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소이는 3년이라는 결혼 기간 동안 고태하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갖은 오해와 갈등에 지쳐가던 그녀는 과감하게 이혼을 택하고 추씨 가문의 큰 아가씨로 돌아가게 되는데... 그녀의 아버지는 아양을 부렸고, “귀여운 우리 딸, 언제쯤 아빠의 억만 가산을 물려받을 생각이야?” 어머니는 만개한 꽃처럼 활짝 웃으며 말했다. “엄마랑 보석 디자인을 배워보는 건 어때? 엄마가 장담하는데, 우리 딸은 아주 유명해질 거야!” 할머니는 다소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안 돼! 소이는 반드시 의학을 배워야 해. 천부적인 의학적 능력을 이대로 낭비하기는 너무 아까우니까!” “할아버지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추소이가 물었다. “그냥 각종 꽃차나 마시면서 할아버지의 노년을 함께 보내주는 건 어떻겠니?” 할아버지는 득의양양했다. 추소이는 현재가 그녀 인생의 정점이라고 생각했다. 이혼을 무르자며 끈질기게 달라붙는 전남편을 마주하기 전까지는... “소이야, 처절하게 후회하고 있어.” 술에 취한 고태하가 눈시울을 붉히며 그녀를 끌어안았다. “다시 남편이라고 불러주면 안 될까...?” 추소이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고태하 씨, 체면 좀 차리세요.” “와이프도 없는데 체면이 뭐가 중요하겠어...”
View More“아무래도 아직까지 우리 고씨 가문 며느리인데 너는 체면 차릴 필요 없지만 나는 아니야!”태하가 눈살을 찌푸리고 어금니를 깨물며 말했다.‘추소이가 지금 이런 짓 한 것이 할머니 귀에 들어가면 이혼 사실을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될 거야.’‘그래서 이런 해프닝이 내 눈앞에서 발생하게 하는 것을 절대 허용할 수 없어! 나와 추소이가 이혼서류를 제출하기 전까지, 추소이는 내 규칙을 따라야 해!’“고태하 씨는 약혼녀와 밖에서 애정을 과시하는 것은 창피하지 않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키스하면 창피한가요?”소이는 강하게 태하에게 물었
여전히 공은 홀에 들어가지 않았다.“소이 씨, 안심해요. 서두르지 마요.” 석진은 소이를 일깨워 주었다.소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석진을 향해 웃었다.이 웃음은 마치 태하의 마음이 무언가의 홀린 것 같았다.그러나 태하는 곧 평온을 되찾았다.‘내가 언제부터인가 추소이가 점점 신경 쓰이기 시작했어?’‘이제 내 마음속에는 인아가 있어야 하는데...’인아는 빠르게 공을 넣었고, 모든 동작이 깔끔하고 시원했다. 누가 봐도 인아는 오랫동안 골프를 쳐온 사람으로 보였다.태하는 자기 생각을 억지로 인아에게 집중시키며 인아에게 박수를
“유인아 씨, 거 너무 지나친 거 아닙니까?!”석진은 즉시 인아에게 물었다.‘지나치다고?’유인아가 고개를 들었다.“우리 지금 내기하려고 했잖아요. 흥미진진하지도 않은 것을 무슨 내기라고 할 수 있겠어요?” 인아는 손을 흔들며 빙그레 웃는 얼굴로 석진을 바라보았다. 순진하고 선량해 보이는 얼굴이었다.석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오른손으로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그는 평소에 인아와 거의 접촉이 없었는데, 오늘 진면목을 알게 되었다. 유인아야말로 가장 어이없는 사람이었다.“하지 뭐.” 소이가 앞으로 나가 인아와 어깨를 나란히 했
분위기가 싸늘해지자 인아가 얼른 나섰다.“태하 오빠, 왜 소이와 만나기만 하면 다투는 거예요?”태하는 시선을 돌렸지만,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다.인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계속 말했다.“남들은 모두 하룻밤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는데, 아무리 소이에게 감정이 없었다지만, 그래도 소이는 여자인데... 소이에게 좀 양보할 수 없어요?”소이는 인아의 말이 맘에 들지 않았다.‘태하를 설득하면 되지 왜 굳이 나를 걸고 넘어지는지 알 수가 없군. 기어코 나를 깎아내려야 성에 차는 거야?’‘소이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지만’이라는 말로 태
