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가 떠나자마자 서 어르신이 찾아왔다.서은준은 아빠를 보자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은준아, 방금 수수랑 하는 말을 다 들었다. 내가 속이 좁았다." 서 어르신이 말했다. "네 새어머니가 개를 독살해서 개에 대한 감정을 수수에게로 돌린 거라면 나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어. 앞으로 수수를 내쫓지 않을 거야.""그럼 과외 선생님은요?" 서은준이 물었다."과외 선생님을 다시 초대하면 돼. 하지만 페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페페는 널 좋아하는 것 같던데, 만약 너희들이 함께할 수 있다면...""걘 그저 저와 놀고 싶은 거지 결혼하자는 게 아니에요. 알고 계신 줄 알았는데." 서은준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이 다른 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것처럼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거든요.""상관없어! 네가 그녀와 잘 지낸다면 다른 사람들이 널 괴롭히지 않을 거야. 그러면 나도 구씨 가문의 체면을 생각해서 사과하러 가지 않아도 되고." 서 어르신은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넌 공부를 못하니 강요하진 않겠지만 너의 장점을 이용해 좋은 아내를 맞이해야 하지 않겠어?""제 장점이요?""네 그 얼굴 말이야. 그렇지 않으면 왜 페페가 너를 좋아한다고 생각해?" 서 어르신은 아들이 또 화를 낼 것 같아서 황급히 화제를 바꿨다. "네 둘째 형이 며칠 후에 돌아올 거야. 그 애도 나중에 내가 찾아낸 아이인데 네 큰형과 여동생이랑 사이가 좋지 않아. 네가 둘째 형이랑 얘기 좀 나눠보렴. 성격이 괜찮은 아이니 말이야."...A국.A시의 가장 큰 체육관에서 김세연의 마지막 콘서트가 열린다.여소정은 점심에 가족들과 함께 박시준의 집에 찾아왔다."아연아. 새로 코트를 샀는데 예뻐?" 여소정이 말하며 진아연의 앞에서 빙글 돌았다."잘 어울려, 넌 뭘 입어도 예뻐." 진아연이 칭찬했다. "지민이랑 세트야?""맞아! 준기 씨에게도 한 벌 맞춰주려 했는데 죽어도 안 입는대. 칫!" 여소정은 말하며 몸에 걸친 코트를 벗었다."아연 씨가 말해봐요. 가죽옷을 입는 남자
오후 4시에 콘서트가 시작되었다..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은 객석이 꽉 찼고, 현장에는 빨간색 응원 등이 번쩍이고 있었다.소속사는 김세연의 마지막 콘서트를 대외적으로 홍보하지 않았지만 일부 팬들이 미리 소식을 접했다.김세연이 무대에서 첫 곡을 부르자 객석에서 귀청이 찢어질 듯한 탄성이 터져 나왔다.앞줄에 앉아 있던 박시준은 고막이 진동하는 것 같았다.그는 안절부절못하고 아내와 아이들을 흘끗 보았다.진아연은 그가 시끄러운 걸 두려워한다는 걸 알기에 가방에서 소음 제거 이어폰을 꺼내 그에게 건네주었다."당신 참 좋아." 박시준의 세상이 한결 조용해졌다.진아연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당신을 안 데려오는 건데 그랬어요."박시준: "여보, 지금 이 볼륨이 딱 좋아. 소리가 조금 들리면서도 시끄럽진 않아.""당신이 아마 소음 제거 이어폰을 끼고 콘서트에 온 첫 사람일 거예요." 진아연은 자기도 모르게 웃어버렸다."당신이랑 딸과 함께하고 싶었던 것도 있지만 호기심이 생겨서 말이야. 김세연의 마지막 콘서트라고 당신이 그랬잖아. 오늘 안 오면 앞으로 다시는 못 볼 것 같았어." 박시준이 말했다."인터넷에 콘서트 리플레이가 있어요. 세연 씨는 콘서트를 많이 했었어요." 진아연은 인터넷에서 콘서트 녹화 버전을 여러 차례 봤다.그들이 친구가 아니고 현실에서 서로를 모른다면 진아연도 김세연을 아주 좋아했을 것이다.김세연은 절대적인 실력파 가수였기 때문이었다."덕질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궁금해서 그래."두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훌쩍 지나갔다.김세연은 마지막 노래를 부를 때 흰색 수트와 드레스로 갈아입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온몸에 성스러운 후광을 발산했다."제 콘서트에 와주셔서 정말 기쁩니다. 오늘은 두 가지를 말씀드릴 건데, 이 두 가지가 발표되면 마지막 곡을 부르겠습니다. 이 곡의 제목은 '굿바이'입니다."그가 말을 마치자 무대 아래에서 하늘 땅을 뒤집는 듯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박시준은 소음 제거 이어폰
