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회의 때 모든 주주와 회사 임원들이 다 참석했다.무진은 이 프로젝트와 관련한 데이터를 전부 나누어 주었다.위에 보이는 것은 100% 돈을 벌 수 있는 데이터이다.WS그룹은 조금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반대로 아무런 위험도 감수할 필요가 없었다.제왕그룹에 이익의 15%만 양보하면 되는 것이다.기타 사항은 모두 제왕그룹 쪽에서 할 것이다.이 프로젝트의 데이터는 확실히 보기 좋았다.주주들과 임원들은 모두 좋다고 생각했다.무진이 확실히 능력이 있는 것 같았다. 제왕그룹과의 합작을 이끌어낼 정도로 말이다.원래 강상철, 강상규 쪽에 줄을 섰던 이들 사이에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은 강무진이 강상철과 강상규를 확실하게 무너트리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강상철과 강상규는 심지어 반격할 힘조차 전혀 없어 보였다.‘이러다가 강상철, 강상규에게 정말 미래가 있기나 할까?’그들은 의심하기 시작했다.큰 집을 따르지 않던 사람들의 결말을 그들 모두 보았던 것이다.그때 가서 이 일마저 잃는다면 정말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지 않겠나?많은 사람들이 모두 강상철, 강상규 쪽을 쳐다보았다.강상철과 강상규는 아직 이들의 생각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아마 화가 나서 죽을 것이다.강상철과 강상규는 비록 총명하긴 하지만 생각이 고루하고 가부장적이었다.그들은 수익을 낼 프로젝트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강상철이 입을 열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기뻐하기는 이르다. 만약 제왕그룹이 친 덫이라면 이건 정말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게 자명해.”“이 새 프로젝트는 WS그룹에게 아주 큰 위험부담이 따릅니다. 우리는 이 분야에 관련된 경험이 없어요. 제 생각에도 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강상규도 따라서 맞장구를 쳤다.오늘 강상문은 불현듯 마음이 동해 무진을 따라 출근했다.그는 할아버지 강상중의 친아들이다.누구도 감히 얼굴을 들 수 없는.저 두 늙은이들의 말을 듣고 있던 강상문이 즉시 비웃었다.“둘째 숙부님과 셋째 숙부님의 투자 안목이
회의가 끝난 후.강상철과 강상규는 은밀히 클럽을 찾아 사석에서 따로 만났다.강상철의 안색은 아직도 좋지 않았다.“무진은 도대체 어떻게 제왕그룹과의 합작을 끌어냈지?”“저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는지 모르겠군. 정말 이상해.” 강상규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그리고 강상문도 그렇지, 외국에나 그냥 잘 있지 말이야. 왜 굳이 귀국해서 우리 앞을 막아서?” 강상철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며 손으로 테이블을 세게 내려쳤다.“제왕그룹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어떻게 생각합니까?” 강상규도 매우 이해할 수 없음을 드러내었다.국내에서는 WS그룹과 제왕그룹의 교집합이 없다.무진이 제왕그룹을 알고 있다는 얘기도 못 들었는데.만약 알았다면 무진도 이처럼 오래 동안 그렇게 지내지 않았을 것이다.자신들이 보기에는 제왕그룹이 야심을 숨기고 있는 것 같았다.WS그룹과 늘상 비교되며 서로 경쟁이 심했다.좀 듣기 거북하게 말하자면, 제왕그룹은 WS그룹과 적대관계라 할 수도 있었다.그런데 어떻게 둘이 합작했는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그들이 합작하는 것은 강상철에게는 별로 좋은 일이 아니다.무진의 인맥이 넓어질 수록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니까.저들이 계속 협력할 수 없게 해야 했다.“강무진이 이렇게 계속 세력을 키우면 앞으로 우리는 그를 건드리지도 못할 겁니다.”강상규의 표정이 다소 초조한 빛을 띄었다.지금의 강무진은 이미 상대하기가 쉽지 않았다.만약 다시 이렇게 계속 세를 불려간다면 자신들에게 희망이 있기나 할까?그렇게 오랫동안 계획을 세웠는데, 강상철과 강상규는 일이 자신들에게 점점 더 불리한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을 두고만 볼 수는 없었다.“저들이 협력할 수 없게 방법을 생각해 보거라.” 강상철이 눈을 뜨자 눈에서 날카로운 빛이 번쩍였다.“하지만 지금 계약을 다 마쳤는데 무슨 방법이 있겠습니까? 그리고 형님, 지금 저 늙은이들이 모두 데이터를 봤어요. 