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말에 마이크가 곧바로 손을 뗐다. "어서 말해요! 난 아연이처럼 좋게 말로 끝내지 않을 테니!""내가 대뇌 신경을 활성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어요... 대뇌의 뇌간 부분에 특수 장치를 배치하는 기술이죠... 이 장치를 통해 뇌간을 자극해서,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하게 만드는 거예요... 이 기술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 나 하나뿐이에요. 박시준 씨 뇌에 설치한 장치를, 난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어요. 그 말인즉, 난 언제라도 박시준 씨의 목숨을 끊을 수 있다는 뜻이죠... 그러니, 나한테 예의를 차리는 게 좋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난 언제든지 박시준 씨를 죽일 수 있으니!""그럼, 내가 지금 당장 당신을 죽여버려야겠네요! 그럼 적어도 박시준 머릿속의 장치를 계속 유지할 순 있겠죠..." 마이크가 또다시 살기를 띠며 말했다."만약 그 장치가 고장이라도 난다면, 누가 고칠 거죠? 당신이 나를 죽이면, 박시준 씨를 간접적으로 죽이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어쨌든 이 기술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거든요! 언제라도 문제가 생길 수 있죠!" 조명주가 큰 소리로 외쳤다. "박시준 씨는 기억을 잃지 않았어요! 내가 박시준 씨를 되살린 후에 그에게 그의 상황을 얘기해줬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것뿐이에요! 이제 진아연 씨가 왔으니, 어쩌면 진아연 씨가 박시준 씨의 인생을 되찾아 줄지도 모르죠!"조명주는 마이크가 화를 이기지 못하고 자기에게 손찌검할까 봐 겁이나 크게 고함쳤다.방안.진아연이 침대 옆에 앉아 박시준의 커다란 손바닥을 꼭 잡았다.그의 손은 따뜻했다.따뜻한 그의 체온을 느끼자, 그녀의 마음은 감사함으로 가득 찼다."시준 씨, 저 여자들 말로는 당신은 기억을 잃지 않았다고 하던데, 그럼 우리가 현이를 찾아 Y국에 갔던 것도 기억하고 있겠죠? 우린 조순현의 계획에 의해 교외의 지하실에 갇혔었잖아요. 그때 당신이 나한테 지하실에서 했던 말 기억해요?" 진아연 두 손으로 커다란 그의 손바닥을 잡아 그녀의 입에 가져다 대었다.그녀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
두 사람이 나오자, 모두가 깜짝 놀랐다.뒤이어, 두 사람이 손을 꼭 잡은 모습을 보고는 모두 단번에 박시준의 선택을 이해했다.그는 정말로 기억을 잃지 않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아연과 함께 가기로 한 것이다."진아연 씨, 당신이 박시준 씨를 데려가는 건 나도 말리지 않겠어요. 어쨌거나 시준 씨는 의식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한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게 있어요. 지금의 박시준 씨는 예전의 그 박시준 씨가 아니에요. 박시준 씨의 목숨은 내 손에 달렸죠. 내가 그를 살려두겠다면 그는 계속 살아있을 것이고, 내가 그를 죽이겠다면 그는 언제든 죽을 수 있어요. 그러니, 앞으로 나한테 예의를 차리는 게 좋을 거예요!"조명주가 강한 태도로 진아연에게 주의를 주었다.진아연: "뭐라고요? 시준 씨의 목숨이 당신 손에 달렸다니, 그게 무슨 말이죠?"그녀는 방금 방에 있었기 때문에, 조명주가 마이크에게 한 말들을 듣지 못했다.마이크가 설명했다: "조명주 씨 말로는, 박시준의 뇌에 뇌세포를 자극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했대. 나도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 이해가 가진 않지만, 이 여자가 하는 알 수 없는 말을 듣기는 했어... 조명주 씨는 박시준의 머릿속에 있는 장치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고 했어. 박시준의 머릿속에 시한폭탄을 설치해 두고는 리모콘을 손에 쥐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야."조명주 : "진아연 씨, 당신 껌딱지가 하는 말이 맞아요. 대략 그 뜻이 맞긴 한데, 저 사람 입에서 나오니 영 들어주기 힘드네요. 내가 박시준 씨를 되살린 건, 상을 타기 위해서예요. 앞으로도 계속 내 신경을 건드리면, 박시준 씨의 목숨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진아연은 이런 식의 생존 방법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박시준이 죽는 건 더욱 원하지 않았다."조명주 씨, 처음부터 시준 씨의 이런 상황을 내게 말해줬더라면, 내가 몇 번이고 당신의 '신경'을 건드리지도 않았을 텐데요! 당신이 말한 상황에 대해서는, 돌아가 검사를 마친 다음에 다시 판단하도록 하죠!" 이 말을 끝으로
