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남은 문현만이 왜 자신이 ‘초설’을 이렇게 특별히 대하는지 궁금해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이 사실을 숨기기로 했다. 원아의 일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고, 문현만조차 이 문제에 대해서는 도울 수 없었다. 소남은 어쩌면 자신의 행동이 오히려 문현만에게 걱정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소남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금은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알게 되실 겁니다.”문현만은 여전히 의심을 품으며 물었다. “또 그 말이구나. 내 생각엔 초설 그 얘가 평범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혹
소남은 걱정스레 물었다. “할아버지, 아무래도 안 돼 겠어요. 진맥 한번 받아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아니야, 괜찮다. 요즘 좀 피곤할 뿐이야. 시골에 있는 우리 조상님 사당을 다시 짓는다는 얘기가 나와서, 사람들이 자꾸 와서 내 의견을 물어보더구나.” 문현만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문씨 가문의 조상 사당은 시골에 있었고, 문현만이 젊었을 때 A시로 올라와 사업을 시작했었다. 그렇기에 시골에 있는 사당은 문현만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그런 일은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하게 두세요.” 소남은 그런 일은
장인숙도 가만히 있지 않고, 의자에 앉으며 채은서를 향해 날카롭게 대꾸했다. “여기는 내 집이야.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어. 왜, 아버님이 아직 살아 계신데 벌써부터 네가 이 집을 독차지하려는 거야?”채은서는 분노에 가득 차서 말했다. “독차지하려는 건 너겠지! 정체도 불분명한 사람을 데리고 와서, 모두가 식사하는 자리를 망치려는 게 네 계획이잖아. 정말 역겨워!” 채은서는 예성의 손을 뿌리치고, 장인숙의 말에 격분하여 소리쳤다.“역겨우면 네가 방에 가서 혼자 먹으면 되지 않겠니? 그리고 정희는 내가 초
채은서는 장인숙의 말에 더 격분하여 날카롭게 말했다. “장인숙, 넌 어쩌면 그렇게 뻔뻔하니? 지금 세상은 일부일처제야. 네가 대체 뭔데? 문씨 가문에서 너를 20년 넘게 받아준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이지. 그런데 불륜녀 주제에 정실부인이라도 된 것처럼 행동해?”장인숙은 질책에 참을 수 없다는 듯 맞받아쳤다. “나와 문진호는 진심으로 사랑했어.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더럽지 않았어! 만약 네가 그 자리를 차지하지 않았다면, 내가 이렇게 되었겠어? 채은서, 오히려 네가 처음부터 뻔뻔한 여자였어!”하지만 장인숙이 말을 끝마치기도
소남은 다이닝 룸을 나와 문현만과 아이들이 보이지 않자 서재로 향했다. 역시 문현만과 아이들은 모두 서재에 있었다. 헨리는 농담을 하며 문현만을 즐겁게 하려 애쓰고 있었다. 그러나 문현만의 얼굴은 어두웠다. 소남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물었다. “싸움은 끝났냐?” “아직이에요.” 소남은 고개를 저었다. ‘그냥 내가 강제로 두 어머니의 싸움을 중단시켰죠.’ “그럼 아직도 싸우고 있는 거야?” 문현만이 물었다. 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새해를 맞아 가족끼리 함께하려던 저녁 식사가 이렇게 망가진 것에 마음이 편
“증조할아버지 말씀이 맞아요.” 훈아가 갑자기 한마디 했다.소남은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그때 김 집사가 노크했다. “어르신, 음식이 준비됐습니다.” “들어와. 내 보물들이 배가 고프단다.” 문현만은 문 쪽을 향해 대답했다. 김 집사는 문을 열고 들어왔고, 가정부가 음식들을 나르는 쟁반을 들고 뒤를 따랐다. 김 집사는 쟁반을 차탁 위에 내려놓았고, 가정부도 다른 쟁반을 차탁 위에 함께 올려놓았다. 문현만은 지팡이를 짚고 헨리의 손을 잡아 차탁 옆 소파로 가서 앉았다. “자, 우리끼리 모여서 새해 식사를
야심한 밤, A시의 최상급 부지에 자리 잡은 고급 저택에 검은색 링컨 한 대가 들어서고 있었다.원아의 두 눈은 비단 천으로 가려져 있었다.상대방은 그녀가 알기를 원하지 않았다.“겁내지 말자, 심호흡을 하자.”“원아야, 넌 할 수 있어, 아버지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 라며 원아는 속으로 자신한테 말했다.차가 별장으로 들어가니 더욱더 긴장됬다.일이 이지경에 이르니 오직 할 수 있는 건 자아 위로뿐이었다.문소남은 훤칠한 키에 근육질 몸매를 가졌고 문을 열어보니 침실에 서 있는 원아가 한눈에 보였는데 그녀는 꽃보다
일을 마치고 문소남은 떠났다.피곤했던 원아는 한참 동안 침대에 웅크리고 누워 있었다.의사 말로는 이렇게 하면 임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문소남은 회사일을 마치고 매일 별장에 왔었다.박기사와 정집사는 반백이 넘는 부부였는데 피곤한 도련님에게 무엇보다도 건강이 제일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하지만 성질이 도도한 도련님은 주장이 세고 말하기 어렵기로 소문났었다!그래서 부부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원아는 정력이 왕성한 도련님을 상대하느라 매일 지쳐있었고 나른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이번 달 마지막 밤.원아는 때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