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는 그녀에게 메뉴판을 건네며 말했다. "배고프네요. 주문하시죠.""밥 먹을 기분이 아니네요.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시죠!" 우준미는 메뉴판을 다시 밀어내며 말했다. "누가 절 찾고 있다고 하셨죠. 누구죠?"강해는 그녀가 거절한 메뉴판을 다시 받아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메뉴 몇 가지를 주문한 뒤, 직원에게 메뉴판을 건넸다.직원이 자리를 떠난 뒤, 강해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우준미에게 물 한 잔을 따라줬다."우 비서님, 그건 제가 지금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폭로되었는지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우준미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고 그저 침착하게 그를 바라보았다.폭로?그녀는 자신의 신분이 폭로되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손목에 흉터. 드물죠." 강해는 말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당신을 찾는 사람... 엄청난 사람이라는 것만 알고 계세요."우준미는 그의 말을 듣더니 테이블 위에 있던 왼손을 바로 숨겼다."어젯밤 팔찌를 풀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겁니다." 강해는 당황해 하는 그녀의 표정을 보며 더욱더 확신했다."손목에 흉터... 저만 있는 게 아니에요. 대체 당신이 말한 그 사람이 절 왜 찾고 있는 거죠?" 우준미는 부인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것 이외에도 강해가 어떤 정보를 알고 있는지 알아야만 했다."우 비서님, 틀림없이 당신이라고 생각하니 제가 이렇게 마주보고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전 당신과 친하지 않으니 얼마든지 당신을 그 사람에게 팔아넘길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의 존재를 들키기 싫다면 제 요구 조건을 들어주셔야 합니다.""강해 씨, 그러니깐 당신 말은... 흉터가 있는 사람을 찾고 있지만 그 사람이 어떻게 생긴지 아직 모른다는 거죠?" 우준미는 그의 말에 상황을 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준미 씨, 내가 말하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들이 모를 거라 생각합니까. 당신을 찾으라고 부탁한 사람이 박시준과 진아연 씨가 아니더라도. 이 일은 분명 그 두 사람과 연관있습니다. 당신은 박시준 씨의 비서로 지원했죠. 돈이 아니라 다른 목
"좋습니다. 그렇게 하죠. 하지만 이것만 알아둬요. 전 당신과 결혼은 하지 않을 겁니다." 우준미는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 "상대가 당신이 아니더라도 전 비혼주의자라 결혼은 아무하고도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못 믿겠다면 대표님한테 물어보시던가요.""결혼은 왜 하기 싫은 거죠?" 강해가 물었다."글쎄요. 결혼을 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듯이 결혼을 하고 싶지 않다는 사람이 있는 거죠." 우준미는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만약 A국에서 결혼한다면 부모님께서 동의하지 않을 거예요."강해는 웃으며 말했다. "결혼을 강요하는 건 아닙니다. 결혼이 뭐 쉬운 것도 아니고요. 그저 전 준미 씨 외모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몸매도… 역시.""재수 없어…" 우준미는 나지막하게 혼잣말을 했다.그 말이 들렸는지 강해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그렇게 제가 싫은가요?"우준미: "전 당신에 대해서 잘 몰라요. 더군다나 전 비혼주의자입니다. 결혼도 남자도 관심 밖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강압적으로 군다면 짜증이 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당신은 절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근데 이렇게 무례하게 굴다니. 우 비서님, 제가 무섭지도 않으십니까?" 강해의 인내심이 점점 바닥났다.그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우준미에게 아주 신사적으로 굴었다 생각했다."제가 당신을 무서워할 거라는 말인가요?" 우준미는 그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제 외모와 몸매가 마음에 드신다면서요. 