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조명주는 환하게 웃었는데, 그녀는 조명주가 자신을 비웃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일어난 일을 함께 생각해보니 그때 조명주는 그녀를 비웃은 게 아닐 수도 있었다."진아연, 왜 아무 말이 없어?" 강훈이 물었다. "너한텐 좋은 일이잖아. 조명주가 도망쳤으니 아빠랑 결혼하지 않을 거고, 그렇게 된다면 아빠의 모든 계획이 수포가 돌아갈 거야."진아연이 대답했다. "좋은 일이긴 하지. 하지만 어디로 갔을까? 어디로 갔을 것 같아? 지난 몇 년 동안 너희 아빠랑 함께 살지 않았어?""맞아. 우리 아빠랑 꽤 오래 동거했지. 처음엔 아빠를 돌보기 위해 함께 지낸다고 했는데 나중엔 결혼한다고 했어." 강훈이 대답했다. "파란 집에도 없어. 아빠가 많은 사람을 보내 찾아봤는데 아무도 조명주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조명주는 왜 이러는 거지? 정말 너희 아빠랑 결혼하기 싫은 거라면 거절하면 되잖아. 왜 말로는 결혼한다 그랬다가 결혼식이 코앞인데 갑자기 사라지는 걸까? 애들 장난도 아니고 말이야." 진아연이 덤덤하게 말했다."조명주가 참 이상하긴 해. 결혼식 때 입을 복장도 그래. 처음엔 빨간색으로 주문했는데 갑자기 빨간색이 싫다면서 검은색으로 바꿨어. 우리 아빤 검은색을 가장 싫어하는데 조명주의 기분에 맞춰주기 위해 검은색 드레스를 주문했어." 강훈은 이런 에피소드를 말했다. "결혼식 드레스로 검은색을 고르는 사람이 정말 있을까? 검은색이 왠지 불길해 보여."그 말을 들은 진아연의 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피어올랐다."설마...""설마 뭐?" 그녀가 말끝을 흐리자 강훈이 따져 물었다. "너 설마 조명주가 자살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진아연은 입술을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방금 마치 의학상을 받고 승승장구하는 중인데 이렇게 좋은 미래를 두고 왜 자살하겠어?" 강훈은 절대 그럴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강훈아, 그런 사고 방식으로 조명주를 평가하지 마." 진아연은 여전히 조명주가 자살했다고 의심했다. "이번생의 가장 큰 꿈이 마치 의학상이라고
구혜진은 어리둥절해졌다."저한테 속이는 거라도 있어요?" 진아연은 그녀가 아무 말이 없자 따져 물었다. "두 사람 아는 사이에요? 어떻게 만났어요? 선배님, 얘기해줘요."구혜진은 이해할 수 없었다. "당신들 함께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진아연 씨가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 데요.""아직 헤어지진 않았지만 시준 씨는 지금 집에 없어요. 어젯밤 나갔는데 이틀 정도 있다가 돌아온다고 했어요." 진아연이 설명했다.구혜진은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자신이 실수로 그들의 비밀을 진아연에게 알려줬다는 것을 박시준이 알게 된다면 분명 화를 내고 그녀가 수술하는 걸 거부할 것이다."숨길 수 없으니 솔직하게 말할게요! 오늘 수술로 머릿속에 있는 장치를 꺼내 달라고 부탁했어요." 구혜진은 마음을 바로잡고 또박또박 말했다. "진아연 씨, 내가 박시준 씨를 찾아간 게 아니라 박시준 씨가 날 찾아와 부탁한 거예요.""죽고 싶대요?""진심으로 죽고 싶겠어요? 다른 사람에게 컨트롤 당하는 게 싫을 뿐이죠. 그리고 당신이 본인 때문에 힘들어하는 걸 보는 것도 힘들기도 하고요." 구혜진이 설명했다. "이젠 모든 걸 알게 됐으니 진아연 씨가 박시준 씨를 찾아가 잘 얘기해 보세요."전화를 끊은 진아연은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았다.그녀는 조지운의 번호를 찾아 눌렀다."아연 씨, 조명주가 실종 됐다는 말을 들었어요?" 전화를 받은 조지운이 물었다."시준 씨는요? 어디 있어요? 두 사람 함께 있어요?" 진아연은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조지운을 향해 진지하게 말했다. "수술로 장치를 제거하려 했다는 걸 알고 있죠? 조지운 씨, 전 지운 씨를 그렇게 믿었는데 왜 절 속인 거예요? 시준 씨가 절 속인 것으로도 모자라 어떻게 당신도 함께 날 속여요? 정말 그 사람이 죽는 걸 보고 싶은 거예요?"조지운은 아연실색하며 말했다. "아연 씨, 장치를 제거하려 한다는 걸 몰랐어요. 전 정말 몰라요. 나한테 그런 말을 안 했어요."그의 대답을 들은 진아연은 한숨을 내쉬었다. "조지운에