"우리는 오랫동안 서로를 알고 있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나는 일로 바빴고 그녀는 자기 사업으로 바빴어요... 참, 그분은 의사라는 건 알려드릴 수 있어요." 말을 하던 김세연은 몸을 돌려 스태프를 향해 손짓했다.갑자기 ‘굿바이’의 전주가 서서히 들려왔고진아연은 딸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라엘이는 어안이 벙벙해졌다.그녀는 눈살을 찌푸리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무대를 바라보았다."여보, 김세연이 말한 여자친구가 누구야?" 박시준은 김세연이 연애를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진아연: "모르겠어요! 제게 말한 적이 없어요."박시준: "그래... 라엘아, 너 왜 그래?" 그는 딸의 표정이 일그러진 것을 발견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진아연이 그에게 한마디 한 후 딸의 손을 잡았다. "라엘아, 우리 그냥 돌아가자."라엘이는 혼란스러웠지만 자신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부모님뿐 아니라 어르신들도 많이 계셨다.너무 평정심을 잃으면 체면을 잃을 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체면을 잃게 만드는 셈이었다."엄마, 괜찮아요. 마지막 한 곡밖에 남지 않았으니 마저 듣고 가죠." 라엘이는 고개를 숙이고 가방을 열더니 자신의 보온병을 찾았다.진아연은 고개를 들고 무대를 바라보았다.김세연은 눈을 감고 마이크를 양손에 꼭 쥐고 연기 인생의 마지막 곡을 세심하게 소화했다.시간이 빠르게 흘러 노래가 끝나자 김세연은 눈을 뜨고 관중석을 그윽이 바라보다가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가자!" 진아연은 딸이 속상해 할까 봐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다.박시준도 곧 따라 일어섰다."엄마, 저녁 회식 있잖아요? 우리도 세연 삼촌 여자친구나 한 번 보러 회식 자리에 가봐요." 라엘이는 마음을 다잡았다. 적어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척할 수 있었다."현장에 여자친구가 왔는지 모르겠네." 진아연은 김세연의 의사 여자친구가 누구일지 궁금했다."현장에 오지 않아도 괜찮아요! 휴대폰에 사진이 있을 거예요!" 라엘이는 엄마를 무대 뒤로 끌어당기며 말했다.여소정이 그들의 뒤를 따랐다.
"고마워요." 김세연이 말했다. "좀 있다 파티가 있을 예정인데 괜찮으시다면 함께 식사하러 가요."진아연은 딸을 흘긋 쳐다보았다.라엘이는 말없이 돌아서서 떠났고진아연과 박시준도 곧 뒤따랐다."무슨 일이지?" 성빈이 중얼거렸다. "김세연 씨, 라엘이랑 싸웠어요?"김세연이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요.""올 때는 아무 일 없었어요. 오늘이 김세연 씨 마지막 콘서트라는 걸 아는데 갑자기 저러는 건 혹시 김세연 씨에게 여자친구가 생겨서인가요." 머리가 좋은 성빈은 단번에 맞췄다."성빈 씨. 나도 라엘이를 화나게 하고 싶지 않은데 어쩔 수 없어요." 김세연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알았어요. 가서 파티해요." 성빈은 문제점을 알아낸 후 무대 뒤를 떠났다.집에 돌아온 후 라엘은 방에 들어갔다.박시준은 한 상 가득한 식탁을 바라보며 식욕이 없었다. "아연아, 라엘이가 지난번에 너랑 무슨 얘기를 했어? 두 사람 뭔가 날 속이고 있지? 김세연이 여자친구를 찾았는데 라엘이가 실연이라도 한 듯한 저 모습은 뭐야?"진아연은 김세연이 이제 그들의 관계를 확정했으니 라엘이가 슬프더라도 앞으로 김세연에 대한 집착을 접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엘이가 세연 씨를 좋아한다는 걸 알면서 뭘 물어요." 진아연은 박시준이 화를 낼까 걱정돼 책임을 자신들에게 돌렸다. "이건 다 우리 탓이에요. 라엘이를 탓하면 안 돼요."박시준의 얼굴에 한기가 서렸다.그는 식욕이 사라져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라엘이가 어렸을 때, 우리 보살핌이 가장 필요할 때 우리는 싸우기만 하거나 각자 일로 바빴어요. 그래서 애랑 함께 할 시간이 없었어요. 당신도 잘 잘잖아요. 예전에 세연 씨가 라엘이를 일주일씩 봐줄 때도 있었고 심지어 방학 내내 봐줄 때도 있었어요.""그건 당신이 나에게 아이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야. 나한테 아이를 줬더라면 절대 김세연에게 아이를 맡기지 않았을 거야. 난 전문적인 유모를 찾아...""지금 이런 말을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때 라엘이는 이미 자
