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제가 아침을 가져다 드릴게요.”“네.” 소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R국에서는 지금의 시간은 아직 이르다. 그러나 두 사람은 모두 국내 시간에 익숙하기에 이미 좀 배가 고팠다.원아는 그를 위해 준비한 아침을 들고 다가와 말했다.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가 모두 이쪽 식재료라서 서양식 아침을 만들어봤어요.”“괜찮아요.” 소남은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느릿느릿 먹었다. 원아가 만든 아침이면 그는 모두 맛있게 먹는다.왜냐하면, 그녀가 한 거니까.두 사람이 아침을 먹는데 객실의 초인종이 울렸다.“동 비서님인지 보고 올게
“좀 이따 할게요. 지금 시간이면 아마 남궁산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예요.” 소남은 시간을 한번 보고 말했다. 레이는 비비안을 찾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고 있었지만, 남궁산은 그렇지 않을 테니, 지금쯤이면 남궁산은 아직 침대에 누워 자고 있을 것이라고 소남은 확신했다.레이에게 직접 묻지 않고 남궁산에게 물어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비교를 해보면, 소남은 남궁산과는 레이보다 사이가 더 좋으니 말할 때도 좀 편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원아는 그의 그런 계획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소남이
‘하긴, 나와 염 교수님은 정말 우연히 여기에서 만난 거구나.’비비안은 눈을 들어 원아 뒤에 있는 병원을 한 번 보았다.‘설마 염 교수님은 진찰을 받으러 온 건가?’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서, 비비안은 바로 말했다.“염 교수님, 제가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혹시 비비안 씨의 행방을 레이 사장님에게 알리지 말라고 부탁하려는 건가요?” 원아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네.” 비비안은 고개를 끄덕였다.“가능하지만 저도 조건 하나가 있어요.”원아가 말했다. 비비안이 호텔에 숨어 있
“저는 산을 무척 좋아해요. 산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죠.”비비안은 찻잔을 손에 꼭 쥐고 심호흡을 하며 말을 시작했다.원아는 끼어들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저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언뜻 봐도 눈에 띄는 사람이 저에게 관심을 가져줄 줄은요. 산이 다가와 저에게 말을 걸었을 때, 정말 유머러스하고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제 못생긴 얼굴을 보고도 저를 깔보지도 않았어요. 비록 제 스스로도 믿기 힘들었지만, 두 번째로 산을 보았을 때 이미 깊이 사랑에 빠졌어요.”“그러나 나중에야 알게 되었어요. 산이 저를 ‘좋아한다
그러나 비비안의 이 우스운 얼굴은 원아로 하여금 애인 곁을 떠나는 고통을 느끼게 했다.당초에 원아도 핍박에 의해 소남 곁을 떠났는데, 그 고통은 3년이나 지속되었다. 어린 심비가 태어나도 자신에게 많은 위로를 주지는 못했다.이번에 비록 다시 소남의 곁으로 돌아왔지만, 그를 해쳐야 하는 임무를 받고 왔기 때문에, 그의 곁에 있어도 원아는 여전히 별로 즐겁지 않았다.다만 죄책감만 있을 뿐, 그리고 달갑지 않은 그 마음.비비안의 현재 감정은 원아가 정말 완벽하게 공감할 수 있었다.“하지만 언젠가 괜찮아질 거예요. 레이에게 제가
비비안은 ‘염 교수’가 말하는 것을 들으며 이마를 찌푸렸다. 틀림없이 구하기 어려운 약일 것이다.시중에서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약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불법 약물이고, 다른 하나는 일반적인 질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지 않는 약이다.‘염 교수’를 보면서, 비비안은 절대로 전자일 수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염 교수님에게 어쩌면 무슨 말 못할 사연이 있을지도 모르지...’“제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비비안이 말했다. 레이 때문에 비비안은 그런 사람들을 꽤 많이 알고 있었다.원아는 고개를 저었다.“제가 직접 찾을게요.”
비비안이 말했다. 확실히 요즘 잠이 안 오니 이 약은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비록 ‘염 교수’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염 교수’와 문 대표의 관계, 그리고 문 대표와 레이의 관계를 생각하면 절대 이상한 약물로 자신을 해칠 사람은 아니다.“자기 전에 한 알만 먹으면 돼요. 딱 5일분이에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건 이게 전부네요. 우선 푹 쉬어요. 레이 사장님이 비비안 씨를 정말 많이 걱정하고 있어요. 기분이 좀 나아지면 어서 집으로 돌아가요.”원아는 레이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라고
호텔 안.비비안은 물과 함께 원아가 준 알약을 먹고 휴식을 취할 준비를 했다.침대에 앉자마자 초인종이 울렸다.비비안은 눈썹을 움직였다.‘염 교수님이 뭘 놓고 가셔서 다시 오신 건가?’그녀는 문쪽으로 가다가 ‘염 교수’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현재 R국의 조직폭력배는 결코 평화롭지 않다는 말.레이가 책임지고 있는 조직의 세력은 굉장히 거대해서, 명성이 높은 만큼 다른 조직의 시기와 공격을 많이 받고 있었다. 많은 작은 조직들이 레이 가문을 눈엣가시처럼 거슬려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그저 분노만 할 뿐 감히 표현하지는 못했다.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