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야! 어떻게 그런 말을...?!" 진아연은 자신의 뒷통수를 누군가 세게 때린 것처럼 얼얼했다.그녀는 아들이 박시준에게 그런 말을 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이런 아버지는 제 쪽에서 필요 없어요!" 한이는 소리를 크게 질렀다. "어머니께서도 아직 포기하지 않았는데 벌써 포기하잖아요! 겁쟁이!"짝!진아연은 참지 못하고 한이의 뺨을 내리쳤다.그녀가 자신의 아이를 때린 것은 아마도 처음일 것이다.아이의 뺨을 내리친 손에는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심장이 찢겨져 나갈 것처럼 너무 아파 숨을 쉴 수 없었다.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서있는 한이를 바라보았다.그녀는 한이에게 사과를 하려할 때 한이는 그녀보다 더 빠르게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한이야!" 진아연은 한이를 불렀다.아주머니는 쓰러질 듯한 그녀의 곁에 다가와 그녀를 부축했다."아연 씨, 지금 한이 기분은 좋지 않을 거예요. 경호원에게 가보라고 말하겠습니다." 아주머니가 말했다. "한이라면 아연 씨의 마음을 이해할 겁니다. 지금은 서로가 감정이 격하니 잠시 시간을 가지시는 게 나을 거 같아요. 저녁부터 먼저 드세요!"진아연은 손을 들어 뺨에 흘린 눈물을 닦았지만 전혀 입맛이 없었다.그리고 그녀는 바로 침실로 들어갔다.박시준은 식당으로 향했다.잠시 뒤, 박시준은 저녁 식사를 들고 침실문을 밀고 들어왔다.진아연은 침대 옆에 앉아 그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그녀는 눈물을 바로 훔쳤다."밥 먹어." 그는 저녁 식사를 침대 옆 탁자에 놓고 그녀 곁에 다가가 앉았다. "한이가 나에 대해 뭐라 말하든 난 괜찮아. 그러니깐 당신도 화낼 필요 없어."그녀는 한이가 말한 말보다 흥분하는 바람에 한이를 때린 자신에게 더욱더 화가 났다.박시준은 그녀가 왼손으로 오른손을 꽉 잡고 있는 모습을 보았고, 오른손 손바닥이 빨갛게 부풀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아마 한이를 때리면서 빨개졌을 것이다."한이를 때린 게 처음이지?""네. 착한 아이니까요." 진아연은 목소리
"당신을 날 아직 몰라. 힘든 일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어. 내가 견딜 수 없는 건 나 때문에 당신이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한다는 거야." 그의 말투는 단호했다. "만약 앞으로 그런 일이 생긴다면... 당신이 실망할 일을 할 수밖에 없어. 나는."진아연: "알겠어요... 앞으로 그러지 않을게요.""얼른 먹어. 다 먹고 이야기하자!"진아연은 밥이 넘어가지 않았지만 그가 보고 있는 한 저녁밥을 다 먹어야만 했다.저녁을 다 먹은 뒤, 그녀는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다.잠시 동안이었지만 그녀는 그에게 강요를 받는 기분이 들었고, 아마도 요즘 그가 그녀에게 느끼는 감정일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나가서 산책할까요?!" 그녀가 말했다."네.""밖이 추우니 코트를 꺼내야겠어요." 그녀는 밖을 바라보며 조금더 두꺼운 코트를 꺼냈다.그리고 그에게 코트를 건네준 뒤, 자신의 외투 역시 꺼냈다.집을 나와 그들은 천천히 걸었다."오늘 조명주 씨 시신을 보려고 병원에 갔다왔어요." 그녀는 그의 큰 손을 잡았고, 그의 손은 따뜻했다. "강도평 씨의 사람이 통제를 하고 있었어요. 아무도 조명주 씨의 시체를 인도하지 못하도록 말이죠. 그저... 조영 씨만이 데려갈 수 있도록. 저번에 갇혀 있을 때도 조영 씨가 당신을 돌봐줬나요?""응. 매일 요리를 해줬어.""그냥 요리만요? 다른 건요?" 진아연은 즐거운 기억이 아니었기 때문에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묻지 않기로 생각했다."그때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어." 그가 대답했다. "아, 그때는 머리가 정말 깨질 듯이 아팠지만.""아... 둘이 대화도 나눴나요? 어떤 사람이에요?" 진아연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 "연락처나 뭐 그런 건 알려주지 않았나요? 그녀를 찾아야만 해요. 강도평 쪽도 역시 찾고 있어요. 강도평 씨보다 그녀를 먼저 찾아야 해요.""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어. 어떤 사람인지 나도 잘 몰라.""대화를 안 했다구요? 하지만 그때 제가 당신을 데리러 갔을 때, 그녀는 매우 긴장한 상태였어요.""뭐라