그럼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상관없지 않나요?"강해는 그녀의 말에 어이없는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준미 씨, 이런 귀여운 모습이 있을 줄은 생각 이외입니다. 점점 당신이 좋아지는군요."그의 말에 우준미는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왜 아무 말이 없는 거죠? 왜요. 말을 하면 제가 당신을 더 마음에 들어할까봐 그럽니까?" 강해는 말하며 그녀의 오른손을 살포시 잡았다.우준미는 마치 뱀에 물린 것처럼 바로 손을 빼냈다."방금 제 여자친구 한다면서요? 손 정도는 잡아도 되지 않나요?" 한해는 미소를
"그럼 구정에 저랑 같이 집에 가시죠!" 강해는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 걱정말아요. 제가 준미 씨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습니다."우준미는 그의 말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다음날, 오전.진아연은 회사에 도착한 뒤, 내선 번호로 우준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사무실로 불렀다.우준미는 바로 진아연의 사무실에 들어왔다.진아연은 작은 종이 봉투를 꺼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어제 결혼식 리허설 있을 때, 결혼 답례품으로 받아왔어요. 가져요."우준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 대표님, 감사합니다. 근데… 누구의 결혼 답례품인가요?""제 남편의 여동생이요. ST그룹의 재무부장이랑 결혼한답니다." 진아연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와, 정말 좋은 일이네요.""네." 진아연은 그녀의 목에 있는 붉은 자국을 흘끗 보더니 말했다. "근데 목이 왜 그래요? 알러지라도 있나요?"우준미의 피부는 새하얗고 그래서 그런지 자국이 더욱더 잘 보였다.우준미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뻗어 목을 가리며 말했다. "벌레에 물렸어요. 지금 사는 곳이 좀 환경이 별로라서요.""어머나, 그럼 이사를 가야죠! 돈이 부족하다면 말해요. 미리 월급을 보낼게요!" 진아연이 말했다. "여자에게 환경은 아주 중요하다구요.""진 대표님, 신경써주셔서 감사하지만 괜찮습니다. 이 집에 들어간지 얼마 되지 않아서요. 곧… 집도 옮길 거 같구요." 우준미는 정중하게 그녀의 호의를 거절했다. "… 다른 일이 없으시다면 전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결혼 답례품 정말 감사합니다.""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줘요.""알겠습니다." 우준미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진아연의 사무실에서 나왔다.사무실에서 나온 우준미는 바로 화장실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어젯밤. 강해는 밤새 그녀를 괴롭혔다.그녀는 밤새 너무 수치스러웠다.하지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가족들은 분명 그녀가 A국에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아무리 힘들다고 말해도 그녀의 가족은 강제로 돌려
"뭐가 그렇게 궁금한데. 이력서 봐서 알잖아?" 진아연은 엘레베이터 문 앞에 서서 말했다. "빨리 갈게. 만나서 이야기해.""알았어. 운전 조심하고. 눈 엄청 내리니깐!" 마이크는 공항 게이트 입구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A국은 전반적으로 B국보다 따뜻했다.그래서 마이크는 하나도 춥지 않았다.40분 뒤, 진아연이 공항에 도착했고 마이크와 만났다."왜 내가 너보고 데리러 오라고 했는지 알아?" 마이크는 캐리어를 트렁크에 넣으며 말했다.진아연은 차 옆에 가만히 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설마 이 캐리어 때문에?""맞아! 이 캐리어 하나가 전부 아이들 선물이거든. 그래서 네 차에 바로 싣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완벽하지?" 마이크는 트렁크 문을 닫으며 그녀에게 다가가 가만히 얼굴을 쳐다보았다. "살 쪘네."진아연: "..."진아연 역시 자신이 살이 졌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작 1kg가 쪘을 뿐인데 이렇게 티가 난다는 건가?그녀는 매일 거울을 보았지만 그렇게 많이 살이 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너 진짜 못 됐다?" 진아연은 손을 뻗어 팔을 꼬집고 싶었지만 옷을 두텁게 입어서 꼬집을 수 없었다."