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된 건지 모르고 당신 오늘 맘 편히 잘 수 있겠어?" 박시준이 되물었다. "오늘 밤 연회는 당신이 필요하니까 당신은 들어가 앉아있어! 난 가서 어떻게 된 건지만 알아내고 올게."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직접 전화해서 밖에서 만나세요. 근처에 레스토랑에서 만나자고 하세요. 늦었으니까 너무 멀리 가지 마세요.""알았어. 그럼 갔다올게." 박시준은 말하며 옆에 있는 경호원을 흘끗 쳐다보았다, 경호원들은 즉시 그의 뒤를 따랐다.그와 경호원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진아연은 다시 연회장으로 돌아가 자리에 앉았다."엄마, 아버지는요? 아버지는 어디 갔어요?" 라엘이는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은 것을 보고 물었다."아버지는 잠깐 처리할 일이 생겨서 그리로 갔어.""무슨 일이요? 위험한 일은 아니죠?" 라엘이는 아버지가 많이 걱정되였다."위험한 일은 없을 거야. 위험한 일이라면 엄마도 아버지 보내지 않았을 거야." 진아연을 딸을 달래며 말했다. "잘 해결되면 얼른 돌아오실 거야."박시준은 연회장에서 나와 강해에게 전화를 걸었다.강해는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박시준의 전화를 받고 근면 성실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대표님, 무슨 시키실 일 있으십니까?""너한테 할 말이 있으니 지금 잠깐 나와봐." 박시준은 차분하고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 어떤 낌새도 알아차릴 수 없었다.강해는 별 생각없이 바로 임대주택에서 나왔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주소 보내주시면 바로 그리로 가겠습니다."전화를 끊은 후, 박시준은 주소를 강해에게 보내주었다.30분 후, 강해는 박시준이 예약한 레스토랑에 도착했다.박시준을 본 후 강해는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대표님, 오늘 밤에 진명그룹의 연회에 참석하시는 거 아니었나요?""그래,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나왔어.""무슨 급한 일이요?" 강해가 물었다. "제가 무엇을 도와드려야 할까요?"커피 잔을 잡고 있는 박시준의 손가락에 약간의 힘이 실렸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강해를 바라보며
지난 이틀 동안 강해가 그녀에게 전화도 걸고, 메시지도 보냈지만, 그녀는 어느 것에도 대답이 없었다.설마 우준미가 박시준이나 진아연에게 무슨 말이라도 한 걸까?그런 게 아니라면, 아무리 박시준이 우준미의 손목에 흉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해도, 앞서 한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어떻게 알아챘는지는 궁금하지 않은가 보군." 박시준이 물었다. "강민은 왜 손목에 흉터가 있는 사람을 찾고 있는 거지? 아는 것이 전혀 없어?""대표님, 일전에 전 강민 씨와 전혀 모르는 사이였어요. 강민 씨가 무슨 꿍꿍이인지 저는 전혀 몰라요." 강해가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강민 씨에게 직접 협박이라도 하셔서 물어보시죠. 분명 얘기할 거예요. 정말로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 이상, 강민 씨도 매일 안에 틀어박혀 숨어만 지낼 수는 없잖아요.""내일부터 출근할 필요 없어." 박시준이 말했다. "내가 강민을 만나 사건의 진상을 명확하게 규명하기 전까지, 너는 오피스텔에서 대기해. 도망치려거든 어디 한번 그렇게 해보던가."강해는 해고를 당하자,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듯한 기분이었다.그는 큰 충격을 받은 사람처럼 딱딱하게 굳은 채 의자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만 껌뻑였다.박시준은 강민을 만나러 가기 위해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강민이 손목에 흉터가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 그 사람이 우준미임이 틀림없다!강민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우준미를 찾고 있을 리가 없다. 그러니, 우준미에게 남모를 비밀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박시준은 그 비밀이 자신과 연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당시 우준미가 그의 회사에 이력서를 낸 것은, 분명 그에게 접근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우준미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우준미를 찾아가 묻는다면, 훨씬 많은 비밀을 물어볼 수 있을 것이다.박시준은 식당에서 나와 차에 올랐다.그는 주소록을 열어 산이 형 배태준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산이 형, 사람 한 명을 좀 찾아줄 수 있으세요?"