만약 그 프로젝트를 건드리면 저 늙은이들이 절대 우리를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두 사람은 의논을 거듭한 끝에 유용한 대책을 얻었다.강상철이 사람을 보내 제왕그룹의 곽연철에게 선물을 보냈다.무진에게 속하는 인맥을 끌어오기 위해서라도 친하게 지낼 생각이다.곽연철과의 식사 약속을 잡게 했다.결국 강상철 쪽 사람은 프론트에 도착하자마자 그 자리에서 바로 거절당했다.아무런 예의 격식도 없이 강상철이 보낸 사람은 제왕그룹 사람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강상철과 강상규는 아직도 집에서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보냈던 사람이 곧 돌아왔다.강상철이 얼른 마중을 나가서 물었다.“어떻게 됐어? 제왕그룹에서 뭐라고 그래?”북성에서 어느 정도 발언권을 가지고 있는 강상철, 강상규였다.제왕그룹이 얼마나 대단하든 곽연철은 자신들 아래 연배이므로 자신들의 체면을 세워줄 것이라 생각했었다.적어도 식사 약속 정도는 해 주리라고 말이다.사람을 만나면 강상철 자신이 부추겨 마음을 돌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다.이런 일은 자신들의 특기였다.회사의 그 많은 사람들의 마음도 자신들에게 회유시켰는데 제왕그룹 회장 한 명 정도 마음을 못 돌리겠는가?그런데 눈앞에 선 수하가 초조한 표정으로 우물쭈물하며 입도 열지 못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그는 지금까지 강상철이 이처럼 조급하게 구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보아하니 이번 합작이 매우 기대되는 게 분명한 것 같았다.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강상철이 마침내 수하에게 눈길을 주었다.“왜 말을 하지 안 하는 거야?”강상철의 음침한 눈빛을 본 수하 직원이 부들부들 떨었다.그리고 곽연철의 말을 그대로 읊었다.“곽연철 대표 말이, 자신은 잡다한 사람을 만나지도 선물도 받지 않는답니다. 이후 다시는 오지 말라고, 그렇지 않으면 경비원을 부르겠다고 했습니다.”강상철은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너 곽연철에게 내 이름을 말 안했어?”“제, 제가 말했는데도 곽 대표가 그렇게 말했습니다.”수하 직원은 정말 어쩔 수 없었다.이런 어려운 일을 자신에게 맡기다니 정말 어쩔 수 없었다.강상철, 강상규
이 일은 강상철을 몹시 화나게 했다.곽연철은 숨기지 않고 제왕그룹에서 일어났던 일을 그대로 성연에게 알려주었다.이것도 본래 그녀가 지시한 것이다.두 늙은 여우가 분수를 지키지 않고 반드시 수작을 부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성연이 벌써 방법을 생각해 둔 것이다.저 두 늙은 여우에 대해 성연은 조금도 사정을 봐줄 뜻이 없었다.무진을 그렇게 괴롭혔는데 사정을 봐 줘?그것은 더욱 불가능하다.성연은 밖에 나가서 전화를 받았다.돌아왔을 때 기분이 좋아진 것이 분명해 보인다.연정은 그 점을 예민하게 느꼈다.연정이 눈을 비비며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성연아, 나 무슨 좋은 일이 생긴 거니? 즐거워 보여.”순간 성연이 잠시 멈칫했다. “그래?”성연이 자신의 얼굴을 쓸었다. ‘그렇게 뚜렷하게 표를 내서는 안돼.’“그래, 입꼬리가 자꾸 올라가는 걸 보니 설마 연애는 아니겠지?” 이 말을 하던 연정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교실 안의 다른 학생들이 모두 이쪽을 바라보았다.눈빛에 호기심이 가득했다.그들의 눈에 성연은 여신이자 공신이었다.각종 시합에 참가하고 돌아온 성연은 학우들을 대하는 것도 덤덤했다. 때로는 예의 차린 대답만 되돌렸다.겨우 주연정 정도와만 대화를 나눌 뿐 다른 이성과는 더더군다나 교류할 기회를 아예 주지 않았다.이때 연정이 불쑥 이런 말을 하자,어떤 학우들은 상심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성연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또 어떤 학우는 그저 참외만 먹고 있다.성연은 연정이 터뜨린 목소리와 여기저기서 보내오는 시선을 느꼈다.참지 못한 성연이 손을 들어 연정의 머리를 가볍게 톡톡 두드렸다.연정이 머리를 감싸 안았다. “아휴…….”억울한 듯 연정이 성연을 바라보았다.“성연아, 너 왜 그래.”“내가 말했지? 너는 하루하루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니? 만약 그런 생각들을 공부에 쏟으면 얼마나 좋을까?”성연은 연정의 성적이 나쁜 원인을 찾은 것 같았다.‘온종일 이런 가십에만 신경 쓰다니.’‘차라리 그냥 파파라치