"전화하면 밤이라도 바로 나올 걸." 박시준이 농담을 했다.조지운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대표님께서는 강민 씨에 역시 잘 알고 계시네요.""이런 일도 겪었는데 그 정도도 못 맞춘다면 바보랑 다를 게 뭐야?""그럼 대표님,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조지운이 물었다. "강도평 씨에게는 이제 조명주 씨도 없으니. 어떠한 협박도 통하지 않을 겁니다.""쉽게 용서하진 않을 거야." 박시준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강도평이 협박해도 무섭지 않아. 죽기 전에 그들의 죄를 물을 거야."조지운의 표정이 점점 심각해졌다."진아연 씨랑 어젯밤에 대화하셨나보네요."조지운은 그의 입에서 '죽음'이라는 단어를 들었다는 사실이 두려웠다."했어. 다시는 날 화나게 만드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어." 박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서 다시 믿어보려고."조지운: "..."진아연과 대화를 나눈 뒤, 쉽게 죽음이라는 말을 꺼내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진아연이 가르침을 얻은 건가?별장.진아연은 오늘 그가 부른 5명의 전문가와 만난 뒤, 공식적으로 연구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어젯밤 한이를 때렸다는 사실에 밤새 잠 한 숨을 잘 수 없었다.오늘 아침 일찍 한이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렸다 한이에게 사과하고 싶었다.하지만 한이는 일어날 생각이 없어보였다.박시준이 나간 뒤에도 한이의 방에서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그녀는 거실에서 묵묵히 기다렸다.아침 9시. 피트연은 그녀에게 전화를 해 언제 도착하는지 물었다. 그리고 전화를 끊은 뒤, 용기를 내 한이의 방문을 두드렸다.그녀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원래 한이는 침대에서 자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한이는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정확히 말하면 게임을 하고 있었다.그리고 그녀는 바로 그에게 말을 걸었다."한이야, 배 안 고파? 엄마가 아침 가져왔어." 그녀는 테이블에 우유와 샌드위치를 놓으며 말했다. "한이야... 미안해. 엄마가 정말 잘못했어. 그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알았습니다. 걱정말고 나가보세요.""네."진아연은 가방을 들고 외투를 걸친 뒤, 나갔다.B국의 기온은 최근 며칠간 10도 가까이 급격히 떨어졌다. 가을도 없이 바로 겨울이 온 것처럼 말이다.그녀는 차에 올라탄 뒤, 진경훈에게 주소를 말했다.진경훈이 물었다. "대표님, 한이 도련님이랑은 화해하셨습니까?""아직이요. 내가 너무 심했어요. 아직 화가 나는 게 당연해요." 진아연은 우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맘 때쯤이면 한이는 군밤먹는 걸 좋아했는데. 저녁에 집에 돌아오는 길에 군밤이나 사야겠어요.""네. 어젯밤에 한이 도련님께서 혼자 약국에 가셨습니다." 진경훈이 말했다. "어젯밤에 미처 몰랐다가 오늘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도련님이 약국에 다녀오신건 아파서 그런게 아니라 상처가 더 심해지면 대표님이 죄책감을 느끼실까 걱정됐기 때문입니다."진경훈의 말에 진아연은 더욱더 슬퍼졌다."대표님께서 그러시려고 한 게 아니란 거 알고 있습니다. 둘 사이에서 많이 힘드시다는 것도요. 사업과 가족 모든 것을 다 챙기실 수 없습니다. 그러니 대표님께서도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진경훈이 그녀를 위로했다."이런 위로도 할 줄 알았어요?" 진아연이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제 와이프가 대표님 자동차 선물을 받고 정말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저보고 대표님을 잘 돌봐주라고 했고요." 진경훈의 얼굴이 빨개졌다.진아연은 그의 그런 모습에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다음에 와이프 분께서 필요한 게 있다면 제게 말해줘요.""대표님, 그러지 마세요. 그냥 그러실 돈이 있으시다면 제게 주세요. 제가 와이프에게 전달하겠습니다. 돈으로 준다면 더 기뻐할 거예요.""하하하, 알겠어요."진명 그룹 B국 계열 회사.박시준과 조지운의 도착에 강민은 매우 놀랐다.조명주의 자살로 인해 강민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그리고 강민의 모든 계획은 엉망이 되었다.원래라면 강도평과 조명주의 관계를 이용해 진명 그룹을 자신의 손에 넣는 동시에 강도평의 통제권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모색하고
