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주의 동공이 흔들렸다.상대방이 말하는 게 뭔지 모르지 않는다.바로 최음제였다!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눈앞의 남자를 싸늘하게 쳐다봤다. “내가 이거 먹으면, 비서님을 풀어줄 건가?”“하는 거 봐서?”사악하게 입꼬리를 올린 제프가 약을 조명주에게 던졌다.약을 받은 조명주는 조금 망설이다가 단번에 삼켰다.수미는 감동했다.조 중령님이 자신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주시다니!“하하, 좋아!”이를 본 남자는 폭소를 터뜨렸다. 조명주의 몸을 훑는 눈빛도 더 거리낌이 없어졌다.이제 이 여자는 내 맘대로 할 수 있다!“이제, 비서님은 풀어드리지?”조명주가 다시 남자를 봤다.“중령님, 전 풀어준다고 한 적 없는데요?”남자는 히죽 웃으면서 입술을 핥았다.“너 이 자식!”조명주는 화가 나 얼굴이 빨개졌다. “지금 당장 죽여버릴 거야!”“움직이지 마, 이 여자 죽여버리기 전에!”남자가 든 날카로운 메스가 수미의 목을 꾹 눌렀다. 순간, 새빨간 피가 새어 나왔다.“아!”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수미는 놀라 비명을 질렀다.“멈춰!”조명주가 얼른 말렸다.이 자식, 진짜 또라이잖아!“중령님, 이제 제 말 믿으시겠어요?”남자는 하던 걸 멈추고 음침하게 웃었다.“믿어.”눈에 살기가 가득한 조명주가 이를 깨물었다. “그래서 뭐 하자는 건데?”“뭐 하긴? 방금 얘기했잖아요, 복수해야겠으니 그쪽 따먹을 거라고.”욕망으로 가득 찬 남자가 입맛을 다시면서 말했다.“머릿속에 여자밖에 없는 저질 같으니라고. 네 놈 죽은 부하들이 불쌍하다.”조명주가 비웃었다. 남자를 화나게 해서 집중력을 흩트리고 빈틈을 노릴 셈이었다.“그러게, 저 저질 맞아요.”하지만 남자는 화를 내긴커녕 입가의 웃음이 점점 더 짙어졌다. “이따가 저 같은 저질한테 따먹힐 생각하니까 엄청 수치스럽죠?”“이 쳐 죽일 놈, 넌 곱게 죽진 못할 거다!”조명주는 이를 갈았다.“하하, 내가 어떻게 죽는진 모르겠고 이따가 그쪽은 좋아죽을 거 같은데?”조명주의 몸을 뚫어져라 쳐다보
“후우, 후우.”공장 안, 조명주의 숨소리가 점점 더 거칠어졌다.이마에 어느샌가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볼에도 홍조가 피어올랐다.그녀의 몸에 힘이 풀리고 있는 것 같았다.젠장!조명주는 머리를 세게 흔들며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하지만 강한 약효 앞에서 그녀의 노력은 쓸모가 없었다.“중령님, 지금 남자가 막 만져줬으면 좋겠죠?”조명주의 반응을 살피던 남자의 눈에 탐욕스러움이 흘러넘쳤다.얼른 이 도도한 장교가 자기 앞에서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이 자식......”이를 깨문 조명주의 말투는 분노로 가득 찼어야 했다. 하지만 최음제의 작용하에 가벼운 숨소리와 색기가 섞여 언뜻 애교처럼 들리기도 했다.“하하.”조명주가 곧 버티지 못할 걸 예상한 남자는 입꼬리가 한껏 올라갔다.말투도 훨씬 거리낌 없이 방자 해졌다. “지금 이렇게 우겨도 곧 저한테 매달리게 될걸요!”“꿈 깨!”아득바득 버티는 조명주의 이마에 땀이 주륵 흘러내렸다.“중령님......”수미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다 나를 살리려다가......“후우... 후우...”조명주의 숨소리가 거칠어지면서 손이 자기도 모르게 몸을 만지고 있었다.곁눈질로 아무도 없는 복도를 보니 애간장이 탔다.임유환은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더 끌다간 나도 비서님도......꿀꺽.이를 본 남자의 목젖이 세게 움직였다.조명주가 더 버티지 못할 걸 알았다.그는 더 참지 못하고 다가갔다. 눈앞의 여장교를 지금 당장 쓰러뜨리고 싶었다.이때 조명주는 몸에 힘이 들어가질 않아 거의 반쯤 바닥에 꿇어앉아 있었다. 몸이 뜨겁게 달아올라 입에서 자꾸 신음이 새어나려고 했다.몸이 이상함을 감지한 조명주는 얼른 손으로 입을 막았다. “젠... 젠장...”눈앞이 희미해진 조명주는 자기 혀끝을 세게 깨물어 아픔으로 정신을 차리려고 했다.하지만 아픔으로 버틸 수 있는 약발이 아니었다.자신의 몸이 꼭 폭풍우 한가운데의 나뭇잎 같아 휘몰아치는 파도에 단숨에 잡아먹힐 것만 같았다.“중령