"대표님, 가서 세수하고 오세요, 전 아침밥을 주문할게요." 조지운이 말을 마치고 나서 황급히 침실을 떠났다.아침밥을 주문한 조지운은 마이크에게 문자를 보내 상황을 설명했다.마이크: 대단하네요, 박시준의 행동에 대해 별로 놀랍다는 생각은 않들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런 용기에 탄복스럽네요.조지운: 진아연 씨가 화가 많이 났어요.마이크: 화 안 나겠어요? 꿈에서도 박시준의 목숨을 구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데 그런 아연이를 속이고 죽으려 했다니, 나라고 해도 화났을 거예요.조지운: 하지만 이걸 전부 대표님을 탓하면 안 돼요. 대표님은 아연 씨가 힘들어하는 게 싫어서 그런 거예요.마이크: 알아요! 당신 대표님을 탓할 생각도 없고요. 당신 대표의 문제는 죽으려면 통쾌하게 죽을 것이지 아연이게 들키면 안된다는 거예요. 아연이 마음이 안 아프겠어요?조지운: 시끄러워요!마이크: 일어나서 좀 있다 강도평과 조명주의 결혼식에 가봐야겠어요.조지운: 방금 일어났죠? 조명주가 실종됐어요. 오늘 결혼식도 없을 거예요.마이크: 이런! 조명주가 왜 사라져요?이때 조지운에게 전화 한 통이 들어왔다. 박시준의 경호원이었다.조지운은 곧 전화를 받았다."젠장! 조 실장님, 조명주가 죽었어요, 저 사람들이 조명주의 시체를 찾아냈어요." 경호원이 조지운에게 전화를 할 땐 이미 강 씨 저택에서 나온 후였다.이 소식을 들은 조지운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조명주가 죽었다고... 조명주가 어떻게 죽을 수 있지?조명주가 죽었으면 대표님은 어떻게 하지?대표님에게 갑자기 무슨 문제라도 생긴다면 누가 대표님을 구한단 말인가?그런 생각에 조지운의 두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조 실장님, 저 지금 강 씨 저택에서 나왔어요. 조명주의 시신이 지금 병원에 있다고 해요. 병원에서 방금 전화가 와서 그녀가 죽었다고 했어요. 강도평이 너무 화가 나 기절하는 바람에 지금 병원으로 이송 중이에요." 경호원이 말했다.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네요. 조명주는 대체 무슨 생각에 자살을 한 것
"게다가 아빠도 조영을 찾을 거야. 아빤 이렇게 그만두지 않을 것 같아." 강훈이 말했다. "인제 와서 보니 조명주는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아. 늘 뭔가를 계획하고 있었던 게 분명해. 조명주는 아빠랑 알고 지낸 지 몇 년째 되지만 한 번도 조영을 우리 가족 누구에게도 소개한 적이 없거든."진아연은 열심히 듣고 있었지만 머릿속으로는 방법을 고민했다."우리 가족 중 아무도 조영을 몰라. 지금 갑자기 조영을 찾으려면 아마 힘들 거야. 아빠는 조영이 조명주의 입양 딸이라는 이유로 조영을 하찮게 생각했거든. 지금 생각해 보니 조명주는 모든 걸 아마 조영에게 줬을 것 같아." 강훈은 그제야 깨달았다."아버지는 스스로 본인이 똑똑하다고 생각하지만 처음부터 조명주의 상대가 아니었어.""강훈아, 너의 아빠가 조영의 행방을 찾아내면 나한테 알려줘." 진아연이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조명주가 이런 방식으로 생을 마감할 줄 몰랐어. 그 누구에게도 반응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네.""조금 당황스럽다고 생각하는 거지? 조명주가 죽었으니 박시준도 비참해지겠네?""내가 방법을 찾아볼 거야.""행운을 빌게."차가 호텔 밖에 멈췄고 진아연은 창밖을 힐끗 보고는 전화를 끊었다.진아연이 박시준이 머문 스위트룸의 초인종을 눌렀을 때 박시준은 아침밥을 먹고 있었다.그는 식욕이 별로 없었다. 어젯밤 과음한 탓으로 지금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초인종이 울리자 조지운은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열었다.진아연이 성큼성큼 들어섰다."지운 씨, 잠시 나가 있어요.""네..." 조지운은 불안한 눈빛으로 박시준을 힐끔 보고는 밖으로 걸어 나갔다.진아연은 문을 잠그고 박시준의 앞에 다가가박시준을 내려다보았다.그녀의 눈빛에 박시준은 얼굴이 뜨거워 났고 곧 수저를 내려놓았다."죽고 싶어요?" 그녀는 그의 맞은편 의자에 앉아 가벼운 어투로 물었다."아니, 당신이 강훈이랑 결혼하는 걸 지켜보라는 거야?" 박시준이 고개를 들고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누군가가 나를 미끼로
