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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지환은 줄곧 차가운 표정이었지만 마이클 첸을 만날 때는 감정을 자제하고 평온해 보이려고 신경을 썼다.

상언은 지환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고 Michael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려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런 모습은 예전의 지환이의 모습이었다.

냉정하고 현명하며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예전의 지환과 다른 부분도 있었다.

이전의 지환은 매우 주동적이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이서를 위해 자신의 의지와 감정을 억누르고 기다린다.

‘아이고.’

상언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진료실에서 이서의 고통스러운 오열이 흘러나왔다.

그 옆에 있던 지환 역시 몸을 움찔하고 진료실로 들어갈 기세였다.

상언은 재빨리 그를 잡았다.

“지환아, 이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야. 만약 이서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면 밖에서 기다려도 돼.”

지환은 상언의 제지에 몸을 멈추고 침통하게 진료실을 바라보았다.

진료실에 있던 이서는 고통스럽게 눈살을 찌푸리고 무의식적으로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저항하는 듯했다.

누군가가 두 손으로 지환의 마음을 필사적으로 휘젓는 것처럼 지환의 마음은 쉴 틈 없이 고통스러웠다.

몸 안의 수많은 세포들이 아우성치며 지환을 진료실 안으로 뛰어들도록 했지만, 그의 이성은 그의 두 다리를 꽉 눌렀다.

만약 지환이 이서와 헤어지고 싶지 않다면 반드시 하경철이 남긴 유언의 어두운 그림자를 철저히 뿌리 뽑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유언은 둘 사이의 걸림돌이 될 뿐이다.

지환은 주먹을 꽉 쥐고 이서를 매섭게 쏘아보았다.

이서의 아픔을 자신에게 가져와 대신 고통을 감당하고 싶었던 것 같다.

바로 이때 혼수상태에 빠졌던 이서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Michael 첸의 손에 놓인 쟁반을 쳐서 엎었다.

“싫어, 싫어... 우리 엄마, 아빠한테로 보내줘, 우리 엄마, 아빠...”

이서의 고함이 잦아들자 눈을 떴지만 온몸이 심하게 떨리고 가슴도 심하게 들썩거렸다.

지환은 이 상황을 보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뛰어들어 이서를 품에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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