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연은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갑자기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어젯밤까지만 해도 아무 일도 없었어요." 하준기는 울먹거리면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소정이가 일부러 숨은 것 같아요! 아마 저와 함께 있는 게 또 후회가 되나 봐요! 분명 올해 연인의 날에 재결합하자고 약속했는데...""준기 씨, 제가 어제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당신을 매우 사랑하고 있어요. 이제 당신을 떠나보낼 수 없다고 말했어요. 그러니까 후회한 게 아니고 준기 씨와 헤어지고 싶은 생각은 아닐 겁니다. 아마 해야 할 일이 있어 그런 걸 거예요." 진아연은 그를 위로해 줬다."무슨 일 때문에 굳이 저희한테 숨기고 있는 걸까요? 혹시 정신과 의사를 만나러 간 건 아니겠죠?" 하준기는 조금 진정됐는지 말을 이었다."그럴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요." 진아연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준기 씨,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찾으러 가볼게요.""어디로 가려는 거예요?" 하준기는 그녀의 말에 어리둥절했다."며칠 전, 그녀에게 정신과 의사를 소개해 줬는데 혹시 그분을 찾아갔는지 확인해 볼게요.""그럼 고생하세요. 그녀에 대한 소식이 있으면 가능한 한 빨리 알려주세요. 저 아무래도 너무 걱정돼요.""알겠어요."전화 마친 진아연은 바로 여소정에게 연락했지만시스템 안내는 휴대폰이 꺼져있다고 알렸다.진아연은 전날 두 사람의 메시지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전날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오늘 다시 보니 즐겁지 않은 게 분명했다.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모티콘과 함께 메시지를 보낼 그녀였지만전날 밤의 대화 내용을 보면 단 하나의 이모티콘도 없었다.진아연은 왜 전날 밤에 그녀의 심리적 이상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매우 후회됐다.만약 전날에 알아채고 제대로 얘기했다면 지금처럼 모습을 감추지 않았을 것이다.잠시 후 그녀는 방에서 나와 외출을 준비했다.이모님은 그녀가 아침도 먹지 않고 나가려 하자 바로 불러 세웠다."아연 씨, 몸은 좀 괜찮으세요?
그녀가 경호원을 부르려는 순간, 날카로운 단검이 그녀의 가늘고 하얀 목에 닿았다!A 시.진아연은 여소정에게 소개해 준 정신과 의사를 찾아갔지만정신과 의사는 여소정이 자기한테 연락한 적 없다고 알렸다.이후 진아연은 직접 운전해 여소정과 함께 자주 가던 쇼핑몰, 커피숍, 고양이 카페까지 찾아갔다...2시간 동안 여기저기 찾은 결과, 그녀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진아연은 다시 여소정에게 전화했지만 휴대폰은 여전히 꺼져있는 상태였고 그녀에게 보낸 메시지도 줄곧 답장이 없었다.소정이는 어디 간 거지? 또 어디로 갈 수 있지?진아연은 차에 앉아 멍하니 앞을 바라보며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그녀가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있을 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순간 그녀는 놀란 사슴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그녀는 휴대폰에 띈 박시준의 이름을 보고 바로 받았다."아연아, 이제 집에 돌아와. 여소정 씨의 행방을 찾았어."한껏 긴장된 그녀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소정이는 괜찮아요? 어디에서 찾았어요?""지금 용천시에 있어. 난 준기와 가서 데리러 올 생각이야." 박시준은 침착하게 그녀한테 알렸다.그는 진아연이 놀랄까 봐 걱정이었지만더는 숨길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강진의 고향은 용천시고 신화 투자의 본사도 용천시에 위치했다. 하지만 여소정은 용천시에서 아는 사람도 없으니 그녀가 용천시에 간 목적은 하나뿐이었다.바로 강진을 찾으러 간 거다!진아연은 여소정이 만약 강진을 찾으러 A 시에 간 거라면 그것 또한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강진은 꿍꿍이가 가득한 사람이라 여소정은 절대 강진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여소정이 이대로 강진을 찾으러 가면 개죽음에 불과했다."박시준 씨, 소정이는 어때요?! 제발 빨리 알려주세요!" 그녀는 히스테릭하게 울부짖었다.진아연은 소정이한테 문제가 일어났다는 걸 직감으로 알아챘다. 그렇지 않다면 박시준이 직접 용천시로 갈 필요가 없으니까 말이다."괜찮아. 안전하게 데려올 테니까 넌 집에서 소식을 기다리고 있어." 박시준
