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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7장

그때 조명주는 환하게 웃었는데, 그녀는 조명주가 자신을 비웃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일어난 일을 함께 생각해보니 그때 조명주는 그녀를 비웃은 게 아닐 수도 있었다.

"진아연, 왜 아무 말이 없어?" 강훈이 물었다. "너한텐 좋은 일이잖아. 조명주가 도망쳤으니 아빠랑 결혼하지 않을 거고, 그렇게 된다면 아빠의 모든 계획이 수포가 돌아갈 거야."

진아연이 대답했다. "좋은 일이긴 하지. 하지만 어디로 갔을까? 어디로 갔을 것 같아? 지난 몇 년 동안 너희 아빠랑 함께 살지 않았어?"

"맞아. 우리 아빠랑 꽤 오래 동거했지. 처음엔 아빠를 돌보기 위해 함께 지낸다고 했는데 나중엔 결혼한다고 했어." 강훈이 대답했다. "파란 집에도 없어. 아빠가 많은 사람을 보내 찾아봤는데 아무도 조명주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

"조명주는 왜 이러는 거지? 정말 너희 아빠랑 결혼하기 싫은 거라면 거절하면 되잖아. 왜 말로는 결혼한다 그랬다가 결혼식이 코앞인데 갑자기 사라지는 걸까? 애들 장난도 아니고 말이야." 진아연이 덤덤하게 말했다.

"조명주가 참 이상하긴 해. 결혼식 때 입을 복장도 그래. 처음엔 빨간색으로 주문했는데 갑자기 빨간색이 싫다면서 검은색으로 바꿨어. 우리 아빤 검은색을 가장 싫어하는데 조명주의 기분에 맞춰주기 위해 검은색 드레스를 주문했어." 강훈은 이런 에피소드를 말했다. "결혼식 드레스로 검은색을 고르는 사람이 정말 있을까? 검은색이 왠지 불길해 보여."

그 말을 들은 진아연의 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피어올랐다.

"설마..."

"설마 뭐?" 그녀가 말끝을 흐리자 강훈이 따져 물었다. "너 설마 조명주가 자살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진아연은 입술을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방금 마치 의학상을 받고 승승장구하는 중인데 이렇게 좋은 미래를 두고 왜 자살하겠어?" 강훈은 절대 그럴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강훈아, 그런 사고 방식으로 조명주를 평가하지 마." 진아연은 여전히 조명주가 자살했다고 의심했다. "이번생의 가장 큰 꿈이 마치 의학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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