아파트 단지 안.강민은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보며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그녀는 낮잠을 잔 탓에, 지금은 전혀 졸리지 않았다.그녀는 예전에 진명 그룹의 일부 직원을 팔로우했고, 그래서 지금 그녀들이 업로드한 페이스북을 보게 되었다. 오늘 밤, 도심에서 가장 큰 컨벤션 센터에서 진명 그룹의 연회가 열렸다.많은 직원이 현장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강민은 사진 속의 분주하고 시끌벅적한 모습을 바라보다가, 혼자가 된 자신의 처지가 떠올라 마음속에 차오르는 처량함을 피할 수가 없었다.누군가 무대에서 연설 중인 박시준의 사진을 찍어 올렸다.사진 속의 박시준은 마른 체형에 활력이 넘쳐 보였다. 그는 역시 타고난 전략가이자, 전체를 아우르는데 능한 사람처럼 보였다.그와 함께하기 위해 저질렀던 바보 같은 짓과 환상과도 같았던 꿈이 떠올라, 강민은 눈이 시큰거렸다. 따르릉!초인종이 울리자, 강민은 옛 기억 속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강민이 소파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걸어갔다.현관 밖의 출입구 경비 시스템 화면에 두 명의 키 큰 남자가 문밖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그 중 한 사람은 방금 그녀가 사진에서 본 박시준이었다!강민은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강민은 깊게 심호흡을 한 후, 조순현에게 메시지 한 통을 보낸 뒤 방문을 열었다.그녀가 선뜻 문을 열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은 박시준의 신경을 거스를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고, 그러니 박시준이 왔다고 해도 전혀 마음에 거리끼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문이 열리자, 강민이 어색한 표정으로 박시준을 맞이했다: "박시준 씨, 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세요? 전 귀국한 이후, 줄곧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어요.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고요. 그러니 박시준 씨와 진아연 씨에게 해가 될 만한 일은 일절 하지 않았어요."박시준이 힘껏 문을 열어젖히며 성큼성큼 그녀의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딱딱하게 굳은 박시준의 표정에 강민은 상황이 위험하다는 것을 직감했다.설마 강해가 그녀를 배신한 걸까?
강민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 전 거의 외출하지 않으니, 강해 씨에게 대신 상황을 지켜보게 시켰죠. 그런데 강해 씨는 저를 돕기는커녕 오히려 저를 배신했네요... 제가 아는 건 이게 다예요. 전 정말로 계속 두 사람에게 맞설 생각이 없어요."박시준은 소파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강민은 정말로 그 외에 알고 있는 또 다른 정보가 없는 듯했다.만약 강민이 또 다른 아는 것이 있었다면, 강해에게 손목에 흉터가 있는 여자를 찾으라고 시키지도 않았을 것이다.우준미가 Y국으로 돌아간 건, Y국에 무슨 큰 문제가 생겼기 때문일 것이다.박시준과 경호원이 떠난 후, 강민은 크게 심호흡했다.잠시 후, 그녀는 휴대폰 들어 강해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방금 박시준 씨가 지금 나를 찾아왔었어요. 강해 씨, 지금 나를 배신한 거예요?!" 강민이 화가 나 소리쳤다. "강해 씨는 일을 해내기는커녕 오히려 다 망쳐버렸군요!""강민 씨, 저도 물어보려던 참이었어요! 전 당신과 아는 사이라는 이유로 해고당했어요! 당신이 이렇게 왕재수인데, 제가 어떻게 박시준 씨에게 먼저 알리겠어요?!" 지금 강해는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우준미에게 전화를 걸고 또 걸고 있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그가 낙담하던 찰나, 강민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 그는 울분이 치밀었지만, 화풀이를 할 곳이 없었다."당신이 박시준 씨에게 말한 것이 아니면, 누가 우리 일을 박시준 씨에게 폭로했단 말이에요? 문제는 분명 그쪽에서 터졌어요! 난 매일 집에만 틀어박혀 아무것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요!" 강민은 화가 나 견딜 수가 없었다.이건 그녀가 다시 일어날 방법이었다. 그런데 시작을 해보기도 전에, 끝이 나 버린 것이다."저한테 그러지 마세요! 전 아무 말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우준미 씨가 저를 배신한 게 틀림없어요!" 강해가 말했다. "진아연 씨의 새로운 비서가 바로 우리가 찾던 손목에 흉터가 있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그 여자는 Y국으로 돌아가 버렸고, 제