진아연은 그의 말을 듣자 미친 듯이 문밖으로 뛰쳐나갔다..마이크는 그녀의 반응을 예상했는지 재빨리 다가가 말렸다!"아연아! 박시준 씨와 하준기 씨가 이미 그녀를 데리고 돌아오고 있을 거야. 이제 위험한 상황이 아니야!" 마이크는 증오로 가득 찬 그녀의 차가운 눈동자에 숨을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소정이처럼 너무 충동적인 행동을 취하면 안 돼! 걔도 성인이지 어린아이가 아니잖아! 용천시에 혼자 가서 그런 짓을 한 게 맞다고 생각하는 거야?"진아연은 그의 팔을 뿌리치고 말했다. "마이크, 소정이가 잘못했지만 네 말도 틀려. 넌 그런 고통을 겪지도 않았으면서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어." 마이크는 그녀의 말을 듣더니 말문이 막혔다."솔직히 말할게. 박시준 씨가 나더러 널 지켜봐달라고 했어. 소정 씨를 상처 하나 없이 데려올 거라고 말했어. 지금 용천시로 가봤자 2시간이 걸리고 왕복 합하면 총 4시간이야. 몸도 불편하잖아? 그러니까 우리 그냥 여기 있자." 마이크는 진아연을 소파에 앉히고 말을 이었다.진아연은 붉어진 눈시울로 입술을 꽉 깨물고 아무 말 하지 않았다.마이크는 그녀의 모습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러지 마! 그렇게 가고 싶으면 내가 운전해서 데려다줄게. 큰일도 아니잖아. 그래도 소정이가...""소정이 얘기하지 마!" 진아연은 그의 말을 채 듣지 않고 끊었다. "만약 소정이가 마음에 품고 있는 고통을 풀 방법이 있었다면 절대 이런 어리석은 방법을 택하지 않았을 거야."마이크는 그녀의 말에 양손을 들고 포기했다. "비난하고 싶은 게 아니야. 난 그냥 돌아오면 달래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을 뿐이야. 계속 이대로 놔두면 스스로 위험할 뿐만 아니라 하준기 씨도 아마 참아주지 않을걸."진아연은 그의 말에 차가운 눈빛을 보였다.이에 마이크는 바로 입을 막았다. "나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을게. 하지만 내 말을 무시하면 안 돼. 오늘 진짜 위험했어. 지운 씨의 말대로 예전의 강진 같았으면 아마 소정 씨를 당장에 죽이고도 모자랐을 거야."진아연은
강진은 실망하며 차갑게 웃었다. "알아요, 지금은 당할 수밖에 없죠. 반격조차 할 수 없어요. 안 그럼 저에게 남은 이것마저 빼앗길 테니까요."강진의 이 한마디에 여소정은 뭔가 떠올랐다.박시준과 하준기가 그녀의 뒤를 봐주고 있으니 강진을 봐줄 이유가 없지 않은가?그녀는 강진의 앞에 달려가 사정없이 따귀를 내려쳤다.강진의 마스크가 벗겨질 정도로 심한 따귀였다."강진, 당신은 그저 구덩이 속의 벌레일 뿐이야. 사람들에게 보여줄 낯짝도 없겠지만 난 그 추악한 모습을 모든 사람에게 보여줄 거야. 당신은 언젠가 벌을 받게 될 거야. 아주 비참하게 죽어갈 테니 기대해." 여소정은 그래도 화가 덜 풀리는지 다시 한번 손을 들어 끓어오르는 분노를 모두 발설하려 했다.박시준은 옆에 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기만 할 뿐 간섭하려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하준기가 한 발 나서 여소정을 안고 돌아서며 말했다. "소정아, 여기는 경찰서야. 여기에서 이러면 안 돼. 강진은 벌을 받을 거야. 그리고 복수를 한다고 해도 내가 할 거야. 그러니 말 듣자, 응?"입술을 깨문 여소정의 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나왔다.그녀는 이 일을 더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연이는 왜 안 와?""내가 오지 말라고 했어." 박시준이 대답했다. "일단 돌아가. 걱정 많이 하고 있어."하준기는 여소정을 들어 안고 박시준을 따라 경찰서를 나섰다.강진은 손으로 화끈거리는 얼굴을 어루만지며 그들이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강 대표님, 여기 마스크요." 강진의 경호원이 그녀의 마스크를 건네줬다.강진은 마스크를 벗고 호통쳤다. "안 쓸 거야, 다시는 안 써! 어차피 사람들이 내가 얼마나 추악한지 다 알고 있잖아!"...저녁, 박시준이 여소정과 함께 진아연의 집을 찾아왔다.여소정을 본 진아연은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아연아. 나 오늘 흥분했어." 여소정이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내 걱정 많이 했지? 나 앞으로 스스로 자제하려고 노력할게..."진아연은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부드럽게
