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제가 여기에서 어머니를 돌보고 있을게요!" 현이가 병실 간이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그리고 현이는 어머니의 눈가에 여전히 눈물이 고여 있는 것을 보았다.그리고 그녀의 어머니는 마음 속 깊이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라엘이와 김세연을 허락해 주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고 말이다.만약 그때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면 결혼식 준비를 바로 하느라 출장은 고사하고 설산에 이렇게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박시준은 진아연의 잡은 손을 놓으며 말했다. "엄마가 깨어나면 알려주렴.""네." 현이는 대답했다. "언니가... 수술실에서 나오면 제게도 말해주세요.""그래."마치 1초가 1시간처럼 아주 느리게 흘러갔다.현이는 티슈로 어머니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준 뒤, 병원 침대 끄트머리에 멍하게 앉아있었다.그리고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지만 정확히 어떤 생각들이었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그리고 생각의 끝에는 김세연과 언니가 무사히 깨어나길 바랄 뿐이었다.언니가 깨어났는데 김세연이 자신을 구하다가 세상을 떠난 것을 알게 된다면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다.그리고 그 충격은 평생의 그녀에게 짐이 될 것이다.조용한 병실이었지만 현이의 마음은 평온해지기 어려웠다.그녀는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지금 가족들은 모두 힘들고 지쳐있는 상태였다.그녀는 이런 말을 터놓을 친구가 없었다.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주소록을 살피다 서은준의 이름이 보였다.이건 T국의 서은준의 번호였다.서은준은 E국을 갈 때, 번호를 변경했다.그리고 서은준은 그녀에게 새로운 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서은준의 현재 전화번호를 알지 못했다.사실 그녀는 서은준이 보고 싶었고 찾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아버지와 마이크 삼촌이라면 바로 서은준을 찾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그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와 만나서 무슨 말을 해야할 지도 몰랐다.그녀는 그저 그의 예전에 사용하던 전화번호로 메시지를 보내 자
현이는 잠시 눈을 붙이다 일어났고 자신이 병원 침대에서 자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둘째 오빠." 현이는 병실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둘째 오빠를 보고 말했다. "오빠, 엄마는요? 지금 몇 시에요?"박지성이 말했다. "9시야. 밤새 어머니 곁을 지키다 피곤했는지 잠이 들어 있길래.""좀 쉬라고 다른 병실로 옮겼어.""엄마는요?" 현이가 앉으며 말했다.그래도 한숨 자고 일어나서 그런지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어머니의 상태를 물은 뒤, 그녀는 다시 언니와 김세연의 상태가 떠올랐다."언니랑 세연 삼촌은요...? 괜찮은 건가요?"박지성: "누나는 괜찮아. 아직 정신을 못 차렸을 뿐. 세연 삼촌은... 다행히도 목숨을 구했지만 상태가 매우 나쁘데. 여기 시설에서는 치료를 할 수 없다고 해서 형이 바로 전세기를 불러서 B국으로 갔어. 세연 삼촌이 누나의 목숨을 구해줬으니... 세연 삼촌은 반드시 돌아올 거야..."현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너무나도 다행이었다!일말의 희망이 보였다."엄마는 아침 7시에 일어났어. 일어나서 바로 세연 삼촌 검사 결과서를 보더니 아무 말씀이 없으셨어...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것 같아." 박지성이 말했다. "아, 근데 현이야 배는 안 고파? 밥 먹어야지.""오빠, 전 괜찮아요. 별로 배고프지 않아요." 현이는 언니를 바로 보러 가고 싶었다. "언니가 보고 싶은데 가도 될까요?""밥 먹고 데려다 줄게! 너라도 잘 먹어야지 언니를 간호하지." 박지성은 가방을 맨 뒤 말했다. "언니가 의식을 차릴 때까지 지켜보자고 했어. 그리고 일어나면 바로 연락주기로 하셨고.""아... 그럼 언니가 일어나면 보러가요.""그래.""근데 아빠랑 엄마는 어디에 계세요?" 현이가 물었다."언니 병실 밖에서 기다리고 계셔. 엄마도 B국에 가고 싶어 하셨어. 세연 삼촌 때문에." 박지성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누나가 깨어나면 엄마도 B국으로 가실 것 같아.""네. 아, 근데 둘째 오빠는 한숨 잤어요?" 현이가 걱정스럽게 쳐다보며 말했다.