"밤에 돌아갈게." 그는 그녀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24시간 내내 그녀의 보호 아래 있는 것은 싫었다.그런 보호 받는 느낌이 너무 좋지 않았다.그는 길에서 죽는 게 낫지 이렇게 계속 살고 싶지 않았다."알겠어요... 집에 가고 싶다면 그렇게 해요. 하지만 술 마시는 건 안 돼요. 알겠죠?" 진아연이 말했다. "저도 더 이상 술 마시지 않을게요.""가!" 박시준은 손에 든 우유 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쉬고 싶어."진아연은 잠시 멈칫하다 자리를 떠났다.조지운은 진아연이 방에서 바로 나오는 모습을 보고 의아해 했다. "아연 씨... 설마 대표님께서...""쉬고 싶다고 해서요." 진아연은 조지운을 보며 말했다. "아직 저한테 화가 많이 난 거 같아요. 제가 약속을 어겼으니까요. 그러니까 지운 씨, 그를 좀 곁에서 잘 보살펴 줘요. 그리고 매일 저녁에 집으로 보내주는 건 잊지 마시구요."조지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두 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대화를 확실히 나눠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조명주 씨가 죽었고... 이제 모든 일은 끝났어요." 진아연은 다시는 그 일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 "먼저 가볼게요.""네."진아연이 나간 뒤, 조지운이 방으로 다시 돌아왔다."대표님, 아연 씨 가셨습니다.""조명주는 왜 죽은 거지?" 박시준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박시준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조지운: "그녀라면... 노경민 교수님을 따라간 것입니다."박시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조명주와 노경민은 같이 시간을 보낸 적이 없어. 조명주가 노경민을 많이 따른 건 맞아. 그럼 노경민이 죽을 때 왜 같이 따라가지 않은 거지? 마치 의학상이 뭐라고? 마치 의학상이 노경민 교수보다 더 중요했다는 건가?""조명주 씨의 마음은 제 3자들이 알 수는 없겠죠. 하지만 확실한 건 그녀는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노경민 교수든 마치 의학상이 되었든... 모든 일에 매우 극단적이게
강훈은 아버지의 눈꺼풀이 떨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버지, 조 아주머니께서 전에 아무 말씀도 없으셨나요?""아니! 내가 알았다면 절대 그 여자와 결혼하려고 하지 않았을 거다! 제길...!" 강도평의 얼굴이 붉어지며, 혈압이 다시 올라갔다."아버지, 흥분하지 마세요. 조명주 씨는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 남은 사람이라도 잘 살아야죠." 강훈이 말했다. "병원에서 푹 쉬시고 요양하세요. 결혼은 제가 사람을 보냈으니 알아서 처리할 겁니다.""강훈아, 내가 농담하는 것으로 보이는 게냐?" 강도평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한평생을 굳건하게 살아왔던 그는 지금 자신의 모습이 매우 수치스러웠다.그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이런 망가진 모습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하지만 사람이라면 결국 늙고 병들 수밖에 없었다. 자연의 순리는 그 역시 피할 수 없었다."아버지, 절대 농담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얼굴이 저희 가문의 얼굴입니다. 저 역시 저희 집안이 좀더 강해지길 원합니다.""하...! 조명주도 항상 내게 입에 발린 소리를 했어. 하지만 결국 날 속였지." 강도평의 표정은 매우 슬퍼보였고,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되었다."아버지,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우선 제가 사람을 보내서 조영을 데리고 오겠습니다. 어쨌거나 설명을 들으실 의무가 아버지께도 있으니까요." 강훈은 엄숙한 표정으로 나가기 전에 다시 그에게 말했다. "병부터 잘 보살피세요. 그럼 푹 쉬세요."강훈이 떠난 뒤, 강도평은 그의 측근들을 불렀다."조명주가 죽기 전, 조영에게 집을 하나 사줬어. 최근 부동산 거래 기록을 조사하면 조영이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있을 거야!" 강도평이 이어서 말했다. "조명주가 죽은 건 안타깝지만... 조명주가 남긴 그 기술을 내 손에 가져온다면! 박시준과 진아연 역시 내게 꼼짝 못할 거야. 돈도 엄청나게 많이 벌 수 있고! 박시준과 진아연이 없어도 우린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될 거야!""네! 지금 바로 조사해 보겠습니다!" 부하는 바로 병실에서 나갔
