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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사진 속에는 고작 18~19세 정도로 보이는 젊고 아름다운 소녀가 있었다. 곱슬머리에 우아한 티아라를 쓰고, 유럽풍 궁중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청순하고 아름다웠다.

사진 속 또 다른 한 사람은 바로 지환이었다.

언제 찍었는지 알 수 없지만, 현재의 지환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입술을 오므리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서있는 그와 대조적으로 옆에 있는 여자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꼭 집어 어디가 이상하다고 얘기할 수는 없었다.

다시 대화방으로 돌아왔을 때 사진은 이미 삭제되었다.

상대방이 또 메시지를 보내왔다.

[제가 얘기해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믿고 안 믿고는 당신 몫입니다만, 부탁하 건데 제발 이 일을 당신 남편에게 얘기하지 말아 주세요. 내가 당신에게 그의 비밀을 알려준 걸 알면, 나를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이서가 다시 메시지를 보내려고 하는데, 상대방은 이미 그녀를 차단했다.

문자를 보낼 수도 없었고 친구추가도 되지 않았다.

이서는 눈썹을 힘껏 찡그렸다.

문밖에서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기야.”

지환의 얼굴이 문 뒤에서 나타났다.

그녀에게 무한한 에너지를 주었던 그 얼굴이 낯설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서는 심란했다. 그 여자의 말을 100% 믿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전혀 간과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었다.

“자기 왜 그래?”

지환이 긴장해서 들어왔다.

“안색이 너무 안 좋은데?”

이서는 입술을 깨물고 지환의 터치를 피했다.

“괜찮아요.”

“오늘 촬영할 때 너무 추웠지? 어디 아파, 내가 약 사올까?”

“아니에요, 정말 괜찮아요.”

이서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지환이 의심할까 봐, 또 다른 핑계를 댔다.

“회사 쪽에 문제가 조금 생겼어요.”

지환은 곧이곧대로 믿었다. 그는 손을 들어 이서의 목을 쓰다듬었다.

“너무 힘들면 회사 그만 둬. 내가 자기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어.”

그가 진심에서 우러러 나온 걱정이라는 걸 이서는 알 수 있었다.

그가 이럴수록 그녀는 호흡이 더욱 어려워졌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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