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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장

그는 자신이 창문을 내리면 적어도 그 사람에게 위협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 사람이 고개를 숙이거나 몸을 돌릴 줄 알았다.

하지만 그가 창문을 내리자 그 사람은 아예 고개를 들고 그를 향해 걸어왔다.

박시준은 저도 몰래 미간을 찌푸리고 화가 난 눈빛으로 상대방을 노려보았다.

화가 난 그의 태도와 달리 상대방은 입을 벌리고 그를 향해 웃어 보였다.

순간 박시준은 등 뒤에 식은땀이 났다. 두려움이 아닌 괴이함 때문이었다.

아무도 감히 그의 별장 부근을 서성인 적이 없었고 이렇게 간이 크게 그와 눈빛을 마주친 적도 없었다.

어두운 밤이라 잘 보이지 않았으므로 그는 그 사람의 윤곽만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키가 크고 약간 뚱뚱한 중년 남성이었는데 그는 자신이 예전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확신했다.

이 사람이 왜 한밤중에 별장 밖에 나타난 거지?

차는 재빨리 별장 앞에 멈춰 섰다. 박시준은 차에서 내려 경호원에게 몇 마디 한 후 성큼성큼 별장을 향해 걸어갔다.

잠시 후 경호원이 밖에서 거실로 달려들어 가 그에게 보고했다. "대표님,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중년 남자를 못 봤어요. 하지만 검은색 차 한 대가 떠나가는 걸 봤는데 아마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그 사람인가 봐요."

"감시 카메라를 돌려서 언제 왔는지 찾아봐." 박시준의 머릿속에 그 중년 남자의 웃는 얼굴이 떠올랐다.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그 남자를 미친 사람이라 생각하고 싶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의 앞에서 이렇게 건방지게 행동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에는 그 남자가 미친 사람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전 경호원은 그 검은색 차가 떠나갔다고 했다. 만약 그 사람이 미친 사람이라면 거리를 미친 듯이 누비고 다녀야지 차를 운전해서 떠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한편.

여소정과 하준기가 집에 와보니 집안에 조명이 환하게 켜져 있고 문도 활짝 열려 있었다.

하준기의 부모님이 거실 소파에 앉아 계셨고 테이블 위에는 따뜻한 차가 놓여 있었다.

두 사람은 그들이 돌아온 걸 보고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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