져! 이 변태 같은 놈아!”하얗게 질린 수미는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남자는 여전히 대꾸하지 않고 수미의 다리를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했다. 마치 완벽한 예술품을 감상하듯 했다.“퉤!”수미는 더 참지 못하고 남자에게 침을 확 뱉었다.남자가 멈칫했다.몇 초 뒤, 팔에 묻은 타액을 쓱 닦아내더니 서서히 일어섰다.수미는 너무 무서웠지만 그래도 변태 같은 행동을 그만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이런 놈이 자기 다리를 계속 쳐다보는 걸 원치 않았다!“난 누가 나한테 침 뱉는 걸 제일 싫어하는 거 몰라?”수미가 다행이라고 느끼기도 전에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수미는 흠칫 놀랐다.남자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세게 후려갈겼다.짝.손바닥 소리가 찰싹 났다.수미는 어안이 벙벙했다. 이윽고 얼굴에 얼얼한 아픔이 퍼졌다.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남자는 등 뒤의 탁자에서 날카로운 메스를 들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휘어잡고 얼굴에 칼을 들이댔다.수미는 너무 놀라 순간 동공이 흐릿해졌다.“내가 네 다릴 좋아해 주면 영광인 줄 알아야지, 이 개 같은 년아!”남자의 말투가 굉장히 우악스러웠다.수미의 풀린 눈에 다시 힘이 들어갔다.몸이 주체할 수없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그녀도 결국 여자였다.눈앞의 이런 상황에 점점 멘탈이 나가기 시작했다.“감히 나한테 침을 뱉어? 좋아, 선택해!”수미의 행동에 단단히 화가 난 남자의 눈에 살기가 차올랐다.
“꺄아!”가슴에 찬 공기가 닿자 수미가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흥분한 남자가 입맛을 다시면서 수미 셔츠의 단추를 다 떨어트리려고 오른손을 내밀었다. “싫어!”수미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구걸하는 모습은 남자를 더 뜨겁게 자극하기만 할 뿐이었다.그는 다만 이 눈앞의 매혹적인 여자를 차지하고 싶었다.남자의 손이 점점 가까워오자 수미는 절망스러워 두 눈을 질끈 감았다.결국, 오늘 이 자리에서 이 저질스러운 놈에게......“꼼짝 마, 손들어!”이때, 공장의 2층 계단 입구에서 한 여자의 호령이 들렸다.공장이 너무 빈 탓에 큰 소리가 메아리를 치면서 울려 퍼졌다.남자가 멈칫했다.수미는 두 눈을 번쩍 떴다. 자신을 구하러 온 사람이 조명주 중령이라는 것을 봤을 때 마음이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기쁨으로 가득 찼다.전에 조 중령이 자신과 아가씨의 안전을 염두에 두고 위치추적기를 줬던 사실이 떠올랐다.정작 본인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아무렇게나 주머니에 넣어두었었는데.그게 자신의 목숨을 살렸을 줄이야!조 중령님이 오셨으니 이제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얼른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여전히 가만히 있는 남자를 보고 조명주가 다시 한번 경고했다.“하.”하지만 조명주의 경고에도 남자는 그저 음침하게 웃을 뿐이었다.그는 서서히 돌아서 총으로 자신을 겨누고 있는 계단의 조명주를 바라보았다. 볼캡 아래의 눈은 마치 독사처럼 조명주의 몸을 진득하게 훑고 있었다.제복을 입었는데도 드러나는 그 굴곡이, 군살 하나 없는 허벅지가 계속해서 신경을 자극하고 있었다.오늘 운수가 대박이네, 이런 미인을 둘씩이나 만나다니!게다가 한 사람은 작전 지역의 장교라니!장교랑 자본 적은 한 번도 없는데!조명주는 남자의 얼굴을 보지는 못했지만 불쾌한 눈빛으로 자기의 몸을 훑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그래서 더 크게 소리쳤다. “마지막 경고다, 손들어!”“하하. 조명주 중령님, 드디어 뵙습니다.”음흉하게 웃는 남자는 손들어 항복할
