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김세연이 말했다. "좀 있다 파티가 있을 예정인데 괜찮으시다면 함께 식사하러 가요."진아연은 딸을 흘긋 쳐다보았다.라엘이는 말없이 돌아서서 떠났고진아연과 박시준도 곧 뒤따랐다."무슨 일이지?" 성빈이 중얼거렸다. "김세연 씨, 라엘이랑 싸웠어요?"김세연이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요.""올 때는 아무 일 없었어요. 오늘이 김세연 씨 마지막 콘서트라는 걸 아는데 갑자기 저러는 건 혹시 김세연 씨에게 여자친구가 생겨서인가요." 머리가 좋은 성빈은 단번에 맞췄다."성빈 씨. 나도 라엘이를 화나게 하고 싶지 않은데 어쩔 수 없어요." 김세연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알았어요. 가서 파티해요." 성빈은 문제점을 알아낸 후 무대 뒤를 떠났다.집에 돌아온 후 라엘은 방에 들어갔다.박시준은 한 상 가득한 식탁을 바라보며 식욕이 없었다. "아연아, 라엘이가 지난번에 너랑 무슨 얘기를 했어? 두 사람 뭔가 날 속이고 있지? 김세연이 여자친구를 찾았는데 라엘이가 실연이라도 한 듯한 저 모습은 뭐야?"진아연은 김세연이 이제 그들의 관계를 확정했으니 라엘이가 슬프더라도 앞으로 김세연에 대한 집착을 접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엘이가 세연 씨를 좋아한다는 걸 알면서 뭘 물어요." 진아연은 박시준이 화를 낼까 걱정돼 책임을 자신들에게 돌렸다. "이건 다 우리 탓이에요. 라엘이를 탓하면 안 돼요."박시준의 얼굴에 한기가 서렸다.그는 식욕이 사라져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라엘이가 어렸을 때, 우리 보살핌이 가장 필요할 때 우리는 싸우기만 하거나 각자 일로 바빴어요. 그래서 애랑 함께 할 시간이 없었어요. 당신도 잘 잘잖아요. 예전에 세연 씨가 라엘이를 일주일씩 봐줄 때도 있었고 심지어 방학 내내 봐줄 때도 있었어요.""그건 당신이 나에게 아이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야. 나한테 아이를 줬더라면 절대 김세연에게 아이를 맡기지 않았을 거야. 난 전문적인 유모를 찾아...""지금 이런 말을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때 라엘이는 이미 자
진아연은 타격을 받은 듯한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라엘이가 당신을 방으로 불렀던 날 일어난 일이야?" 박시준이 곧 기억을 떠올렸다."맞아요, 시준 씨, 라엘이가 당신에게 말하지 못했던 건 당신이 화낼까 걱정돼서예요. 그러니 당신 평소대로 해요, 알았죠?" 진아연이 귀띔했다.박시준은 숨을 죽이고 화를 누르며 말했다. "내가 뭘 해야 하는데? 아연아, 네가 나한테 알려줘."진아연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아무것도 모른척해요. 네? 김세연 씨를 찾아가지도 말고 라엘이를 위로하지도 말아요. 라엘이가 오히려 더 불편해할 거예요. 라엘이는 당신이 이 일을 알게 되는 걸 두려워 해요.""내가 그렇게 무서워?" 박시준은 모른 척하기 힘들었다.라엘이는 이것 때문에 식사조차 거부하고 있으니 그는 오늘 밤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았다.그의 소중한 딸이, 손에 넣으면 부서질까, 입에 넣으면 녹을 까, 애지중지하는 그런 딸이 김세연 같은 기생오라비한테... 아니지, 김세연 그 늙다리에게 거절당했으니 딸의 체면이 뭐가 되겠는가?"당신이 무서운 게 아니에요. 라엘이는 이미 세연 씨와 끝났는데 당신이 이렇게 흥분하고 있잖아요." 진아연은 수저를 들고 그에게 건네줬다. "식사해요. 밥 먹고 나서 제가 라엘을 위로할게요. 당신은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말아요. 마음이 답답하다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을 찾아가 얘기나 나누든지 해요.""누구를 찾아가라는 거야? 이런 일을 누구한테 말할 수 있겠어?" 박시준은 또 한 번 수저를 내려놓았다."당신이 안 먹으면 나도 안 먹을래요." 진아연도 수저를 내려놓았다. "우리 가족 모두 함께 굶어요."박시준은 본인이 굶는 건 상관이 없었지만 아내까지 배를 곯게 할 순 없었다."밥 먹고 나서 라엘이랑 얘기 좀 해봐야겠어." 박시준이 젓가락으로 고기 한 점을 집어 진아연의 그릇에 놓았다. "걱정하지 마. 라엘이를 탓하지 않을 테니까.""당신은 분명 김세연의 나쁜 말을 할 거예요. 당신이 그럴수록 라엘이는 김세연이 더