슝.서늘한 빛이 날아와 남자의 손등을 적중시켰다"악!"남자는 고통에 숨을 헐떡이며 손을 움츠렸다.그가 자신의 손등을 바라보자 그곳에는 은침이 중앙에 정확히 꽃혀 있었고, 바늘 끝을 통해 천천히 피가 스며 나왔다. 같은 시각. 타다닥. 계단 입구에서 발소리가 들렸다."누구야?!" 남자는 고개를 들고 계단을 향해 소리쳤다.임유환의 얼굴은 냉랭했고, 마지막 발걸음을 떼며 2층에 나타났다. "임유환 씨!"수미는 임유환을 보자마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겁도 없는 사람이 도대체 어떻게 여기에 온 거지?! "임유환 씨… 드디어 왔네요…" 조명주는 고개를 돌려 흐릿한 시야 속에서 임유환의 모습을 보았다."조심해야 해요, 이 자식은 상대하기기 쉽지 않아요……" 그녀의 목소리는 이미 힘이 없는 상태였고, 임유환의 눈빛이 흔들렸다. 조명주의 모습을 보아하니, 약을 먹인 듯했다. "당신이 한 짓인가?"임유환은 시선을 돌려 남자를 바라보았고, 남자는 매우 덤덤했다. "누구지?"남자는 임유환을 험상궃게 노려보았다. 이 자식, 은침으로 나를 다치게 할 수 있다니! "내가 먼저 물었어." 임유환이 대꾸했고, 그의 눈빛은 시종일관 변함이 없었으며 상대방은 이미 자신의 손에 죽을 사람으로 보였다. "이봐, 난 당신 눈빛이 너무 마음에 안 드는군!" 남자의 목소리가 갑자기 가라앉았고, 속에서 분노가 끓어올랐다. "그래?"임유환은 여전히 그 남자를 냉담하게 바라보았고, 조명주가 더 이상 오래 버틸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발걸음을 옮겨 그 남자를 향해 걸어갔다."어이, 한 발짝만 더 다가오면 이 여자부터 죽일 거야!" 남자는 칼을 꺼내 조명주의 머리에 겨누었다. "그럼 죽여,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이니까." 임유환은 발걸음을 멈출 생각이 없었고, 그의 말투는 매우 차분했다.이 여자를 이용해 협박을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안 남자는 심장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임유환 씨, 당신이 사람이에요?!" 수미는 임유환의 무자비한 말
그렇다, 수미는 무서웠고 여기서 죽고 싶지 않았다.방금 그녀가 한 말은 단지 무서운 감정을 표출하고 싶었을 뿐이고, 그녀는 살고 싶었다.그녀는 아직 할 일이 많고, 줄기지 못한 것들도 너무 많았다……"시끄러우니까 입 다물어!"귓가에 들려오는 수미의 거친 목소리에, 가뜩이나 기분이 가라앉아 있던 남자는 순간적으로 화를 냈다.수미는 겁에 질려 가슴이 심하게 떨려왔고, 입 밖으로 내뱉으려던 말을 삼켰다."이렇게 여자한테 소리를 지르는 건 신사답지 않은 행동인 것 같은데?"이때, 임유환이 그 남자를 싸늘하게 바라보며 말했다.그러자 남자도 어두운 눈동자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 “당신은 이 여자가 죽든 말든 신경도 안 쓰면서, 내가 이 여자에게 어떻게 하든 무슨 상관이지?""이 여자의 생사는 별개의 문제이고, 당신이 신사인지 아닌지는 또 다른 문제지."임유환이 침착하게 말했다."지금 날 놀리는 건가?"남자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고, 그는 임유환의 말속에 담긴 희롱을 느낄 수 있었다."하하, 눈치챘나 보네."임유환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그의 절제된 말은 즉시 그 남자를 화나게 했고, 그의 눈에는 살기가 서렸다. "이 개자식이, 네가 정말로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그렇지 않다면?"임유환은 여전히 경멸 가득한 어조로 그 남자를 무뚝뚝하게 바라보았다.그는 이렇게 남자를 흥분하게 한 뒤, 남자가 감정이 격해졌을 때 생긴 허점을 이용해 단번에 그를 제압하려는 생각이었다.사실 이 정도 거리라면 동작 한 번 만으로 상대를 죽일 수 있었지만, 그를 살려두고 정보를 얻으려 했다."어이, 내 실력을 쉽게 보지 말라고!"남자는 화를 내며 임유환에게 소리쳤다.“미안하지만 쉽게 볼 수밖에 없는걸."임유환은 계속해서 남자의 화를 돋우었다."날 도발하려는 속셈인가?"남자는 마음속으로 분노하면서도 늘 피 맛을 봐왔던 그였기에 상대의 도발에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도발? 그럴 필요가 있을까?"임유환은 남자를 깔보듯이