그녀는 어떠한 말보다 눈물부터 흘러 내렸다."아연아, 울지마렴... 세연 씨, 아직 살아있어..." 진아연은 떨리는 손으로 딸의 손을 잡았다. "알아... 네가 얼마나 무서웠을지. 근데 이제... 다 지나갔단다."라엘이 역시 어머니의 손을 꼭 움켜쥐며 울기 시작했다.박시준은 병원 침대로 걸어가 티슈로 딸의 눈물을 닦아주었다."라엘아, 울지마렴... 김세연 씨 치료를 위해 우린 최선을 다할 거야. 네 탓이 아니야... 라엘아." 박시준은 딸의 눈물을 계속 닦았지만 그칠 줄 몰랐다."다... 저 때문이에요... 김세연 씨를 그렇게 만든 건..." 라엘이는 아버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제가 부르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이..."박시준과 진아연은 멍하니 병원 침대 옆에 서서 고통스러워 하는 딸의 말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들이 지금 아무리 위로를 해도 라엘이는 모두 그녀의 잘못이라 생각할 것이다.그녀는 딸이 어떠한 심정일지 너무나도 잘 알았지만 애써 부정하고자 하였다.이미 일은 일어났고 다시 되돌릴 수 없다.그리고 김세연이 만약 세상을 떠나도 살 사람은 살아나가야만 했다.라엘이는 울다 지쳐 다시 잠이 들었다.의사가 와서 라엘이의 상태를 다시 검사했다."박 대표님, 진 사모님. 두 분 다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심리적으로 아직 불안정하기 때문에 옆에서 잘 지켜봐주시고 정신과 의사에게 검사를 받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진아연: "감사합니다."정신과 의사는 집으로 돌아간 뒤 찾아도 늦지 않을 것이다.지금은 라엘이의 몸 상태가 정상적으로 회복될 때까지 기다린 뒤, 돌아갈 예정이다.현이와 지성이도 아침을 먹은 뒤, 라엘이를 보러 왔다.어머니와 아버지께서 병실 밖에 서서 대화를 나누고 계셨다.그들에게 다가가자 박시준과 진아연은 말을 멈추고 그들을 쳐다보았다."어머니, 아버지. 언니는요?" 현이가 물었다."일어났는데 울다가 다시 잠들었어." 진아연은 현이에게 다가가 현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현
"아빠, 들어가서 언니랑 있어도 돼요?"현이는 언니가 깨어났다는 건 알았지만 밖에서는 언제 일어날 지 알 수 없었다.박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현이야, 엄마는 우리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단다. 만약 처음부터 김세연과 관계를 허락했다면 라엘이가 여기에 올 일도... 이런 일도...""아버지, 아무에게도 잘못은 없어요." 현이가 단호하게 말했다. "만약 미래에 일어날 일을 알았다면... 그게 바로 재앙이죠."현이의 단호한 대답이 박시준의 슬픈 마음을 어루어만져주었다."아빠, 우리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항상 옆에서 말씀해 주셨어요. 물론 부모의 책임이긴 하지만 이런 상황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문제에요. 사람들은 완벽하지 않아요. 그리고 저희에게 아빠는 정말 좋은 아빠에요..."박시준은 딸을 품에 안으며 말했다. "현이야, 고맙다... 이런 말을 해줘서...""아빠, 언니는 원망하지 않을 거예요." 현이는 아버지를 껴안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예전에 언니가 말했어요. 누구보다 아빠와 엄마를 사랑한다고요.""그래. 고맙구나... 자, 이제 라엘이 보러 들어가보렴." 박시준은 딸을 놓아주며 말했다. "언니가 만약 일어난다면 잘 이야기 해봐.""네." 현이는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그녀는 병실 침대로 걸어가 창백한 얼굴의 라엘이를 바라보았다.다행히 언니는 생명에 지장이 없었지만 동상의 증상이 있었다.그녀는 손등에 꽂힌 주사 바늘을 바라보았다.그리고 현이는 손을 뻗어 언니의 손을 만졌다.손이 아직 많이 차가웠다.그녀는 다시 언니의 손을 부드럽게 잡으며 따뜻해 지기를 바랐다.30분 정도 흘렀을까. 라엘이 다시 정신을 차렸다.그녀의 몸은 충분한 휴식을 취해 정상적으로 회복되었지만 마음과 정신은 아직도 사고 현장 그 속에 있었다."언니." 현이는 언니가 눈을 뜨는 것을 보고 불렀다. "언니... 저예요. 현이."라엘이는 여동생을 멍하게 바라보았다.방금 엄마와 아빠가 병실에 있지 않았나?"둘째 오빠랑 엄마는 공항에
