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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9장

"사람의 생사는 하늘에 달린 거야. 걱정하지 마." 박시준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박시준 씨는 마음이 참 속편하시네요. 아연이가 박시준 씨 목숨을 구하느라 얼마나 마음고생했는지도 모르고." 여소정이 말했다. "애들보다 훨씬 속 썩이는 것 같네요. 라엘이도 착하고 지성이도 말을 잘 듣고, 한이는 말할 나위없죠. 한 번도 걱정시킨 적 없으니."

"소정아, 그만해." 하준기가 아내에게 눈짓했다. "시준이 형이 계략에 당해서 그런 거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잖아. 지나간 일은 다시 언급하지 말자."

진아연은 화장실에서 나와 보온 통을 열고 숟가락으로 죽 한 그릇을 담았다.

그녀는 죽그릇을 들고 침대 옆에 앉아 박시준에게 떠먹여 주려 했다.

"사실 처음에 나 몰래 머릿속 장치를 꺼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화가 나 미칠 것 같았어. 만나면 어떤 욕을 할까 고민까지 했다니까? 욕만으로 화가 안 풀릴 것 같으니 흠씬 두들겨 팰 생각까지 했었어." 진아연은 잔잔한 어투로 독한 말을 내뱉었다.

박시준은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그는 방금 그녀가 그들의 앞에서 그를 한바탕 욕하고 때릴 줄 알았다.

"살아만 있다면 다른 건 다 사소한 일에 불과한 거지." 그녀는 죽 한 숟가락을 떠서 그의 입가에 갖다 댔다.

그는 황급히 입을 벌리고 그녀가 건네오는 죽을 받아먹었다.

죽은 간이 잘 돼 있어서 느끼하지 않고 아주 맛있었다.

"아연 씨 말이 맞아요, 시준이 형이 죽었다면 미워하고 욕해도 돼요. 그땐 나도 같이 욕할 거예요. 하지만 시준이 형은 안 죽었어요. 죽지 않고 이렇게 살아있는 것만으로 좋은 일이잖아요. 그러니 화낼 필요 없어요." 하준기가 대답했다.

"준기 씨, 시준 씨가 죽으면 누구 들으라고 욕을 해요?" 진아연은 어이없었다.

"아연아, 너 지금 욕 안하다가 퇴원하고 나면 마음이 바뀔걸?" 여소정이 말을 보탰다. "지금은 너무 허약해 보여, 나였어도 불쌍해서 훈계하지 못했을 거야."

하준기는 입꼬리를 씰룩이며 아내가 말을 너무 가리지 않고 한다고 생각했다.

"소정아, 오늘 출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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