"아연아, 나는 Y국으로 갈 거야." 박시준이 자기 생각을 진아연에게 알렸다. "당신은 국내에 남아서 아이들을 보살펴 줘."그의 단호한 결정에, 진아연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우준미 씨를 만나러 가려고요?""우준미 씨는 이미 사망했어. 누군가 우준미 씨를 사지로 몰아넣은 거야. 내 생각엔, 우준미 씨를 죽게 만든 사람이 당시 김씨 일가를 몰살한 범인인 것 같아." 박시준이 마른침을 삼켰다. "이젠 현이를 찾는 것과 별개로 내가 그 범인을 찾아내야겠어."김씨 일가가 몰살당하지 않았다면, 그는 이미 현이를 그의 곁으로 데려오고도 남았을 것이다."만약 범인이 Y국에 있고, 그 사람이 Y국 사람이면 어떡해요? 예전에 당신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알아요?" 진아연은 현장의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떨어져 나왔다. "반드시 가야겠다면, 나와 함께 가요.""집을 돌볼 사람이 있어야 하잖아.""한이와 라엘이는 더 이상 누군가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지 않아요. 지성이는 아직 손길이 필요하긴 하지만, 아주머니와 형, 누나가 있으니 괜찮을 거예요.""아연아, 이번에 가면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몰라. 이런 일에 너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아." 박시준이 애원하듯 말했다. "당신은 그냥 집에 있어. 내가 구정까지 돌아올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어. 내가 돌아오지 못하게 되면 당신이라도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어 줘야지."진아연: "당신은 이미 Y국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네요.""맞아. 우준미 씨가 누군가를 조급하게 만들었어." 박시준이 말했다. "내가 지금 Y국에 가지 않으면, 앞으로 언제 또 범인을 잡을 기회가 생길지 알 수 없어. 그 일은 내 마음속에 응어리로 남아있어. 난 그걸 풀고 싶어.""그래요. 그럼 가봐요!" 진아연은 이 말을 뱉자마자 후회했지만, 이미 뱉어버린 말을 다시 주워 담을 수는 없었다.더구나, 아무리 그녀가 막아선다 해도 그는 기필코 가려고 할 것이다."걱정하지 마, 아연아. 난 아무 일도 없을 거야." 박시준이 잠시 망설이더니, 그녀를 위로했다."당신은
"현이 때문에 두 사람은 몇 번이나 Y국을 오갔잖아? 그런데도 줄곧 찾지 못한 걸 보면, 그 범인의 손에 있는 거 아닐까?" 마이크가 추측했다. "만약 A에서 발생한 일이었다면, 진작에 모든 것이 밝혀졌을 거야.""Y국의 상황은 A국보다 훨씬 복잡해. 정확한 증거 없이는 누가 범인인지 단정 짓기 어려워. 누구라도 범인이 될 수 있거든." 이 말을 할 때, 진아연은 온몸이 식었다. "시준 씨가 곧 죽어도 가야겠다고 하니, 보내주는 수밖에.""걱정하지 마. Y국에 아는 사람이 있잖아? 그쪽과 재력 싸움을 하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도 그를 해칠 수는 없을 거야. 그렇게 해서 좋은 것이 없는데, 누가 그러겠어."마이크의 위로에 진아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이 맞아. 시준 씨는 분명 분별 있게 행동할 거야.""그럼, 이제 인상 풀어. 아이들이 보면 걱정할 거야.""알았어."저녁 10시. 연례 회의가 끝난 후, 진아연은 아이들과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평소 대로였다면 지성이는 이미 잠이 들었을 시간이다.그녀는 오늘 밤 지성이가 연회에 오는 걸 원하지 않았다. 연회 현장은 너무 떠들썩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지성이는 기어코 함께 가서 놀고 싶다며 고집을 부렸다.진아연은 그런 지성이의 고집을 꺾지 못해, 지성이를 데리고 오는 수밖에 없었다."엄마, 오늘 밤에 너무 즐거웠어요!" 지성이가 품속에 장난감 인형 몇 개를 끌어안았다. 사람들에 지성이에게 선물한 인형이었다."엄마가 보기에도 정말 즐거워 보이더라. 그렇지만 오늘은 이만 늦었으니, 집에 돌아가서 씻고 자야 해.""엄마, 오늘 밤에는 엄마랑 같이 잘래요!" 지성이가 애교를 부렸다."좋지!" 진아연이 대답했다."엄마, 저도 엄마랑 같이 잘래요!" 라엘이 생각도 하지 않고 지성이의 말에 맞장구쳤다. "아빠는 언제 돌아오신대요? 구정까지 돌아올 수 있으시대요?""아직 모르겠어! 아빠가 그때까지 돌아올 수 있으실지와 상관 없이, 엄만 너희와 함께 구정을 보낼 거야." 진아연이 미소를 지으며 아