진아연은 타격을 받은 듯한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라엘이가 당신을 방으로 불렀던 날 일어난 일이야?" 박시준이 곧 기억을 떠올렸다."맞아요, 시준 씨, 라엘이가 당신에게 말하지 못했던 건 당신이 화낼까 걱정돼서예요. 그러니 당신 평소대로 해요, 알았죠?" 진아연이 귀띔했다.박시준은 숨을 죽이고 화를 누르며 말했다. "내가 뭘 해야 하는데? 아연아, 네가 나한테 알려줘."진아연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아무것도 모른척해요. 네? 김세연 씨를 찾아가지도 말고 라엘이를 위로하지도 말아요. 라엘이가 오히려 더 불편해할 거예요. 라엘이는 당신이 이 일을 알게 되는 걸 두려워 해요.""내가 그렇게 무서워?" 박시준은 모른 척하기 힘들었다.라엘이는 이것 때문에 식사조차 거부하고 있으니 그는 오늘 밤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았다.그의 소중한 딸이, 손에 넣으면 부서질까, 입에 넣으면 녹을 까, 애지중지하는 그런 딸이 김세연 같은 기생오라비한테... 아니지, 김세연 그 늙다리에게 거절당했으니 딸의 체면이 뭐가 되겠는가?"당신이 무서운 게 아니에요. 라엘이는 이미 세연 씨와 끝났는데 당신이 이렇게 흥분하고 있잖아요." 진아연은 수저를 들고 그에게 건네줬다. "식사해요. 밥 먹고 나서 제가 라엘을 위로할게요. 당신은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말아요. 마음이 답답하다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을 찾아가 얘기나 나누든지 해요.""누구를 찾아가라는 거야? 이런 일을 누구한테 말할 수 있겠어?" 박시준은 또 한 번 수저를 내려놓았다."당신이 안 먹으면 나도 안 먹을래요." 진아연도 수저를 내려놓았다. "우리 가족 모두 함께 굶어요."박시준은 본인이 굶는 건 상관이 없었지만 아내까지 배를 곯게 할 순 없었다."밥 먹고 나서 라엘이랑 얘기 좀 해봐야겠어." 박시준이 젓가락으로 고기 한 점을 집어 진아연의 그릇에 놓았다. "걱정하지 마. 라엘이를 탓하지 않을 테니까.""당신은 분명 김세연의 나쁜 말을 할 거예요. 당신이 그럴수록 라엘이는 김세연이 더
수수의 얼굴에서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도련님, 둘째 도련님과 얘기가 끝났어요."그녀는 서준빈과 그렇게 친한 건 아니었다.서준빈은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매년 방학 때마다 돌아왔다. 대학에 입학 한 후부터는 매년 한 번 설을 보내기 위해 돌아왔다.서은준이 서씨 가문에 오기 전에 집안의 주인 중 서준빈만 수수와 말을 했다.수수는 늘 주방에만 있었는데 서준빈이 주방에 들어가 그녀를 찾아 얘기를 나누곤 했었다."수수야, 왜 그렇게 무서워해?" 서준빈이 소파에 앉았다. "너를 함부로 막 대해? 그럼 내가 아빠한테 얘기해서...""둘째 도련님, 그러지 말아요. 은준 도련님은 저한테 잘해주세요." 수수는 이간질이 현실 속에서 어떤 위력을 지니고 있는지 느꼈다.서은준은 성격이 안 좋았는데 조금만 문제가 생기면 화를 버럭 냈다.수수는 그들 형제싸움의 도화선이 되고 싶지 않았다."그래." 서준빈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서은준을 바라보았다. "너랑 계모의 관계가 안 좋다고 들었어. 구씨 가문 둘째 도련님도 두들겨 팼다고 하던데, 나씨 가문 아가씨의 마음에 들지만 않았어도 넌 아마 지금쯤 이렇게 자유롭지 못할 거야."서은준: "어쨌거나, 난 당신 같은 겁쟁이는 아니야."서준빈: "???""6살 때 서씨 가문에 왔다고 들었는데 계모의 냉대와 괴롭힘을 많이 받았지?" 서은준이 쏘아붙였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해외로 도망가다니. 능력이 조금만 있어도 그렇게 멀리 도망치진 않았겠지?"서준빈: "...내 조사를 많이 했나 봐.""이건 모두가 아는 사실 아니야?" 서은준이 계속 비꼬았다. "본관에 돌아가 계속 꼬리를 흔들어. 여기 와서 날 귀찮게 하지 말고."서준빈: "아빠가 별관을 너에게 줬어? 아니잖아? 내가 오고 싶으면 올 수 있는 거야."수수는 형제가 만나자마자 이렇게 싸울 줄 몰랐다.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두 사람이 예전에 원한이 있는 줄 알 것이다."둘째 도련님, 방금 돌아왔는데 일찍 쉬세요. 전 가서 요리해야 해서요." 수수는 자신이 요리하
