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렇게 궁금한데. 이력서 봐서 알잖아?" 진아연은 엘레베이터 문 앞에 서서 말했다. "빨리 갈게. 만나서 이야기해.""알았어. 운전 조심하고. 눈 엄청 내리니깐!" 마이크는 공항 게이트 입구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A국은 전반적으로 B국보다 따뜻했다.그래서 마이크는 하나도 춥지 않았다.40분 뒤, 진아연이 공항에 도착했고 마이크와 만났다."왜 내가 너보고 데리러 오라고 했는지 알아?" 마이크는 캐리어를 트렁크에 넣으며 말했다.진아연은 차 옆에 가만히 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설마 이 캐리어 때문에?""맞아! 이 캐리어 하나가 전부 아이들 선물이거든. 그래서 네 차에 바로 싣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완벽하지?" 마이크는 트렁크 문을 닫으며 그녀에게 다가가 가만히 얼굴을 쳐다보았다. "살 쪘네."진아연: "..."진아연 역시 자신이 살이 졌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작 1kg가 쪘을 뿐인데 이렇게 티가 난다는 건가?그녀는 매일 거울을 보았지만 그렇게 많이 살이 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너 진짜 못 됐다?" 진아연은 손을 뻗어 팔을 꼬집고 싶었지만 옷을 두텁게 입어서 꼬집을 수 없었다."왜? 사실대로 말한 건데? 살 찌니깐 더 예쁘고 좋네!" 마이크는 그녀를 부축이며 뒷좌석에 앉혔다. "운전은 내가 할테니깐 편하게 쉬세요. 대표님."진아연은 그의 능청스러움에 웃을 수밖에 없었다. "점심 아직인데! 넌 먹었어?""아직! 회사 근처에 가서 밥 먹지 뭐. 네 새 비서도 부르고." 마이크는 뒷좌석 문을 닫고 운전석에 앉으며 말했다.차가 출발하자 진아연은 휴대폰을 꺼내 우준미에게 전화를 걸었다."준미 씨, 점심 아직이죠? 아직이면 조금 기다려요. 제 절친이 준미 씨에게 점심 대접하고 싶다고 하네요."우준미는 약간 당황했다. "네? 대표님 절친 분께서 제게 왜…?""하하하! 진명그룹 창립자 중 한 명이에요. 제가 새로운 비서를 구했다니깐 보고 싶다고 하네요." 진아연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우준미가 대답했다. "그럼 회사
"마이크, 넌 아직 네가 어리다고 생각하는 거야? 시준 씨보다 조금 어릴 뿐이야."신나게 웃던 마이크가 순식간에 정색했다."얼굴은 좀 어려보이겠지만 네 건강 상태 역시 시준 씨만큼 좋지 않거든!" 진아연은 매우 직설적으로 말했다.그 말에 마이크는 바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30분 뒤, 두 사람은 식당에 먼저 와있는 우준미와 만나게 되었다.직원이 접시를 가져왔고 진아연은 젓가락을 들며 말했다. "배고프죠? 얼른 먹어요!"마이크는 주스를 진아연에게 한 잔 따라준 뒤, 우준미에게 물었다. "우 비서님도 주스 마시겠어요?"우준미는 마이크가 참 예의바르다고 생각했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다만 진아연에게는 주스를 마시겠냐는 말을 묻지도 않고 따라주긴 했지만 말이다.물론 둘의 사이는 그녀보다 가깝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했다."우 비서님, 일은 어떠세요?" 마이크가 물었다. "연말, 연초 딱 이때 들어오셔서 아직 일이 익숙치도 않은데 힘드시죠. 조금 지나면 괜찮아지실 거예요."우준미: "괜찮습니다. 진 대표님께서 저를 많이 챙겨주시기도 하고, 동료들도 다 좋습니다.""다행이네요. 아, 부모님께서 차를 판매한다고 들었습니다." 마이크는 화제를 돌렸다. "혹시 어떤 찻잎이 좋은지 추천해 줄 수 있을까요?"진아연은 마이크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건 왜 물어보는 거야? 차라도 사게?""성빈 씨가 차를 좋아하잖아. 결혼 선물로 줄 생각이야!" 마이크는 주스 한 모금을 마신 뒤 말했다. "결혼 선물로 괜찮을까요?"우준미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희 부모님께서는 Y국에서 조그맣게 판매하고 있어서요. 만약 구매하신다면 통관이나 이런 거 때문에 꽤 오래 걸리실 수도 있으세요.""괜찮습니다! 좋은 찻잎이 있으면 추천해서 보내주시라고 부탁해 주실 수 있을까요? 진명그룹 앞으로 바로 보내면 됩니다." 마이크가 말했다. "아주 비싸고 좋은 걸로 부탁할게요."진아연: "왜 이렇게 네 마음대로야? 그런 부탁이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몰라?