왜? 사실대로 말한 건데? 살 찌니깐 더 예쁘고 좋네!" 마이크는 그녀를 부축이며 뒷좌석에 앉혔다. "운전은 내가 할테니깐 편하게 쉬세요. 대표님."진아연은 그의 능청스러움에 웃을 수밖에 없었다. "점심 아직인데! 넌 먹었어?""아직! 회사 근처에 가서 밥 먹지 뭐. 네 새 비서도 부르고." 마이크는 뒷좌석 문을 닫고 운전석에 앉으며 말했다.차가 출발하자 진아연은 휴대폰을 꺼내 우준미에게 전화를 걸었다."준미 씨, 점심 아직이죠? 아직이면 조금 기다려요. 제 절친이 준미 씨에게 점심 대접하고 싶다고 하네요."우준미는 약간 당황했다. "네? 대표님 절친 분께서 제게 왜…?""하하하! 진명그룹 창립자 중 한 명이에요. 제가 새로운 비서를 구했다니깐 보고 싶다고 하네요." 진아연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우준미가 대답했다. "그럼 회사
"마이크, 넌 아직 네가 어리다고 생각하는 거야? 시준 씨보다 조금 어릴 뿐이야."신나게 웃던 마이크가 순식간에 정색했다."얼굴은 좀 어려보이겠지만 네 건강 상태 역시 시준 씨만큼 좋지 않거든!" 진아연은 매우 직설적으로 말했다.그 말에 마이크는 바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30분 뒤, 두 사람은 식당에 먼저 와있는 우준미와 만나게 되었다.직원이 접시를 가져왔고 진아연은 젓가락을 들며 말했다. "배고프죠? 얼른 먹어요!"마이크는 주스를 진아연에게 한 잔 따라준 뒤, 우준미에게 물었다. "우 비서님도 주스 마시겠어요?"우준미는 마이크가 참 예의바르다고 생각했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다만 진아연에게는 주스를 마시겠냐는 말을 묻지도 않고 따라주긴 했지만 말이다.물론 둘의 사이는 그녀보다 가깝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했다."우 비서님, 일은 어떠세요?" 마이크가 물었다. "연말, 연초 딱 이때 들어오셔서 아직 일이 익숙치도 않은데 힘드시죠. 조금 지나면 괜찮아지실 거예요."우준미: "괜찮습니다. 진 대표님께서 저를 많이 챙겨주시기도 하고, 동료들도 다 좋습니다.""다행이네요. 아, 부모님께서 차를 판매한다고 들었습니다." 마이크는 화제를 돌렸다. "혹시 어떤 찻잎이 좋은지 추천해 줄 수 있을까요?"진아연은 마이크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건 왜 물어보는 거야? 차라도 사게?""성빈 씨가 차를 좋아하잖아. 결혼 선물로 줄 생각이야!" 마이크는 주스 한 모금을 마신 뒤 말했다. "결혼 선물로 괜찮을까요?"우준미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희 부모님께서는 Y국에서 조그맣게 판매하고 있어서요. 만약 구매하신다면 통관이나 이런 거 때문에 꽤 오래 걸리실 수도 있으세요.""괜찮습니다! 좋은 찻잎이 있으면 추천해서 보내주시라고 부탁해 주실 수 있을까요? 진명그룹 앞으로 바로 보내면 됩니다." 마이크가 말했다. "아주 비싸고 좋은 걸로 부탁할게요."진아연: "왜 이렇게 네 마음대로야? 그런 부탁이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몰라?
진아연의 얼굴이 빨개졌다."비혼주의라고 했어.""성빈 씨도 예전에 비혼주의자였던 거 몰라? 근데 봐! 아이까지 가졌어." 마이크는 그녀를 놀리며 말했다. "다른 사람이 그렇다고 하면 다 믿지?! 진짜 자신의 짝이면 철로 만든 나무에서도 꽃이 피어난다고 했어."진아연: "알았어. 근데 준미 씨가 남자친구가 있다 한들… 네가 왜 그렇게 흥분하는데? 직원들 프라이버시에 간섭하고 싶지 않아."마이크: "내가 흥분한다고? 난 그냥 지금 네가 너무 바보 같아서 하는 소리야."진아연은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그만 해. 아무 일도 아닌 거 가지고 실랑이 벌이고 싶지 않아. 그냥 상대방이 그렇다고 하면 그렇다고 생각해. 굳이 그걸 밝혀내서 뭘 할 건데."마이크: "그냥 너랑 이런 저런 이야기하고 싶어서 그런거지. 내가 뭐 준미 씨 앞에서 말한 거야?""그런 말을 준미 씨 앞에서 한다면! 내가 네 입을 막고도 남았을 거야.""푸하하! 그래. 이래봐도 예의있는 사람이라고. 하암, 돌아가서 한숨 자고 저녁에 성빈 씨랑 은서 씨 만나러 가야겠다.""은서 씨가 어제 병원에서 검사 받고 수치가 좀 낮아서 쉬고 있을 거야. 결혼식 예정에 지장이 없어야할 텐데. 나도 저녁에 은서 씨를 보러 가봐야겠다." 진아연이 말했다."뭐 심각한 건 아니지?" 마이크는 성빈이 어젯밤 그룹톡에서 결혼 축의금을 보내는 것을 보고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응, 괜찮을 거야. 원래 임신 초기 3개월 동안은 조심해야해. 은서 씨가 결혼을 빨리 하고 싶어해서. 성빈 씨 역시 어쩔 수 없어 하긴 해. 성빈 씨 부모님께서도 결혼보다는 아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시구." 진아연이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은서 씨가 그러고 싶지 않다면 은서 씨 생각대로 해야지.""