"누가 다른 사람 것까지 만들라 했어?" 서은준은 점심을 보더니 수수에게 물었다."도련님, 평소 드시는 만큼 만들었어요." 수수는 대답했다."점심은 방으로 가져와." 서은준은 서준빈이 이곳에서 식사를 하지 못하도록 명령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수수는 그 말을 듣고 따르지 않을 수 없었고, 점심을 따로 준비해 서은준 방으로 가지고 들어갔다.서준빈: "!!!"이런... 어이가 없는!입만 거칠 뿐만 아니라 정말 생각이 없는 사람같았다.좋은 마음에 왔거니 밥도 주지 않고 내쫓다니!서준빈은 씩씩거리며 나갔다.수수는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 서은준 방의 문을 열었다."도련님, 가셨어요. 식사 방에서 하시겠어요? 방에 냄새가 나실 수도 있는데." 수수는 서은준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점심을 다시 식당으로 들고갔다.두 형제의 말다툼에 수수가 중간에 끼게 된 셈이었다."앞으로 저 사람이랑 말하지마." 서은준은 수수에게 말했다. "난 저 인간 싫어."수수는 고민이 많아졌다.솔직히 수수는 서준빈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그저 두 형제가 계모의 계략에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이었다."들었어?" 서은준은 소소가 반응이 없자 그는 목소리를 높여 다시 말했다."도련님, 들었습니다. 다만 기분까지 나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형제이긴 하지만... 부딪힐 일은 없으실테니까요." 수수가 말했다."내일도 다시 온다면? 당장이라도 문을 잠궈버리고 싶은데?" 서은준은 서씨 가문의 사람과 정말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설날 가족 만찬에 나가지 않을 생각이었다.수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련님, 설 지나면 학교에 가셔야하지 않나요?""안 갈 거야.""그럼 저랑 수업 같이 들으실래요? 과외 선생님 정말 좋으신 분이에요." 수수가 말했다."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지." 서은준은 당분간 다른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았다."동의하신 걸로 알고 있을게요!" 수수는 그가 동의했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순식간에 구정 당일 날이 되었다.모든 가족들이 한
지성이가 B국에 갔을 때, 한이는 지성이에게 친구들을 소개해 준 적이 있다."형 친구들 어리고 다 잘 생겼어." 지성이는 열심히 말했다. "누나, 내가 형한테 친구들 사진 보내주라고 해볼게. 혹시 알아?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도 있을지?"라엘이는 오늘 가족들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한이를 보며 말했다. "오빠 회사는 여자는 안 뽑고 전부 남자만 뽑아?""뭐라는 거야." 진지한은 부모님께서 오해할까봐 바로 말했다. "사람 뽑는 건 내 소관이 아니야.""그게 바로 문제가 있다는 거야. 왜 관리를 안 해? 그리고 남자만 뽑는 걸 보고 상사가 아무 의견도 안 내는 거야?" 라엘이는 날카롭게 말했다."인사 팀장은 여자야." 한이가 말했다. "지성이가 한 말에 너무 의미부여 하지마."라엘이는 바로 지성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박지성, 근데 너도 왜 이렇게 살이 빠진 거야?! 차는 왜 수리하고 있고?"지성 손을 뻗어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 "...음, 그런가?! 그래도 누나만큼 살이 빠지진 않았어.""요즘 일이 너무 많아서 그래." 라엘이는 갈비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으며 말했다. "설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그러니 걱정하지마.""알았어. 누나! 근데... 나한테 줄 용돈 봉투는 준비했어? 형이 오늘 나한테 용돈 줬어." 지성이가 말했다.라엘이는 담담하게 한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빠, 지성이한테는 주고 나는 안 줘? 너무 차별하는 거 아니야?!""나중에 방에 오면 줄게." 한이는 그 말을 하고 식사를 계속 했다.박시준은 진아연을 흘끗 바라보았다.진아연은 그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눈빛을 보냈다.밥을 다 먹은 뒤, 라엘이는 오빠를 따라가 방으로 들어갔다."오빠, 사실... 난 용돈을 원하지 않아." 라엘이가 말했다. "나도 일 하고 있으니까."진지한은 문을 닫은 뒤, 창가로 걸어가 창문을 바라보았다."나도 너한테 용돈 주려고 부른 거 아니야.""에?" 라엘이는 오빠에게 다가가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럼 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