"엄마, 왜 꼭 집을 사야 해요? 그냥 이 집에 있으면 안 돼요? 나 여기가 좋은데.” 의아한 조명이 던진 질문에조명주가 큰소리로 웃었다. “네가 더 큰 집에서 살게 하려고 그러지.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그만 가서 자.”"엄마, 그럼 강 씨 가문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그런 거면 제가 바래다 줄게요.”조명주가 고개를 저었다. “너무 늦었어. 움직이는 것조차 귀찮아. 좀 있다 강도평에게 전화하면 돼.”…돌아가는 길에 진아연과 박시준은 뒷좌석에 앉았고 마이크가 운전석에, 진경훈이 조수석에 앉았다.“조명주도 두 번째 결혼일 줄 몰랐네요.” 진경훈이 입을 열어 차 안의 숨 막히는 분위기를 깼다."조명주는 예순이 넘었는데 두 번째 결혼 일지 세 번째 결혼 일지 누가 알겠어요... 네 번째 결혼 일지도 모르는 일이에요.”"조명주는 아마 처음 결혼하는 걸 거야. 예전에 내 교수님을 위해 결혼을 안 했거든. 그런데 저렇게 큰 딸이 있으니 결혼을 했다면 다른 사람이 싱글이라고 하지 않을 거야.” 진아연이 대답했다. “그 여자는 조명주를 닮지 않았어. 조명주가 입양한 딸일지도 몰라.”"일리 있는 말이야. 그 여자는 조명주와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어.” 마이크는 말을 하며 백미러로 박시준을 힐끗 보았다. “박시준 씨,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부활한 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왜 우리한테 연락을 하지 않은 거예요? 우리가 찾아내지 않았으면 그 파란 집에서 영원히 살 생각이었어요?”진아연은 박시준의 손을 꼭 잡고 있었는데 마이크의 목소리를 듣고 손을 살며시 움직였다."마이크, 병원으로 가.” 진아연은 박시준의 건강이 걱정되었다.지금 당장 병원에 가서 뇌 검사를 받고 정말 조명주의 말이 맞는지 확인해야 했다."그래, 알았어.” 마이크가 곧 대답했다.박시준은 곧 진아연이 잡고 있는 손을 빼더니 얼굴에 긴장하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진아연은 그런 그의 표정 변화를 살펴보며 말했다."시준 씨, 걱정 말아요. 무슨 일이
"무슨 일이 있었어요?” 한이는 박시준을 곁눈질하며 물었다."조명주는 너의 아빠가 죽었다고 했어. 우리가 보고 있는 너의 아빠는 조명주가 부활시킨 거야.” 진아연은 아들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병원에 데리고 가서 검사를 받게 하고 싶은데 지금 병원에 가는 걸 거부해. 그렇게 당당하던 사람이니 지금의 이런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들 거야.”한이는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예전에 죽었다고 해도 지금은 이렇게 살아 돌아오지 않았어요?”"뇌에 특별한 장치가 들어있는데 조명주가 컨트롤하고 있어.”한이는 입술을 움직이며 뭔가 말하려 했지만 딱히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이 일은 너무 불가사의했고 한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미래의 삶이 다른 사람에 의해 컨트롤 된다면 그냥 죽는 게 좋을 것 같았다.한이는 마음이 복잡했다.박시준이 이런 모습으로 나타났으니 박시준과 싸울 순 없었다.하지만 그는 지금 어떻게 이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몰랐다.그는 몸을 돌려 성큼성큼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진아연은 박시준의 앞에 다가가 다시 그의 손을 잡고 입을 열었다. “한이가 내일 일찍 학교에 가야 해서 먼저 들어가 쉬는 거예요. 예전처럼 당신을 미워하지 않을 거예요. 앞으로 나랑 함께 움직여요. 다시는 당신 옆을 떠나지 않을 거고 당신을 고생시키지도 않을 거예요.”마이크는 두 사람이 방에 들어가는 걸 지켜보다가방문이 닫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긴 악몽을 꾼 것 같았다. 이제 그 악몽에서 깨어난 것이다.마이크는 자기 방으로 돌아가 휴대폰을 켜고 조지운의 이름을 클릭하고는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당신 대표님이 돌아왔는데 사진 볼래요?그의 문자를 확인한 조지운이 기뻐하며 답장을 보냈다: 볼래요. 빨리요. 대표님 괜찮아요? 괜찮은 거죠?마이크: 보고 싶어도 어쩔 수 없어요. 아연이가 방으로 데려갔거든요.조지운: 장난해요? 됐어요. 안 볼 거예요. 지금 전화받을 수 있어요?마이크: 피곤해요... 말하고 싶지 않아요.조지운: 문자를 하는 게