진아연의 얼굴이 빨개졌다."비혼주의라고 했어.""성빈 씨도 예전에 비혼주의자였던 거 몰라? 근데 봐! 아이까지 가졌어." 마이크는 그녀를 놀리며 말했다. "다른 사람이 그렇다고 하면 다 믿지?! 진짜 자신의 짝이면 철로 만든 나무에서도 꽃이 피어난다고 했어."진아연: "알았어. 근데 준미 씨가 남자친구가 있다 한들… 네가 왜 그렇게 흥분하는데? 직원들 프라이버시에 간섭하고 싶지 않아."마이크: "내가 흥분한다고? 난 그냥 지금 네가 너무 바보 같아서 하는 소리야."진아연은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그만 해. 아무 일도 아닌 거 가지고 실랑이 벌이고 싶지 않아. 그냥 상대방이 그렇다고 하면 그렇다고 생각해. 굳이 그걸 밝혀내서 뭘 할 건데."마이크: "그냥 너랑 이런 저런 이야기하고 싶어서 그런거지. 내가 뭐 준미 씨 앞에서 말한 거야?""그런 말을 준미 씨 앞에서 한다면! 내가 네 입을 막고도 남았을 거야.""푸하하! 그래. 이래봐도 예의있는 사람이라고. 하암, 돌아가서 한숨 자고 저녁에 성빈 씨랑 은서 씨 만나러 가야겠다.""은서 씨가 어제 병원에서 검사 받고 수치가 좀 낮아서 쉬고 있을 거야. 결혼식 예정에 지장이 없어야할 텐데. 나도 저녁에 은서 씨를 보러 가봐야겠다." 진아연이 말했다."뭐 심각한 건 아니지?" 마이크는 성빈이 어젯밤 그룹톡에서 결혼 축의금을 보내는 것을 보고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응, 괜찮을 거야. 원래 임신 초기 3개월 동안은 조심해야해. 은서 씨가 결혼을 빨리 하고 싶어해서. 성빈 씨 역시 어쩔 수 없어 하긴 해. 성빈 씨 부모님께서도 결혼보다는 아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시구." 진아연이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은서 씨가 그러고 싶지 않다면 은서 씨 생각대로 해야지.""아연아, 근데 솔직히 말하는 건데. 최은서 씨 성격 안 좋은 거 같아." 마이크가 말했다. "성빈 씨가 예전에 얼마나 속앓이를 하던지.""속앓이? 톡에서 그런 말까지 했어? 나도 초대해줘." 진아연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메시지4: 또 참고, 더 참는 것."진아연은 그가 보낸 메시지를 멍하게 바라보았다.그리고 그녀는 그가 보낸 메시지 앞에 사람들의 대화를 보았다.성빈이 최은서가 약을 먹지 않아서 걱정된다는 말이 있었고, 최은서가 전혀 건강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은서를 자신이 통제할 수 없을 거 같다고 말했다.그리고 박시준은 다시 말했다. "참고, 또 참는 것."그녀는 솔직히 그가 이렇게까지 말할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진아연은 다시 아래로 내려가 대화 내용을 보았다. 하준기가 여소정이 한밤중에 나간 뒤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불만이 가득 담긴 메시지였다. 아이들과 자신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리고 박시준은 말했다. "인내.""혹시 그룹에서 나에 대해 이야기한 적도 있어?" 진아연이 웃으며 마이크에게 물어봤다."있을 걸! 워낙 그룹톡이 많아서 잘 안 봐. 이렇게 톡에서 돈을 뿌릴 때 들어가서 보긴 하지." 마이크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진아연은 채팅 기록창에 다시 '아연'이라는 단어를 검색했고 역시나 그녀에 대해 말한 기록이 나왔다.그녀는 자세히 읽어내려갔다. 보통 다른 사람들이 그녀에 대해 말할 뿐, 박시준은 전혀 그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예를 들어 성빈이 물어봤다. "시준아, 아연 씨가 너 화나게 할 때마다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 나… 진짜 미쳐버릴 거 같아!"또 다른 예로는 하준기가 물어봤다. "아연 씨가 12시 넘어서 집에 들어온 적이 있어요? 형, 아연 씨한테 소정이 좀 혼내라고 말해줘요!"..."우리 시준 씨는 내 욕을 한 적이 없네." 진아연은 결과에 아주 만족한 듯 휴대폰을 마이크에게 돌려주었다.마이크: "그건 나도 그룹톡에 들어가 있으니깐 네 욕을 못한 거겠지! 내가 보고 너한테 말할 거라 생각하고 말이지!"진아연: "… 시준 씨랑 사이가 얼마나 좋은데. 그런 말 전달해도 절대 싸우지 않을 거야.""사이가 좋다면서 그럼 톡은 왜 검사하는데?" 마이크가 비꼬며 말했다."시끄러… 운전이나 해."
