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서는 눈살을 찌푸리고 문서를 받고 내용을 확인했다."뭐가 이렇게 번거로워요? 다른 사람이 결혼하는 걸 보면 이리 번거롭지 않던데?" 최은서는 뒤의 내용을 확인하면서 말을 이었다. "이건 뭐예요? 이게 결혼식이에요? 아니면 장기 자랑이에요? 이런 취향일 줄 몰랐네요. 설마 둘째 오빠가 장기라도 준비해서 보여줄 거라 생각해요?"성빈: "이건 부모님께서 우리를 위해 준비한 결혼식이야.""알아요. 그런데 당신이 장기 자랑이라도 했으면 하는 것 같은데, 안 부끄러워요?""아니! 하나도 부끄럽지 않은데. 그냥 노래하고 춤추는 것뿐이잖아? 난 노는 게 좋아."최은서는 그의 말에 힐끗 노려봤다."그리고 결혼식장에 도착하면 신부도 노래하는 부분이 있어." 성빈은 무서운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뿐만 아니라 신랑은 애니에서 나오는 공룡 머리 장식을 쓰고 등장해야 해. 그리고 신부가 뽀뽀해서 신랑으로 변신하는 연기...""그게 뭐예요! 도대체 누가 생각한 거예요? 너무 유치해요!""엄마가 생각하신 거야.""진짜 그런 사람일 거라 생각 못 했네요. 작가예요? 결혼식을 연극으로 만들었네요?" 최은서는 결혼식 스케줄 문서를 성빈에게 건네며 말을 이었다. "결혼식은 둘째 오빠와 아연 언니에게 양보하지만, 절대 당신 어머님께서 계획한 대로 진행할 수 없어요.""이미 다 예약했어. 그리고 결혼식장의 조명, 음향, 스태프, 모두 세트로 예약했어." 성빈은 그녀가 걱정할까 봐 계속해 위로했다. "네 둘째 오빠 같은 사람이라면 이 정도는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거야."...박씨 별장.진아연은 박시준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점심, 병원 정원에서 진아연과 함께 산책한 박시준은 힘들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힘이 나는 듯했다.이에 진아연은 바로 그와 함께 검진받았고박시준의 말대로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 회복 상태가 꽤 좋았었다.진아연은 이런 결과에 놀란 것도 잠시, 결국 고민 끝에 퇴원을 동의했다.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아빠가 집으로 돌아오자 너무 기쁜지 거실에서
진아연은 그의 말에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헛소문도 정도가 있죠. 제가 지성이를 뱄을 때 적어도 반년은 쉬었을 거예요.""그래도 계속 집에 있지는 않았잖아.""저는 당신한테 반년 내내 집에 있으라고 하진 않았어요!" 진아연은 그를 부축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한동안 쉬다가 집에서 업무를 봐요. 머리만 아프지 않으면 굳이 나서서 말릴 생각 없으니까요.""그럼 나중에 언제 B국으로 갈 거야?" 박시준은 진아연의 스케줄이 궁금했는지 그녀에게 물었다. "전에 B국에서 팀을 꾸리지 않았어? 그럼 B국에 가서 정리해야 하지 않아?""가도 되고 가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팀원들이 기사회생술을 믿지 않았었고 당신의 뇌 속에 있는 물건이 궁금해 계속 저한테 뇌 수술 진행을 건의했었어요. 그런데 혹시라도 이로 인해 당신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길까 봐..."박시준은 그녀의 말을 끊고 말을 이었다. "아연아, 가끔은 스스로를 믿을 필요가 있어.""지금 계속 얘기해 봤자 의미 없어요. 만약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사람이 당신이 아니었다면 더 냉정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당신과 관련된 일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니 두려움에 지배당할 수밖에 없었어요.""앞으로 다시는 이런 위험에 빠지지 않을 거야.""밖에 있을 때 항상 스스로 생각을 하며 움직여요.""그래."..."아, 두 사람 그만해요!" 라엘이는 그윽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이들을 보면서 닭살이 돋았다. "두 사람 앞으로 외출할 때 경호원들 많이 불러서 나가면 되잖아요.""라엘아, 이건 경호원의 문제가 아니야." 진아연은 더는 얘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말을 이었다. "엄마와 아빠가 다른 사람의 함정에 빠진 건 네 동생 현이를 너무 찾고 싶어서였어.""엄마, 근데 아직 현이를 찾지 못했죠?" 라엘이는 엄마의 말에 표정이 어두워졌지만옆의 지성이는 오히려 맑은 눈을 깜빡이며 또렷한 목소리로 물었다. "누나, 저한테 동생이 있어요?""그래! 너보다 조금 어려. 예전에 나쁜
