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예쁘다. 고모가 네 나이였으면, 100벌은 사가지고 가서, 매일 갈아 입으면서 눈과 마음을 즐겁게 했을 거야. 자기 자신에게 반할 것 같지 않니?”그러나, 원아는 원민지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입어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너무 수치스러웠다.실크 원단으로 된 것이나 레이스 스타일은 그녀도 억지로나마 받아들일 수 있었다.그러나, 고모가 나중에 가져온 이 세트는 성인 용품점에서나 취급할 것 같은 물건이다.원아는 자신의 일생 동안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너 안 입어? 너 원래 입었던 그 노처녀 스타일 속옷은 고모
백화점 엘리베이터 방향으로 걸으면서 원선미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장정안을 발견했다.그러나, 장정안의 시선은 잠시도 그녀에게 머무르지 않고, 다른 곳을 두리번거리며 원아를 찾고 있었다. 장정안이 앞에 있는 원선미에게 물었다."어딨어?"이 세 글자를 묻는 동시에 남자의 눈빛은 원선미에게 ‘만약 나를 속인거라면 죽을 줄알아’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갔어요. 내가 나서서 못 가게 막을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굉장히 낯 뜨거운 물건을 산 것 같아요." 원선미가 말했다.낯 뜨거운 물건?장정안은 백화점을 흘끗 훑어보았다. 이 층
어떻게 된 거야, 그 여자가 원아에게 속옷을 사준 게 아니야?왜 원아는 손에 아무것도 안 들고 있는 거지?장정안이 차를 버스정류장으로 몰고 갔다. 포르쉐는 버스정류장에서 차를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포르쉐를 여기에 세우면, 이따가 버스는 어디에 서지? 원아도 쳐다보는 행인 중 한 명이었는데, 차에서 내린 남자가 장정안이라는 것을 발견한 그녀는 마귀를 본 것 같은 큰 충격을 받았다. 장정안이 차 문을 꽝 닫았다. 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살인이라도 저지를 것 같은 음울한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다. 곧장 원아 앞으로
포르쉐 운전석에 앉은 장정안은 눈을 감은 채 한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눌렀다. 그는 얇은 입술로 담배를 가볍게 한 모금 빨고 하얀 연기를 토해내며 미간을 찌푸렸다.원선미는 장정안에게 가서 변명을 하고 싶었지만, 다가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장정안의 안색은 너무 보기 흉했고, 지금 그에게 다가간다면 화난 그는 그녀에게 화풀이를 할 것 같았다.그러나, 지금 그를 다독이지 않으면, 그녀의 생활은 정말 편치 않을 것을 알기에 원선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 채 안절부절 하고 있었다. 그녀는 장정안의 소개로 임영은의 옆에 있을 수
"아…… 니요. 하지만, 난 배울 수 있어요."장정안은 그녀가 도대체 얼마나 용기를 내서 이 말을 했을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말을 하다가 혀를 깨물었는지 눈썹을 찡그렸다.장정안은 그녀가 너무 풋풋해 보여서 그녀가 성숙하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그는 그녀를 더 난처하게 하지 않았다. 장정안은 죄책감을 억누르며, 자신이 건드리지 않아도 결국 짐승만도 못한 다른 남자가 그녀를 건드릴 것이라는 생각에, 그날 밤 중개업자에게 그녀의 사정을 묻고, 돈이 얼마나 있어야 거래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그는 그녀가
원선미의 입술에 키스하던 장정안이 갑자기 키스를 멈추더니, 분명하지 않은 목소리로 불평했다. "누가 얼마나 짐승 같은지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그 녀석보다 못하다고 생각해. 아니면 오 년 전 당신은 나한테 아이를 낳아줬겠지.”원선미는 술을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이 멀쩡했다. 그녀는 장정안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얼마나 짐승 같은지에 대해 말하자면 누가 누구보다 못하다고?누가 짐승이야?5년 전, 누가 누구에게 아이를 낳아줬어?원선미의 몸속에서 솟구치던 정욕이 모두 장정안의 말 때문에 사그라들
눈에 눈물을 살짝 머금은 원선미는 화가 나서 자신이 우는지 웃는지도 알 수 없었다. 내가 이렇게 매력이 없어?원선미는 임영은과 같은 팔자 좋은 여자보다 못한 것은 그렇다 쳐도, 원아에 비하면 자신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원아가 뭔데?"똑똑히 봐. 내가 누구야?" 원선미는 장정안에게 빠져 그를 돈줄이라고 생각하며 추앙했고, 또한 그를 자신의 현재 남자로 생각했다.그러나, 그는 지금 그녀를 원아라고 생각하고 있다. 원선미는 참을 수가 없었다.원강수에게 시집간 엄마를 따라 원 씨 집으로 가서 원아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
원강수의 집.고스톱을 치고 돌아온 이혜진이 원선미의 방을 들여다보았다. 원선미는 아직 이불 속에 틀어박혀 있었다."왜 그래? 하루 종일 잤잖아, 안 일어나?" 이혜진이 이불을 들추며 물었다.원선미는 몸을 뒤척이며 눈썹을 찌푸렸다."나가, 내 방에 오지 마!""아파? 감기 걸린 거 아니야?" 이혜진은 딸의 표정이 심상치 않아 보여 얼른 손을 뻗어 이마를 만졌다.원선미는 확실히 감기에 걸렸고 열도 났다.그녀는 어제 장정안과 술집 이층에 있었는데, 하마터면 그와 끝까지 갈 뻔했다. 그러나, 옷까지 다 벗은 상황에서 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