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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6장

"결혼은 하셨어요? 아이를 지우려면 아이의 아버지의 서명이 필요해요." 의사가 귀띔해 주었다.

배유정이 어떻게 진지한에게 서명을 해달라고 하겠는가?

진지한을 만나는 것조차 그녀에겐 불가능한 일이였다.

"제가 직접 서명하면 안될까요?" 배유정이 물었다. "선생님, 사실 제가 아직 결혼도 안했고 남자친구도 없거든요."

"그럼 조심 좀 하시지 그랬어요! 안그럼 가족분들이 오셔서 서명해도 괜찮아요. 수술은 오늘은 시간이 안되고 미리 예약하셔야 해요." 의사가 계속해서 말했다. "아니면 오늘은 일단 돌아가서 다시 고민해 보세요."

"꼭 가족의 서명이 필요한 건가요? 제 가족들도 다 멀리 있어서요." 배유정은 이 일을 가족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집에 얘기해봤자 부모님께 속만 썩일 것 같았다.

의사는 배유정을 흘끗 보더니 말했다: "그럼 아이 아버지의 서명이 필요해요. 아무도 없으면 수술 중에 예상치 못한 일이라도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지겠어요?"

배유정은 의사도 다 규정에 따라 행하는 것이라는 걸 알고 더 이상 의사와 논쟁을 벌이지 않았다.

"그럼 일단 돌아가서 생각 좀 더 해볼게요."

"그래요, 아직 임신 초기라 시간이 더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3개월 후에 배아에 이상한 문제가 없다면 낙태하기 어려울 거예요."

"네, 알겠어요."

배유정은 검사결과를 들고 병원에서 나왔다.

뜨거운 해볕 아래 그녀는 머리가 지끈해났다.

그녀는 단 한 번도 자신이 임신하고 엄마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여태껏 남자친구도 없었는데 어떻게 엄마가 된 후의 삶을 생각했겠는가?

그녀는 병원 근처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갔다, 옆에 벤치에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벤치에 앉아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돈만 있었어도 이렇게 망설임없이 직접 낙태를 결정하진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작고 소중한 목숨이니 말이다.

돈만 있어도 나중에 결혼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녀는 아이와 둘이 서로 기대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녀에게 돈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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