수미의 눈이 떨렸다.하지만 그녀의 눈앞에는 임유환의 머리가 깨지는 장면이 펼쳐지지 않았고, 반면 남자가 통증을 느끼며 아랫배를 붙잡고 임유환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계속 흘러내렸고, 임유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봤다. "이제 내 말을 들을 준비가 되었나?""당신...당신 도대체 누구야?"남자는 고개를 들고 유난히 쉰 목소리로 물었다.방금 전, 단 몇 초만에 승자가 결정되었다.그리고 그는 임유환의 움직임조차 명확하게 보지 못했다!그만큼 상대의 실력이 훨씬 우월하다는 것 아닌가!서인아 곁에 언제 이런 고수가 있었던 거지? 왜 정보에 이 사람은 언급되지 않은 거야?"내가 당신 질문에 대답해야 할 의무라도 있나?"임유환은 남자를 응시하고 있었고, 검은 눈동자에는 희미한 빛이 흘렀다."당신한테 졌다는 걸 인정하지, 날 죽여라."남자는 고개를 숙였고, 자신의 실력이 임유환보다 열등하다는 걸 스스로 인정했다.그는 임유환의 상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원한다면. 하지만 그전에 내 질문에 답하도록."임유환의 말투는 차가웠다.“누가 당신을 보내 서인아를 죽이라고 명령한 건지 말해.""내가 말할 것 같나?"남자의 입가에 비꼬는 듯한 기운이 맴돌았다.직업 용병으로서 고용주의 비밀을 지키는 것이 그의 가장 기본적인 윤리였다."당연히 아니지."임유환은 덤덤했고? 그 남자의 대답은 그의 예상 안이었다."그런데 왜 시간 낭비를 하는 거야?"남자가 차갑게 웃었다."난 당신에게 자백할 기회를 주고 싶어서 묻는 거다. 당신이 용병인 것도 알고, 평소에 고문에 버금가는 훈련을 받는 것도 알아. 하지만 걱정하지 마,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니까."임유환은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고, 그의 말투는 기복이 없었지만 남자에게 두려움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임유환의 실력을 본 뒤, 그가 이 말을 할 때 결코 허세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그는 정말 그럴 능력이 있는 것이다!절대로 이 녀석의 손바닥 안에 들어가서는
"악!" 임유환은 무방비 상태에서 수미에게 물리자, 근육에 통증이 몰려오며 소리를 질렀다. "수미 비서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비서님을 구하러 온 건데 왜 날 무는 거예요!" 임유환은 이빨을 드러내며 소리쳤고, 수미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 세게 깨물었다. "수미 비서님 개 띠군요, 빨리 놓아요……" "당신이야말로 개 띠겠죠!" 그제야 수미는 눈을 붉히며 입을 뗐다. 임유환은 원래 그녀에게 한 마디 하려 했지만 그녀의 붉어진 눈을 보고 넋을 잃고 말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녀의 눈에는 여전히 두려움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에휴, 됐어요." 임유환은 수미가 겁을 먹을 대로 먹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됐다고요? 난 아직 볼 일이 있어요!" 수미는 원망이 가득 담긴 눈으로 임유환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수미 비서님, 어떻게 은혜를 원수로 갚을 수 있죠?" 임유환이 무기력하게 말했다."은혜를 원수로 갚는다고요? 나쁜 자식, 내가 위험한 걸 보고도 구해주지 않으려 했으면서! 당신은 남자도 아니에요!" 이 말을 꺼내자 수미는 화를 내며 임유환에게 소리쳤고, 방금 겪은 모든 두려움과 불만을 이런 식으로 털어버리려는 듯했다."그 일 때문이었군요." 임유환이 그제야 반응했고,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이건 다 비서님을 구하기 위해서 한 일이잖아요."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변명이죠!" 수미는 임유환의 말을 믿지 않고 이를 악물었다."수미 비서님, 생각을 해 보세요. 내가 아까 비서님을 중요하게 대했다면 조 중령님처럼 그 악당에게 당하지 않았겠어요? 그때 가서 악당이 나에게 반격을 할 기회를 줄 것 같나요?"임유환은 힘없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고, 그의 한 마디 말에 수미의 마음속에 있던 분노가 사그라들었다.그녀는 임유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말이 다 사실인가요?" "물론이죠, 제가 그놈을 자극하는 말을 그렇게 많이 했던 게 모두 그 사람의 허점이 드러날 때를 노리는 것임을 못 알아차렸나요?" 임유환이 이