"아직도요?" 우준미는 머릿속으로 시차를 계산하다 인상을 찌푸렸다. "기사님한테 연락해 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안 그래도 전화했는데… 기사님이 경호원들이 막아서고 있어서 못 들어간다고 하더라." 우준미 엄마가 말했다. "연락도 안 되니깐 잠도 안 오고. 정말 걱정돼 죽겠어.""엄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무슨 일 있으면 아빠가 먼저 말했겠죠." 우준미는 엄마의 걱정하는 목소리에 부모님 사이가 아직 좋다는 것을 느꼈다."글쎄… 네 아빠, 밖에 여자가 있어. 이미 마음이 떠난지 오래야." 우준미 엄마는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다행히도 네 아빠가 이혼이라는 건 절대 할 수 없다는 주의라 이혼을 안 하고 있을 뿐이야. 준미야, 네 아빠도 이러는데. 너까지 이 엄마를 걱정시켜야 하니? 이제 그만 방황하고 들어오렴."우준미는 사이가 좋다고 생각했던 부모님의 관계가 이미 끝났을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엄마… 아빠랑 이혼하지 그래요?""이혼? 이혼해 봤자 내게 득이 될 게 뭐가 있니? 혼외자식이라도 낳으면 그 아이에게 네 아빠 재산이 갈텐데?"우준미는 그 말을 듣자 마음이 슬퍼졌다."준미야, 엄마가 오늘 말한 건 다른 데서 절대 말하면 안 된다. 네 아빠한테는 더더욱. 가정을 지키려고는 하니깐 그거면 됐어." 우준미 엄마가 말했다. "아무튼 아무에게도 말하지마. 다들 모르니깐.""엄마, 그럼 저한테는 왜 말한 거예요?""네 오빠는 지금 일에 집중해야지. 이런 일로 신경쓰이게 하고 싶지 않아. 안다면 분명 네 아빠랑 크게 싸울 거야." 우준미 엄마는 다시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네 동생은 아직 어리니깐… 말할 필요가 없고. 그리고 준미 너는… 가장 말 잘 들었는데. 그 봉민이라는 녀석을 만나고… 이렇게 되어버렸지.""엄마, 걱정말아요. 다시 말하지만 그냥 진아연 씨가 그런 건지… 그저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에요." 우준미는 봉민을 대신해 복수를 하고 싶었지만 쉽사리 움직일 수 없었다.그녀는 자신의 삶을 포기할 수 있었지만 가족의 삶까지 영향을
여소정은 더 이상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오빠 아기는 아직 금방 만들어진 수정란일 뿐이예요, 아직 하나의 생명이라고 하기엔 일러요! 엄격하게 말하면 아직 하나의 조직일 뿐이라구요."성빈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그는 이 방면에 대해 어떤 개념도 없었다.최은서는 전에 이미 한 번 임신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최은서와 감정도 없었고 최은서가 곧바로 아이를 유산시켰기 때문에 임신과 출산에 관한 내용을 알아본 적이 없었다."그니까 제 말은 은서도 지금 아이를 원하니까 분명 조심할 거예요. 은서가 평소에 조심하고 약만 제대로 챙겨 먹으면 아이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겠죠?" 성빈은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조금이라도 위로와 확신을 얻기 위해 그는 진아연을 향해 바라보았다. "아연 씨, 제 말이 맞죠!?""네, 산모의 심신 건강 상태도 아주 중요하죠. 전 아기가 은서 뱃속에서 건강하게 자라 꼭 건강하게 태어날 거라 믿어요."진아연의 말은 청심환처럼 모두의 마음을 한시름 놓게 하였다.다른 한편.야근을 마친 강해는 퇴근 후에 우준미의 오피스텔로 향했다.열쇠로 문을 연 후 그는 바닥에 뿌려져있는 장미꽃을 보았다, 불을 켜지 않은 방안은 어두웠고 식탁 위에는 양초 두 개가 켜져있었다, 흔들리는 촛불을 옆에 있는 와인을 환하게 비추었다.우준미는 레드 실크 잠옷을 입고 그의 앞으로 걸어갔다."강해 씨, 식사 하셨어요? 메시지 보냈는데 왜 답장 안 하셨어요?" 우준미는 강해의 손목을 잡고 테이블로 걸어가 앉았다.식탁에는 몇 가지 음식이 차려져 있었는데, 맛도 비주얼도 그야말로 완벽이 따로 없었다.강해는 식탁에 차려진 음식들을 흘끗 본 후 고개를 들어 우준미를 향해 바라보았다."준미 씨, 오늘 왜 그래요?""어젯밤에 고생하신 거 같아서요, 몸보신 좀 하라고 준비해 봤어요." 우준미는 수줍어하며 말했다."하하하하!" 강해는 어젯밤에 우준미를 완전히 정복했을 줄 예상치 못했다. "준미 씨, 오늘 밤 너무 예쁜데요. 이따가 제가 제대로