진아연이 차에 올라탄 뒤, 진경훈은 그녀에게 어디로 가는지 묻지도 않고 직접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왔다."대표님, 기분이 안 좋아 보이십니다. 집에서 쉬시는 게 나으실 거 같습니다!"진아연은 손을 뻗어 자신의 뺨을 만지며 중얼거렸다. "모든 것이 다 갑작스럽게 일어나서.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이상한 게 당연해요. 오늘 멜론을 먹고 사람들이 미쳐갔다는 기사도 봤어요." 진경훈은 시간을 한번 보더니 말했다. "대표님, 우선 낮잠이라도 한숨 자시는 게 어떠실까요. 박시준 대표님께서 저녁에 돌아오시면 이야기 하셔야 할 텐데. 푹 쉬지 않으면 어떻게 위로하시겠어요.""진경훈 씨도 내가 틀렸다고 생각해요?" 진아연이 물었다."대표님이 틀렸다고 생각 안 합니다. 박시준 씨도 틀렸다고 생각 안 하고요. 그저... 운명이 그랬을 뿐." 진경훈은 속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를 위로했다. "저조차도 대표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아는데. 박시준 대표님께서도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으실 겁니다."진아연의 그의 위로의 말을 듣고도 웃을 수 없었다.박시준이 돌아온다면 박시준은 마음 속으로 그녀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말일 것이다.그러니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었다.그녀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눈을 떴을 때 이미 밖은 어두워진 상태였다.휴대폰을 찾아 시간을 확인해 보니 저녁 6시 반이었다.배가 조금 고프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방에서 나왔고, 거실은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었다.거실에는 사람들이 앉아있었다.박시준, 조지운, 마이크, 한이까지.네 사람은 각각 소파에 앉아 마치 회의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아주머니께서는 그녀가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그녀 곁에 다가갔다. "아연 씨 일어나실 때까지 기다렸습니다.""네? 다들 아직 저녁 전이에요?" 진아연은 놀랐다."한이 도련님과 마이크 씨께서 기다리고 같이 밥을 먹자고 하시는 바람에. 박 대표님과 조지운 씨는 집에 돌아오시고 아직 한 마디도 말씀하시지 않으셨어요." 아주
"한이야! 어떻게 그런 말을...?!" 진아연은 자신의 뒷통수를 누군가 세게 때린 것처럼 얼얼했다.그녀는 아들이 박시준에게 그런 말을 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이런 아버지는 제 쪽에서 필요 없어요!" 한이는 소리를 크게 질렀다. "어머니께서도 아직 포기하지 않았는데 벌써 포기하잖아요! 겁쟁이!"짝!진아연은 참지 못하고 한이의 뺨을 내리쳤다.그녀가 자신의 아이를 때린 것은 아마도 처음일 것이다.아이의 뺨을 내리친 손에는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심장이 찢겨져 나갈 것처럼 너무 아파 숨을 쉴 수 없었다.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서있는 한이를 바라보았다.그녀는 한이에게 사과를 하려할 때 한이는 그녀보다 더 빠르게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한이야!" 진아연은 한이를 불렀다.아주머니는 쓰러질 듯한 그녀의 곁에 다가와 그녀를 부축했다."아연 씨, 지금 한이 기분은 좋지 않을 거예요. 경호원에게 가보라고 말하겠습니다." 아주머니가 말했다. "한이라면 아연 씨의 마음을 이해할 겁니다. 지금은 서로가 감정이 격하니 잠시 시간을 가지시는 게 나을 거 같아요. 저녁부터 먼저 드세요!"진아연은 손을 들어 뺨에 흘린 눈물을 닦았지만 전혀 입맛이 없었다.그리고 그녀는 바로 침실로 들어갔다.박시준은 식당으로 향했다.잠시 뒤, 박시준은 저녁 식사를 들고 침실문을 밀고 들어왔다.진아연은 침대 옆에 앉아 그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그녀는 눈물을 바로 훔쳤다."밥 먹어." 그는 저녁 식사를 침대 옆 탁자에 놓고 그녀 곁에 다가가 앉았다. "한이가 나에 대해 뭐라 말하든 난 괜찮아. 그러니깐 당신도 화낼 필요 없어."그녀는 한이가 말한 말보다 흥분하는 바람에 한이를 때린 자신에게 더욱더 화가 났다.박시준은 그녀가 왼손으로 오른손을 꽉 잡고 있는 모습을 보았고, 오른손 손바닥이 빨갛게 부풀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아마 한이를 때리면서 빨개졌을 것이다."한이를 때린 게 처음이지?""네. 착한 아이니까요." 진아연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