진아연과 박시준은 한이의 말을 듣자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오빠! 혹시 현이 동생을 찾았어요?!" 라엘이도 오빠의 말에 깜짝 놀랐는지 소리 질렀다."아니. 그런데 들은 정보가 있어." 한이는 사실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엄마가 현이는 죽었다는 말에 도저히 참을 수 없는지 나서서 말할 수밖에 없었다."한이야, 들은 정보가 뭐야?" 진아연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숨결마저 뜨거워진 듯했고박시준은 한이를 뚫어질 듯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한이야, 현이는 지금 어딨어?""지금 어딨는지 몰라요. 그냥 살해당하지 않았다는 것만 알고 있어요. 당시 Y 국의 범죄 집단이 현이가 당신의 딸이라는 걸 알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감금하지 않았어요." 한이는 자기가 알고 있는 정보를 전부 이들에게 알렸다. "그 사람은 현이가 꽤 돈 많은 부자에게 팔렸다는 것만 알고 있어요. 부자는 아이를 원하지 죽일 생각 없어요."물론 지성이는 한이의 얘기를 이해할 수 없지만, 뜻은 몰라도 분위기는 파악할 수 있었다.어린아이는 너무 놀라 바로 누나의 품속에 안겼다."오빠, 그만해! 동생이 놀랐잖아." 라엘이는 지성이를 안고 울먹이며 입을 열었고아무리 지성이보다 크다지만, 라엘이 또한 어린애였기에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아이를 팔거나 죽이는 이런 얘기들은 마치 무서운 얘기처럼 듣는 것만으로도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한이야, 우리 자리 옮겨서 얘기하자." 진아연은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 한이에게 다가갔고한이는 어머니의 말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 식당을 떠났다.박시준은 잠시 고민하고 한이가 무슨 얘기를 할지 궁금해서 따라가려 했지만라엘이는 울먹이면서 그한테 다가와 말했다. "아빠, 가지 마요! 저 너무 무서워요! 동생도 무서워하고 있어요!"박시준은 공포에 떨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바로 다가가 아이들을 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무서워하지 마. 아빠가 나쁜 사람들이 너희들을 해치지 않게 막을 거야. 그리고 현이는 엄마와 아빠의 곁에 있지 않아서 잡혀간 것뿐
"엄마, 혹시 조순현 씨를 아세요?" 한이는 엄마를 보면서 알고 있는 정보를 던졌고진아연은 아이의 말을 듣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바짝 긴장했고 증오로 가득한 표정으로 답해줬다. "알고 있어! 그 여자 때문에 아빠와 엄마가 지하실에 갇혔었어!""강민 씨가 그녀를 매수해 벌인 일이에요. 저는 그녀가 현이의 행방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해서 사람을 풀어 계속 찾고 있었어요." 한이는 사실대로 모두 진아연에게 알렸다. "조순현 씨는 그래도 똑똑한 여자예요. 그녀는 강민 씨한테서 돈을 받자 바로 Y국으로 도망갔고 새로운 신분으로 살고 있어요.""그럼 조순현 씨를 찾았니?" 진아연은 아이의 말에 심장이 벌떡벌떡 뛰기 시작했다.한이는 엄마의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남자친구를 찾아냈어요. 남자친구가 그녀를 도와 새로운 신분증을 만들어줬어요.""한이야,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조순현 씨는 어떻게 찾은 거야? 새로운 신분으로 세탁했는데도 찾을 수 있어?" 진아연은 아들의 능력과 수단에 진심으로 감탄했고아들이 왜 박시준의 실력을 의심하는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진아연은 박시준의 실력이 부족하지 않지만, 한이는 영리함과 사고방식은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그녀의 외모로 찾아냈어요. Y국으로 도망간 후, C국의 클럽에서 술을 팔았었어요. 제가 보낸 사람이 그녀를 찾기 전에 밤새 도망가서 아쉬웠어요. 대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어서 그리 쉽게 잡히지 않았어요.""그녀는 범죄 집단과 함께 생활했던 사람이야. 정신력과 대처 능력이 보통 사람들과 달리 뛰어난 건 어쩔 수 없어. 전에 그녀를 봤을 때 꽤 복잡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엄마는 그녀가 현이의 행방을 모를 거라 생각했고 만약 알고 있더라도 알려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고.""엄마, 그런 사람들의 말은 믿으면 안 돼요." 한이는 냉정하게 판단했다. "그런 사람들이 하는 일들, 하는 말들, 모두 스스로의 생존을 위한 것이니까요.""그런데 조순현 씨는 전에 엄마한테 안락사를 부탁했었어.""죽고 싶으면 어떻게든 죽