아연아, 근데 솔직히 말하는 건데. 최은서 씨 성격 안 좋은 거 같아." 마이크가 말했다. "성빈 씨가 예전에 얼마나 속앓이를 하던지.""속앓이? 톡에서 그런 말까지 했어? 나도 초대해줘." 진아연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메시지4: 또 참고, 더 참는 것."진아연은 그가 보낸 메시지를 멍하게 바라보았다.그리고 그녀는 그가 보낸 메시지 앞에 사람들의 대화를 보았다.성빈이 최은서가 약을 먹지 않아서 걱정된다는 말이 있었고, 최은서가 전혀 건강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은서를 자신이 통제할 수 없을 거 같다고 말했다.그리고 박시준은 다시 말했다. "참고, 또 참는 것."그녀는 솔직히 그가 이렇게까지 말할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진아연은 다시 아래로 내려가 대화 내용을 보았다. 하준기가 여소정이 한밤중에 나간 뒤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불만이 가득 담긴 메시지였다. 아이들과 자신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리고 박시준은 말했다. "인내.""혹시 그룹에서 나에 대해 이야기한 적도 있어?" 진아연이 웃으며 마이크에게 물어봤다."있을 걸! 워낙 그룹톡이 많아서 잘 안 봐. 이렇게 톡에서 돈을 뿌릴 때 들어가서 보긴 하지." 마이크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진아연은 채팅 기록창에 다시 '아연'이라는 단어를 검색했고 역시나 그녀에 대해 말한 기록이 나왔다.그녀는 자세히 읽어내려갔다. 보통 다른 사람들이 그녀에 대해 말할 뿐, 박시준은 전혀 그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예를 들어 성빈이 물어봤다. "시준아, 아연 씨가 너 화나게 할 때마다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 나… 진짜 미쳐버릴 거 같아!"또 다른 예로는 하준기가 물어봤다. "아연 씨가 12시 넘어서 집에 들어온 적이 있어요? 형, 아연 씨한테 소정이 좀 혼내라고 말해줘요!"..."우리 시준 씨는 내 욕을 한 적이 없네." 진아연은 결과에 아주 만족한 듯 휴대폰을 마이크에게 돌려주었다.마이크: "그건 나도 그룹톡에 들어가 있으니깐 네 욕을 못한 거겠지! 내가 보고 너한테 말할 거라 생각하고 말이지!"진아연: "… 시준 씨랑 사이가 얼마나 좋은데. 그런 말 전달해도 절대 싸우지 않을 거야.""사이가 좋다면서 그럼 톡은 왜 검사하는데?" 마이크가 비꼬며 말했다."시끄러… 운전이나 해."
"아직도요?" 우준미는 머릿속으로 시차를 계산하다 인상을 찌푸렸다. "기사님한테 연락해 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안 그래도 전화했는데… 기사님이 경호원들이 막아서고 있어서 못 들어간다고 하더라." 우준미 엄마가 말했다. "연락도 안 되니깐 잠도 안 오고. 정말 걱정돼 죽겠어.""엄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무슨 일 있으면 아빠가 먼저 말했겠죠." 우준미는 엄마의 걱정하는 목소리에 부모님 사이가 아직 좋다는 것을 느꼈다."글쎄… 네 아빠, 밖에 여자가 있어. 이미 마음이 떠난지 오래야." 우준미 엄마는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다행히도 네 아빠가 이혼이라는 건 절대 할 수 없다는 주의라 이혼을 안 하고 있을 뿐이야. 준미야, 네 아빠도 이러는데. 너까지 이 엄마를 걱정시켜야 하니? 이제 그만 방황하고 들어오렴."우준미는 사이가 좋다고 생각했던 부모님의 관계가 이미 끝났을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엄마… 아빠랑 이혼하지 그래요?""이혼? 이혼해 봤자 내게 득이 될 게 뭐가 있니? 혼외자식이라도 낳으면 그 아이에게 네 아빠 재산이 갈텐데?"우준미는 그 말을 듣자 마음이 슬퍼졌다."준미야, 엄마가 오늘 말한 건 다른 데서 절대 말하면 안 된다. 네 아빠한테는 더더욱. 가정을 지키려고는 하니깐 그거면 됐어." 우준미 엄마가 말했다. "아무튼 아무에게도 말하지마. 다들 모르니깐.""엄마, 그럼 저한테는 왜 말한 거예요?""네 오빠는 지금 일에 집중해야지. 이런 일로 신경쓰이게 하고 싶지 않아. 안다면 분명 네 아빠랑 크게 싸울 거야." 우준미 엄마는 다시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네 동생은 아직 어리니깐… 말할 필요가 없고. 그리고 준미 너는… 가장 말 잘 들었는데. 그 봉민이라는 녀석을 만나고… 이렇게 되어버렸지.""엄마, 걱정말아요. 다시 말하지만 그냥 진아연 씨가 그런 건지… 그저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에요." 우준미는 봉민을 대신해 복수를 하고 싶었지만 쉽사리 움직일 수 없었다.그녀는 자신의 삶을 포기할 수 있었지만 가족의 삶까지 영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