수수의 얼굴에서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도련님, 둘째 도련님과 얘기가 끝났어요."그녀는 서준빈과 그렇게 친한 건 아니었다.서준빈은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매년 방학 때마다 돌아왔다. 대학에 입학 한 후부터는 매년 한 번 설을 보내기 위해 돌아왔다.서은준이 서씨 가문에 오기 전에 집안의 주인 중 서준빈만 수수와 말을 했다.수수는 늘 주방에만 있었는데 서준빈이 주방에 들어가 그녀를 찾아 얘기를 나누곤 했었다."수수야, 왜 그렇게 무서워해?" 서준빈이 소파에 앉았다. "너를 함부로 막 대해? 그럼 내가 아빠한테 얘기해서...""둘째 도련님, 그러지 말아요. 은준 도련님은 저한테 잘해주세요." 수수는 이간질이 현실 속에서 어떤 위력을 지니고 있는지 느꼈다.서은준은 성격이 안 좋았는데 조금만 문제가 생기면 화를 버럭 냈다.수수는 그들 형제싸움의 도화선이 되고 싶지 않았다."그래." 서준빈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서은준을 바라보았다. "너랑 계모의 관계가 안 좋다고 들었어. 구씨 가문 둘째 도련님도 두들겨 팼다고 하던데, 나씨 가문 아가씨의 마음에 들지만 않았어도 넌 아마 지금쯤 이렇게 자유롭지 못할 거야."서은준: "어쨌거나, 난 당신 같은 겁쟁이는 아니야."서준빈: "???""6살 때 서씨 가문에 왔다고 들었는데 계모의 냉대와 괴롭힘을 많이 받았지?" 서은준이 쏘아붙였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해외로 도망가다니. 능력이 조금만 있어도 그렇게 멀리 도망치진 않았겠지?"서준빈: "...내 조사를 많이 했나 봐.""이건 모두가 아는 사실 아니야?" 서은준이 계속 비꼬았다. "본관에 돌아가 계속 꼬리를 흔들어. 여기 와서 날 귀찮게 하지 말고."서준빈: "아빠가 별관을 너에게 줬어? 아니잖아? 내가 오고 싶으면 올 수 있는 거야."수수는 형제가 만나자마자 이렇게 싸울 줄 몰랐다.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두 사람이 예전에 원한이 있는 줄 알 것이다."둘째 도련님, 방금 돌아왔는데 일찍 쉬세요. 전 가서 요리해야 해서요." 수수는 자신이 요리하
"누가 다른 사람 것까지 만들라 했어?" 서은준은 점심을 보더니 수수에게 물었다."도련님, 평소 드시는 만큼 만들었어요." 수수는 대답했다."점심은 방으로 가져와." 서은준은 서준빈이 이곳에서 식사를 하지 못하도록 명령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수수는 그 말을 듣고 따르지 않을 수 없었고, 점심을 따로 준비해 서은준 방으로 가지고 들어갔다.서준빈: "!!!"이런... 어이가 없는!입만 거칠 뿐만 아니라 정말 생각이 없는 사람같았다.좋은 마음에 왔거니 밥도 주지 않고 내쫓다니!서준빈은 씩씩거리며 나갔다.수수는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 서은준 방의 문을 열었다."도련님, 가셨어요. 식사 방에서 하시겠어요? 방에 냄새가 나실 수도 있는데." 수수는 서은준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점심을 다시 식당으로 들고갔다.두 형제의 말다툼에 수수가 중간에 끼게 된 셈이었다."앞으로 저 사람이랑 말하지마." 서은준은 수수에게 말했다. "난 저 인간 싫어."수수는 고민이 많아졌다.솔직히 수수는 서준빈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그저 두 형제가 계모의 계략에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이었다."들었어?" 서은준은 소소가 반응이 없자 그는 목소리를 높여 다시 말했다."도련님, 들었습니다. 다만 기분까지 나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형제이긴 하지만... 부딪힐 일은 없으실테니까요." 수수가 말했다."내일도 다시 온다면? 당장이라도 문을 잠궈버리고 싶은데?" 서은준은 서씨 가문의 사람과 정말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설날 가족 만찬에 나가지 않을 생각이었다.수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련님, 설 지나면 학교에 가셔야하지 않나요?""안 갈 거야.""그럼 저랑 수업 같이 들으실래요? 과외 선생님 정말 좋으신 분이에요." 수수가 말했다."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지." 서은준은 당분간 다른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았다."동의하신 걸로 알고 있을게요!" 수수는 그가 동의했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순식간에 구정 당일 날이 되었다.모든 가족들이 한