"박시준 씨, 우리 부모님의 목숨은 당신 손에 달렸으니. 뭐가 됐든 다 할게요. 내가 할 수 있다면 뭐든지! 그러니깐 살려줘요. 어머니는 당뇨병이 있고, 양아버지는 전에 허리를 크게 다쳐 힘든 일을 할 수 없어요. 나만 믿고 사는 사람들이에요. 제가 죽는다면 부모님은... 굶어 죽을 거라고요."강민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고개를 숙였다.조지운은 그 장면을 보며 매우 아이러니한 느낌이 들었다.그는 강민의 말에 전혀 진심이 느껴지지 않았다.강민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처럼 보였다.만약 그녀를 동정해 살려준다면 분명 언젠가 박시준에게 복수할 것이다."변호사에게 자료 하나 보냈어. 거기에 서명한 뒤, 당신을 살릴지 말지 결정하지." 박시준은 의자에 앉아 나른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무슨... 자료요?" 강민이 초조한 듯 물었다.박시준은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조지운 역시 궁금해서 박시준의 귀에 대고 조용하게 물었다. "대표님, 설마 계약을 해지할 생각이십니까?""응." 박시준은 가볍게 대답했다.두 사람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강민의 귀에 들리기에는 충분했다.강민은 지금에 와서야 알게 되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변호사가 그녀에게 연락을 한다면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계약 해지 관련해서 서명할게요. 강도평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룰 수 없었던 계약이니까요." 강민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가 원하지 않더라도 박시준이라면 그녀가 서명하도록 강요할 것라는 것 또한 말이다.박시준은 그녀와 연락은 커녕 진명 그룹 일에서도 손을 떼기를 원했다.…마이크는 진아연의 연구를 위해 온 5명의 전문가를 위해 집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별장을 구매했다.별장의 위치는 다소 외진 곳에 있었지만 넓고 연구 목적으로 사용되기에 좋은 조건이었다.진아연이 도착했을 때, 1층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아 2층으로 올라갔다. 거기에서 사람들의 토론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왔다.주요 내용은
"어이, 이봐! 지금 누구보고 뚱뚱하다는 거예요?!" 뚱뚱하다는 말을 들은 전문가는 화를 냈다."뚱뚱하다는 걸 뚱뚱하다고 하는 거에 문제 있습니까? 이름을 부르기엔 너무 길어서 다 못 외우겠습니다. 그냥 뚱보라고 부르겠습니다!" 피트연이 말했다."하... 마음대로 하십시오! 제 이름을 외우는 게 어려운 건 팩트니까요." 그가 분개하며 말했다."진아연 씨, 매일 박시준 대표님과 함께 있으신데. 지금 박시준 씨의 행동이 이상하지 않습니까?" 피트연이 물었다. "말투나 행동이 이상하다던가?"진아연은 바로 대답했다. "달라진 건 없어요. 박시준 씨의 말투와 행동, 사고 방식 모두 예전과 똑같아요. 누군가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혼자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결정합니다."뚱뚱한 남자를 포함한 세 사람이 모두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피트연 씨, 조명주 씨 연구 자료를 읽으셨나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진아연이 물었다."지금 박시준 씨의 생명 연장을 해주는 게 그 장치가 맞다면 박시준 씨가 예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조명주 씨는 그를 통제할 수 있다고 말하셨죠? 그렇다면 조명주 씨가 뭘로 통제를 한다는 거죠? 컴퓨터? 아니면 특수 원격 장치?" 피트연은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했다. "조명주 씨는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박시준 씨를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찾아내야 합니다.""맞습니다! 저도 똑같이 생각합니다. 만약 정말 원격 장치가 있다면 그 장치를 이용해 박시준 씨의 머리에 있는 장치를 똑같이 만들면 됩니다!" 누군가 말했다.진아연 역시 원격 제어 장치를 찾고 싶었지만 조영조차도 그게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아연 씨, 잠시만요." 피트연은 진아연을 방 밖으로 불러냈다."회의실에서 못하는 말인가요?" 진아연이 물었다."사실 저 사람들은 다 필요 없습니다." 피트연은 진아연을 아래층으로 끌고갔다. "박시준의 뇌에 있는 장치를 보고 싶습니다. 보여주세요!""그의 뇌 CT 사진을 보내지 않았나요? 못 보셨어
