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대답은 다소 그녀의 예상을 빗겨나갔다.그녀는 그가 자신의 정체성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방금 그의 대답은 단호했다.그는 자신이 정말 박시준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그래서 그녀는 그를 위해 영원히 비밀로 할 것이다."시준 씨, 그냥 농담이었어요."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며 따스하게 웃었다."네 농담은 참 재밌어." 그는 진지하게 그녀와 대화를 나누고자 했다. "근데 왜 내 정체성에 대해서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물어본 거야?"그의 진지한 표정에 그녀는 기꺼이 그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기로 했다."내가 지금 가진 모든 것은 모두... 내가 직접 일궈낸 노력의 결과야. 경력, 재산, 친구... 그리고 당신과 내 아이들 모두. 내 정체성이 흔들려도 이 모든 건 내가 직접 일궈낸 나의 것이야. 이건 변치 않는 사실이고. 그러니 난 내 정체성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아. 하지만... 만약 현재의 내 신분이 흔들린다면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이 잃게 되겠지. 난 그걸 원치 않아."진아연은 그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당신은 참 대단해요." 그녀는 말했다. "하지만 전 동의하지 않아요.""말해봐.""제가 보기에는 당신의 능력과 매력은 당신의 정체성보다 훨씬 대단해요. 당신의 신분이 ST그룹의 회장이든 아니든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요. 당신은 당신일 뿐이죠."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나와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아요."그녀는 그를 칭찬하며 뒤에는 거의 고백에 가깝게 말했다.그는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졌다."그래. 그럼 네게 물어볼게." 그가 말했다. "만약 네 신분이 지금과 다르다면 넌 어떨 거 같아?""저는 당신만큼 성공하지 않았어요. 돈도 그렇게 많이 벌지 못했고요. 하지만 지금 제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저를 떠나지 않을 거예요. 저 역시... 똑같을 거고요." 그녀는 말했다.그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 신
"그래."박시준은 진아연을 진명그룹에 내려줬다.마침 출근 시간이라 직원들은 모두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좋은 아침입니다! 아, 박 대표님도 좋은 아침입니다!""박 대표라고 부르다니! 앞으로 대표님의 약혼자시니깐. 좀더 편하게 불러도 돼요." 마이크는 사람들 사이에서 비꼬듯이 말하며 나왔다.진아연이 그를 보며 말했다. "뭐야. 오늘 왜 이렇게 일찍 출근한 거야?""일찍 오는 게 뭐 잘못된 거야?" 마이크는 박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박 대표님께서는 결혼 준비는 잘 되고 있으신가요? 한 달 밖에 안 남았는데!"마이크의 말에 박시준은 마음이 조급해 졌다.지난 주, 그는 스타팰리스 별장에서 라엘과 시간을 보낸다고 요즘 들어 결혼식 준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제대로 체크하지 못했다."아연아, 그럼 가볼게." 그가 말했다.박시준이 자리를 떠난 뒤, 진아연은 마이크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할 말이 있어.""무슨 일이야? 너무 흥분되는데?!""환자 한 명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좀 알아봐줘." 진아연은 그에게 말했다. "휴대폰 번호를 하나 줄 테니, 위치 정보 좀 알아봐 줄 수 있겠어?"두 사람이 탄 엘리베이터에는 다른 직원들이 타고 있었기 때문에 잠시 대화를 중단했다.그리고 잠시 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두 사람은 진아연의 사무실로 들어갔다."환자 위치는 갑자기 왜? 지금 A국에 있어?" 마이크는 진아연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진아연, 너 지금 한 달 뒤에 결혼이야. 환자 위치까지 왜 네가 신경을 쓰는 건데. 박시준 씨 성격이라면 네가 그렇게 신경을 쓰는 환자라는 걸 안다면 바로 없애버릴 수도 있는데.""그 문제에 대해서 이미 말했어. 박시준 씨 역시 아무 문제 없다고 말했고." 진아연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박시준 씨가 너처럼 그렇게 인색한 사람은 아니거든!""쳇! 꿀떨어지는 구나!" 마이크는 그녀 앞으로 걸어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환자 가족이랑 연락이 안 되는 거야?""그 사람들은 내가 연락하는