하지만 그의 예상과 달리 전화는 바로 연결되었지만, 상대방은 받지 않았다."강훈 도련님, 저희 그냥 경찰에 신고해 휴대폰 위치를 추정해요." 경호원은 바로 그에게 방법을 알렸다."그래. 나도 같은 생각이야."강민은 그의 친누나였기 때문에 경찰 또한 무조건 도움을 줄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사실 일의 진행은 그의 예상보다 훨씬 순조롭고 쉬웠다.그는 단지 신분증 및 강민과 강도평의 가족 관계 증명서를 제공했을 뿐인데 경찰은 바로 그를 도와 강민의 휴대폰 위치를 추적해 찾아냈다.그리고 추적한 위치를 보아하니 강민의 휴대폰 신호는 꽤 멀리 떨어진 산간 지방에 표시되어 있었다.강훈은 이에 신경 쓸 시간이 없어 정확한 위치 정보를 입수하자 바로 경호원들과 함께 찾으러 나섰다."스스로 이런 황야로 숨다니, 진짜 용감하시네요!" 경호원은 위치를 알자 바로 비웃었다."A국에 가서 찾을 때 많이 놀랐을 거야." 강훈은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휴대폰이 켜져 있어 혹시 위험한 상황에 닥치지 않았나 싶어. 그렇지 않으면 위치가 발각되게 휴대폰을 켜고 있지 않았을 거야. 나보다 똑똑한 여자야. 아빠는 강민 씨가 남자였다면 나보다 훨씬 이뻐했을 거라고 말했었어.""강훈 도련님, 대표님께서는 홧김에 얘기했을 거예요. 강민 씨는 그래도 여자예요. 아무리 뛰어나도 아버님께서는 절대 그녀한테 상속권을 넘기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강훈은 경호원의 말에 답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약 4시간의 여정 끝에 강훈은 드디어 강민의 휴대폰 위치가 표시된 산기슭에 도착했다."강훈 도련님, 그냥 여기에서 기다리세요. 저희가 올라가서 찾아볼게요." 경호원은 강훈의 체력이 따라갈 수 없을까 봐 먼저 그한테 입을 열었다.하지만 강훈은 직접 강민을 잡고 싶은지 잠깐의 고민 끝에 앞으로 나아갔다.그는 강민의 휴대폰 위치도 확인되어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도련님, 조심하세요! 산길이 너무 험해요! 얼핏 봐도 쉽지 않아요!""강민도
강훈은 조순현이라는 사람을 잘 모르지만, 이들의 메시지 내용에서 중요한 단서를 찾았다. 바로 현이었다.현이는 바로 박시준과 진아연이 찾지 못한 딸임을 알고 있었다.두 사람은 전에 현이를 찾기 위해 Y국에 갔었고 강민의 함정에 빠져 자칫하면 죽을 뻔했었다!강훈은 계속해 강민과 조순현의 메시지를 확인했고 그녀의 신분을 알아냈다.그는 마치 보물이라도 찾은 듯 너무 기뻐 춤이라도 추고 싶을 정도였다.그는 이 사실을 아버지에게 알리면 기뻐할 거라 생각했지만이런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바로 슬픔에 잠겼다!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운 아버지였고 그가 죽으면 아무도 그의 무능함을 지적하지 않고 아무도 그와 강씨 집안의 상속 문제로 그를 위협하지 않겠지만어째서 이런 중요한 단서를 찾은 순간 가장 먼저 떠올린 생각은 아버지한테 알려야 한다는 것이었을까?강훈은 방금 찾은 단서를 진아연에게 알릴 수도 있고 그가 원한다면 진아연은 무조건 군말 없이 그한테 도움을 줄 것이었다."도련님, 휴대폰에 중요한 정보가 있어요?" 경호원은 그의 긴장한 표정에 덩달아 긴장했다. "그럼 돌아갈까요? 아니면 계속 강민 씨를 찾을까요?"이때 다른 경호원이 입을 열었다. "도련님, 일단 돌아가죠! 계속 찾아봤자 끝이 보이지 않아요. 도련님께서 직접 강민 씨의 휴대폰을 아버님께 드리면 되지 않을까요?""맞아요! 도련님은 대표님의 유일한 후계자예요. 만약 도련님께서 잘못했다고 생각해도 절대 도련님을 비난하지 않을 거예요. 굳이 계속 힘들게 찾을 필요 없지 않을까요?"강훈은 경호원들의 말에 마음을 정했다.강도평의 재산을 원한다면 무조건 그의 같은 편이 되어야 했다.진아연을 도와주면 이익을 취할 수 있겠지만, 그 정도 이익이 과연 강씨 집안 재산과 비교될 수 있을까?그는 이런 생각에 경호원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왔다."근데 강민 씨는 어디로 간 거죠? 혹시 누군가가 저희보다 먼저 데려갔나요?" 이들은 산에서 내려오면서 얘기를 나눴다. "저는 대표님께서 강민 씨의 휴대폰보다 그녀의 시신을 원
