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고통이 머리에서 부터 온몸으로 퍼졌다.소남의 머리에서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그는 자신이 총에 맞은 것을 믿지 못한 채 눈을 크게 떴다. 모스크바의 가을은 확실히 A시보다 훨씬 춥다고 생각했다.도대체 누가 자신에게 깊은 원한을 품었길래 먼 타국까지 와서 죽이려 했을까?이런 저런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소남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업가로서 그는 사람들에게 냉정했고 자기 때문에 파산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협박을 당한 적도 많았지만,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었다.소남은 머리의 통증이 점점
주희진은 원아의 다급한 모습을 보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영은을 바라보다 자신의 휴대전화를 얼른 건넸다. “여기 우선 내 휴대전화로 써요.”“이모, 감사합니다.” 원아는 휴대전화를 건네받고 소남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계속 연결이 되지 않았다. 원아는 안절부절못하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그녀는 다른 방법이 없어 장민석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 역시 연결이 되지 않았다. 원아의 초조함은 더해갔다. 마지막으로 원아는 동준에게 전화를 걸었고 벨 소리
원아는 거실에서 스웨터를 짜고 있었다. 무슨 일이라도 해야 불안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녀는 애타는 마음으로 꼬박 이틀을 동준이 오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그가 왔고, 그의 뒤로 한 남자가 따라 들어왔다. 둘은 똑같이 슬픈 얼굴을 하고 걸음걸이조차 무거워 보였다.동준을 본 원아의 초췌한 눈동자가 붉어졌다.그녀는 만들고 있던 스웨터를 내려놓고 다급하게 동준에게 걸어갔다. 하지만 소남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원아는 동준의 팔을 꽉 붙잡고 초조하게 물었다.“동 비서님, 소남 씨는요? 소남 씨는 왜 같이 오지 않았어요?”동준
원아가 깨어난 것을 본 장인숙은 침대 위로 올라가 그녀의 양 어깨를 꽉 잡고 힘껏 흔들었다. 그녀는 원한이 서린 눈빛으로 원아를 죽일 듯 노려봤다. 원아는 장인숙이 거칠게 흔들자 또다시 현기증이 났다. 그녀는 눈앞이 흐려지면서 다시 혼수상태에 빠졌다.한없이 피곤한 몸을 이렇게 침대에 누이고 눈을 감은 채 그대로 있고 싶었다. 다시는 눈을 뜨고 싶지 않았다. 꿈속에서 원아는 소남을 보았다.훤칠한 키에 꼿꼿한 뒷모습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렸다.그녀는 달려가며 그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소남이 천천히 돌아섰다.섬세하게 조각된
원아의 입에서 장인숙의 이름이 나오자 주희진의 얼굴이 바로 차가워졌다.그 여자가 병원에 와서 소란을 크게 피운 일은 모든 사람이 다 알 정도였다. 그녀는 원아를 보며 온유하게 말했다.“오후에 그녀가 오긴 했었는데, 소남 할아버지에게 쫓겨났어요. 원아 씨, 장인숙은 아들을 잃었고 지금 제정신이 아닐 거예요.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너무 어처구니없었어요. 당신이 임산부라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손을 대려고 했어요. 당신은 여전히 그녀의 친손주를 품고 있는데 말이에요. 내가 보기에 문씨 집안에는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퇴원
“착한 아이, 내가 정말 잘 돌봐 줄게요!”주희진은 원아를 품에 안고 눈물을 글썽였다. 주희진은 반드시 자신의 최선을 다하여 자신의 딸을 잘 돌보아 그동안 해주지 못했던 엄마의 사랑을 듬뿍 쏟을 것이라 다짐했다.……다음날.주소은과 이연은 아침 일찍 원아를 찾아왔다.그러나 두 사람의 위로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원아는 여전히 힘 없는 모습이었다.주희진은 원아의 곁에 머물며 찾아오는 손님들 과도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는 상냥한 성격으로 누구와도 허물없이 이야기할 수 있었다. 주소은과 이연도 그녀를 좋아했다. 그들은
원아는 그렇게 강하기만 했던 문소남이 이렇게 일찍 세상을 떠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여전히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사모님, 이곳에 서명해 주세요.” 전재현 변호사는 원아에게 펜을 건네주었다.원아는 아무 생각 없이 펜을 받아 들고는 멍하니 서류를 바라봤다. 그녀는 마음이 너무 아팠고 슬펐다. 그러다 갑자기 분노가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이번 일이 위험하다는 것을 미리 알고 유언장을 작성했던 것일까? ‘소남 씨, 나는 당신이 약속한 말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요. 또 친구를 위해서는
임문정은 원아에게 최대한 자상하게 행동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관직에 오래 있다 보니 높은 곳에 앉은 사람으로서 위엄과 기세가 여전했다.원아는 그의 경직된 얼굴을 보고 조금 마음이 어려웠다.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주희진이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주희진은 임문정이 원아를 놀라게 한 줄 알고 그를 향해 눈살을 찌푸렸다.그녀는 원아의 손을 잡아끌며 자신의 옆자리에 앉기를 권했다.“원아 씨, 여기 앉아요. 이모 집에서 너무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어요. 그냥 내 집이라고 생각해요.”임 노인은 옷을 잘 갖추어 입고 매우 정정한 모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