진아연은 종이를 건네 받고 그를 흘끗 쳐다보며 말했다. "박시준 씨가 관리해서 뭐해? 그리고 내가 관리하는 것도 그냥 자기 만족을 위해 하는 거라고."마이크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근데 네가 말한 이 환자... 박시준 씨랑 아주 가까운 곳에 있던데? 이것도 우연의 일치라고 말할 수 있을까?"마이크는 그녀에게 종이를 하나 건넸다. 그가 그린 대략적인 지도였다.사진 중앙의 빨간 점은 박시준의 별장 위치였고, 남동쪽에도 빨간 점이 표시되어 있었다. 최운석 휴대폰의 위치를 보여주고 있었다."더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대략적인 위치만 알 수 있지." 마이크는 말했다. "박시준 씨가 도와준다며? 박시준 씨한테 사람을 보내 수색하면 바로 그 환자를 찾을 수 있을 건데."진아연은 종이를 치우고 고개를 저었다. "지금 결혼식으로 바쁜 사람한테 무슨. 내가 직접 찾을거야야!""어떻게 찾으려고? 경호원한테 부탁이라도 해." 마이크는 그녀에게 일이라도 생길까 걱정됐다. "아름다운 신부는 그냥 여기서 기다려.""마이크, 알아. 네가 날 걱정한다는 거." 진아연은 그에게 말했다. "그 환자가 엄청 위험한 상태는 아닐 거야. 나도... 지금 당장 찾겠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이제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았으니깐 괜찮아.""알겠어. 그럼 난 먼저 가볼게." 마이크는 자리를 떠났다.마이크가 떠난 뒤, 진아연은 다시 종이를 가져와 보았다ㅡ그녀는 박시준의 집에 대해 잘 알 고 있었다. 박시준의 별장은 독채였고, 그 주위는 수백 미터에 걸친 녹지로 둘러 쌓여 있었다.그의 별장에서 주요 도로까지는 최소 2km 이상으로 떨어져 있었다.마이크가 준 그림은 최운석 역시 도로 옆 쪽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그쪽에는 주택가였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다 집집마다 찾아가서 찾기에는 사막에서 바늘 찾기나 마찬가지였다.그 외에도 그녀는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최경규는 가족을 A국에 정착시킨 뒤, 박시준 별장 근처에서 살기로 결정한게 정말 우연일까?그녀는 최
박시준은 흥분한 채로 대표석에서 일어나 회의실을 걸어 나갔다.회의실 문에서 멈춰서 사람들에게 설명했다. "제 아들이 말을 했다고 하네요! 엄마라고...! 당장 가서 봐야겠습니다!"...그렇게 말한 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임원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엄마라고 불렀다는데... 대표님께서 왜 저렇게 호들갑이시지?" 누군가가 말했다."대표님께서 처음으로 아버지가 되셨으니 다들 이해해 주십시오." 조지운이 안경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라엘과 한이가 박시준의 삶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미 그는 헤어나올 수 없었다.특히나 지성이가 태어난 뒤, 박시준은 진정한 아버지가 된 신선함과 감동을 느끼게 해줬다."아! 알겠습니다. 처음으로 아버지가 된다는 기분은 설명할 수 없죠.""회의나 계속 하시죠!" 조지운은 시계를 흘끗 보더니 말했다. "제가 대표님에게 회의록을 정리해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ST그룹은 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빌딩이었고 밤에도 여전히 도시를 비추었다!박시준은 주차장으로 걸어가 차에 올라타려고 할 때, 낯익은 모습이 언뜻 눈에 들어왔다.그의 날카로운 눈빛이 검은 그림자에게 향하고 있었다ㅡ최경규!감히 이곳에 오다니!하지만 최경규는 혼자 오지 않았고 옆에 한 남자와 같이 찾아왔는데, 몸집이 컸지만 경호원처럼 보이지 않았다.박시준이 그들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보았을 때, 그들 역시 박시준을 쳐다보았다.최경규는 박시준을 향해 무표정한 모습으로 쳐다보며 저번에 병원에 입원했을 때를 생생하게 떠올렸렸다."최운철, 네가 가서 말해. 난 또 맞을까봐 두려우니깐." 최경규는 자신의 아들에게 말했다. "빌딩 봤지? 박시준이 네 동생이다. 우리 부자를 인정만 한다면 이 건물도... 우리 몫이 되는 거야!"최운철은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박시준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박시준은 서서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지켜봤다.최운철은 박시준과 가까워지면 질 수록 그의 아우라에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박시준, 아버지께서 너랑 할 말이 있데. 여