조명주의 동공이 흔들렸다.상대방이 말하는 게 뭔지 모르지 않는다.바로 최음제였다!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눈앞의 남자를 싸늘하게 쳐다봤다. “내가 이거 먹으면, 비서님을 풀어줄 건가?”“하는 거 봐서?”사악하게 입꼬리를 올린 제프가 약을 조명주에게 던졌다.약을 받은 조명주는 조금 망설이다가 단번에 삼켰다.수미는 감동했다.조 중령님이 자신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주시다니!“하하, 좋아!”이를 본 남자는 폭소를 터뜨렸다. 조명주의 몸을 훑는 눈빛도 더 거리낌이 없어졌다.이제 이 여자는 내 맘대로 할 수 있다!“이제, 비서님은 풀어드리지?”조명주가 다시 남자를 봤다.“중령님, 전 풀어준다고 한 적 없는데요?”남자는 히죽 웃으면서 입술을 핥았다.“너 이 자식!”조명주는 화가 나 얼굴이 빨개졌다. “지금 당장 죽여버릴 거야!”“움직이지 마, 이 여자 죽여버리기 전에!”남자가 든 날카로운 메스가 수미의 목을 꾹 눌렀다. 순간, 새빨간 피가 새어 나왔다.“아!”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수미는 놀라 비명을 질렀다.“멈춰!”조명주가 얼른 말렸다.이 자식, 진짜 또라이잖아!“중령님, 이제 제 말 믿으시겠어요?”남자는 하던 걸 멈추고 음침하게 웃었다.“믿어.”눈에 살기가 가득한 조명주가 이를 깨물었다. “그래서 뭐 하자는 건데?”“뭐 하긴? 방금 얘기했잖아요, 복수해야겠으니 그쪽 따먹을 거라고.”욕망으로 가득 찬 남자가 입맛을 다시면서 말했다.“머릿속에 여자밖에 없는 저질 같으니라고. 네 놈 죽은 부하들이 불쌍하다.”조명주가 비웃었다. 남자를 화나게 해서 집중력을 흩트리고 빈틈을 노릴 셈이었다.“그러게, 저 저질 맞아요.”하지만 남자는 화를 내긴커녕 입가의 웃음이 점점 더 짙어졌다. “이따가 저 같은 저질한테 따먹힐 생각하니까 엄청 수치스럽죠?”“이 쳐 죽일 놈, 넌 곱게 죽진 못할 거다!”조명주는 이를 갈았다.“하하, 내가 어떻게 죽는진 모르겠고 이따가 그쪽은 좋아죽을 거 같은데?”조명주의 몸을 뚫어져라 쳐다보
“후우, 후우.”공장 안, 조명주의 숨소리가 점점 더 거칠어졌다.이마에 어느샌가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볼에도 홍조가 피어올랐다.그녀의 몸에 힘이 풀리고 있는 것 같았다.젠장!조명주는 머리를 세게 흔들며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하지만 강한 약효 앞에서 그녀의 노력은 쓸모가 없었다.“중령님, 지금 남자가 막 만져줬으면 좋겠죠?”조명주의 반응을 살피던 남자의 눈에 탐욕스러움이 흘러넘쳤다.얼른 이 도도한 장교가 자기 앞에서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이 자식......”이를 깨문 조명주의 말투는 분노로 가득 찼어야 했다. 하지만 최음제의 작용하에 가벼운 숨소리와 색기가 섞여 언뜻 애교처럼 들리기도 했다.“하하.”조명주가 곧 버티지 못할 걸 예상한 남자는 입꼬리가 한껏 올라갔다.말투도 훨씬 거리낌 없이 방자 해졌다. “지금 이렇게 우겨도 곧 저한테 매달리게 될걸요!”“꿈 깨!”아득바득 버티는 조명주의 이마에 땀이 주륵 흘러내렸다.“중령님......”수미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다 나를 살리려다가......“후우... 후우...”조명주의 숨소리가 거칠어지면서 손이 자기도 모르게 몸을 만지고 있었다.