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물을 마시면서 휴대폰을 힐끗 확인했다.전날 밤, 그녀는 마치 의학상 심사위원회 회장에게 박시준에 관한 일들을 알렸고 그한테 직접 나서서 대외적으로 설명할 것을 부탁했지만오늘 아침 외출할 때까지 이에 대한 답장을 받지 못했다.전날 그한테 메시지를 보낼 때 B국은 낮이었다.아직도 연락이 없는걸 보니 박시준에 관한 문제를 회피하고 있음이 분명했다.이에 진아연은 심각한 표정으로 보온병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계속 메시지를 보냈다. "만약 오늘 내로 답장하지 않으면 제가 직접 나서서 이 모든 것이 전부 거짓이라고 공개 발표할 겁니다!"약 5분 후, 진아연의 휴대폰이 울렸고그녀는 바로 의자에서 일어나 박시준에게 입을 열었다. "잠깐 전화받으러 갈게요."박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가 병실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지켜봤고진아연은 휴대폰을 들고 병실에서 나와 비상계단 쪽으로 향했다.그녀가 전화를 받자, 위원회 회장의 목소리가 먼저 전해졌다."아연 씨, 죄송합니다. 낮에 휴대폰을 떨어뜨려 액정을 바꾸는 데 시간이 걸렸어요. 방금 수리가 끝나 확인이 늦었네요." 상대방의 핑계는 지금까지 참고 있던 진아연의 화를 식혔다. "저한테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어요. 솔직히 충격도 충격이지만, 믿기지 않네요.""저도 믿을 수 없습니다. 저는 박시준 씨가 세상을 떠날 거라 생각했는데, 깨어날 줄 몰랐어요." 진아연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지만, 비꼬는 말투만큼은 숨길 수 없었다. "그리고 깨어났을 뿐만 아니라 정신도 멀쩡하고 생활에 문제없어요. 아마 며칠 후, 퇴원할 수 있을 거예요.""아, 진짜 정말 축하드립니다." 위원회 회장은 축하하면서 진아연의 말에 따르는 척했다. "저 대신 남편분께 축하의 마음을 전했으면 합니다.""굳이 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런 마음 없어도 충분히 잘 지내고 있으니 말이죠." 진아연은 그의 말투에서 한 톨의 진심도 느껴지지 않아 바로 거절했다. "그럼 이미 수상한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할 생각입니까?""아연 씨, 그건 제가 해결할 수
진아연은 그의 말에 망설였다.박시준은 자존심이 매우 강하고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는 사람이어서 만약 이런 과거가 공개되면 다른 사람의 의논 대상이 될 테니이런 일들이 남한테 알려지기를 절대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진 아가씨, 부탁이지만 다시 한번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위원회의 회원들과 다시 논의해 보고 더 좋은 해결 방법이 있는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다만 이에 대해 저희에게 조금만 더 시간을 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회장은 그녀의 마음이 동요되자 바로 태도를 바꿨다."네. 그럼 잘 생각해 보시고 다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진아연은 잠시 망설였지만,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만약 계속 똑같은 생각이라면 선생님의 명예든, 박시준 씨의 체면이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네. 진아연 씨의 결정 충분히 이해했습니다."진아연은 전화를 마친 후, 다시 병실로 돌아갔고전까지 침대에 누워있던 박시준은 어디로 갔는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박시준 씨!" 진아연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고이에 병실 밖을 지키고 있던 경호원도 놀라 병실로 들어왔다."진 아가씨, 무슨 일이죠?" 경호원은 긴장 가득한 모습을 보이며 진아연에게 물었다."박시준 씨는 어디 갔어요?""대표님께서 병실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경호원은 계속해 병실을 지켰고 박시준이 나오지 않았음을 확신했다.진아연이 이런저런 생각 하고 있을 때, 화장실 문이 열리면서 박시준이 모습을 드러냈고진아연과 경호원은 그를 보자 어안이 벙벙했다.박시준은 일주일 전에 수술을 마쳤지만, 이틀 전에 정신이 회복되어 다들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판단했었고 스스로 화장실에 갈 수 있을 거라 예상 못 했었다.하지만 그의 상태를 보아하니 곧 퇴원해도 아무 문제 없을 것 같았다."아연아, 방금 누구와 통화했어?" 이때 박시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그녀의 통화 시간이 길지 않았다면 박시준도 굳이 움직일 생각 없었고아침에 진아연이 아이들과 함께 병문안 오기 전까지, 무력함뿐만 아