지성이가 B국에 갔을 때, 한이는 지성이에게 친구들을 소개해 준 적이 있다."형 친구들 어리고 다 잘 생겼어." 지성이는 열심히 말했다. "누나, 내가 형한테 친구들 사진 보내주라고 해볼게. 혹시 알아?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도 있을지?"라엘이는 오늘 가족들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한이를 보며 말했다. "오빠 회사는 여자는 안 뽑고 전부 남자만 뽑아?""뭐라는 거야." 진지한은 부모님께서 오해할까봐 바로 말했다. "사람 뽑는 건 내 소관이 아니야.""그게 바로 문제가 있다는 거야. 왜 관리를 안 해? 그리고 남자만 뽑는 걸 보고 상사가 아무 의견도 안 내는 거야?" 라엘이는 날카롭게 말했다."인사 팀장은 여자야." 한이가 말했다. "지성이가 한 말에 너무 의미부여 하지마."라엘이는 바로 지성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박지성, 근데 너도 왜 이렇게 살이 빠진 거야?! 차는 왜 수리하고 있고?"지성 손을 뻗어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 "...음, 그런가?! 그래도 누나만큼 살이 빠지진 않았어.""요즘 일이 너무 많아서 그래." 라엘이는 갈비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으며 말했다. "설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그러니 걱정하지마.""알았어. 누나! 근데... 나한테 줄 용돈 봉투는 준비했어? 형이 오늘 나한테 용돈 줬어." 지성이가 말했다.라엘이는 담담하게 한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빠, 지성이한테는 주고 나는 안 줘? 너무 차별하는 거 아니야?!""나중에 방에 오면 줄게." 한이는 그 말을 하고 식사를 계속 했다.박시준은 진아연을 흘끗 바라보았다.진아연은 그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눈빛을 보냈다.밥을 다 먹은 뒤, 라엘이는 오빠를 따라가 방으로 들어갔다."오빠, 사실... 난 용돈을 원하지 않아." 라엘이가 말했다. "나도 일 하고 있으니까."진지한은 문을 닫은 뒤, 창가로 걸어가 창문을 바라보았다."나도 너한테 용돈 주려고 부른 거 아니야.""에?" 라엘이는 오빠에게 다가가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럼 뭣
"설령 김세연 씨랑 결혼해서 그 사람이 나를 괴롭혀도 오빠가 때려주면 되지!" 라엘이는 고개를 들고 지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근데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해서 뭐해. 그 사람한테 여자 친구가 생겼는데.""울기만 할 줄 알지... 휴." 진지한은 라엘이의 충혈된 눈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오빠, 슬픈 걸 어떻게 해... 나는 괜찮다는데 그 사람이 날 거부했어..." 라엘이는 지성에게 다가가 그를 껴안았다. "나도 알아. 오빠가 날 얼마나 아껴줬는지... 어릴 때부터 나는 갖고 싶은 게 있으면 다 가질 수 있었어... 그래서 이번에도 쉽게 생각했어... 사실은 그게 아닌데..."그녀의 울먹이는 소리를 들으며 진지한은 주먹에 힘을 풀었다."라엘아, 널 정말로 행복하게 해줄 사람과 만날 수 있을 거야.""오빠, 사실 그 사람이 거절하기 전에 만날 때마다... 메시지를 주고 받을 때마다 정말 행복했어. 그리고 난 알아... 그 행복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보낼 때와 다른 행복이라는 걸. 그리고... 그게 사랑이라는 것도..." 라엘이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 아냐... 그냥 지금 내가 말한 거 잊어줘... 그 사람은 곧 결혼할 거 같으니까...""내가 도와줄까?" 진지한은 여동생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더이상 도와주지 않을 수 없었다.라엘이는 고개를 들어 오빠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빠가 어떻게...? 김세연 씨한테 가서 헤어지라고 말하기라도 하려고?""그건 또 무슨 말이야!" 진지한은 뒷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선 자리라도 알아보려고."라엘: "...선? 오빠... 진심이야?"진지한: "주변에 괜찮은 사람 없어?"라엘이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사실 그녀 주변에 이성들은 많았지만 그녀는 전혀 그들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다른 사람과 연애도 싫다... 그럼 선 봐서 결혼하는 수밖에." 진지한은 진지하게 그녀에게 말했다. "고민해봐. 그리고 나한테 말해줘.""응...! 이런 내가 오빠는 답답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오빠가 날 얼마나 걱