곁눈질로 아무도 없는 복도를 보니 애간장이 탔다.임유환은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더 끌다간 나도 비서님도......꿀꺽.이를 본 남자의 목젖이 세게 움직였다.조명주가 더 버티지 못할 걸 알았다.그는 더 참지 못하고 다가갔다. 눈앞의 여장교를 지금 당장 쓰러뜨리고 싶었다.이때 조명주는 몸에 힘이 들어가질 않아 거의 반쯤 바닥에 꿇어앉아 있었다. 몸이 뜨겁게 달아올라 입에서 자꾸 신음이 새어나려고 했다.몸이 이상함을 감지한 조명주는 얼른 손으로 입을 막았다. “젠... 젠장...”눈앞이 희미해진 조명주는 자기 혀끝을 세게 깨물어 아픔으로 정신을 차리려고 했다.하지만 아픔으로 버틸 수 있는 약발이 아니었다.자신의 몸이 꼭 폭풍우 한가운데의 나뭇잎 같아 휘몰아치는 파도에 단숨에 잡아먹힐 것만 같았다.“중령
슝.서늘한 빛이 날아와 남자의 손등을 적중시켰다"악!"남자는 고통에 숨을 헐떡이며 손을 움츠렸다.그가 자신의 손등을 바라보자 그곳에는 은침이 중앙에 정확히 꽃혀 있었고, 바늘 끝을 통해 천천히 피가 스며 나왔다. 같은 시각. 타다닥. 계단 입구에서 발소리가 들렸다."누구야?!" 남자는 고개를 들고 계단을 향해 소리쳤다.임유환의 얼굴은 냉랭했고, 마지막 발걸음을 떼며 2층에 나타났다. "임유환 씨!"수미는 임유환을 보자마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겁도 없는 사람이 도대체 어떻게 여기에 온 거지?! "임유환 씨… 드디어 왔네요…" 조명주는 고개를 돌려 흐릿한 시야 속에서 임유환의 모습을 보았다."조심해야 해요, 이 자식은 상대하기기 쉽지 않아요……" 그녀의 목소리는 이미 힘이 없는 상태였고, 임유환의 눈빛이 흔들렸다. 조명주의 모습을 보아하니, 약을 먹인 듯했다. "당신이 한 짓인가?"임유환은 시선을 돌려 남자를 바라보았고, 남자는 매우 덤덤했다. "누구지?"남자는 임유환을 험상궃게 노려보았다. 이 자식, 은침으로 나를 다치게 할 수 있다니! "내가 먼저 물었어." 임유환이 대꾸했고, 그의 눈빛은 시종일관 변함이 없었으며 상대방은 이미 자신의 손에 죽을 사람으로 보였다. "이봐, 난 당신 눈빛이 너무 마음에 안 드는군!" 남자의 목소리가 갑자기 가라앉았고, 속에서 분노가 끓어올랐다. "그래?"임유환은 여전히 그 남자를 냉담하게 바라보았고, 조명주가 더 이상 오래 버틸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발걸음을 옮겨 그 남자를 향해 걸어갔다."어이, 한 발짝만 더 다가오면 이 여자부터 죽일 거야!" 남자는 칼을 꺼내 조명주의 머리에 겨누었다. "그럼 죽여,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이니까." 임유환은 발걸음을 멈출 생각이 없었고, 그의 말투는 매우 차분했다.이 여자를 이용해 협박을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안 남자는 심장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임유환 씨, 당신이 사람이에요?!" 수미는 임유환의 무자비한 말
그렇다, 수미는 무서웠고 여기서 죽고 싶지 않았다.방금 그녀가 한 말은 단지 무서운 감정을 표출하고 싶었을 뿐이고, 그녀는 살고 싶었다.그녀는 아직 할 일이 많고, 줄기지 못한 것들도 너무 많았다……"시끄러우니까 입 다물어!"귓가에 들려오는 수미의 거친 목소리에, 가뜩이나 기분이 가라앉아 있던 남자는 순간적으로 화를 냈다.수미는 겁에 질려 가슴이 심하게 떨려왔고, 입 밖으로 내뱉으려던 말을 삼켰다."이렇게 여자한테 소리를 지르는 건 신사답지 않은 행동인 것 같은데?"이때, 임유환이 그 남자를 싸늘하게 바라보며 말했다.그러자 남자도 어두운 눈동자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 “당신은 이 여자가 죽든 말든 신경도 안 쓰면서, 내가 이 여자에게 어떻게 하든 무슨 상관이지?""