박시준은 그녀의 말에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혹시 실망한 거야?"진아연은 그의 질문을 듣더니 얼굴에 미소를 보였다. "조금요. 그래도 아이들이 언젠가 저희를 떠날 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너무 슬픈 생각하지 마. 아이들은 우리를 떠나는 게 아니라 각자 세상의 사명을 완수하러 가는 거 뿐이니까.""나중에 라엘이가 떠날 때 지금 같은 생각이기 바라요." 박시준은 진아연의 말을 듣자 방금까지 침착하던 표정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저녁, 최은서는 낮에 수거한 전리품들을 들고 성빈의 저택으로 돌아갔다.최은서는 지금 성빈의 집에서 지내고 있었다.물론 처음에는 부끄러워 그의 집에 가지 않았지만, 성빈이 B국에 갈 때 그의 부모님께서 최은서에게 함께 지내자고 부탁했기 때문에 최은서는 어쩔 수 없이 이들과 함께 지내게 되었다.최은서한테 성빈과의 결혼에서 제일 걱정인 부분은 시어머니와의 관계가 아닌 아이 문제였다.왜냐면 지금까지 지내면서 성빈의 부모님은 그녀를 끔찍이 아꼈다.물론 최은서가 박시준의 친동생인 이유도 있었지만성빈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기 일에 몰두해도 잘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성빈의 부모님은 성빈이 최은서를 놓치면 나중에 절대 이런 젊고 이쁘고 어울리는 아내를 찾지 못할 거라 생각해최은서를 자기 딸처럼 아끼고 이뻐했다."은서야, 성빈이가 함께 가지 않았어? 무거워서 힘들지 않았고?" 성빈의 어머니는 최은서를 보자 급히 다가가 손에 들고 있는 물건들을 받았다."오늘 소정 언니와 쇼핑하러 갔어요. 소정 언니가 남편과 함께 오지 않아서 성빈 씨를 부르지 않았어요." 최은서는 어르신들에게 사준 물건을 꺼내면서 물었다. "그나저나 성빈 씨는요?""돌아왔지. 지금 위에 있을 거야! 네가 돌아오면 같이 밥 먹으려고 했는데, 밖에서 밥 먹을 거라고 해서 기다리지 않았단다.""전 소정 언니와 밖에서 먹었어요. 그럼 저 먼저 올라갈게요." 최은서는 성빈에게 여소정과의 계획을 빨리 알리고 싶은 마음이었고그녀가 위층으로
"당신이 동의할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부모님한테는 당신이 직접 나서서 얘기해야 해요!" 최은서는 그를 부추기면서 말을 이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 당신의 도움도 필요해요. 저와 소정 언니가 아이디어를 냈는데, 설마 아무것도 하지 않을 생각은 아니죠?"성빈은 흥분한 그녀의 모습에 바로 물었다. "그럼 우리 결혼식은 어떻게 할 생각이야?"이에 최은서는 휴대폰을 꺼내 캘린더를 체크하면서 그한테 말했다. "이 날로 정하죠! 구정 일주일 전에 결혼식을 올리면 신혼여행도 갈 수 있잖아요. 그리고 돌아오면 바로 구정을 보내면 되고요. 어떻게 생각해요?"성빈은 그녀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신혼여행을 고작 며칠로 보내도 괜찮아? 최은서, 너무 대충 떼우는 거 아니야? 네 둘째 오빠는 전에 진아연 씨와 2주 동안 신혼여행 갔었어.""왜 서로 비교하는 거죠? 전에 올렸던 결혼식을 생각하면 무지 웅장했잖아요. 그렇게 비교하는 걸 좋아하면서 왜 결혼식 스케일을 비교하지 않죠? 우리 결혼식은 모두 부모님께 맡기지 않았나요? 그리고 둘째 오빠의 결혼식은 오빠 스스로 준비했잖아요."최은서는 당차게 말을 마친 후, 다리에 힘이 빠져 힘든지 바로 의자에 앉았다."나도 스스로 준비하고 싶었는데, 네가 계속 취소하는 바람에 날짜를 정하지 못했잖아. 그리고 부모님은 우리가 계속 날짜를 미뤄서 보다 못해 나서서 준비한 거고...""아저씨와 아줌마를 원망하지 않았어요. 문제는 당신이 둘째 오빠와 비교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리고 신혼여행을 굳이 2주 동안 할 필요가 있어요? 2주 동안 놀면 힘들지 않아요?" 최은서는 업무 때문에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해서 쉬는 날은 집에만 있고 싶었다."신혼여행이 힘들 리가 있겠어? 난 오랜만에 휴가로 쉴 수 있어서 신혼여행 갈 때 푹 쉬고 싶은데 말이야.""네. 그럼 집에서 쉬면 되죠. 그럼 저희 집에서 쉬어요." 최은서는 그의 말에 바로 동의했고성빈은 그녀의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였다. "부모님은 구정을 보내고 바로 돌