딸이 죽은 후, 지난 며칠 동안 우준미의 어머니는 눈만 감으면 악몽을 꾸었다.우씨 가문을 위해, 우준미의 어머니는 딸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아무렇지도 않은 것은 아니었다.두 사람이 방에 들어간 후, 박시준이 말했다: "사실 제게는 따님의 유품이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사모님과 따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 것은, 따님을 죽게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결혼 때문에 우준미 씨를 사지로 몰아넣었을 리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테죠.""박 대표님, 일개 부녀자인 제가 뭘 알겠어요? 우리 우씨 가문은 Y국의 평범하디 평범한 가족일 뿐입니다. 원래 우리 다섯 식구는 오손도손 잘 지냈는데, 지금은 이렇게 되어버렸죠. 박 대표님, 대표님은 지금 제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상상조차 하지 못하실 거예요.""이 댁 가족만 고통스러운 것 같습니까? 배후가 누구인지만이라도 말씀해 주세요!""그게 누구인지 아시면, 가서 일을 복잡하게 만드시려고요? 그러면 우리 가족이 보복당할 거라는 생각은 안 드세요? 박 대표님, 어쩜 이렇게 순진하세요?" 우준미의 어머니가 깊게 심호흡을 한 다음 말을 이었다. "전 아무것도 몰라요. 전 정말 아는 게 없어요.""제가 가진 단서에 의하면, 당시 따님께서 제 딸을 사 갔습니다. 따님이 죽었다고, 우씨 가문이 이 일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까? Y국의 세력에 보복당하는 건 두려워하시면서, 제게 보복당하는 건 두렵지 않으십니까? 저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나가서 알아보시죠." 박시준이 위협적으로 말했다. "제 딸을 제게 돌려주시던가, 아니면 그쪽 따님을 죽게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제게 알려주세요! 우씨 가문만 빠져나갈 생각을 하는 거라면 꿈 깨십시오!"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우준미의 어머니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박 대표님, 우선 제 딸이 박 대표님의 따님을 사 갔다는 건, 전 모르는 일이에요. 전 정말 몰랐어요. 제가 아는 거라곤, 딸이 봉민을 좋
휴대폰을 받아 든 우준미의 어머니가 휴대폰의 전원 버튼을 누르자,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화면이 나타났다."언니 핸드폰의 비밀번호가 뭔지 아니?" 우준미의 어머니가 물었다."언니 생일이에요." 우준미의 막내동생이 말했다.우준미의 어머니가 비밀번호를 입력한 후, 잠금이 해제된 휴대폰을 박시준에게 건넸다. "여기 있어요, 박 대표님. 비밀번호는 0416이에요."박시준이 휴대폰을 건네받았다."그런데, 안에 유심칩이 없어요." 우준미의 막냇동생이 머뭇거리며 말했다.박시준이 그녀를 향해 물었다: "유심칩은 어디 있지?""큰오빠가 제게 휴대폰을 주었을 때도 유심칩은 없었어요." 우준미의 막내동생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녀는 큰오빠가 유심칩을 버려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언니도 죽은 마당에, 오빠에게까지 문제가 생기게 할 수는 없었다.박시준이 휴대폰을 쥐고 가만히 생각하더니, 우준미의 어머니에게 말했다: "따님과 따로 대화하고 싶습니다."우준미 어머니의 안색이 급격하게 바뀌었다: "박 대표님, 제 막내딸은 아직 고등학생이에요. 매일 학교에 있느라, 집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선 일절 아는 것이 없어요. 딸아이는...""아무것도 모르는데, 왜 그렇게 당황하십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제가 억지로 무언가를 알아낼 수는 없지 않습니까?" 박시준이 반문했다.우준미의 어머니가 입꼬리를 움찔거리며 설명했다: "딸아이가 박 대표님 때문에 겁을 먹을까 봐 그래요. 아직 어리고, 겁도 많은 아이예요...""큰 따님이 죽기 전, 사모님은 큰 따님도 아직 어리고 겁이 많다고 생각하셨겠죠?" 박시준이 차갑게 말했다. "제가 정말로 당신들을 처리할 생각이었다면, 이렇게 많은 말을 할 필요도 없었을 겁니다." 위험함을 느낀 우준미의 막내동생이 곧바로 용기를 내어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전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 나가 계셔도 괜찮아요!"우준미의 어머니가 걱정에 가득 찬 한숨을 푹 쉬고는 딸의 방을 나갔다.박시준이 방문을 닫고 날카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