스타팰리스 별장.진아연은 박시준으로부터 메시지 하나를 받았다. "일이 있어서 내일 보러 갈게."진아연은 대답했다. "알겠어요."답장 후, 진아연은 라엘을 바라보며 말했다. "라엘아, 아빠가 오늘 밤에는 못 오실 거 같다고 하네. 그러니 옷 갈아입을 필요는 없을 거 같아."라엘은 실망한 표정으로 품에 안고 있던 원피스를 내려놓았다."아빠는 왜 안 온데요?""일이 있어서 내일 오겠데." 진아연은 라엘을 위로했다. "라엘이 아빠이기 전에 회사 대표잖아. 그리고 결혼식도 준비하고 있어서 많이 바쁘신가봐."라엘은 뾰로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속상한 마음을 숨기려고 노력했다. "오늘 동생이 아빠라는 말을 했다면 아빠가 왔을텐데!""하하하, 그래. 네 말이 맞아." 진아연은 딸의 순진한 생각에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한편.박시준과 최 씨 부자는 서로 마주 앉아있었다.경호원은 자리를 비켜주었다.그는 그들이 자신의 출신신에 대해서 대체 무엇을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친자 확인 검사라는 게 있다는 건 알테고?" 박시준은 차갑게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최경규의 얼굴과 자신은 전혀 닮지 않았다.대체 이 사람이 어떻게 그의 아버지라는 말인가?최운철과 박시준 둘 역시 전혀 비슷하지 않았다!최경규는 웃음을 참느라 고역이었다. "내가 아무리 못 배워 먹었지만 그 정도 상식도 없이 네게 말했겠느냐?! 그 정도 자신감도 없이 네 앞에 나타났을 거라 생각한 것이냐?!"박시준의 표정이 급속도로 나빠졌다.최운철은 이어서 말했다. "만약 믿지 않는다면 친자 검사를 해도 상관없어."그들의 단호한 얼굴을 본 박시준은 휴대폰을 들고 번호 하나를 찾았다."지금 네가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건 안다. 말보다는 팩트가 중요하지, 암. 아무튼 네가 어떻게 받아들이든 내가 바로 네 진짜 아버지다!" 최경규는 자랑스럽게 자신의 턱을 치켜올렸다.박시준은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간신히 억제시키고 있었다."당신이 내 아버지라면 내 어머지는 누
"시준아, 내가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야." 최경규는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1년에 이렇게 많은 돈을 버는데 어디다 쓰겠니?! 그냥 나랑 네 형을 조금만 도와줬으면 좋겠구나! 걱정 말거라. 네 체면을 생각해서 이 사실에 대해서는 절대 함구할 테니! 그냥 생활비만 좀 준다면 이렇게 귀찮게 찾아오지 않으마."박시준은 무표정으로 탐욕적인 눈빛의 그를 쳐다보았다.그들은 아직 친자 검사를 하지 않았다. 그는 검사 결과를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결코 인정할 수 없을 것이다.누가 감히 그에게 이런 무례한 요구를 할 수 있단 말인가?!"돈은 얼마면 충분하지?" 그는 밀려오는 혐오감으로 역겨워졌다.그는 얼마나 그가 탐욕적인지 보고 싶었다.최경규는 손가락을 내밀며 말했다. "200억. 매년 네가 벌어들이는 수익만 해도 수 천 억 이상이라고 들었다. 그 정도라면 아무것도 아니겠지? 내가 네 친아버지인데!"박시준은 그의 말도 안 되는 말에 하마터면 다시 통제력을 잃을 뻔 했다.최경규 그는 친아버지이면서도 그를 키운 적이 있었는가? 단 한 번이라도 그에게 관심을 준 적이라도 있었는가?!감히 그의 앞에서 입을 놀리고 그가 어렵게 만든 이 모든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다니! 정말 터무니없는 일이다!손에 들린 와인잔이 그의 힘을 못 이기고 깨져버렸고, 새빨간 피가 뚝뚝 떨어졌다.최경규는 이 장면을 보며 두려움을 느꼈다. "마, 만약 요구 조건이 너무 높다고 생각한다면! 협상을 해도 좋아아! 포, 폭력만이 답은 아니야!"박시준은 그의 '협상' 이라는 단어를 듣고 경멸하듯 비웃었다."감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한 푼도 못 줍니다.""알겠다! 그래. 네 말은 친아버지라는 것만 확인된다면 돈을 주겠다는 게 맞지?!" 최경규는 만족스럽게 웃었다.박시준은 그를 혐오스럽게 바라보며 그의 기대를 박살냈다. "당신이 정말로 내 친아버지라고 해도 한 푼도 못 받을 줄 아세요. 제 아버지인 박준구까지 죽였는데, 당신이라고 어려울 거 없죠!"최경규: "..."최
