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었고, 문소남은 마침내 집으로 돌아왔다.침실 방문을 열자 원아가 두 아이와 함께 자고 있는 고요한 화면이 나타났다.두 아이는 이불에 꽁꽁 싸여 있었다.실크 잠옷을 입은 원아의 가늘고 하얀 팔이 이불 밖으로 드러나 있었고, 작은 얼굴의 피부는 누르면 물이 나올 듯 촉촉하고 부드러워 보였다.문소남은 정말 손가락으로 그녀의 얼굴을 눌러 그녀를 깨웠다.깨어난 원아는 아직 잠에 취해 좀 어리둥절한 것 같았고, 그 어리둥절한 모습은 마치 순결한 사슴처럼 보였다.여자의 천진한 듯하면서도 약간은 요염한 모습이 문소남의 아랫배를
원아는 고개를 돌렸다. 마음이 답답했다.그는 하 총감과 나가서 그렇게 오래 함께 있다가 이렇게 늦게 들어왔는데, 자신에게 뭐라고 설명을 좀 해주면 안 되는 것인가?사실 접대는 늘 있는 것이고 별거 아니다. 지금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 것은 그의 몸에서 발견된 여자의 머리카락 때문일 것이다.문소남은 그녀가 줄곧 말을 하지 않자 그대로 그녀를 안은 다음 침대로 올라갔고, 침대 머리 등을 끄고 그녀를 품에 꼭 껴안았다.원아는 엎치락뒤치락하며 한참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점차 생각이 아득해졌다.다음 날 아침.원아가 깨어났을 때 문소
두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준 후, 동준은 차를 몰고 회사로 향했다. 원아는 차 뒷좌석에 앉아 차창을 열고 매서운 바람이 얼굴에 불어오도록 내버려 두었다.차의 빠른 속도 때문인지 바람은 칼날같이 차가웠고, 원아의 섬세한 피부는 베이는 듯 아팠지만, 오히려 덕분에 정신이 번쩍 나는 것 같았다.동준이 눈동자를 반짝이며 원아에게 권유했다."원아 씨,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 이렇게 차창을 열고 찬바람을 쐬다가 감기에 걸리면, 대표님이 틀림없이 한소리 하실 거예요."원아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 없이 조용히 눈만 감았다.원아의 힘없는
이런 여자는 진정한 귀부인이라 할 수 있는 양어머니 주희진에 비해 정말 격이 많이 떨어진다.하지만, 이런 여자도 장점이 있다. 그녀의 약점이 너무 뚜렷해서, 쉽게 세뇌하고 통제할 수 있고, 쉽게 비위를 맞추고 접근할 수 있다.임영은은 전에 이런 여자를 혐오하고 멀리했지만, 그녀가 문소남의 어머니였기 때문에 오늘 임영은은 자발적으로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내가 이 사모님을 도와 결제할게요." 임영은은 골드 카드 한 장을 내밀었다.그런 다음 임영은은 생글생글 웃으며 장인숙을 바라보고 자신을 소개했다."어머니 안녕하세요,
원아는 하루 종일 정신을 집중하지 못했고 몇 차례 실수까지 해서 결국 팀장의 싸늘한 잔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주소은과 이연은 원아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냐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왜 이렇게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지?원아는 고개를 저었다. 어떤 일들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가 불편하다.비록 그녀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문소남을 믿어야 한다고 자신을 설득했지만, 결국에는 마음속의 의심을 누르지 못하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녀는 연달아 여러 통의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에서는 줄곧 "전원이 꺼져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됩
주위의 외신 기자들이 폭소를 터뜨렸다.이 백인들은 우월주의가 심각했다. 그들은 아시아인, 특히 장사를 잘하는 한국인을 무시한다.문소남은 사업을 너무 잘해서 그들 지역의 거의 절반의 사업을 빼앗았는데, 그들이 좋아할 리가 있겠는가?지금 ‘킹덤’을 찍어 누를 기회를 어렵게 포착했는데, 그들이 어찌 가만두겠는가?그들은 T그룹의 최고 경영자 문소남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이런 문제들은 아주 민감해서 일단 잘못 대답하면, T그룹의 향후 100년간의 신용을 바닥으로 떨어뜨리기에 충분하다.기자들은 바로 그것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카메라 속의 하지윤은 몸에 맞는 우아한 정장을 입고, 곱슬머리를 뒤로 묶어 올린 채 총명하고 세련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그녀가 문소남의 옆에 서니, 그와 그녀의 모습은 완벽한 선남선녀로 보였다.카메라를 마주한 텔레비전 속의 문소남은 의연하고 침착했다. 그는 기자들의 신랄한 질문에 계속해서 대답했다."T그룹 산하의 식당은 각 방면에서 늘 원칙을 지킵니다. 이 점은 품질 관리를 담당하는 기관에서 저희를 대신해 충분히 증명해 줄 것입니다. 이번 ‘킹덤’에 제기된 문제에 대해 저는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
"나도! 나도! 엄마, 나랑 오빠가 설거지해 줄게." 원원이가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훈아야! 엄마 말 들어. 여동생과 함께 여기서 놀아라. 설거지는 엄마가 할게. 너와 여동생이 좀 더 자라면, 그때 엄마를 도와 집안일을 하는 것이 어때?" 원아는 훈아의 작은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렇게 친절한 아이들이 있어서 원아는 마음이 흐뭇했다. 이 두 아이는 특히 철이 들었다.그러나, 그들은 겨우 다섯 살이다. 집안일을 하기에는 아직 너무 어리다.비록 일부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은 일찍 집안일을 맡아 아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