그때가 되면 그녀는 얼굴에 흉터를 없애고 진정한 얼굴로 서은준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그녀는 자신의 진짜 얼굴을 서은준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보다 더 이상 이렇게 자존감이 낮은 상태로 살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곧 18살이 된다. 그리고 다른 또래의 아이들과 똑같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지금은 그녀가 무엇을 하든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추악한 괴물처럼 보일 것이다.열여덟 살이 되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평범한 사람들은 지금 그녀의 나이에 이런 차가운 시선과 비난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상상도 못할 것이다.서은준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몇 초의 침묵 뒤 고개를 끄덕였다."생일에 뭐 가지고 싶은 거 있어?"수수는 고개를 저었다. "도련님, 그냥 제 생일에 같이 있어주시면 돼요. 그냥 제일 첫 번째로 제 비밀을 알려주고 싶었어요."서은준: "그때 말한 그 비밀?"수수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그녀는 잠시 머뭇거렸다.그녀는 더이상 그에게 '당신이 제 유일한 친구'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그냥... 도련님 말고는 제 생일을 축하해 줄 사람이 없거든요." 수수는 서은준에게 웃으며 말했다. "도련님, 말은 같이 있어달라 했지만 어차피 매일 제가 모시니 평소랑 다름 없겠네요."최소한 적어도 그들이 대학교에 갈 때까지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대체 무슨 비밀이길래?" 서은준은 곰곰히 생각했다. "대체 얼마나 비밀이길래.""사실 별거 아니에요... 그냥 도련님에게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알고 나면 시시하다고 생각하실 거예요... 그나저나 도련님. 점심을 너무 안 드신 거 아니에요? 요리가 입맛에 맞지 않으세요?"수수는 화제를 바꾸며 말했다."최근에 너무 고기랑 생선을 많이 먹어서 지겨워서 그런 거야. 네 요리 실력과 상관 없이." 서은준이 말했다."그럼 그날 저녁은 가볍게 먹어요! 그리고 도련님, 드시고 싶은 게 있으시다
수수는 그가 다른 말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글쎄요. 딱히 가지고 싶은 게 없는데... 그냥 돌아다니면서 봐도 될까요?!" 수수는 서은준을 끌어 당겼다.시내 쪽에 가까워지자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수수는 오늘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나왔고, 큰 두 눈만 보였다.서은준은 마스크 위로 보이는 눈웃음을 보고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했다.만약 그녀의 얼굴에 큰 흉터가 없었더라면 좋은 집안에 입양되어 이렇게 힘든 삶을 살아가지 않았을 것이다.그리고 수수는 서은준을 데리고 악세사리 샵에 들어갔다."도련님, 제 생일 선물로 머리끈 사주세요." 수수는 서은준에게 말했다."머리끈?" 서은준은 여자들이 사용하는 물건에 대해서 잘 몰랐다."머리를 묶을 때 사용하는 거예요." 수수는 아무렇지도 않게 머리끈을 집어들고 그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지금 제가 사용하는 머리끈이 낡아서 헐렁하게 묶이거든요. 도련님, 이거 사주세요!"서은준은 그녀가 생일 선물로 이렇게 값싼 물건을 말할 것이라 예상치도 못했다."다른 것도 더 골라.""아... 하나면 충분한데. 하나로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거든요." 수수는 머리끈이 놓여진 매대를 둘러보며 말했다.서은준은 아무 말 없이 매장을 둘러보며 머리끈 뿐만 아니라 다른 악세사리들도 보았다.서은준은 대체 이 많은 물건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 수 없어 눈살을 찌푸렸다.그리고 그는 아무 머리끈을 집어들고 가격표를 보았다.——5000원.터무니없이 싼 가격이었다.비록 그가 서씨 가문의 정식 후계자는 아니었지만 이 가격은 싸도 너무 쌌다.하지만 수수의 성격상 그에게 비싼 선물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도련님, 이 작은 토끼 귀엽지 않아요?" 수수는 작은 토끼로 장식된 머리끈을 서은준에게 건넸다.서은준은 흘끗 보았고 귀엽다고 생각했다."이거랑 이거는 어때?" 서은준은 그가 골라온 머리끈 역시 그녀에게 보여줬다."도련님, 전 이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수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