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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장

진아연은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갑자기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어젯밤까지만 해도 아무 일도 없었어요." 하준기는 울먹거리면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소정이가 일부러 숨은 것 같아요! 아마 저와 함께 있는 게 또 후회가 되나 봐요! 분명 올해 연인의 날에 재결합하자고 약속했는데..."

"준기 씨, 제가 어제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당신을 매우 사랑하고 있어요. 이제 당신을 떠나보낼 수 없다고 말했어요. 그러니까 후회한 게 아니고 준기 씨와 헤어지고 싶은 생각은 아닐 겁니다. 아마 해야 할 일이 있어 그런 걸 거예요." 진아연은 그를 위로해 줬다.

"무슨 일 때문에 굳이 저희한테 숨기고 있는 걸까요? 혹시 정신과 의사를 만나러 간 건 아니겠죠?" 하준기는 조금 진정됐는지 말을 이었다.

"그럴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요." 진아연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준기 씨,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찾으러 가볼게요."

"어디로 가려는 거예요?" 하준기는 그녀의 말에 어리둥절했다.

"며칠 전, 그녀에게 정신과 의사를 소개해 줬는데 혹시 그분을 찾아갔는지 확인해 볼게요."

"그럼 고생하세요. 그녀에 대한 소식이 있으면 가능한 한 빨리 알려주세요. 저 아무래도 너무 걱정돼요."

"알겠어요."

전화 마친 진아연은 바로 여소정에게 연락했지만

시스템 안내는 휴대폰이 꺼져있다고 알렸다.

진아연은 전날 두 사람의 메시지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전날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오늘 다시 보니 즐겁지 않은 게 분명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모티콘과 함께 메시지를 보낼 그녀였지만

전날 밤의 대화 내용을 보면 단 하나의 이모티콘도 없었다.

진아연은 왜 전날 밤에 그녀의 심리적 이상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매우 후회됐다.

만약 전날에 알아채고 제대로 얘기했다면 지금처럼 모습을 감추지 않았을 것이다.

잠시 후 그녀는 방에서 나와 외출을 준비했다.

이모님은 그녀가 아침도 먹지 않고 나가려 하자 바로 불러 세웠다.

"아연 씨, 몸은 좀 괜찮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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