저녁 시간.안금여도 자신의 방법을 통해 강상철 쪽 일을 알게 되었다.최근 집안에 연이어 좋은 일이 생겼다. 강상철과 강상규에게 일격을 가하고, 또 큰 수익을 낼 사업도 챙기고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는 말할 것도 없다.제왕그룹에 대해 말하자면, 안ㄴ금여는 제왕그룹 대표가 재미있는 기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알았다.제왕그룹이 진짜 강상철, 강상규 쪽의 선물을 받았다면?그럼 이 합작 건을 다시 잘 생각해 봐야 했겠지.안금여가 웃으며 이 일을 말한 뒤 무진에게 말했다.“제왕그룹의 대표가 꽤 괜찮은 사람 같구나. 무진아, 넌 친구가 너무 없어. 이번 합작을 통해 다른 사람과 잘 사귀어야 봐. 두 사람이 친구가 되는 것도 괜찮고.”“할머니, 알겠습니다.” 사업은 역시 성실과 신뢰가 중요하다.무진은 암암리에 곽연철에 대한 자료들을 모았다.사업 방면에서 곽연철의 이미지가 상당히 좋은 걸 보니 꽤 믿을 만한 파트너인 듯해서 제왕그룹을 선택했다.사실 다른 보기에 상당히 무모해 보이는 선택이었지만 무진이 오랫동안 뒤에서 계획했던 것이다.무진은 완벽을 추구하는 만큼 자신에 대한 요구 기준이 높았다.그렇지 않으면, 그는 매일 그렇게 많은 근무를 늘릴 필요가 없었다.책임감 있는 태도로 무진은 미사에 완벽함을 추구했다.그러나 그들의 대화를 듣던 성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설마 안금여가 그 일을 알게 될 줄은 몰랐다.본가 사람들에게 들켜 망신당하지 않도록 강상철이 사람을 은밀하게 보냈던 것이다.어쨌든 제왕그룹도 북성에서 함께 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제왕그룹은 사적으로 은밀히 강상철을 거절한 터였다.안금여가 안다는 것은 그녀의 영향력이 꽤 크다는 것을 설명했다.이 말들을 듣고 있는 무진은 마치 농담을 들었다는 듯 약간의 의아함도 보이지 않았다.바로 무진도 이 일을 알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이 조손 두 사람은 정말 똑 닮았다.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라는 점도.성연은 명문 재벌 가문 사람들의 심기가 얼마나 깊은 지 다시
무진이 뒤에서 강상철, 강상규와 제왕그룹을 주시하는 일에 대해 성연은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적어도 무진 쪽은 그녀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이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기만 하면 된다.저녁식사 후 돌아가려던 성연과 무진을 안금여가 가로막았다.“오랜만에 왔으니 여기서 자고 가거라. 어차피 회사랑 학교도 가깝지 않니? 지금 돌아가서 사람들 깨우지 말고. 이미 시간도 늦었지 않니?” 안금여가 눈썹을 찌푸렸다.최근에 두 사람이 고택에 오는 횟수가 좀 잦아졌다.그러나 안금여는 젊은 두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했다.성연은 어디서든 똑같다고 느꼈다.어차피 그녀는 학교에서 온 상태라 숙제도 모두 가방 안에 있어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무진은 중요한 일은 늘 엠파이어 하우스의 서재에서 처리했다.성연이 고개를 들어 무진을 바라보았다.무진이 성연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물었다.“그럼 우리 오늘 여기서 자고 갈까?”“난 괜찮아요.” 성연이 눈을 깜박였다.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안금여는 두 사람이 남겠다고 하자 얼굴 가득 활짝 웃었다.“그래 맞아. 여기서 자고 내일 아침도 일찍 먹고 가. 비록 너희들이 젊긴 하지만 자신의 젊음을 믿고 건강에 주의하지 않으면 안돼.” 안금여는 늘 두 어린 손자, 손부의 건강을 걱정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의식주에 대해 참견도 하고는 했다.“네, 알았어요. 그럴게요.” 무진이 어쩔 수 없이 그러마 하고 대답했다.매일 안금여는 이렇게 잔소리를 한다.한 가지 일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다.그러나 성연은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곁에 있는 가족이 떠나고 난 뒤에야 이런 따뜻한 잔소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 수 있는 것이다.어떤 사람들은 듣고 싶어도 듣지 못한다.그래서 성연은 안금여 곁에서 유난히 조심스럽게 또 고분고분했다.외할머니는 이미 돌아가셨지만 자신에게 잘해 주는 또 다른 어른 곁에 있으려 하는 것이다.그들을 자고 가게 한 안금여는 혼자 방으로 돌아가 쉬었다.안금여가 떠난 후에야 성연이 낮은 소리
