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은 미친 사람처럼 병상에 웅크리고 앉아 벌벌 떨고 있었다!분명히 6월의 무더운 날씨였지만, 그녀는 두꺼운 이불을 몸에 칭칭 감고 있었다.그녀는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그 누구의 접근도 허락하지 않았다. 의사와 간호사 몇 명이 그녀를 제압하고 진정제를 주사하려고 했지만, 그녀의 힘은 생각보다 훨씬 셌다! 게다가 그녀가 임씨 가문의 딸이었기 때문에 함부로 다루지 못했다. 주희진은 눈물을 흘리며 영은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영리하고 철이 들었던 딸이 갑자기 왜 이런 모습으로 변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는 딸이 실종되기 전
오수희의 말은 마치 폭탄처럼 희진의 몸에 떨어져 내려, 순식간에 펑! 하고 터져 버렸다. 깨진 파편들이 하나하나 그녀의 심장 깊숙한 곳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왔다. 희진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오수희의 팔을 꽉 잡고는 멍하니 있었다.“수희야, 너…… 너 방금 뭐라고 했어?”“잘 들어. 네 친딸은 아직 멀쩡히 살아 있어. 네가 출산했을 때 아이가 죽지 않았다는 말이야.”희진에게 잡힌 팔이 조여왔다. 수희는 한숨을 내쉬었다.“희진아, 살살 좀 잡아. 나 너무 아파.”희진은 깜짝 놀라며 잡았던 팔을 놓
희진은 장인숙의 행동 따위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그게 뭔데? 대체 무얼 묻고 싶은 거야? 우리가 한때 좋은 친구 사이였던 건 맞지만, 오랫동안 연락 없이 지냈으니 할 이야기가 그리 많진 않을 것 같은데 말이야. 아! 혹시 네 딸과 우리 아들의 결혼에 대해서 상의할 게 있어? 근데, 이런 문제는 당사자 의견이 중요하지. 난 결정권이 없어. 우리 아들, 주관이 뚜렷한 건 너도 잘 알고 있지? 엄마인 나도 이래라 저래라 할 순 없어.”“물론 영은이 기어코 우리 문씨 집안에 시집오고 싶
원아는 며칠 더 집에서 쉬기로 했지만, 마음은 당장이라도 회사에 출근하고 싶었다.오랫동안 집에서 쉬고만 있자니 지루함이 몰려왔다.지금은 인터넷 기술이 발달해 굳이 출근하지 않아도 영상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공동체를 벗어나 혼자 있다 보니 외롭기도 하고, 나중에 다시 팀에 들어가도 적응이 더딜까 봐 걱정이 됐다.소남은 원아의 거듭된 요청을 거절할 수 없어 무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뒤 그녀의 회사 복귀를 허락했다. 그는 유독 원아에 대해서는 냉정하지 못했다. 원아는 업무에 복귀해서 평소처럼
‘원아가 대체 왜 서현의 미움을 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대놓고 사람을 괴롭히고, 터무니없는 이유를 들먹이는 것은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야!’서현의 말을 들은 소은의 얼굴이 굳었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펜을 소리가 나게 책상 위에 놓았다.그 소리에 서현이 고개를 돌렸다. 소은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그녀를 노려봤다. “서 팀장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혼전임신이 왜요? 눈에 거슬리나요? 혼전 임신한 여자가 팀장님한테 무슨 신세라도 졌어요? 밥을 달라고 해요 아님, 물을 달라고 해요? 도대체 왜 그렇게 남의 일에 참견
퇴근 시간이 다가왔다.오랫동안 원아와 함께 외식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 소남은 그녀를 데리고 한 고급 레스토랑을 찾았다.그곳은 오수희가 운영하는 곳으로 상당히 고급스러운 곳이었다. 은은한 바이올린 소리가 울려 퍼지고, 커다란 창문을 통해 아름다운 호수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이곳은 모든 메뉴가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었다. 소남은 단골손님이라 오수희가 나와 직접 맞이했다.그녀는 마지막 요리를 식탁에 올려놓으며 말했다.“소남아, 그동안 뭘 하느라 바빴니? 이렇게 오랜만에 오고 말이야. 이모가 널 얼마나 보고싶어 했는데!
오수희는 한숨을 내쉬고는 소남을 설득했다.“나는 네가 한번 시작한 일이나 선택한 사람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아. 난 이 아가씨를 처음 보고,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어. 이모도 사람 보는 눈이 나쁘지는 않아. 이제 너도 적은 나이도 아니고, 결혼해야 할 때도 됐으니 이 아가씨를 억울하게 만드는 일은 하지 마…….”그녀는 말을 하면서도 원아의 배를 힐끔거리며 쳐다봤다.“바쁜 일이 끝나고 나면, 성대한 결혼식을 올릴 생각이에요. 그때 꼭 참석해 주세요.”소남이 원아를 품에 안으며 미소를 지었다.“무조건이지! 결혼
다행히 오수희는 떨어지는 접시를 제 때에 잡았고 접시가 와장창 깨지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방금 원아의 입에서 나온 말이 오수희의 귓가를 맴돌았다. ‘장인숙이 원아의 아버지와 결혼한 적이 있다고? 원아가 인숙의 자식이라는 게 말이 되는 소리야? 소남이 DNA 감정 결과 둘은 남매가 아니라고 했잖아. 그럼 그렇지. 두 사람이 혈연관계가 있을 리 없어. 그러나 장인숙은 원아의 아버지와 관계가 있었던 게 분명해. 이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오수희는 장인숙이 확실히 문소남 한 명만 낳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소남은 그녀가 문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