"무슨 소리예요? 알아듣게 말해요.” 조지운은 자신이 환청이 생긴 게 아닌가 의심하며 뺨을 때렸다.마이크: "???""대표님이 왜 예전의 박시준이 아니란 말이죠? 마이크,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당장 B국으로 가는 티켓을 끊을 거예요.” 조지운은 방금 때린 따귀가 얼얼해 꿈이 아니라는 걸 확신했다."조명주는 박시준이 죽었다고 했어요. 지금의 박시준은 조명주가 부활시킨 거라고 했어요.”"풉!” 조지운은 놀라 멍해졌다."당신의 대표님은 지금 로봇이나 다름없어요. 그리고 리모컨을 들고 있는 사람이 조명주예요. 어때요? 무섭지 않아요?” 마이크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그래서 당신 대표님이 지금 조금 우울해 하고 있어요. 내가 박시준이었대도 그럴 것 같아요.”"너무 무서운데요.” 조지운은 속상했다. “그럼 어떻게 해요? 이렇게는 안돼요. 대표님은 누가 협박하는 걸 가장 싫어하는데, 앞으로 하루하루를 다른 사람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야 한다면 죽기보다 못할 거예요. 아연 씨가 도와줄 방법은 없는 거예요?”"아연이는 조명주가 말하는 기사회생술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어요. 사람은 죽은 사람을 살릴 방법이 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아연이도 당신 대표님을 도와줄 방법이 없을 거예요.” 마이크는 그에게 환상을 버리라고 했다. “좋은 방향으로 생각해요. 적어도 당신 대표님이 살아있잖으니 죽은 것보단 낫잖아요. 죽으면 모든 게 다 사라지는 거예요.”"우리는 그렇긴 한데 대표님은 앞으로 행복하지 않을 거예요.” 조지운은 말을 마치고 나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그는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았다."조지운 씨, 그럴 필요 없어요.” 마이크가 장난을 멈추고 말했다. “지금은 살아있고 의학적으로 지금 이런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정신이 조금 이상한 것만 빼면 예전과 별 다름없어 보여요.”"사람이 살아있다는 건 그냥 숨만 쉰다고 되는 일이 아니에요. 그리고 당신의 말처럼 의학적으로 어떻게 판단하는지도 모르잖아요. 만약 의학적으로 살아있지 않다고 판단하면 어떻게
그녀는 방을 나와서 마이크의 방문을 열었다.조지운과 영상통화를 하고 있던 마이크는 그녀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전화를 끊었다."왜 그래?” 마이크가 침대에서 내려왔다."조명주가 박시준을 컨트롤할 수 있는 게 맞는 것 같아. 강도평의 스캔들 동생상을 삭제하래.”"지금 컨트롤 당하고 있는 중이야?” 마이크가 어두운 표정을 말을 뱉고는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그는 박시준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보고 싶었다."가지 마." 진아연이 그를 잡았다. “그런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을 거야. 전화해서 동영상을 지우라고 해. 지금 당장.”"알았어, 당장 내릴게. 흥분하지 마.” 마이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진아연은 조명주에게 전화를 걸어 박시준을 괴롭히지 말라고 했다.조명주가 오만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진아연 씨, 내가 거짓말한 게 아니라는 걸 이제 알겠죠?”"조명주 씨, 난 당신이랑 아무런 원한이 없어요. 당신은 이미 상을 받았고 꿈을 이루었는데 왜 이렇게 우릴 괴롭히는 거예요?” 진아연은 이런 일이 앞으로 또 일어날까 걱정됐다."진아연 씨, 당신들을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아요. 동영상을 지우라고 제가 몇 번 얘기했는지 알아요? 적어도 두 번은 얘기했어요. 진아연 씨가 제때에 동영상만 내렸어도 내가 이렇게까지 했겠어요?” 조명주가 쌀쌀하게 말했다.조명주의 말을 들은 진아연은 차분하게 물었다. “앞으로 서로를 건드리지 말죠?”"얘기했잖아요. 진아연 씨가 날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내가 왜 쓸데없이 당신들을 괴롭히겠어요? 진아연 씨, 난 내 상에만 관심이 있을 뿐 다른 것엔 관심이 없어요.”"조명주 씨, 자신이 뱉은 말에 책임져 주길 바라요.”"진아연 씨, 당신은 내 후배예요. 앞으로 이런 태도로 나랑 대화하는 걸 용납 못해요. 너무 늦었으니 쉬어야겠어요.” 말을 마친 조명주는 전화를 끊었다.조명주가 전화를 끊고 얼마 안 돼 강도평이 전화를 걸어왔다."명주, 그들이 동영상을 내렸어. 당신 참 대단하네.” 강도평의 화가 조금 사그라들었다.