한밤중 성연이 막 잠에 빠져들려는 순간 옆에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눈을 뜨고 발신자 표시를 보니 서한기였다.무진이 방에 돌아오지 않은 걸 보니 아직 서류를 다 처리하지 못한 모양이다.성연은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나서 전화를 받았다.고택 곳곳의 방음 효과가 좋아 성연은 들릴까 봐 걱정하지 않았다.“서한기, 왜 그래?”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절대 전화하지 않을 서한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이런 시간에.“보스, 곽연철 오늘 저녁 퇴근 길에 습격을 받았습니다.” 서한기의 음성이 무척 무거웠다. 평소의 히죽거림은 전혀 없었다.“어쩌다가…….” 성연은 믿기지 않았다.정신이 돌아온 성연이 순간 화가 났다.사부님 밑의 막강한 실력을 가진 수하들이 각 영역에 꽉 차 있었다.유능한 사람들이 많다.그러나 어릴 때 고아인 곽연철을 사부님이 눈밭에서 주워다 키웠다고 한다.근골은 이미 얼어서 망가진 상태였다. 간신히 건강을 회복해서 자주 연습했지만, 그의 실력은 기껏해야 일반인 정도였다.만약 곽연철이 피습을 당했다면 어느 정도일지 가히 짐작이 갔다.그러나 곽연철은 장사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 제왕그룹 운영을 맡긴 터였다.항상 침착하게 일을 처리하는 곽연철이라 여태껏 사람을 걱정하게 한 적이 없다.북성, 이 지역에서 피습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성연은 즉시 걱정이 되어 물었다.“곽연철의 상황은 어때? 괜찮아? 부상이 심각해?”서한기가 대답했다.“수하의 사람들 모두 곽연철을 보호하고 있어요. 중상은 아니고 가벼운 상처만 입었습니다. 상처는 이미 잘 처치한 상탭니다.”성연은 비록 보스였지만, 이들 수하의 사람들을 늘 마음으로 아꼈다.서한기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그래서 나쁜 소식을 성연에게 감히 알리지 못하고 좋은 소식만 골라 말했다.성연은 지금 강씨 집안에 있어서 거동이 불편하다.평소라면 성연은 지금 벌써 달려왔을 테다.가벼운 상처만 입었다는 말에 성연이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들의 평소 습관을 알고
성연이 전화를 끊고 화장실 문을 여는 순간, 찰칵 소리가 들렸다.무진이 자러 올라온 소리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조금도 긴장하지 않고 태연자약하게 걸어 나갔다.“일은 다 처리했어요?” 침실로 들어가자, 과연 무진이 방 안에 서 있었다.“아직 다 처리하지 못 했어. 자는지 보러 온 거야.” 편안한 차림을 한 무진이 평소보다 훨씬 부드러운 느낌이다.옥처럼 따뜻한 기운이 온몸에서 발산하고 있었다.“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화장실 가고 싶어서 깼어요. 지금 시간이 늦었으니 쉬어야 해요.”성연이 하품을 했다.사실 조금 전 잔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다. 서한기의 전화를 받은 후 성연은 잠기운이 완전히 달아났다.지금 이미 정신이 멀쩡해졌다.그러나 성연은 자신의 상태를 위장하기 위해 억지로 하품하는 척을 했다.“곧 잘 거야. 방금 야식을 만들었는데 좀 먹을래?” 이게 무진이 방으로 온 진짜 목적이었다.일부러 좀 많이 했다.성연도 요즘 시험이 많아서 늦게까지 공부할 듯해서.그래서 무진이 일부러 많이 만들었던 것이다.사실이 자신의 행운을 증명하고 있다. 확실히 성연이 잠을 자고 있지 않았으니까.“네, 안 그래도 배가 좀 고팠어요.” 잠시 생각하던 성연이 대답했다.저녁에 안금여가 줄곧 그녀에게 음식을 집어주어서 많이 먹었더니 사실 배가 고프지 않았다.하지만 잠이 오지 않으니 야식을 좀 먹고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터.그리고 기분이 안 좋을 때는 무진과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무진이 성연을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앞에 따끈따끈한 계란볶음밥 두 그릇이 놓여 있었다.배가 고프지 않았던 성연이지만 보는 순간 식욕이 일었다.성연은 사양하지 않고 숟가락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강 세프의 요리 솜씨가 일취월장하고 있군요. 대단해요.” 성연은 무진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네가 좋으면 됐어.” 무진 평생에 밥을 해 주는 사람은 성연 한 사람뿐일 것이다.예전이라면 도저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그러나 누가 알겠는가, 인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