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임서연이라고 해요. 숙모에게서 원아 씨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원아 씨가 특별히 뛰어난 사람이라고 하셨는데 오늘 만나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얼굴도 너무 예쁘시고요.”임서연은 직설적인 아가씨였다. 그녀는 워낙 털털한 성격이라 처음 만난 원아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인사를 청했다. 임서연과 주희진은 사이가 무척 좋았다. 주희진은 그녀를 친딸처럼 생각하고 무슨 말이든 거리낌 없이 했다. 며칠 전, 서연은 숙모가 친딸을 찾았다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 숙모가 원아를 임
혼수상태에 빠진 남자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그는 고통스러운 듯 가끔 눈썹을 찌푸렸다.그리고 그는 끊임없이 무어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원아…… 원아…….”카시안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으려고 허리를 굽히고 그의 입가에 귀를 가져다 댔다. 그녀는 남자의 뜨거운 이마를 가볍게 어루만지며 마스크를 쓴 의사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표정은 상당히 불쾌해 보였다.“이 사람은 언제 깨어날 수 있죠? 지금 계속 혼잣말로 무어라고 하는 거죠?”그녀는 한국어를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가 끊임없이 중얼거리는 그 말이 상
문예성은 갑자기 원아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원아는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깜짝 놀랐다.“도련님,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형수님…….”예성의 목소리에서 피곤이 묻어났다.“형님은 며칠 동안 회사에 나타나지 않으셨고 이사회에서 이를 이상히 여기고 있어요. 저와 동 비서가 형님의 해외 출장 일정이 늦어져 그런 것이라며 잠시 그들을 속이고는 있지만, 곧 그마저 통하지 않을 시점이 올 것 같아요. 더는 형님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숨길 수 없을 거예요. 형님이 유언장에서 형수님에게 T그룹 대표 직무 대행을 맡기셨으니 당분간 회
원아는 그 달콤한 사진을 보지 않으려 눈을 감으며 결심이 선 듯 확고하게 말했다. T그룹은 문소남이 세운 회사였다. 그는 파산 직전의 작은 회사를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고 이를 위해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몰랐다. 이제 그가 없으니 그의 아내이자 그가 사랑하는 사람인 원아가 그가 일군 회사를 잘 지켜야 했다. ……다음날.원아는 세련되고 날렵해 보이도록 정성 들여 화장한 뒤 T그룹에 갔다.대표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표실로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였다.동준은 멍한 얼굴로 원아를 보다가 놀라며 물었다.“
입찰사업계획서는 하지윤이 작성한 것이었다.원아는 그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연적이라고도 할 수 없는 그녀는 속셈을 가지고 늘 소남을 주위를 맴돌았다.심지어 그녀는 소남의 차 안에 자기 속옷을 놔두고 원아가 그를 오해하도록 만들었다. 원아는 하지윤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지만, 그녀는 능력이 있어 소남의 조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었다. 원아는 마음속에 하지윤에 대한 응어리가 남아 있었기에 그들이 업무상의 동반자일 뿐이더라도 너무 많은 접촉을 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소남의 체면 때문에 원아는 묵묵히 모든 것을 참았다
소안나는 비서실로 돌아와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한 번 휘 둘러보았다.그녀는 손으로 책상을 두드려 관심을 끈 후, 과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자, 자, 여러분께 소식 하나 알려드릴 게요. 조금 전, 원 대표가 하 부장을 훈계하는 것을 봤는데, 그의 입찰사업계획서가 완벽하지 않다며 나무라지 뭐 예요? 정말 너무 웃기지 않아요? 우리 회사에서 누가 하 부장의 업무 능력을 탓할 수 있겠어요? 신입사원 주제에 하 부장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다니, 세상에! 정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는 게 아니고 뭐 겠어요?”비서 둘이 소안나의
많은 사람의 여러 말에도 원아는 아무렇지 않았다.그녀는 만년필로 책상을 가볍게 두드리며 냉정한 얼굴로 말했다.“자, 이제 다들 할 말 끝나셨나요? 그렇다면 주주 단톡방에 있는 문자를 다시 보시고 비서실에서 올린 회의 시간이 몇 시인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시간개념도 없는 여자가 대표 대행을 꿈꾸다니 너무 웃기지 않습니까?”주진웅은 일부러 목소리를 높이며 주주 단톡방을 확인했다.그는 회의 시간이 오전 10시 06분으로 공지된 것을 보고 멍한 얼굴이 되었다. 그리고는 이내 다시 원아를 노려보았다. ‘이 여자 대체 뭐야?’
“티나!”그녀는 원아가 무엇을 원하는지 즉시 알아챘다. 그녀는 가방에서 가족관계증명서와 혼인 관계 증명서를 꺼내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그것은 문소남과 원아가 진짜 부부가 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게다가 혼인신고 날짜도 3개월 전으로 한참 되었다.이를 본 주주들은 더는 할 말이 없었다. 그 서류들이 가짜일 리는 없었기 때문이었다.하지윤은 충격을 받은 듯 테이블 아래로 주먹을 꽉 쥐며 질투와 분노가 가득한 눈으로 원아를 노려보았다. ‘문소남이 정말 이 여자와 결혼을 했단 말이야? 그가 왜!’회의실이 조용해졌다.원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