"시준 씨," 그녀가 그의 이름을 또박또박 불렀다. "그만해요."그의 입꼬리가 저도 몰래 올라갔고웃으며 몸을 돌려 그녀를 따라 거실로 들어섰다.이모님은 두 사람이 함께 들어오는 것을 보자 웃으면서 인사를 건넸다. "저녁이 다 되었으니 드실 준비하세요. 전 올라가서 라엘이가 숙제를 다 했는지 보고 올게요."라엘이는 초등학생이라 매일 적지 않은 숙제를 해야 했다.진아연은 가정교사 한 명을 구해 매일 라엘이의 숙제를 봐주도록 했다.라엘이는 공부에 대한 열정이 별로 많지 않았다. 라엘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면 아마 성적이 올라가기 힘들 것이다.다행히 라엘이는 말을 잘 들었는데 진아연이 짠 계획을 열심히 완성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박시준은 아기침대 옆으로 걸어가 몇 초 동안 머뭇거리다가 지성이를 안았다.그 모습을 본 진아연이 놀려댔다. "배가 고파서 마당을 나설 힘도 없다면서요?"박시준은 그녀에게 조롱당하며 그녀가 자신이 아기를 안는 걸 거절하지만 않는다면 무슨 말을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내 아들이 너무 귀여워서 그래. 보기만 해도 힘이 솟구친다니까.""아, 그렇군요, 그럼 밥 먹지 말아요. 매일 아이를 안고 에너지 보충하면 되겠네요. 홍 아줌마도 번거롭게 밥을 안 해도 되고 잘 됐네요." 진아연이 계속 놀려댔다.박시준은 지성이를 안고 아들에게 까꿍 하면서 그녀에게 대답했다. "난 배가 고파도 별 상관없는데 누군가는 안 괜찮을 것 같아서 그래."진아연은 얼굴에 홍조를 띤 채 반박했다. " 내가 안 괜찮을 게 뭐 있어요? 잘난 척하지 말아요."말을 마친 그녀는 손을 씻으러 화장실로 갔다.박시준은 지성이를 안고 아이의 눈을 바라보았다.반짝반짝 빛나는 지성이의 두 눈은 한 쌍의 검은색 보석처럼 깨끗하고 아름다웠다.박시준은 이 자그마한 생명에 푹 빠진 것 같았다.지성이가 갓 태어났을 때만 해도 그는 아이에게 이렇게 깊은 감정이 없었다.그래서 시은이의 사고 후 그는 지성이와 대면하기 어려웠고 잠시나마 지성이를 원망하기도 했는데
그는 딸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할까 걱정되었다. 비록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이 아주 낮다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딸이 너무 예쁘게 생겼고 성격도 나긋나긋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건드리는 사람이 없다면 다행이지만 누군가 건드리기만 한다면 싸워 이길 수 없다고 해도 반격할 사람이었다.그래서 그는 개인적으로 학교 측과 연락하고 있었다."정말 좋은 아빠네요." 진아연이 그를 놀렸다.박시준: "아직 많이 모자라다는 걸 알아. 하지만 계속 노력할 거야."진아연은 라엘이를 바라보며 설명했다. "오빠가 조금 늦게 돌아올 거야. 아빠가 낮에 소정이 이모를 마중하느라 이제야 돌아와서 조금 피곤해. 그래서 엄마가 남아서 밥 먹고 가라고 했어."설명은 들은 라엘이는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합리적인 설명이 있으니 아빠에 대한 가시는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엄마, 요술봉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라엘이는 진아연의 손을 잡고 주방으로 걸어갔다. "난 내일 가장 예쁜 공주님이 될 거예요."진아연: "엄마는 네가 매일 가장 예쁜 공주님으로 보여."칭찬을 들은 라엘이는 얼굴이 발그스레해진 채 흥분하며 말했다. "엄마, 이건 나랑 엄마의 비밀이에요." 말을 하던 라엘이는 일부러 고개를 돌려 박시준을 힐끗 보았다.라엘이는 그가 들었을까 걱정된 듯하기도 했지만 못 들었을까 걱정하는 듯하기도 했다.결국 라엘이는 진아연과 박시준이 다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이 비밀을 말했다. "어젯밤 오빠가 호돌이를 뜯었어요."진아연은 난감한 기색으로 미안한 듯 박시준을 바라보았다.박시준이 대범하게 말했다. "괜찮아. 선물로 준 거니까 한이 꺼야. 그러니 어떻게 하든 한이 마음이야."라엘: "오빠가 그러는데 호돌이가 너무 바보래요. 오빠는 바보 같은 물건이 방안에 있는 걸 두고 볼 수 없대요. 호돌이가 좀 더 똑똑해지게 하려고 뜯은 거래요."진아연: "..."박시준: "..."한이가 호돌이를 망가뜨리려 했던 게 아니라 업그레이드하려고 했던 것이었다.이모