최은서는 눈살을 찌푸리고 문서를 받고 내용을 확인했다."뭐가 이렇게 번거로워요? 다른 사람이 결혼하는 걸 보면 이리 번거롭지 않던데?" 최은서는 뒤의 내용을 확인하면서 말을 이었다. "이건 뭐예요? 이게 결혼식이에요? 아니면 장기 자랑이에요? 이런 취향일 줄 몰랐네요. 설마 둘째 오빠가 장기라도 준비해서 보여줄 거라 생각해요?"성빈: "이건 부모님께서 우리를 위해 준비한 결혼식이야.""알아요. 그런데 당신이 장기 자랑이라도 했으면 하는 것 같은데, 안 부끄러워요?""아니! 하나도 부끄럽지 않은데. 그냥 노래하고 춤추는 것뿐이잖아? 난 노는 게 좋아."최은서는 그의 말에 힐끗 노려봤다."그리고 결혼식장에 도착하면 신부도 노래하는 부분이 있어." 성빈은 무서운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뿐만 아니라 신랑은 애니에서 나오는 공룡 머리 장식을 쓰고 등장해야 해. 그리고 신부가 뽀뽀해서 신랑으로 변신하는 연기...""그게 뭐예요! 도대체 누가 생각한 거예요? 너무 유치해요!""엄마가 생각하신 거야.""진짜 그런 사람일 거라 생각 못 했네요. 작가예요? 결혼식을 연극으로 만들었네요?" 최은서는 결혼식 스케줄 문서를 성빈에게 건네며 말을 이었다. "결혼식은 둘째 오빠와 아연 언니에게 양보하지만, 절대 당신 어머님께서 계획한 대로 진행할 수 없어요.""이미 다 예약했어. 그리고 결혼식장의 조명, 음향, 스태프, 모두 세트로 예약했어." 성빈은 그녀가 걱정할까 봐 계속해 위로했다. "네 둘째 오빠 같은 사람이라면 이 정도는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거야."...박씨 별장.진아연은 박시준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점심, 병원 정원에서 진아연과 함께 산책한 박시준은 힘들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힘이 나는 듯했다.이에 진아연은 바로 그와 함께 검진받았고박시준의 말대로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 회복 상태가 꽤 좋았었다.진아연은 이런 결과에 놀란 것도 잠시, 결국 고민 끝에 퇴원을 동의했다.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아빠가 집으로 돌아오자 너무 기쁜지 거실에서
진아연은 그의 말에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헛소문도 정도가 있죠. 제가 지성이를 뱄을 때 적어도 반년은 쉬었을 거예요.""그래도 계속 집에 있지는 않았잖아.""저는 당신한테 반년 내내 집에 있으라고 하진 않았어요!" 진아연은 그를 부축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한동안 쉬다가 집에서 업무를 봐요. 머리만 아프지 않으면 굳이 나서서 말릴 생각 없으니까요.""그럼 나중에 언제 B국으로 갈 거야?" 박시준은 진아연의 스케줄이 궁금했는지 그녀에게 물었다. "전에 B국에서 팀을 꾸리지 않았어? 그럼 B국에 가서 정리해야 하지 않아?""가도 되고 가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팀원들이 기사회생술을 믿지 않았었고 당신의 뇌 속에 있는 물건이 궁금해 계속 저한테 뇌 수술 진행을 건의했었어요. 그런데 혹시라도 이로 인해 당신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길까 봐..."박시준은 그녀의 말을 끊고 말을 이었다. "아연아, 가끔은 스스로를 믿을 필요가 있어.""지금 계속 얘기해 봤자 의미 없어요. 만약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사람이 당신이 아니었다면 더 냉정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당신과 관련된 일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니 두려움에 지배당할 수밖에 없었어요.""앞으로 다시는 이런 위험에 빠지지 않을 거야.""밖에 있을 때 항상 스스로 생각을 하며 움직여요.""그래."..."아, 두 사람 그만해요!" 라엘이는 그윽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이들을 보면서 닭살이 돋았다. "두 사람 앞으로 외출할 때 경호원들 많이 불러서 나가면 되잖아요.""라엘아, 이건 경호원의 문제가 아니야." 진아연은 더는 얘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말을 이었다. "엄마와 아빠가 다른 사람의 함정에 빠진 건 네 동생 현이를 너무 찾고 싶어서였어.""엄마, 근데 아직 현이를 찾지 못했죠?" 라엘이는 엄마의 말에 표정이 어두워졌지만옆의 지성이는 오히려 맑은 눈을 깜빡이며 또렷한 목소리로 물었다. "누나, 저한테 동생이 있어요?""그래! 너보다 조금 어려. 예전에 나쁜