이 여자의 생사는 별개의 문제이고, 당신이 신사인지 아닌지는 또 다른 문제지."임유환이 침착하게 말했다."지금 날 놀리는 건가?"남자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고, 그는 임유환의 말속에 담긴 희롱을 느낄 수 있었다."하하, 눈치챘나 보네."임유환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그의 절제된 말은 즉시 그 남자를 화나게 했고, 그의 눈에는 살기가 서렸다. "이 개자식이, 네가 정말로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그렇지 않다면?"임유환은 여전히 경멸 가득한 어조로 그 남자를 무뚝뚝하게 바라보았다.그는 이렇게 남자를 흥분하게 한 뒤, 남자가 감정이 격해졌을 때 생긴 허점을 이용해 단번에 그를 제압하려는 생각이었다.사실 이 정도 거리라면 동작 한 번 만으로 상대를 죽일 수 있었지만, 그를 살려두고 정보를 얻으려 했다."어이, 내 실력을 쉽게 보지 말라고!"남자는 화를 내며 임유환에게 소리쳤다.“미안하지만 쉽게 볼 수밖에 없는걸."임유환은 계속해서 남자의 화를 돋우었다."날 도발하려는 속셈인가?"남자는 마음속으로 분노하면서도 늘 피 맛을 봐왔던 그였기에 상대의 도발에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도발? 그럴 필요가 있을까?"임유환은 남자를 깔보듯이
수미의 눈이 떨렸다.하지만 그녀의 눈앞에는 임유환의 머리가 깨지는 장면이 펼쳐지지 않았고, 반면 남자가 통증을 느끼며 아랫배를 붙잡고 임유환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계속 흘러내렸고, 임유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봤다. "이제 내 말을 들을 준비가 되었나?""당신...당신 도대체 누구야?"남자는 고개를 들고 유난히 쉰 목소리로 물었다.방금 전, 단 몇 초만에 승자가 결정되었다.그리고 그는 임유환의 움직임조차 명확하게 보지 못했다!그만큼 상대의 실력이 훨씬 우월하다는 것 아닌가!서인아 곁에 언제 이런 고수가 있었던 거지? 왜 정보에 이 사람은 언급되지 않은 거야?"내가 당신 질문에 대답해야 할 의무라도 있나?"임유환은 남자를 응시하고 있었고, 검은 눈동자에는 희미한 빛이 흘렀다."당신한테 졌다는 걸 인정하지, 날 죽여라."남자는 고개를 숙였고, 자신의 실력이 임유환보다 열등하다는 걸 스스로 인정했다.그는 임유환의 상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원한다면. 하지만 그전에 내 질문에 답하도록."임유환의 말투는 차가웠다.“누가 당신을 보내 서인아를 죽이라고 명령한 건지 말해.""내가 말할 것 같나?"남자의 입가에 비꼬는 듯한 기운이 맴돌았다.직업 용병으로서 고용주의 비밀을 지키는 것이 그의 가장 기본적인 윤리였다."당연히 아니지."임유환은 덤덤했고? 그 남자의 대답은 그의 예상 안이었다."그런데 왜 시간 낭비를 하는 거야?"남자가 차갑게 웃었다."난 당신에게 자백할 기회를 주고 싶어서 묻는 거다. 당신이 용병인 것도 알고, 평소에 고문에 버금가는 훈련을 받는 것도 알아. 하지만 걱정하지 마,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니까."임유환은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고, 그의 말투는 기복이 없었지만 남자에게 두려움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임유환의 실력을 본 뒤, 그가 이 말을 할 때 결코 허세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그는 정말 그럴 능력이 있는 것이다!절대로 이 녀석의 손바닥 안에 들어가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