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남은 담담하게 원아를 힐끗 훑어보았다. 몸에 맞게 재단이 잘 된 여성 정장이 그녀의 영롱하고 아름다운 몸매를 감싸고 있었고, 드러난 긴 다리는 희고 곧았다. 폭포수 같은 긴 머리는 얌전하게 뒤로 늘어뜨려져 있었고, 얼굴은 예쁘고 깨끗했으며, 눈은 별처럼 반짝거렸고, 붉은 입술에는 옅은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 목덜미에는 그녀에게 아름다움을 더하는 스카프가 매어져 있다. 물론 그는 그녀가 어젯밤에 생긴 많은 키스의 흔적을 숨기기 위해 스카프를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눈에 들어온 그녀의 모습은 마치 흐드러지게 핀 벚꽃처럼 아
말하면서 원아의 눈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으며, 그의 앞에서 통제력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눈물은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그래서 장정안의 요구에 응했다고?" 문소남은 맹렬한 기세로 담배를 끄고,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원아의 눈을 쳐다보았다. 마치 폭발하기 직전의 짐승 같았다.원아는 숨을 크게 쉬며 주먹을 꽉 쥐었다."네."문소남은 욱해서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고, 책상 위의 서류들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마음속의 복잡한 감정을 억제하려
사무실에 들어온 동준은 문소남이 의자 등에 기대어 깊숙이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남자의 목에 걸린 넥타이는 약간 느슨했고, 그는 말할 수 없는 쓸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마치 온 세상에게 버림받은 것 같은 표정이라 동준은 좀 놀랐다.동준은 대표가 몹시 피곤한가 보다고 생각했다.대표는 며칠 전 서유럽 쪽 일을 처리하자마자,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서둘러 돌아왔다.막 회사로 돌아왔는데, 이쪽에서는 또 중요한 회의들을 참석해서 여러 가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아마 대표는 이미 며칠 동안 눈을 붙이지 못했을 것이다. 대표는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없던 동준은 하마터면 놀라서 다이어리를 떨어뜨릴 뻔했다.문소남은 원아가 자신을 두려워하던 모습이 생각나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는 차가운 눈동자로 동준을 쳐다보며 물었다. "동 비서, 내가 무서워?"문소남은 오늘 반드시 이연를 구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뒤끝이 긴 원아 성격에 틀림없이 그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어젯밤의 일은 확실히 그의 잘못이다. 원아는 그렇게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 그는 오히려 그녀를 괴롭혔다.원아가 너무 화를 내고 있어, 그는 어떻게 그녀를 위로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남편이 자신을 욕하는 것을 듣고 박영란은 더욱 심하게 울었다.한참을 울다가 박영란은 장인덕을 노려보았다."지금 내가 아들을 잘못 가르쳤다고 탓하는 거야? 당시에 당신은 뭘 했는데? 하루 종일 돈 버는 일밖에 모르고, 밤에 돌아오지 않거나, 매일 출장이나 가고, 아이는 나한테만 맡겨놓고 키우라 그러고. 당신도 아들이 어떤 성격인지 알잖아. 내가 이 녀석을 통제할 수 있냐고?"“나도 우리 가족을 위해 돈 버는 것잖아? 당신은 일도 안 하는데, 내가 더 노력하지 않으면, 당신 두 모자를 그냥 굶겨 죽여?” 장인덕이 말했다.이렇게
박영란은 계속 눈물을 닦았다. 눈은 울어 빨갛게 되었고,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장인덕, 봐봐, 결국 그 엄마에 그 아들이지. 당신의 여동생은 사리에 밝은 사람 아니고 소남이도 결국 부잣집 망나니네. 그 녀석 정도면 어떤 여자를 가질 수 없어 하필 자기 사촌 형수하고 얽혀서 뭐 하는 거야. 이건 천륜을 저버리는 짓이야! 당신네 장 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똑같아. 내가 정말 재수가 없어서 이런 집에 시집을 와가지고......”박영란은 항상 허영 덩어리 시누이를 업신여겼다. 그러나, 장인숙이 아무리 형편없어도 그녀는 스스로 노
수성 아파트.밤에 목욕을 마친 원아는 통유리창 앞에 기대어 앉았다.그녀는 머리를 창에 기댄 채 밖을 바라보았다. 아파트 단지의 가로등이 그다지 밝지 않아 어두운 밤의 그림자만 보였다.방 안은 히터를 켜지 않았다.원아는 얇은 면 잠옷만 입고 있어 추웠지만, 그래야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것 같았다......방 안의 물건들은 예전 그대로지만, 그녀는 허전하고 쓸쓸하게 느껴졌다.두 아이의 숨결이 없어지니, 따뜻함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고, 외로움만 남았으며, 방안의 공기조차도 고통스러웠다.갑자기 소식이 끊긴 이연, 두 아이,
원아의 거실은 항상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었는데, 이 거실은 너무 지저분해서 못 봐 줄 정도였다.각종 잡동사니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는데, 옷, 이불, 냄새나는 신발과 양말뿐 만 아니라 솥과 그릇과 대야 같은 물건도 함께 놓여 있었다.탁자 위에는 미처 치우지 못한 방금 먹은 듯한 사발면도 몇 개 있는데 너무 지저분했다. 결벽증이 있는 문소남은 참을 수 없어 매섭게 눈살을 찌푸렸다!그는 집을 잘못 들어간 것 같다.그가 재빨리 나가려고 할 때 갑자기 욕실 문이 열렸다.거의 100kg은 될 듯한 여자가 걸어 나왔다. 걸을 때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