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나도 그렇게 많이 못 먹을 것 같아. 형도 먹어봐.”헨리는 훈아가 자신에게 많이 먹지 말라고 할까 봐 비위를 맞추듯 쿠키를 형 쪽으로 밀었다. 훈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원아를 바라보았다.원아는 훈아의 눈빛을 이해한 듯했다. 큰아들은 마치 원아에게 ‘엄마, 막내의 식탐 좀 보세요...’라고 말하는 듯했다.원아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훈아야, 너도 몇 개 좀 먹고 나머지는 저녁에 만화영화 볼 때 먹어.”훈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세 개를 집어들었다. 이를 본 헨리는 눈을 크게 뜨고 둘을 바라보았다.“누나, 저
‘그랬을 수도 있겠네...’원아는 시간을 한 번 더 보고 소남에게 전화하지 않고 톡으로 설명했다.[죄송해요, 대표님. 제 핸드폰이 계속 침실에서 충전 중이라 대표님의 전화를 제때 받지 못했어요.]톡을 보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원아는 소남으로부터 답장을 받았다.[네.]답장은 간단하게 한 글자밖에 없었다 하지만 뭔가 모르게 원아는 속으로 매우 불쾌했다.‘지금 이 남자 나한테 화가 난 걸까?’‘아니면 바빠서 톡을 길게 쓸 시간이 없어서?’원아는 원래 소남에게 전화를 걸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지만, 소남의 간단한 답장
원아의 표정은 진지했다.이연이 결혼하고 아이를 원한다면 자신이 몸조리를 도와줄 수 있지만, 지금은 결코 좋은 시기가 아니었다.“연이 씨, 송 대표님이 정말 연이 씨와 결혼할 거라면 굳이 송씨 가문의 어른들의 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어요. 지금 연이 씨가 외국에 가서 결혼하고 돌아와서 혼인신고만 하면 법적으로도 연이 씨와 송 대표님의 부부 관계가 인정될 거예요. 아무 문제 없을 거예요.”원아가 알려주었다.국내에서는 혼인신고를 하려면 여러 서류가 필요하고, 게다가 가족의 동의 없이 혼인신고를 하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이연은 잠시 침묵하고 ‘초설'에게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아직이요. 원래 계획은 몰래 임신에 성공한 후에 현욱 씨에게 말하는 거였어요.]“그럼 이렇게 하죠. 연이 씨가 먼저 송 대표님과 상의하세요. 송 대표님도 동의하신다면, 연이 씨의 몸조리하는 걸 돕겠다고 약속할게요. 송 대표님의 허락을 받고 다시 연락 주세요.”원아가 말했다. ‘송현욱이 정말 이연을 사랑한다면, 자신을 위해 이런 무모한 일을 하게 두지 않을 거야. 몰래 아이를 가진 뒤, 송씨 가문을 압박해 결혼을 허락받으려는 건 멍청한 짓이야. 송현욱은 이연에게 그런 일
오현자가 계속 말했다.“오늘 늦잠을 자시길래 깨우지 않았는데 이렇게 피곤해 보일 줄은 몰랐어요.”“이따가 커피 한 잔 마시면 괜찮아질 거예요.”원아는 죽을 한 숟가락 먹었지만,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필요하다고 느꼈다.“제가 준비해 드릴게요.”오현자는 말을 마치고 주방으로 들어갔다.이때 아이들은 이미 아침을 먹은 후였다. 헨리는 시간을 한번 확인하고 원아에게 말했다.“누나, 우리는 먼저 학원에 갈게요.”“그래.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해.”원아가 말했다.평소 아이들을 마중 나가는 일은 장 기사
[연이한테 일이 생겼어요.]소은이 바로 알려주었다.지금 그녀는 이연을 도울 방법이 없으니 ‘초설'에게 전화를 걸어 무엇을 도울 수 있는지 보려고 했다.“연이 씨한테요?”원아는 사이트를 여는 손이 떨려왔지만 멈추지 않고 사이트를 열어 오늘의 현지 기사 사이트에 들어갔다.[오늘 연이의 대한 여러 언론 보도가 있었는데... 아주 안 좋은 내용이 나왔어요. 사이트에 들어가서 한번 봐봐요. 지금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소은도 그 기사의 내용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소은 씨, 초조해하지 마요, 일단 제가 한번
[연이의 삶이 점점 좋아지고 있었는데, 왜 갑자기 또 이런 일이 생겼죠?]소은은 또 말했다.[지금 연이가 너무 많이 생각할까 봐 걱정돼요. 과거의 일들이 연이에게는 큰 상처였잖아요. 사람들이 이렇게 악랄하게 파고드는 건 정말...]그녀는 이미 너무 화가 나서 어떻게 이 상황에 대한 불만을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원아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비록 송현욱이 이연을 잘 보호하고 있지만 어젯밤 대화에서 원아는 이연의 마음이 여전히 예민하고 불안정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그리고 지금 하필 이런 일이 일어났다.[초설 씨, 우리
원아는 바로 퇴근하지 않았다.아이들은 학원이 끝나면 장 기사가 데리러 갈 것이고, 집에 가도 오현자가 돌보고 있어서 원아는 먼저 사이트에 들어가 기사를 보려고 했다.이연의 기사는 여전히 아주 ‘인기’가 높아 맨 위에 떠 있었다.신문사와 사이트에서도 비슷한 기사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았다. 게다가 송현욱은 이런 상황에서도 아무런 대응이 없는 것 같았고...원아는 눈살을 찌푸렸다.정말로 송현욱에게 직접 전화해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묻고 싶었다.어째서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사태가 커지도록 내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