회색 옷을 입은 태하의 모습은 전체적으로 경쾌해 보였다.소이를 보는 순간 그의 검은 눈썹이 찌푸려졌다. 태하의 시선이 석진을 스치고 다시 석진의 뒤에 서 있는 소이에게 향했다. 석진이 소이의 두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보자 얼굴이 굳어졌다.인아는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여기서 소이와 석진을 다시 만날 줄은 몰랐다.단지 태하와 단둘만의 세계에서 살고 싶을 뿐이었다!석진은 소이를 놓아주고 두 걸음 뒤로 물러나 소이의 곁에 섰다.“정말 우연이네.” 태하가 먼저 말을 꺼냈다. 약간 비꼬는 의미가 섞여 있었다.소이는 태하의 빈정
“아니야, 이번 식사는 꼭 내가 살게!”“그럼... 우리도 한가한데 함께 골프 치러 가는 게 어때?” 추호진이 갑자기 제안했다.한민종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소이는 골프를 할 줄 아니?” 한민종이 소이에게 물었다.소이는 고개를 저었다. 소이는 무척 다재다능하여 다양한 스포츠를 즐겼지만, 유독 골프만은 예외였다.골프는 인내심이 필요한 스포츠인데,소이는 본래 인내심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 태하를 쫓아다니는 일 외에는.한민종은 소이가 골프를 할 줄 모른다는 말을 듣고 매우 기뻐했다.“마침, 우리 석진이 골프
“한 회장님 일가는 처음 방문인데 소이야, 왜 이걸 입어?!”“과일도 너무 적어, 좀 더 준비해!”“소이, 빨리빨리. 이 청바지는 보기 싫으니 치마로 갈아입어!”배서라가 바쁘게 움직이자 소이가 입은 흰 티셔츠와 청바지도 문제가 됐다.“가서 엄마 말대로 해.” 추호진은 소이를 밀며 옷을 갈아입으라고 했다.이 옷차림은 잠시 후에 있을 모임의 성격에 어울리지 않았다.소이는 거울 앞에 서서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입을 삐죽거렸다.‘보기 싫다고?’‘얼마나 예쁜데?’소이는 타고난 몸매로 뭘 입어도 다 잘 어울렸다.소이가 마
“농담입니다.”소이는 웃음을 터뜨렸다.“한석진 씨, 자꾸 저 놀리지 마세요.”“네, 네.” 석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소이에게 어서 앉아서 계속 음식을 먹으라고 권했다.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태하는 이 모습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두 사람이 웃고 떠드는 모습은 마치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 같았다.“소이도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은 것 같아서 정말 기뻐요.”태하 옆에서 인아가 웃으며 말했다.인아의 말을 들은 태하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마음에 드는 사람?’태하는 눈을 돌려 무표정한 얼굴로 엘리베
소이는 이 말을 듣고 태하의 어두운 얼굴을 보고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했다.입꼬리를 치켜 올리더니 문득 석진을 향해 다가가 석진의 팔에 팔짱을 꼈다.소이는 얼굴을 들고 웃으며 석진을 보았다. 소이의 동그란 눈동자는 가느다란 빛을 띠고 마치 작은 요정처럼 사람을 홀렸다.“한석진 씨, 인아가 우리 잘 어울린다는데 한번 만나 볼까요?”석진은 실눈을 뜨고 태하와 인아를 보았다.태하의 얼굴은 흙빛이었다.석진은 소이의 의도를 눈치챘다.‘그럼 연기에 맞춰줘야겠네.’석진은 손을 뻗어 소이의 가는 허리를 잡고 품으로 끌어안았다. 석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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