임유환의 두피가 마비된 느낌이 들었고, 이 문제는 전보다 훨씬 더 컸다. 조명주에게 약효가 완전히 나타난 게 분명했다!"임유환 씨,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수미는 눈앞에 있는 아름다운 자태의 조명주를 바라보며 후끈거리는 얼굴을 하고 물었다. "조 중령님이 어떤 강력한 미약에 중독된 게 틀림없어요. 해독하려면 특수한 침이 필요한데, 지금은 가지고 있지 않아서 일단 돌아가야 합니다.” 임유환이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는 이번 여행에서 이러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사람을 죽이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비침만 가지고 다닐 뿐, 사람을 구하는 데 사용되는 호침은 가지고 다니지 않았다. 그는 가능한 한 빨리 돌아가야 했다. "그럼 조 중령님은 어떻게 하죠?"수미가 걱정스럽게 물었다.오고 가는데 적어도 한 시간을 걸릴 텐데, 조명주의 모습을 보아 그녀는 그렇게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다. "제가 중령님을 데리고 가겠습니다."임유환은 심호흡을 하고 대답했다. 그 또한 시간이 촉박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최대한 빨리 조명주를 해독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그녀의 현재 상태로 볼 때, 체내의 음욕을 발산하지 못하면 혈관이 터져 죽게 될 것이다. 그는 조명주가 이렇게 젊은 나이에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집에 데려가는 건가요?"수미는 가슴이 떨려왔고, 임유환을 의심스럽게 바라보았다."설마 이 기회를 틈타서…""수미 비서님, 지금 상황이 이런데 제가 그런 생각을 하겠습니까?"임유환은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흥, 남자들은 다 똑같은 걸 어떡해요!"수미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지만, 상황이 긴급하고 임유환이 확실히 그녀를 살리고 싶어 하는 것을 보자 이내 말했다.“좋아요, 그럼 당신을 한 번만 믿어볼게요." 임유환은 그녀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곧장 조명주를 데리고 떠나려 했다."설마 나를 혼자 여기 두고 가려는 건 아니겠죠?!" 수미는 임유환이 떠나는 것을
B 호텔.임유환은 서둘러 돌아갈 시간이 없었기에 조명주를 가장 가까운 호텔로 데려가 흑제에게 호침을 전달할 사람을 찾아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이 순간에도 조명주의 욕망은 불타오르고 있었고, 해독을 빨리하지 않으면 몸 전체의 혈관이 터질 수도 있었다. 온몸이 뜨거운 조명주를 팔에 안고 침대 위에 눕힌 임유환은 침 주머니를 연 뒤 호침을 꺼냈다. "여기가 어디지...""몸이 왜 이렇게 뜨거워...""너무……너무 괴로워……" 이때, 조명주의 입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무방비 상태였던 임유환을 자극해 그의 몸을 살짝 떨리게 했다. 평소에는 호랑이 같은 성격의 조명주가 이렇게 부드러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확실히, 좀 견디기 힘들었다. "후."그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임유환은 남의 위험을 틈타서 행동하는 사람도 아니었기에, 재빨리 정신을 집중한 뒤 손에 든 가느다란 침 여섯 개를 조명주에게 놓아 해독하려 했다.하지만, 조명주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매섭게 떨려왔고 좀처럼 침착하지 못했다. 조명주가 자신의 옷을 찢기 시작했고, 다행히 그녀는 몸이 나른한 상태였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대참사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렴풋이 드러나는 그녀의 살결은 여전히 그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쿨럭." 임유환은 목이 타들어가는 듯했고, 서둘러 침을 삼켰다. 젠장, 임유환, 정신 좀 차려! 임유환은 속으로 자신에게 욕을 하며 머리를 세게 흔들었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떨쳐버리려 했다.그런 뒤 그는 다시 집중해서 손에 있는 첫 번째 침을 조명주의 목 바로 아래 지점에 놓았다. "아~"조명주는 목을 치켜들었고, 분명히 자극을 받은 듯했다. 그 소리는 임유환의 심장을 다시 떨게 만들었다. 젠장, 이 해독을 하다가 내 목숨을 앗아가겠네……임유환은 다시 심호흡을 하고 두 번째 호침을 놓으려 했다. 하지만 이때, 자신의 몸에 이상한 점을 발견한 조명주는 불안한 듯 손을 뻗어 침을 뽑아 땅바닥에 던졌다.그녀의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