진아연과 박시준은 한이의 말을 듣자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오빠! 혹시 현이 동생을 찾았어요?!" 라엘이도 오빠의 말에 깜짝 놀랐는지 소리 질렀다."아니. 그런데 들은 정보가 있어." 한이는 사실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엄마가 현이는 죽었다는 말에 도저히 참을 수 없는지 나서서 말할 수밖에 없었다."한이야, 들은 정보가 뭐야?" 진아연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숨결마저 뜨거워진 듯했고박시준은 한이를 뚫어질 듯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한이야, 현이는 지금 어딨어?""지금 어딨는지 몰라요. 그냥 살해당하지 않았다는 것만 알고 있어요. 당시 Y 국의 범죄 집단이 현이가 당신의 딸이라는 걸 알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감금하지 않았어요." 한이는 자기가 알고 있는 정보를 전부 이들에게 알렸다. "그 사람은 현이가 꽤 돈 많은 부자에게 팔렸다는 것만 알고 있어요. 부자는 아이를 원하지 죽일 생각 없어요."물론 지성이는 한이의 얘기를 이해할 수 없지만, 뜻은 몰라도 분위기는 파악할 수 있었다.어린아이는 너무 놀라 바로 누나의 품속에 안겼다."오빠, 그만해! 동생이 놀랐잖아." 라엘이는 지성이를 안고 울먹이며 입을 열었고아무리 지성이보다 크다지만, 라엘이 또한 어린애였기에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아이를 팔거나 죽이는 이런 얘기들은 마치 무서운 얘기처럼 듣는 것만으로도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한이야, 우리 자리 옮겨서 얘기하자." 진아연은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 한이에게 다가갔고한이는 어머니의 말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 식당을 떠났다.박시준은 잠시 고민하고 한이가 무슨 얘기를 할지 궁금해서 따라가려 했지만라엘이는 울먹이면서 그한테 다가와 말했다. "아빠, 가지 마요! 저 너무 무서워요! 동생도 무서워하고 있어요!"박시준은 공포에 떨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바로 다가가 아이들을 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무서워하지 마. 아빠가 나쁜 사람들이 너희들을 해치지 않게 막을 거야. 그리고 현이는 엄마와 아빠의 곁에 있지 않아서 잡혀간 것뿐
"엄마, 혹시 조순현 씨를 아세요?" 한이는 엄마를 보면서 알고 있는 정보를 던졌고진아연은 아이의 말을 듣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바짝 긴장했고 증오로 가득한 표정으로 답해줬다. "알고 있어! 그 여자 때문에 아빠와 엄마가 지하실에 갇혔었어!""강민 씨가 그녀를 매수해 벌인 일이에요. 저는 그녀가 현이의 행방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해서 사람을 풀어 계속 찾고 있었어요." 한이는 사실대로 모두 진아연에게 알렸다. "조순현 씨는 그래도 똑똑한 여자예요. 그녀는 강민 씨한테서 돈을 받자 바로 Y국으로 도망갔고 새로운 신분으로 살고 있어요.""그럼 조순현 씨를 찾았니?" 진아연은 아이의 말에 심장이 벌떡벌떡 뛰기 시작했다.한이는 엄마의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남자친구를 찾아냈어요. 남자친구가 그녀를 도와 새로운 신분증을 만들어줬어요.""한이야,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조순현 씨는 어떻게 찾은 거야? 새로운 신분으로 세탁했는데도 찾을 수 있어?" 진아연은 아들의 능력과 수단에 진심으로 감탄했고아들이 왜 박시준의 실력을 의심하는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진아연은 박시준의 실력이 부족하지 않지만, 한이는 영리함과 사고방식은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그녀의 외모로 찾아냈어요. Y국으로 도망간 후, C국의 클럽에서 술을 팔았었어요. 제가 보낸 사람이 그녀를 찾기 전에 밤새 도망가서 아쉬웠어요. 대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어서 그리 쉽게 잡히지 않았어요.""그녀는 범죄 집단과 함께 생활했던 사람이야. 정신력과 대처 능력이 보통 사람들과 달리 뛰어난 건 어쩔 수 없어. 전에 그녀를 봤을 때 꽤 복잡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엄마는 그녀가 현이의 행방을 모를 거라 생각했고 만약 알고 있더라도 알려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고.""엄마, 그런 사람들의 말은 믿으면 안 돼요." 한이는 냉정하게 판단했다. "그런 사람들이 하는 일들, 하는 말들, 모두 스스로의 생존을 위한 것이니까요.""그런데 조순현 씨는 전에 엄마한테 안락사를 부탁했었어.""죽고 싶으면 어떻게든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