"시준 씨, 앞으로는 조금 전처럼 머리 아프지 않아도 돼요. 조명주가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저랑 약속했어요. 그리고 전 당신이 그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방법을 생각해 볼 거예요.” 그녀는 그의 머리를 품에 안고 슬픔을 삼켰다. “전 반드시 방법을 찾아낼 거예요. 전 당신이랑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할 거예요. 그러니 당신도 그때까지 살아줘야 해요.”박시준은 눈을 떴지만 눈빛엔 생기가 없었다.그는 얇은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는데마치 영혼이라도 털린 듯 조금 전 고통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진아연은 그를 꼭 안고 풀어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손을 놓으면 그가 사라질까 겁났다.다음날 아침, 성빈이 찾아왔다. 거실에서 마이크를 본 그가 황급히 물었다. “시준이가 돌아왔다면서요? 어디 있어요?”"아직 안 일어났어요!" 마이크는 시간을 흘긋 보았다. “9시가 넘었네요. 두 사람 어젯밤 못 잤던 것 같아요.”"지운이가 그러는데 시준이가 조명주에게 컨트롤 당하고 있다면서요? 정말이에요?“ 성빈도 밤새 잠을 설쳤다가 날이 밝을 무렵에야 겨우 잠들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한밤중에 찾아오고 싶었으나 그들의 휴식을 방해할까 포기했다.”"조명주가 박시준의 머릿속에 특수 장치를 설치했어요. 그 장치를 꺼내면 박시준은 죽을 거예요.”"휴,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못 믿겠어요. 난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어요. 진아연도 그 지하실에서 며칠 동안 있었지만 안 죽었는데 박시준이 어떻게 죽을 수 있겠어요? 분명 조명주가 지어낸 거짓말일 거예요.” 성빈이 화를 내며 말했다."하지만 그 위험을 감수할 수 있겠어요? 당신이 감수한다고 해도 진아연은 못해요. 성급하게 머릿속에서 그 장치를 꺼냈다가 박시준이 정말 죽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요? 조명주는 벌써 이 기술로 마치 의학상까지 받을 수 있도록 확정됐다고요. 나중에 조명주가 박시준의 부활을 도와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요?” 마이크도 어젯밤 거의 못 잤다.겨우 잠들었어도 박시준에 관한 악몽을 꾸었다
"시준아, 정말 일 안 할 거야?" 성빈은 이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그의 눈에 보이는 박시준은 정상일 때와 별로 다른 것 같지 않았다. 기분이 조금 우울해 보이는 것 외 별로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그는 박시준이 다른 사람에게 컨트롤 당할 뿐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지금 일할 수 없는 건 맞아요. 나중에 어떠할 지는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진아연은 너무 단정지어 말하고 싶지 않았다.박시준에게 아직 예전의 자리로 돌아갈 능력이 있다고 해도, 지금 그의 정신 상태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걸 본인이 거부할 수도 있었다."글쎄요... 어쨌든 시준이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경사죠." 성빈은 갑자기 술을 마시고 싶었다. "집에 술이 있어요?""아침부터 누가 같이 마신대요?" 마이크가 그에게 핀잔을 줬다. "조금 있다가 회사에 나가야 해요. 저녁에 돌아와서 함께 마셔요.""알았어요. 그럼 전 잠을 좀 자야겠어요. 어젯밤 아무리 뒤척여도 잠이 오지 않더라고요. 시준이를 만나지 못해 걱정이 돼서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봤으니 마음이 훨씬 편하네요." 조여있던 성빈의 마음이 스르르 풀렸다.진아연은 박시준을 힐끗 봤다.그는 눈을 내리깔고 아무도 보지 않고 그들의 말에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시준 씨, 나 잠깐 나가야 해요." 진아연이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시준 씨는 오늘 집에서 쉬고 있어요. 되도록 오후에 돌아올게요.""알았어." 박시준이 대답했다.성빈은 그의 익숙한 목소리에 가슴이 뭉클하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시준아, 다시는 네가 말하는 걸 못 들을 줄 알았는데 너 말할 수 있구나. 목소리도 예전이랑 똑같아!"진아연: "..."박시준: "..."마이크가 성빈을 흘겨보았다. "조금 멍청해 보여요."성빈: "내가 너무 흥분했나 봐요.""조지운도 그래요. 어젯밤 영상통화를 했는데 바보처럼 하염없이 울더라고요." 마이크가 놀리며 말했다. "정말 남자답지 못하게 그게 뭐예요. 아연이처