강박증이 있었던 그는 머리를 감고 싶어했다.그녀는 그를 씻겨줄 방법을 찾았다.벨 소리가 계속 울렸지만 화장실에 있느라 들을 수 없었고. 지성이 그녀의 휴대폰을 들고 왔다.지성이가 들고 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전화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내일 중국으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강훈이 말했고, 이내 진아연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기를 바랐다.진아연은 스피커폰을 킨 상태로 박시준의 머리를 감기며 말했다. "강민을 찾으셨나요?""아니요." 강훈이 대답했다. "내일 시간있으시면 밥이나 한 끼 사주시죠! A국은 진아연 씨가 잘 아시니."진아연은 그 말을 들은 박시준의 등이 움찔하는 것을 느꼈고 바로 거절했다. "죄송해요. 내일 남편이 퇴원해서요. 제가 옆에 있어줘야 해요. B국도 제가 잘 아니 그때 제가 사드릴게요."강훈은 그 말을 듣자 매우 실망했다.그는 그저 그녀와 밥 한끼를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 역시 박시준을 돌봐야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고작 2시간도 자신에게 할애할 생각이 없는 것인가?그 말은 결국 진아연은 그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 말이나 다름 없었다.B국에 있을 때만 해도 진아연이 그에게 이렇게 차갑진 않았다."알았습니다. 귀찮게 하지 않을게요." 강훈이 씁쓸하게 말했다."강훈 씨, 왜 그렇게 말해요? 밥은 언제든지 같이 먹을 수 있잖아요. 남편이 방금 퇴원해서 지금은 진짜 어려워요.""잠깐만이라도 안 보이면 큰일 나는 건가요? 그런 핑계를 댈 필요 없어요. 아무튼... 무슨 의미인지 알겠습니다. 잘 계세요." 강훈은 이렇게 말하고 그녀가 어떠한 말이라도 해주길 기다렸다.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다른 변명을 하지 않았다.그저 작별 인사 뿐.강훈의 세상은 순식간에 달라진 것 같았다.그는 그 순간 깨달았다. 더 이상 주저할 수 없다는 것을. 자신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말이다.전화를 끊은 뒤에 이미 박시준의 머리는 거의 다 감겨져 있었다."강훈이 당신과 같이 저녁을 먹고 싶어하는 것 같던데. 왜 가지 않은 거지? 나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재혼 이야기를 말했다."정말이야?""뭘 더 고민해요?" 진아연이 그에게 물었다.박시준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머리 움직이지 말아요. 머리 크게 다친 거 몰라요?" 진아연이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박시준의 마음을 이해했다.많은 일들을 같이 겪고나면 상대방이 말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었다."다음주 월요일은 어때요? 한이는 주말에 간다고 했어요. 월요일에 한이랑 같이 구청에 가요." 진아연은 아들과 헤어진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해졌다."한이랑 더 오래 있고 싶다면 다음 주 금요일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박시준은 그녀의 슬픈 표정을 보고 말했다."내 말을 잘 듣는다고 한이를 계속 제 옆에 둘 수 없어요. 공부하느라 안 그래도 피곤한데. 한이가 평소에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아요? 다른 아이들 이, 삼년 공부해야 하는 걸 한이는 일 년만에 마쳤어요." 진아연이 말했다."무슨 다른 계획이라도 있데?" 박시준은 한이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알 수 없었다."저도 잘 몰라요. 한이는 항상 자신만의 생각이 확실한 아이니까요." 진아연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거 알아요? 한이랑 당신 많이 닮은 거. 그래서 한이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제가 뭐든 다 해줄 거예요.""응."이틀 뒤.강훈은 B국으로 돌아갔다. 하룻밤 푹 쉬긴 쉬었지만 시차로 인해 피곤함은 여전했다.아침 8시. 그는 강도평의 집에 도착했다."강민이 사라지다니?" 강도평은 그가 A국에 갔다온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고, 거칠게 말했다. "어떻게 사라진 거지? 성인이 그렇게 갑자기? 죽었다면 시체라도 보여다오!""아버지, 방에서 휴대폰을 찾았습니다." 강훈은 강민의 휴대폰을 가져와 아버지에게 건넸다. "기억나시죠? 강민이 사용하는 휴대폰입니다.""음, 내게 휴대폰을 준 이유는 뭐지? 안에 뭐라도 들었느냐?" 강도평은 아무렇지 않게 휴대폰을 건네받고 폰을 열었다."아버지, 혹시 조순현이라고 아세요? 강민이 Y국에서 매수한 여죄수입니다. 강민은 이 여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