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남은 비웃음 가득한 얼굴로 영은을 바라봤다. 그녀는 넋이 반쯤 나간 모습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설도엽은 일 처리를 깔끔하게 하는 사람이야. 단 한 번도 흔적을 남긴 적이 없어. 그런데 이번에는 어떻게 이렇게 금방 꼬리를 밟혔지?’도대체 그는 어떻게 이런 사진을 찾아냈을까? 만약 사진이 유출되기라도 하면, 그녀의 연예계 활동은 완전히 무너질지도 몰랐다!십 년 전, 연예계에서는 전국을 뒤흔든 ‘사진 스캔들’이 있었다. 그 사건으로 국내 연예계에서 힘들게 키워낸 뛰어난 여자 연예인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인기
병원에 있는 동안, 원아는 이제 자신은 영원히 병원과 떨어질 수 없는 운명인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전에 교통사고로 다친 다리가 이제 겨우 회복되었는데, 다시 독사의 공격으로 아이가 유산될 뻔한 위기에 처했다.소남과 함께 하는 동안, 몇 번의 사건, 사고가 있었고 그때마다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그와 관련이 있었다. “원아, 너 혹시 대표님과 궁합이 안 맞는 거 아니야? 예전에 네가 대표님과 같이 있지 않을 때는 얼마나 근심 걱정 없이 살았니. 메일이 평온하고 순탄했잖아. 감기도 거의 안 걸리고 아주 건강했다고! 그런데
원아가 속으로 소남이 임영은을 납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고 있을 때 어디선가 여자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은 어떤 방법을 찾든 맞는 골수를 찾아야 해! 의사가 골수 이식이 아니면, 재원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고 했어. 그 아이는 내 소중한 아들이야. 당신의 유일한 자식이기도 하고. 그 애가 죽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남자는 그녀를 위로했다.“조급해하지 마. 꼭 적합한 골수를 찾을 수 있을 거야.”남자의 목소리가 익숙하다고 느낀 원아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돌아봤다. 복도 끝에 소남의 비서 동준이
그녀를 잘 알고 있는 동준은 그녀의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는 무슨 말을 하려다 관뒀다. 지금은 솔직하게 말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한숨을 쉬며 입을 다물었다. 성격이 털털한 이연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동준에게 농담을 건넸다. “동 비서님, 우리 회사 여직원들은 모두 비서님이 ‘골드 미스터’인 줄 알았는데, 아들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대단 한데요! 아드님은 몇 살이에요?”동준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오 년 전, 백문희과 이혼했을 때는 그녀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제가 이혼
장인숙은 뜻밖에도 A시에서 자신이 평생 만날 수 없을 줄 알았던 여자를 만났다!이전에 주희진의 아이를 받았던 산부인과 의사인 임혜정이었다!그녀는 이를 갈며 임혜정을 노려보았다. 마음 같아서는 손에 든 LV 가방으로 그녀의 머리를 내리치고 싶었다.“당신은 분명히 나에게 다시는 A시에 한 걸음도 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약속을 어기다니! 임혜정 씨, 대체 왜 여기에 나타난 겁니까? 무엇을 하고 싶은 거예요? 갑자기 마음이라도 변한 거예요?” 임혜정은 50대 초반으로, 키가 크고 뚱뚱하며 평범한 외모의 여자였다.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아이는 나오지 않았고 결국 그녀는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마침내 수술에 들어갔고,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돼, 엄마와 아기 둘 중 하나만 살릴 수 있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교통이 좋지 않고, 또 외진 곳이라 구급차를 불러 큰 병원으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았다. 임혜정은 엄마와 아기, 둘 다 지키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동의서에 서명을 요구했다. 장인숙은 주희진과 직접적인 친족 관계가 없었기 때문에 그녀를 대신하여 서명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주희진에게 직접 물어볼 수밖에 없었
그렇게 임혜정은 장인숙과 공모하여 주희진이 낳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딸을 그곳의 불량소녀가 낳은 죽은 아기로 바꿔치기했다.정신을 차린 주희진은, 난산으로 아이가 죽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는 반쯤 정신이 나갔다. 얼굴은 잿빛으로 변했고, 절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죽은 아기를 품에 안고 한사코 놓지 않았다. 그녀는 눈이 퉁퉁 부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이 울었다.자신과 남편의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책하며 자신을 원망했다. 산송장 같은 그녀의 모습에 임혜정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하지만 눈앞의 이익에 정신이 팔려
소남은 원아를 침실로 안고 들어가며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방에 들어가서 자야지.”그의 품에 안긴 원아는 마치 작은 고양이 같았다. 그녀는 잠에서 덜 깬 듯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금방 올 줄 알고 기다렸는데, 이렇게 늦을 줄은 몰랐어요.”“일이 좀 많았어. VIVI 그룹과의 합작 프로젝트에 문제가 좀 생겼거든. ‘가정부 방화사건’ 재판도 곧 열릴 거고. 이것들이 다 해결이 되고 나면 당신과 우리 아기에게 집중하도록 할게.”소남은 그녀를 큰 침대에 눕혔다.“복잡하고 힘든 일이네요” 원아가 눈살을 찌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