"먼저 집에 들어가요." 진아연은 진경훈에게 말했다."군밤 안 사시고요?" 진경훈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시준 씨와 한이 둘만 집에 있다고 하니깐 싸울까봐 걱정되네요." 진아연은 불안해하며 말했다. "한이가 아직 저한테 화가 풀리지 않은 상태니까요... 분명 시준 씨가 화풀이 대상이 될 수도 있어요."진경훈은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어제 저녁에 침실에서 나오시다가 마주쳤는데 두 사람은 싸우지 않았습니다!"진아연은 관자놀이가 아파왔다. "그래도 걱정돼요.""알겠습니다. 돌아가시죠."별장.아주머니는 박시준에게 닭고기 수프 한 그릇을 앞에 내려놓은 뒤, 나머지 한 그릇을 들고 한이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아주머니가 한이에게 수프를 주며 박시준이 집에 돌아왔다는 말을 한이에게 말해줬다.그러자 한이는 수프를 들고 방에서 나왔다.이곳은 그의 집이자 어머니의 집이기도 했다. 박시준은 법적으로 진아연의 전남편이기 때문에 한이는 일부러 이 집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려주기 위해 숨지 않고 나왔다.아주머니는 한이가 밖으로 나올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하지만 밖으로 나오려는 한이의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이 나왔지만, 한이가 거실을 지나 박시준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며 다시 심호흡을 할 수밖에 없었다.아버지와 아들... 어젯밤처럼 또 싸울까...?"한이 도련님, 밖에 산책이라도 나가실까요? 오늘 하루종일 집에만 있으셨으니까요..."한이의 시선은 박시준에게 고정되어 있었다.박시준의 심장은 가파르게 뛰기 시작했다.그리고 그는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가보세요! 한이와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아... 네네!" 아주머니는 재빨리 식당으로 걸어갔다.그리고 거실에는 아버지와 아들 둘 만이 남았다.박시준은 소파에 앉아 수프를 천천히 마셨다.한이 역시 소파로 걸어가 앉아 수프를 한 모금 마셨다."한이야. 내게 화를 내는 건 괜찮지만 엄마에게는 화를 내면 안 돼. 어젯밤 너 때문에 네 엄마가 한숨도 자지 못했거든." 박시
한이는 너무 분한지 얼굴까지 빨개졌다."이제 늙었나 봐요. 그런 노인네 때문에 자살할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진짜 바보 같아요!" 한이는 낮은 목소리로 악담을 퍼부었다.박시준: "사람은 나이를 들면 성격도 달라지기 마련이야. 네 엄마는 나와 알고 지내면서 많은 서러움을 겪었단다. 물론 아빠도 그때 답답한 면이 있었지. 왜냐면 네 엄마를 괜찮게 여기던 사람이 아빠가 어머니로 부르던 사람이었거든."한이는 두 사람 과거의 일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았고박시준이 갑자기 이런 얘기하자 재밌는지 말을 끊지 않았다.진아연이 돌아올 때쯤 거실 안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좋았고가정부는 그녀에게 다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두 사람 싸우지 않았어요. 박 대표님이 한이 도련님의 말에 순순히 따르는 탓에 화낼 틈도 없었어요."진아연은 그녀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대표님, 제가 가서 밤을 사 올까요?" 이때 뒤에 서 있던 진경훈이 다가와 물었다."그래." 진아연은 이에 간단히 답하고 한이 옆에 다가갔다. "한이야, 엄마가 얼굴 좀 보자.""이제 괜찮아요." 한이는 엄마에게 상처를 보여주기 싫은지 얼굴을 돌렸지만진아연은 아들의 모습에 아이의 손을 꽉 잡고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한이야, 우리는 이제 일반인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네 아빠를 대할 수 없어. 사람은 아플 때, 마음이 제일 약해. 지금 네 아빠의 상황은 불치병에 걸린 것과 다름없고 일반 환자들보다 더 힘들어하고 있어. 그래서 엄마도 아빠가 자극받을까 봐 조심하고 있어.""엄마는 아빠한테 더는 과거의 박시준 씨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 항상 조심스럽게 얘기하고 있어." 진아연은 계속해 말을 이었다. "우리는 그냥 아빠를 일반인으로 대하면 충분해.’박시준은 이들의 대화에 난처한 모습을 보였고 바로 소파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우리 밥 먹으러 가자!""엄마, 저 방금 국을 마셔서 입맛이 없어요. 두 분 같이 밥 먹으러 가세요!" 한이는 엄마의 손을 밀쳐내고 밖으로 향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