그녀의 말에 매우 감동한 강해는 잔을 들고 와인을 원샷해 버렸다.우준미는 술병을 들고 계속해서 그에게 술을 따라주었다."그럼 우리 제대로 얘기 좀 나눠봐요! 아직은 서로에 대해 잘 모르니까 더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우준미는 그에게 술을 따른 후 계속해서 말했다. "그럼 우선 제 가족 상황부터 얘기해줄게요!"강해는 은은한 양초의 불빛에 비치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오늘밤 그녀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그가 그녀에게 말을 걸었을 때 그녀는 아예 무시했기 때문이다.하루 출근하고 돌아온 사이에 그녀의 태도가 이렇게 180도로 바뀌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저희 부모님은 다 Y국 분들이세요, 그리고 제겐 오빠와 여동생 한 명이 있어요. 오빠는 이미 취직했어요, 집에서 운영하는 찻잎 회사에 다니고 있어요. 여동생은 아직 고등학생이구요. 저희 집 형편을 A국에서 놓고 말하자면 그럭저럭 중산층 정도라고 하면 될 것 같아요! 혹시 Y국에 가보신 적 있어요?"강해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보통 발달한 나라에 많이 다녀서요.""네. Y국이 비교적 후진국이긴 해요, 생각도 마찬가지구요. 저희 부모님은 저희 형제들을 늘 엄격하게 키우셨거든요, 그래서 저희 Y국 여자애들은 대부분 비교적 보수적이에요. 그래서 어젯밤에 저 정말 받아들이기 어려웠어요..."강해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정말 미안해요, 준미 씨! 준미 씨네 생각이 보수적일 거라는 생각은 못했어요. 어제 저한테 말씀해 주셨다면 그리 충동적이지 않았을 겁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으면 저희 바로 소통하고 상의해요, 그리고 준미 씨 뜻대로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준미 씨 뜻대로 해요, 네?"우준미는 입꼬리를 올리며 수줍어하듯 말했다: "강해 씨, 저희 집 상황은 대충 이래요, 이젠 당신이 말할 차례예요.""좋아요, 저희 집 상황은 비교적 간단해요.""우선 이 와인부터 마시고 얘기해요." 우준미는 와인잔을 들고 그와 건배했다.강
"아니요!" 우준미는 이 세글자를 내뱉은 후 바로 신발을 갈아 신으로 현관문으로 향했다.강해가 미처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쾅'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는 문을 내팽개치고 공항으로 떠났다.박시준의 별장.잠에서 깨어난 진아연은 휴대폰을 들고 시간을 확인했다.마침 우준미가 보내온 메시지를 확인하였다: 진 대표님, 저희 아버지께서 지금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셔서 저 지금 돌아가려고 공항에 있어요. 언제 돌아와서 출근할 수 있을지 정확한 시간은 지금 당장 장담하기 어려울 거 같아요, 정말 죄송해요.진아연은 이 메시지를 여러 번 읽은 후 답장을 보냈다: 우선 집에 돌아가서 가족들 곁을 잘 지켜주세요. 일은 너무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언제 돌아와도 괜찮아요, 언제든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메시지를 보낸 후 진아연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여보, 저 어쩌면 비서 다시 뽑아야 할 것 같아요."박시준은 화장실에서 나오며 물었다: "왜? 우준미 그만 두겠대?""아버지가 지금 중환자실에 계시대요, 지금 집에 돌아가는 중이에요." 진아연은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왠지 모르게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강한 예감이 들어요.""그럼 다시 하나 뽑자." 박시준이 말했다. "당신 귀찮으면 내가 비서 모집해줄게.""일단 설 지나고 그때 가서 얘기해요! 다시 돌아올 수도 있는 거잖아요?" 진아연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준미 씨가 저한테 본인은 비혼주의자라고 얘기했거든요. 좋아하는 사람이 죽어서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근데 어제 마이크가 준미 씨 봤는데 준미 씨 목에 키스 마크가 있다고..."박시준은 얼굴을 약간 붉히며 말했다: "당신은 우준미가 거짓말 했다고 생각하는 거야?""사실 비혼주의라도 남자친구 사귈 수 있죠, 모순이나 갈등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다만 제게 주는 느낌이 준미 씨 제가 생각하는 것과 좀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절대 보이는 것처럼 간단한 사람은 아닐 것 같아요."박시준은 그녀의 말을 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