"대표님께서 술을 많이 마시고 들어오셨길래. 말을 걸었는데도 그냥 무시하길래. 뭔가 넋이 나가 보였어요." 홍 아줌마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전 아연 씨랑 싸운 줄 알았죠. 그래서 전화 해서 물어보려고 했던 거에요."진아연: "아, 일이 있어 술을 많이 마셨을 수도 있죠."홍 아줌마: "둘이 싸운 게 아니라면 다행이에요. 올라가서 다시 좀 지켜봐야겠어요."진아연: "제가 전화해서 물어볼게요!""네."진아연은 전화를 끊고 박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침실. 박시준은 충혈된 눈으로 진아연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보고 두려웠다.그는 오늘 밤 술을 많이 마셨고, 제정신이긴 하지만 언제든지 자제력을 잃을 것 같았다.그는 전화를 받으면 그녀에게 아무 말이라도 다 쏟아낼 거 같아 무서워 화장실로 돌아가 찬물로 세수를 했다.휴대폰은 계속해서 울렸고 그녀는 그가 전화를 받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그는 세수를 마치고 화장실에서 나와 휴대폰을 집어들었다."박시준 씨, 오늘 누구랑 만났어요? 취했어요?" 진아연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홍 아줌마께서 넋이 나가보인다고 했는데. 괜찮아요?"그는 휴대폰을 든 채로 그 자리에 서서 말했다. "응, 괜찮아. 친구를 좀 만났어. 오랫만에 만나서 기뻐서 좀 마셨어.""아... 홍 아줌마께서 얼마나 놀라셨는데요. 우리 둘이 싸운 줄 알아요. 술도 잘 안 마시는 사람이 다음에는 많이 마시지 말아요." 진아연이 물었다. "제가 갈까요? 아이들은 곧 잘 시간이니깐요. 제가 가는 게 빠를 거도 같구요.""아냐." 그는 고민도 하지 않고 거절했다.그는 혼자 있고 싶었다.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았고, 자신의 상태를 보여주고 싶지도 않았다.지난 30년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대체 뭐가 진실일까?그는 믿을 수 없었다. 이 모든 것을 그의 '어머니' 가 계획했다니.그는 박 부인에게서 애정과 관심을 분명히 느꼈다. 심지어 그를 더 편애했다. 큰 형까지도 만류할 정도였으니 말이다.이렇게 오
"나도 모르겠어. 내가 술에 취한 건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그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사실 그는 오늘 밤 술에 취하기를 바랐다! 자고 일어나면 오늘 있었던 모든 일이 기억나지 않기를 바라면서!"취한 거 같아요." 진아연이 말했다. "자기 전에 홍 아줌마한테 해장할 수 있게 부탁했으니 좀 마시고 자요."그는 알겠다고 대답한 뒤, 휴대폰을 내려놓았다.30분 정도 지났을까 홍 아줌마는 매실차 한 잔을 들고 왔다.박시준은 잠옷을 입고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방에는 침대 옆 램프 하나만 켜져있어 어두웠다.홍 아줌마는 그가 자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멍하니 문 앞에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그때, "들어오세요."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그리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홍 아줌마는 바로 매실차를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무심코 그의 손바닥에 검붉은 핏자국을 발견했다."대표님, 소... 손이 왜 그래요?" 홍 아줌마는 당황해 하며 말했다."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는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아연이한테 말하지 마세요."홍 아줌마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걱정되는 일이 있으면 대표님에게 물어볼게요.""오늘 밤 최경규를 만났어요." 박시준은 여유롭게 차를 마시는 듯 했지만 목소리를 눈에 띄게 긴장하고 있었다. "그가 뭐라고 했는지 듣고 싶지 않으세요?"홍 아줌마는 갑자기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든 듣지 마세요! 다 거짓이니깐요!""그가 내 친아버지라고 하네요." 박시준은 술이 완전히 깨어난 것을 느꼈다. 매실차를 탁자에 올려둔 뒤, 천천히 말했다. "제 어머니께서 이 모든 것을 계획했다고 하더군요. 홍 아줌마는 저희 어머니께서 가장 믿었던 사람이니... 잘 아시겠죠. 그의 말이 맞나요?"홍 아줌마는 털썩하고 무릎을 꿇었다."... 설마 최경규가 돈을 달라고 찾아온 것인가요?" 홍 아줌마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물었다. "사실... 부인께서는 대표님에게 말한 적이 없었겠죠... 그저...""그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