라엘이는 그 말을 하고는 목이 메어 더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현이는 바로 티슈를 가져와 눈물을 닦아주었다."언니... 울지마요. 언니랑 세연 삼촌 괜찮을 거예요... 정말루! 언니가 괜찮아 진다면 세연 삼촌도 괜찮아 질 거예요." 현이가 말했다. "세연 삼촌이 회복되면... 그때 결혼한다고 해도 엄마랑 아빠가 반대하지 않을 거예요.""현이야, 정말로 그의 상태가 괜찮은 거 맞을까...?" 라엘이는 당시 김세연과 마지막까지 같이 있었던 사람이기에 그의 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내게 패딩까지 주고 얇게 입고 있었어. 구조대가 빨리 오지 못할 걸 알고... 그랬던 거야..."라엘이의 계속되는 당시 상황 설명에 현이는 끝끝내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언니... 원래부터 세연 삼촌이 좋은 사람이란 걸 알았지만 이 사건을 통해서... 좋은 사람. 아니 그 이상인 사람인 거 같아요. 정말로 깨어나게 된다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라엘이는 그가 일어난다는 생각에 다시 호흡이 가빠져왔다.눈사태와 김세연에 대해 그녀는 더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모든 고통과 사랑... 모든 것이 마음 속 깊은 곳에 묻힐 것이다.김세연이 살아 돌아온다면 그녀는 직접 그에게 말할 것이다.만약 김세연이 살아돌아오지 못한다면 그녀 역시 죽은 후, 그에게 말할 것이다.잠시 뒤, 간호사가 드레싱을 위해 라엘이의 병실에 찾아왔다."진 아가씨, 정말 운이 좋으세요. 이번 눈사태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세연 씨와 진 아가씨 두 분이 유일한 생존자세요. 그러니깐 다른 걱정말구 하루빨리 회복하는 데 신경 쓰세요." 간호사의 말이 라엘이에게 엄청난 격려가 되었다.그녀에게 김세연이 살아있다는 통보를 한 거나 다름 없었다."진 아가씨, 오늘은 가볍게 드시고 식사 후에 만약 속이 불편하지 않다면 내일부터 자유식하시면 되실 것 같아요. 다만 너무 기름진 것만 피하세요. 과일 많이 드시구요." 간호사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라엘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ECMO는 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의 약자이다.이 기술은 주로 심각한 심폐 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사용된다.환자의 심장과 폐 기능이 생명 유지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체외 호흡 및 혈액 순환을 위해 ECMO가 사용된다.한마디로 말하자면 기계를 사용하여 환자의 심장과 폐를 유지시켜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다.ECMO는 매우 비싸고 보통의 일반 사람들은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었다.비록 김세연은 비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후의 치료와 생명 유지에 대한 가능성은 매우 희박했다.기계에 의지해 의학적으로는 살아 있는 상태이지만 그 의미는 완전 달랐다.식물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라엘이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아마도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현이는 휴대폰으로 해당 단어에 대해서 검색을 했고, 설명을 본 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언니에게는 말하지 마렴." 박시준이 말했다. "퇴원한 뒤... 그때 말하자.""그래요."3일 뒤, 라엘이의 상태는 퇴원할 만큼 많이 호전되었다.라엘이는 더 이상 병원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하루라도 빨리 퇴원하고 싶었다.지성이가 라엘이의 퇴원 수속을 밟고 있었고 현이는 병실에서 라엘이의 퇴원 준비를 도와주고 있었다.박시준은 휠체어를 가져왔다.하지만 라엘이는 휠체어를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비록 걸을 수는 있었지만 평소보다 걷는 속도가 느렸고 서툴었다.그녀는 휠체어에 앉아 고개를 살짝 들고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빠, B국에 갈래요."박시준은 라엘이가 그런 말을 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예상했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한이 집에서 머물겠니? 아니면 엄마가 있는 곳에서 머물겠니?"진아연과 진지한은 모두 B국에 각자 집을 소유하고 있었다."엄마 집으로 갈게요!" 라엘이는 어렸을 때도 엄마 집에서 잠깐동안 머물었다. 그녀의 집은 도심에서 가까웠고 한이의 집은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회사 근처였다.그리고 그녀는 B국에서 가장 좋은 병원이 도심에 있을 거