그는 자신이 창문을 내리면 적어도 그 사람에게 위협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그 사람이 고개를 숙이거나 몸을 돌릴 줄 알았다.하지만 그가 창문을 내리자 그 사람은 아예 고개를 들고 그를 향해 걸어왔다.박시준은 저도 몰래 미간을 찌푸리고 화가 난 눈빛으로 상대방을 노려보았다.화가 난 그의 태도와 달리 상대방은 입을 벌리고 그를 향해 웃어 보였다.순간 박시준은 등 뒤에 식은땀이 났다. 두려움이 아닌 괴이함 때문이었다.아무도 감히 그의 별장 부근을 서성인 적이 없었고 이렇게 간이 크게 그와 눈빛을 마주친 적도 없었다.어두운 밤이라 잘 보이지 않았으므로 그는 그 사람의 윤곽만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키가 크고 약간 뚱뚱한 중년 남성이었는데 그는 자신이 예전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확신했다.이 사람이 왜 한밤중에 별장 밖에 나타난 거지?차는 재빨리 별장 앞에 멈춰 섰다. 박시준은 차에서 내려 경호원에게 몇 마디 한 후 성큼성큼 별장을 향해 걸어갔다.잠시 후 경호원이 밖에서 거실로 달려들어 가 그에게 보고했다. "대표님,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중년 남자를 못 봤어요. 하지만 검은색 차 한 대가 떠나가는 걸 봤는데 아마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그 사람인가 봐요.""감시 카메라를 돌려서 언제 왔는지 찾아봐." 박시준의 머릿속에 그 중년 남자의 웃는 얼굴이 떠올랐다.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그는 그 남자를 미친 사람이라 생각하고 싶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의 앞에서 이렇게 건방지게 행동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그러나 그의 머릿속에는 그 남자가 미친 사람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조금 전 경호원은 그 검은색 차가 떠나갔다고 했다. 만약 그 사람이 미친 사람이라면 거리를 미친 듯이 누비고 다녀야지 차를 운전해서 떠나가지 않았을 것이다.한편.여소정과 하준기가 집에 와보니 집안에 조명이 환하게 켜져 있고 문도 활짝 열려 있었다.하준기의 부모님이 거실 소파에 앉아 계셨고 테이블 위에는 따뜻한 차가 놓여 있었다.두 사람은 그들이 돌아온 걸 보고 아무
하준기의 반응에 부모님은 어리둥절해졌다.여소정은 안절부절못하며 어떻게 그들의 관계를 풀어야 할지 몰랐다.그녀가 뭔가를 말하려던 순간 하준기의 어머니가 갑자기 조롱 조로 말했다. "소중한 아들이라니? 너 이제 서른이야. 아직도 애인 줄 알아?""내가 예순이라도 아들이잖아요!" 하준기가 얼굴이 빨갛게 된 채 대꾸했다.하준기의 어머니는 찻잔을 손에 들고 천천히 차 한 모금 마셨다.하준기의 아버지도 차갑게 웃더니 말했다. "나랑 네 엄마는 너랑 여소정이 함께 있는 걸 허락한다는 말인데 넌 데릴사위를 왜 들먹이는 거냐?"하준기: "???""소정아, 이리 와." 하준기의 어머니가 여소정을 바라보며 말했다.여소정은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걸 느끼며 시어머니에게 다가갔다."나랑 준기 아빠가 며칠 동안 반성 많이 했어. 예전에 네가 사고 나기 전 우리가 했던 행동들이 옳지 않았어. 준기가 고집부리는 걸 보며 준기가 참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뿌듯했단다. 동시에 우리가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도 느꼈고. 너희들 일은 너희들이 알아서 하면 돼. 우리한테 얽매이지 말고. 그러니 앞으로 두 사람 잘 살아 봐."하준기 어머니의 말에 여소정은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래도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말해야겠어. 소정아, 네 마음이 힘들다는 걸 알아. 이미 받은 상처를 갑자기 다 잊을 순 없겠지만 자신의 미래를 걸고 장난치는 게 아니야. 네가 이러면 준기도 얼마나 마음이 조마조마하겠니? 앞으로는 그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렴."여소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아빠, 엄마, 너무 늦었어요. 일찍 돌아가 쉬세요. 저랑 소정이도 쉬어야겠어요." 하준기가 부모님에게 가라고 눈치를 줬다.부모님을 배웅하고 거실로 돌아온 그는 여소정이 와인 한 병을 들고 있는 걸 보았다."소정아, 와인 들고 뭐해?" 하준기는 문을 닫고 성큼성큼 그녀의 앞에 다가갔다. "술을 마시며 파티라도 하려는 건 아니겠지? 다른 방식으로 축하하자. 너 술 마시면 안 된다고 아연 씨가 그랬단 말이야.""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