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은 그녀의 표정을 보고 문을 열며 말했다.“그럼, 같이 들어가요.”이연은 원아의 침실에 들어가 심플한 디자인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솔직히 말해서, 초설 씨, 내가 오늘 밤 여기에 있는 게, 정말 방해되는 거 아니에요?”“아니요.” 원아는 옷장을 열고 안에서 입지 않은 새 잠옷 한 벌을 꺼냈다. “오히려 이연 씨가 여기 있어서 나 마음이 더 편해졌어요. 이 잠옷은 내가 입지 않았는데, 오늘 저녁에 연이 씨 이 옷을 입는 게 어때요?”이연은 받아서 웃으면서 말했다.
원아의 방 밖에 헨리가 서서 간절히 보고 있었다.이 아이는 방 안에서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들어가서 엄마와 이야기하고 싶었다.소남은 위층으로 올라가 막내아들이 버려진 아이처럼 억울하게 원아 방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헨리야, 왜 아직도 방으로 돌아가지 않았어?”“아빠, 저 들어가고 싶은데 들어가도 돼요?” 헨리는 머리를 돌려 입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안 돼, 오늘 밤은 우리 모두 방해하면 안 돼.” 소남은 아들의 손을 잡고 헨리를 자기 방으로 데려다 주었다.헨리는 소남
소남은 친자 확인 검사 결과 보고서를 꺼내 임문정에게 건네주었다.“이것은 아이들이 가짜 원아의 신분을 의심한 후 몰래 병원에 가서 검사하고 나서 나온 결과입니다. 친자 확인 결과로는 그 여자는 아이들과 아무 관계도 없었습니다.”임문정은 친자 확인 검사 결과를 받아 마지막 감정결과를 펼쳐 보았다.“아이들이 직접 몰래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어?”“예, 아이들은 안씨 저택의 한 운전기사한테 부탁해서 보호자 사인을 받았습니다.”소남이 말했다.임문정은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아이들이 정말 너랑 닮았네. 지금은 나도 그 원아가 가
소남은 임문정을 바라보며 말했다.“지사님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면서 사모님을 잘 위로해주시면 됩니다.”“알겠다.” 임문정은 한마디로 승낙했다.소남이 줄곧 임문정 부부에게 숨긴 원인은 아마도 주로 주희진일 가능성이 더 컸을 것이다.만약 주희진에게 이 모든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면 주희진의 성격상 참지 못하고, 분명히 울면서 마지막에는 결국 ‘염초설’의 진짜 정체를 밝혀버릴 것이다.그때가 되면 보이기에는 모든 것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은 더 큰 위험요소가 뒤에서 기다리고 있을 줄도 모르는 일이었고. 그것이 오
“왜? 안돼? 우리 하룻동안 만나지도 못하고 이제 겨우 만났어, 내 여친하고 포옹하고 뽀뽀하는 게 뭐가 문제야?”현욱은 이연의 부끄러움을 눈치채고 그녀를 더 꽉 껴안았다.최성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타이핑하며 USB에 파일을 복사했다.이연은 마치 지금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문제는 전혀 대수롭지 않다는 것처럼 여유롭게 두 사람이 대화하는 것을 듣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근심 어린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물었다.“현욱 씨, 내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잖아, 내가 뭘 하면 되죠?”현욱은 이연의 볼에 뽀뽀했다.“좀 있으면 알게 될 거
성진은 자신 있게 말했다. 사윤을 통해서 쉽게 정보를 빼내올 수 있었다면 자신이 현욱과 함께 굳이 하룻밤을 보내면서 힘들게 정보를 얻을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이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현욱의 손을 부드럽게 두드리자, 그는 더욱 이연을 꼭 껴안았고, 이 포근한 느낌이 그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어 매우 좋았다.곧이어 사무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났고 현욱의 비서가 문을 밀고 들어와 보고했다. “대표님, 아래 회의장의 모든 준비를 다 끝마쳤는데 지금 기자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할까요?” “준비해.” 현욱이 말했다.“알겠습니다
회의장에 들어서자 이연은 기자들의 카메라 스포트라이트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것을 느꼈다.너무 긴장한 나머지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이연은 허리를 곧추세우고 현욱의 안내에 따라 회의장 대표석으로 향했고, 그의 손짓에 따라 옆자리에 앉았다.이연도 마음가짐을 확실히 하기로 결정했다. 자신이 기왕 송현욱을 선택했으니 카메라를 마주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게다가 송현욱이 자신으로 인해 기자들에게 질문 세례를 받아 곤경에라도 처할까 봐 최상의 자세와 기에 눌리지 않고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송현욱이 자리에 앉자 무
또 다른 기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질문하면서 날카롭게 말했다.현욱은 눈썹을 치켜올렸다.‘허, 박씨 가문에서 나한테 찌질남이라는 꼬리표라도 붙이고 싶어서 안달이라도 난 건가? 그럼 나도 이제부터 예의 없이 나가주지!’현욱은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말을 한 이유는, 그저 조금이라도 박인서의 체면에 금이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니, 체면은 눈치 빠른 사람에게 주는 것이지, 박인서 같은 사람에게 주는 것이 아니었다.“집안끼리 정략결혼은 원래 서로에 대해 사랑 같은 것이 없습니다. 저와 박인서 씨의 약혼도 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