라엘이는 무언가가 생각난 듯 여동생에게 말을 걸었다. "이제 넌 돌아가봐! 나 때문에 너무 시간 낭비했어."현이가 바로 말했다. "언니, 보충 수업 받으면 되요. 지금은 언니랑 같이 있고 싶어요. "난 이제 진짜 괜찮다니까." 라엘이는 박지성을 보며 말했다. "박지성, 너 빨리 동생데리고 돌아가. 가서 수업들어."박지성: "며칠만 더 같이 있자!"라엘: "나 진짜 괜찮다니깐. 아빠랑 엄마랑 큰 오빠도 있으니까 정말 괜찮아."박지성: "그럼 내가 먼저 B국에 가서 세연 삼촌 먼저 본다?!"지성이의 말을 듣고 라엘이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가족들은 전세기에 올라 B국으로 향했다.1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순조롭게 B국에 도착했다.B국의 집으로 돌아온 진아연은 라엘이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엄마, 저 진짜 괜찮아졌어요." 라엘이는 그리고 바로 물었다. "엄마... 김세연 씨는 어때요?"진아연은 라엘이가 이 질문을 할 것이라고 이미 예상했고 어떻게 대답해야할 지 미리 생각해 놓았다."... 심장과 폐 이식이 필요한 상태야." 진아연이 말했다. "그래서 지금 기증자를 찾고 있어."라엘이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건가요...?""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아. 기증자를 찾아 수술만 한다면... 바로 회복될 수 있을 거야.""기증자를 찾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제가 그에게 이식을 해주고 싶어요...""라엘아, 이식 조건에 맞아야 해." 진아연은 딸의 손을 양손으로 잡으며 말했다. "세연 씨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야. 그의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도 말이야. 라엘이, 엄마가 항상 최고의 의사라며. 엄마 믿을 수 있지?""하지만... 이건 엄마가 잘 하는 것과 다른 문제잖아요..." 라엘이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세상에는 엄마만 뛰어난 의사는 아니니까. 엄마가 비록 모르는 분야지만 엄마는 끝까지포기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 라엘이도 포기하지마."라엘이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엄마, 전 엄마 믿
"현이랑 같이 개인헬기 타고 먼저 돌아가. 아버지는 B국에 남아 언니 곁에 있을게. 아버지는 언제 돌아갈지 아직 모르겠으니 돌아가서 동생 잘 챙기고." 박시준이 말했다.현이는 옆에서 둘째 오빠에게 당부하는 아버지의 얘기를 들으며 서있었다."알겠어요, 동생 잘 챙길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박지성은 바로 아버지에게 약속했다."일단 좀 자고 내일 돌아가!" 박시준은 두 아이들이 금방 오랜 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것을 생각하고 말했다. "돌아가서 무슨 일 있으면 스스로 결정하지 말고 바로 아버지한테 전화해."박지성: "알겠어요, 아버지."박시준은 작은 아들에게 당부를 마친 후 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현이야, 돌아가서 너무 걱정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먹고 학교 잘 다니고. 여기 상황이 좀 괜찮아지면 우리도 금방 돌아갈 거야."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갑자기 뭔가가 떠올랐다: "전에 의사 선생님께서 언니한테 심리상담 전문자 찾아주는게 좋을거 같다고 하지 않았나요?"박시준: "그 문제는 언니와도 상의해봐야 할 것 같아. 그때 가서 엄마랑 언니랑 의논해서 결정하면 돼."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버지 흰머리 생겼어요." 현이는 아버지와 가깝게 서있었기에 아버지의 흰머리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박시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런 것에 대해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진아연은 걸어오며 박시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일 염색약 사서 제가 염색해 드릴게요. 당신은 검은 머리가 훨씬 잘 어울려요."박시준은 흰머리가 나도 딱히 개의치 않았다, 그렇다고 진아연이 염색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어차피 언젠가는 우리 모두 백발 노인이 될 거야.""그건 그때 가서 얘기해요." 진아연은 박시준의 양켠에 자란 흰머리를 보며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당신 요즘 스트레스 너무 많이 받아서 그런 거예요. 시간이 좀 지나면 다시 검은색으로 될 수도 있어요.""나도 이젠 흰머리가 나야 할 나이가 된거지 뭐." 박시준은 늙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았다.진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